오퍼레이션 나인 -제97화- [프린세스 텐타클(Princess Tentacle)]
호시미야라이린 2015-04-30 1
“......‘프린세스 텐타클(Princess Tentacle)’ 이라고?”
“......그래. 김유미. 이게 나의 진짜 모습이야. 이름없는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
“......”
“뇌 속에 벌레가 있는 것만 같아. 벌레가 뇌를 갉아먹는 것만 같아. 하지만 말이야? 정복에 성공하면 고통은 물론이고, 식은땀도 흘리지가 않게 되지.”
“......”
“걱정할 필요는 없어. 오늘의 이 사건은 절대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테니까.”
“어째서지?!”
“나의 정체를 알아챈 모든 이들이 오늘 여기서 다 죽을 테니까.”
레이라. 식별명 프린세스 텐타클. 이름없는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라는 그녀.
자카에프와 마카로프가 모두 당황하는 것으로 보아 프린세스 텐타클에 대해 많이 아는 모양으로 보인다. 이름없는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라고 하기에 차원기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인 그들이 모를 수는 없을 것. 군단의 최종병기라면 리리스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최종병기의 원조가 리리스가 아니라 레이라이자 프린세스 텐타클이다? 자카에프와 마카로프가 레이라에게 권총을 겨누고 쏘려는 순간에 바로 오른팔이 잘려나가는 공포감을 선보이는 것으로 암살 작전에 정식 데뷔한 그녀. 레이라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암살을 가할 뿐. 이 녀석을 보면 마치 ‘그 여자’ 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보통은 군단장이라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레이라의 말을 들어봤다면 알 수가 있듯이 그녀의 옛 친구가 늑대개의 멤버들 가운데의 하나인 레비아. 레비아가 벌처스의 용병부대인 늑대개 소속의 클로저 요원이 된 이후로 왠지 모르게 그녀와 늑대개를 포함한 클로저들 전체를 향해 시기하고 질투해왔던 것. 자신은 그들과 달리 위상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자기 자신이 한심하고 무능력하게 느껴왔단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 촉수공주이자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란 존재. 프린세스 텐타클의 힘을 완전히 깨우는데 성공한 이상! 늑대개를 포함한 모든 클로저 요원들에 대해 전혀 질투하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지금의 자신이라면 누구보다도 강하기 때문. 오직 누구보다도 특별한 존재가 될 수만 있다면 그 누가 뭐라고 비난을 해도 상관없단다.
오른팔이 잘려져 나갔다면, 왼쪽 주머니를 왼손을 갖다 대서 다른 무기를 뽑으면 된다.
하지만 그래도 될까? 주머니에 손을 넣자마자 절단된다. 레이라가 무기를 뽑을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끔찍하게 죽여주겠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레이라. 마치 벌처스의 용병부대 늑대개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끔찍하기 그지없게 느껴진다. 천하의 엑서큐셔너 리리스와 쌍벽이거나 그 이상이란 의심이 든다. 암살을 성공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한다. 자신을 무능력하게 만들어온 클로저들을 자신의 손으로 모조리 다 척결한다. 리리스의 군단의 최종병기라면, 레이라이자 프린세스 텐타클은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 최종병기의 원조라고 해도 정작 그녀는 완전한 실력을 모두 보여주진 않는 것만 같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두 팔을 한순간에 절단당한 자카에프와 마카로프. 레이라는 그들에 조심히 다가가며 온갖 독설을 내뱉는다. 과거, 이름없는 군단에 의해 납치되어 실험체로서 이용된 덕분에 지금의 프린세스 텐타클이 될 수가 있었다며 고맙다고 한다. 이게 완전한 차원종인지, 차원종과 인간의 절충인지는 모르지만 클로저 녀석들을 뛰어넘을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다시 얘기한다. 촉수로만 공격해 쓰러트리면 재미가 없으니 주머니에서 별도의 보조무기를 뽑아서 마무리를 해주면 된다. 암살이라고 해서 꼭 소태도나 뭐 그런 무기들만 써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어떤 무기로든 암살자라면 암살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걸로 쓴다면 확실하게 죽일 수가 없기에 확실하게 죽이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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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확실하게 죽여야만 할까? 주무기 촉수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이라의 몸에서 검은 위상력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더니만, 그녀의 촉수가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뀐다. 붉은뱀으로 바뀐 느낌을 주는 레이라의 촉수. 단순한 붉은뱀이 아니라 붉은맹독사라 부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두 사람이 아무리 방탄복을 입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레이라의 촉수는 그냥 뚫어버린다. 방탄복을 그냥 뚫어버림과 동시에 심장을 관통하고서 등까지 뚫고 나간다. 자카에프와 마카로프가 모두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이내 숨이 끊어진다. 천하의 차원기사단장과 부단장이 고작 암살자 하나를 상대로 저렇게 허무하게 죽어도 될까?
자카에프와 마카로프를 처리하고서 레이라가 김유미를 바라보며 너도 마음 같아서는 그냥 처리하고 싶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군단장에게 제대로 찍히게 될 테니까 그냥 봐주겠단다. 군단장님과 같은 팀의 멤버라는 점을 감안해서 그냥 봐주겠다는 거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봐줄 수는 없는 법. 명색이 군단의 원조 최종병기인 레이라인데 그냥은 없다. 세상에 무조건적 공짜는 존재할 수가 없는 법.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어 김유미에게 1발을 쏴서 기절시키는 레이라. 물론 실탄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로 마취탄. 권총에 사용하는 구경의 마취탄을 쏴서 잠재운 것. 잠재웠다면 이제는 추가로 약물을 먹여 자신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우는 것이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선 당연한 절차.
“역시 대단하구나. 프린세스 텐타클. 아니, 레이라.”
“어머? 이게 누구십니까? 군단장님께서 직접 친히 와주시다니.”
“......자카에프와 마카로프를 설마 이런 식으로 암살할 줄이야. 정말 대단한 녀석이군.”
“친히 칭찬해주시니 감사 합니다?”
“이 녀석들의 시신은 따로 회수해봐야 별 의미는 없을 것만 같군.”
“진서진과 우정현처럼 전생모드로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차원기사단이 동요하면 곤란하기 때문인가.”
“그렇습니다.”
“레이라. 유하나 녀석과 달리 너는 이름으로 불러줘도 불만을 갖지 않는구나.”
“전 유하나와 같이 뒷담이나 치는 녀석은 아니니까요.”
“......유하나가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을까는 모르겠어. 어쩌면 엠프레스 서큐버스도 본인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수도 있거든.”
“그... 그럼?”
“신강고교의 ‘퍼펫 마스터(Puppet Master)’ 라고 들어봤겠지. 어쩌면 유하나에겐 그 모습을 더 원하지 않았을까란 생각 말이야.”
유하나란 녀석은 퍼펫 마스터의 모습을 원할까? 아니면 지금의 엠프레스 서큐버스에서 만족할까? 퍼펫 마스터가 B+급 차원종이라 가정한다면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최소 S+급 차원종으로 분류를 해야 맞다. S급이나 SS급, 또는 둘의 절충인 S+급 정도로 봐줘도 된다. 어쨌든,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저 정도라면 프린세스 텐타클인 촉수공주 레이라는 도대체 몇 등급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원조 최종병기라면 SSS급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SSS급도 넘을 정도의 위상력이라면 X급과 Ex급으로 분류할 수가 있지만, X급과 Ex급의 경우는 모두 같은 등급이라서 그냥 편의상 아무나 자기가 편한 방식으로 분류를 하여 부르기에 뭐가 따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