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If he...(Prequal)
제노인 2015-04-29 4
전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전편을 읽지 않아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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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했으니까 기억해 둬, 형."
"정말, 그 방법밖에 없는 건가?"
"뭐, 아이들이라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냈겠지만 난 머리가 굳어버린 어른이잖아? 그럼 끊는다."
삐익-
전화를 끊었다. 그나저나 휴대폰이 여기서도 터지다니 놀랄 노 자다.
최고의 통화품질, 데미플레인에서의 통화도 문제 없습니다!! 라는 멘트로 팔아먹으면 좋을텐데 라고 잠시 생각한다.
"하아, 인생......"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강력한 위상력이 뿜어져 나오는 곳을 향해 이동한다.
"시간 약속을 못 지키는군. 이래서 어른들이 싫다니깐."
"정말, 기다리다가 잠들 뻔했잖아~"
이 녀석들 낮짝은 언제 봐도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크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정말 이게 최선이야?
"우리의 기대에 부응해 줄 거라고 믿고 있어, 어른."
최선이고 뭐고 간에 이 방법밖에 없어.
"꺄핫, 기대되는걸?"
이건 아무리 봐도 최악의 선택이라고.
"좋아, 제안을 받아들이지."
최악의 선택이라도 선택지가 이거 하나밖에 없잖아.
"그 말을 기다렸어, 군단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해."
그 말을 끝으로 내 주위가 순식간에 무(無)의 공간으로 변한다.
그리고......
......
......
......
"$%$#$$@."
뭐야, 시끄럽게.
"군단장님!"
아, 나를 찾는 소리였구만.
"큰일났습니다, 데미플레인에 인간 놈들이!!"
"아아. 알았으니까 큰 소리로 떠드는 것 좀 집어치워. 그리고 그 못생긴 면상도 좀 치우고."
"명을 받들겠습니다!!"
큰 소리좀 내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건지 뭔지. 어쨌든 손님이 오셨다니 적당히 대접해서 돌려보내야겠군.
손짓 한번으로 조그마한 워프 게이트가 열린다. 젊다는 건 좋구만, 힘을 팍팍 써도 몸에 부담이 없으니까.
"?!"
침입자들을 확인한 순간 내 몸이 경직된다.
"아, 아저씨......?"
왜 하필이면 너희들이냐......
"아저씨가, 아저씨가 왜 여기 있는 거에요......?"
"어, 그게 말이지. 설명하자면 좀 길어지는데 말이야.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
모든 힘을 스피드에 집중해서 아이들 뒤로 다가간다.
퍽-
4명의 뒷목을 수도로 살짝 내리쳐서 기절시킨다. 힘조절이 잘 되었어야 하는데.
"손님 가신다니까 털끝 하나 상하지 않게 곱게 모셔다 드려라."
내 명령에 우로보로스들이 아이들을 위상력으로 감싸서 데미플레인 밖으로 전송시켰다.
그건 그렇고 하필이면 아이들을 보내다니. 이 형이 진짜.
휴대폰을 꺼내 거칠게 번호를 입력한다.
"형, 이거 형이 한 거지?"
"다짜고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멀리 있다고 시치미 떼지 마시지, 형이 세하랑 아이들 여기로 보낸 거잖아!!"
"증거도 없이 생사람 잡는군."
"내 빈약한 지능으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형 밖에 없는데?"
"내가 그정도로 냉혈한은 아니라네. 아이들을 그곳에 보낸 건 김유정 요원일세."
"뭐?"
순간 당황했다. 유정 씨가 아이들을 이곳으로 보냈다고?
"그게 뭔 소리야, 자세히 설명해!!"
"정말로 그 이유를 알아야겠나?"
"말 돌리지 말고!!"
"하아, 어쩔 수 없군."
형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 정신을 흔들기 충분했다. 형의 뒷공작으로 세간에는 내가 아스타로트와 싸우다가 동귀어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정 씨가 내가 죽었다는 정보에 맛이라도 간 건지 아이들 바짓가랑이 붙잡고 제발 시체라도 회수해달라고 밤낮으로 울며 빌었다고 한다.
그렇게 돼서 아이들이 여기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고. 그런데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날, 그것도 차원종이 된 날 만났으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네. 더 질문 있나?"
"......"
"없는 모양이군.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인가?"
"그래야지, 지금의 유니온은 머지않아 무너질 거야. 그렇게 되기 전에 썩은 가지들은 쳐내야지."
"동의하네. 비록 더러운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말이지."
"그게 형이 할 소리야? 최초 제안자는 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
"알고 있다네."
"그러니까 일 끝나면 이 말 잘 듣는 착한 동생한테 선물이라도 하나 사달라고."
"선물인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하지. 그럼 이만."
전화가 끊어졌다.
"그럼 일 좀 해 볼까......"
위상력을 끌어올려서 수십 개의 조그마한 워프 게이트를 만든다.
젊었을 적에도 이 정도 힘은 끌어내지 못했는데.
여기에 생각이 맺히자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진다. 결국 난 빌린 힘이 아니면 꿈을 이루지 못하는 놈이었던가.
"현 시간부로 지정된 장소로 이동해서 타겟을 제거한다."
내 앞에 도열해 있는 차원종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명심해라. 타겟 이외의 인간이나 물건에 손을 대면 그 즉시 엄벌에 처하겠다. 그럼 이상."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원종들이 몇 마리씩 짝을 지어 워프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거 참 씁쓸하구만 그래.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녀석들이랑 주먹을 맞대던 사이였는데 말이야.
칙- 치익-
"후우......"
데미플레인 중심부에 담배연기가 피어오른다.
세하, 슬비, 유리, 그리고 미스틸. 정말 미안하다, 이런 한심한 어른이라서.
그리고 유정 씨, 나 같은 놈은 잊어버리고 좋은 남자 만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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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썼던 제이 차원종화 이야기의 숨겨진 내용을 써 봤습니다.
여전히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