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90화- [정미데렐라 이야기. 서민과 궁녀의 왕자님 쟁탈전]

호시미야라이린 2015-04-25 1

위상변환엔진으로 교체한 선우 란의 헥사부사는 감히 KTX 따위라는 말을 할 정도로 무지막지한 최대속력을 자랑한다. 성까지 도착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은 것만 같다. 란은 정미에게 성에 도착했으니 재밌게 놀다오라는 말을 한다. 이에 정미가 같이 안 들어갈 것인지를 묻는데, 자기는 이 헥사부사란 녀석과 밀도가 높은 대화를 나눠야만 하므로 그것은 곤란하다는 입장. 아무리 보더라도 자기 오토바이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우정미. 그건 그렇고, 란이 준비해준 드레스를 입은 정미는 정말로 아름답다. 물론 못된 계모와 언니들에게 들키면 매우 곤란하기에 당연히 눈을 가릴 수 있는 가면까지 별도로 착용한다. 란은 그런 정미에게 잘 놀다오란다.

 

 

“......그럼 잘 놀다와, 신데렐라. 아니, 정미데렐라.”

 

너는 왜?”

 

나 말이야? 나는 이 헥사부사와 밀도 높은 대화나누어야만 하거든.”

 

밀도 높은 대화는 무슨? 그냥 거기서 죽어있겠다는 거잖아.”

 

지당하신 말씀. 그럼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언제든지 와. 바로 신속히 데려다줄게.”

 

! 그럼 그때에도 부탁할게?”

 

별 말씀을.”

 

~ 그리고 이건 방금 전까지 태워준 것에 대한 보답이야?”

 

“......이거 뭐야. 그냥 자유시간이잖아?”

 

좀 그렇게 우울한 표정은 좀 그만 지을 수 없어?”

 

“......농담이라도 그런 빈말은 하면 안 돼. 그래도 이 자유시간은 잘 먹을게.”

 

 

선우 란은 언제나 한결같다고나 할까? 오토바이의 시동을 켜지만 않으면 완전히 죽은 사람과도 같이 그냥 잠잠하게만 있는 그녀. 란의 도움으로 우정미는 신속하게 성에 도착하여 무도회장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진 자들이란 가진 자들은 죄다 모여있는 무도회장. 저기 왕위에 앉아있는 여자는 바로 이 나라의 여왕님. 바로 전직 알파퀸(Alpha Queen)’ 이라 불렸던 전설의 클로저 요원인 서지수. 오늘은 무도회날인데 어째서 서지수의 아들이자 이 나라의 왕자님은 보이지를 않을까? 원래 왕자님은 게임중독이라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이나 하고 있단다. 그런 것은 얼마든지 대충이나마 파악이 가능한 법. 서지수는 그저 한숨이나 쉴 뿐. 우정미도 서지수를 보고는 많이 놀란다.

 

 

왕자님의 엄마이자 여왕님이 전설의 클로저 요원이었다던 분이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는가? 모두가 무도를 즐기고 있는데, 난데없이 어디선가 뭔가가 흘러나온다. 그것은 바로 기름! 기름이 얼마나 미끄러웠으면 무도회를 즐기던 사람들이 모두들 안절부절 못하다가 이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다. 계모 김유정도 넘어지고 나서 그 문제의 물질을 장갑을 낀 손으로 만지고서야 기름이란 것을 확인한다. 당연히 그 범인은 서지수 여왕님의 아들인 이세하. 이세하는 철저한 게임중독자에 아주 못된 장난꾸러기로 악명이 높다. 서지수는 내 이럴 줄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난처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세하는 장난을 치고도 재미가 없다며 한숨이나 쉰다. 서지수 여왕님은 분통할 일.

 

 

, 이세하!”

 

어마마마.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하나도 재미가 없는...... ?”

 

? 왜 그러니.”

 

어마마마. 저길 보십시오. 저 사람, 누굽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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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름으로 얼룩져서 바닥이 미끄럽다고 해도, 유리 구두를 신고서 스케이트를 타듯 질주하는 우정미에게 이런 장난은 절대로 통할 수가 없다. 게다가 정미가 신고 있다는 유리 구두에는 미끄러움에도 휘말리지 않도록 무슨 특수한 설계가 반영된 것은 아닐까? 그런 의문이 든다. 그냥 편하게 신데렐라라 부르지만 원래는 정미데렐라라고 불러야 맞다. 왜냐하면 진서희가 보여주는 신데렐라의 원작이자 새로이 개량한 신개념 신데렐라이기 때문이다. 진서희의 검은 위상력이 얼마나 강력했으면 위상력으로도 동화를 창조할 수가 있을까? 이유야 어찌되었건, 신데렐라는 기름으로 범벅인 바닥을 스케이트를 타듯이 아주 현란하게 질주한다. 우정미는 역시 엄마 친구의 딸이 분명하다.

 

 

정미데렐라가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를 일으키자, 이세하 왕자님은 정말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렇다면 곧바로 다음 장난을 꾸며야만 하겠지? 마침 무도회에 와있는 인물들 가운데의 하나인 더스트(Dust)’ 라는 녀석에게 오라고 한다. 이세하의 지시를 들은 더스트는 얼굴이 빨개지며 그 제안을 수락한다. 더스트는 이세하와의 결혼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해낼 수가 있는 녀석. 현재 그녀는 서지수 여왕의 하녀로 지내고 있단다. 왕궁에서 일하는 궁녀(宮女)’ 라고 생각해도 된다. 여왕님은 그녀를 무지 싫어하지만, 그녀가 타 궁녀들에 비해 일도 열심히 하고 말도 잘들으니 차마 쫓아낼 수는 없다. 어쨌든 더스트가 정미데렐라를 막기 위해 새로운 장난을 실행에 옮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분신을 풀어 정미데렐라를 넘어트리는 것. 더스트가 정말로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재해 복구 본부에서 만났던 더스트의 분신보다도 더욱 거칠고 포악하다는 느낌이랄까? 정말 적극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정미데렐라를 우습게보면 매우 곤란한 법. 스케이트를 타듯이 달리며 전부 다 회피할 뿐만 아니라 어디서 챙겼는지도 알 수가 없는 마취침을 주머니에서 재빨리 꺼내어 입으로 휘파람을 불듯이 쏘아 더스트의 분신을 바로 잠재운다. 다른 녀석들은 더스트의 분신을 잡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데, 이 정미데렐라는 그냥 마취침 1방으로 처리한다. 역시 정미데렐라는 누가 뭐래도 엄친딸이 아닐 수가 없다.

 

 

게다가 주머니에서 삽을 꺼내 잠든 더스트의 분신을 쳐서 장외홈런시키는 위엄까지 선보이자 더스트는 당혹하여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다. 이세하는 물론이고, 왕좌에 앉아서 지켜보던 서지수 여왕님도 당혹하긴 마찬가지. 넘어진 채로 지켜보던 이들도 모두 감탄을 연발하며 박수를 쳐준다. 이세하 왕자는 그런 정미데렐라를 보며 딱 좋아! 라고 소리치며 만족해하는 분위기.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난 데 없이 정미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에 신은 채로 내민 것. 이세하가 구두끈을 못 메는지를 묻자, 말없이 그렇다고만 고개를 끄덕인다. 이세하는 한숨을 쉬더니만 하는 수 없다며 구두끈을 묶어주고 서지수도 왠지 모르게 만족하는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이 때!

 

 

헤이~ ?”

 

“......이보세요. 왕궁 안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난입하는 못된 행동을 보이시네요.”

 

! 이걸 봐봐!”

 

“......!!??”

 

... 잠깐만!”

 

 

갑자기 나타난 것은 선우 란. 란이 정미데렐라에게 시계를 보여준 것이다.

헥사부사를 타고 나타나 시계를 보여줬는데, 당연히 저녁 1150. 10분만 더 지체하면 드레스가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서둘러서 귀가를 해야만 하는 법! 선우 란의 헥사부사의 뒤 칸에 재빨리 탑승하고, 탑승을 완료함과 동시에 란이 가속페달을 밟아 한번에 저 멀리 날아간다. 근데 속력이 너무 빨랐던 나머지 유리구두 한 짝을 왕궁의 로비에 떨어트린 것. 이세하 왕자님은 갑자기 떠나버린 정미데렐라를 찾고자 어마마마이자 여왕님인 서지수에게 얘기한다. 당연히 더스트가 매달리며 울기까지 하지만 서지수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더스트의 사랑은 이대로 허무하게 끝나는 걸까?

2024-10-24 22:26:0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