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정미→제이←하나] 우리를 구해주세요, 그대... 하나의 시점 上편

수민혜 2015-04-20 7

[중편][정미→제이←하나] 우리를 구해주세요, 그대... 하나의 시점 上편











어, 네. 제가 상편을 들고 찾아왔네요. 이번편엔 특별히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번편의 삽화 사용을 허락해주신 '시논귀여워요시논 님' 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해당 삽화 아래에 링크가 붙어 있겠지만, 혹시 몰라 이 곳에도 해당 삽화가 있는 곳의 링크를 올립니다.



삽화 링크↓

http://closers.nexon.com/ucc/fanart/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8b%9c%eb%85%bc%ea%b7%80%ec%97%ac%ec%9b%8c%ec%9a%94%ec%8b%9c%eb%85%bc&n4articlesn=2905



그리고 아래 링크는 이 글의 전편을 보실수 있는 링크입니다.


이전편 링크↓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88%98%eb%af%bc%ed%98%9c&n4articlesn=2434




이번편은 하나의 시점을 기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과연 이번편에서 하나는 제이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될지!?


본격 제이가 부러워지게 될 것 같은 첫번째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추가로, 이 글은 상시로 확인하며 오타나 이상한 부분이 보이면 수정을 거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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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저리 가...!! "


대체 얘네들이 왜 이러는거야? 나를 쳐다보는게, 마치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보이잖아!


- " 키익... 키익...! "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내게 붙으려는 기괴하게 생긴 녀석들을 보면서 겁에 질린 나는, 외치듯이 말했다.


" 이게... 좀 떨어지지 못해!? "


징그러워! 대체 뭐하는 녀석들인거야...?


" 조금 생각해보고 결정할걸 그랬나...? "


나는 조금 후회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더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폭탄처럼... 이 녀석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빛이 붉어지더니 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나를 죽이려는 듯한 눈빛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걸 보고... 살기라고 해야할까?

하고 생각할 때였다.


- " 어때, 무대는 어느정도 마음에 드시나? "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 그런 목소리가 내 머리속을 울렸다. 그래... 이 목소리는 분명...


" ... 애쉬... 이게 무슨 짓이야? "


분명 나를 끌어들였던 그 녀석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무대라고...?


" 그리고, 뭐...? 무대...? "

- " 그래. 무대. 네가 날뛸 수 있게 준비해준 우리의 무대라고 보면 되지. "

" ...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


의문을 갖고 던진 질문은 아니었다. 굳이... 확실한 답을 듣고 싶은 마음으로 물었던 것이다.


- " 너도 알잖아? 이런 세상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그만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거 말야. "

" ... "


인정하긴 싫었지만, 녀석의 말대로였다.

그걸 인정할 수밖에는 없어서, 화가 났지만 어떤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다. 이건... 전부 내가 자초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간단히 내 소개를 하자면... 내 이름은 유하나.


사람들이 나를 평하길, 외모가 봐줄만한 것 말고는 딱히 모르겠는 아이였다.


분명 화가 나는 평이었지만... 애써 그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난... 그 것에 동의하면서도, 동의할 수가 없었다.

내가 딱히 무언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재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어떤 것을 해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고, 심지어 하고 싶은 것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내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 자체로도... 내가 비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게 드러난 순간, 내가 쓸모없다는 애라는 것을 알리는게 되는거니까...

그래서 나를 더 포장하고, 가면을 썼다. 누구도 본래의 나를 알아볼 수 없게 말이다.


하지만...


" 넌 어째서 그렇게 숨기기만 하는거니? "


어느 날, 내 머리를 강타한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던 내 모습을 알아보며 내게 그렇게 말했던 아이는 바로...




- " 말이 없는걸 보니 알고는 있나보군. 그럼 내가 왜 이런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지는 잘 알겠지? "


내 회상에서 꺼내준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난 순간에, 괴물 녀석들이 들고 있는 날선 칼을 들고 내 앞에 서있었다. 그런데...


날이 서있는 그 칼에선, 눈빛과 똑같은 살기를 띠고 있어서 그런지 오싹했던 등골처럼 머리에 핏기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마저 받아버렸다.


자칫, 잘못하면 정말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 자... 잠깐... 그렇다고 이건... "

- " 그냥 머리만 굴려서 네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있겠다 생각하는거야? 큰 착각을 하고 있군. "


그리고 그 칼날은 곧 나에게로 향하면서...


- " 뭐든 쉽게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유하나 양. "


그 칼날을 보면서도 몸 하나 움직이지 못한 내 모습을 보며, 조롱하는 것 같았다.

난 그대로 그 칼날에 스쳐져...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눈에 담은채로 고통에 휩싸였다.


" 아아악...!! "


오른쪽 팔에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공포감에 젖은 목소리로 비명을 질러버렸다.


하지만 이게 죄다 내 원하는 것을 위한 연극으로 가장해야 하다니... 연극이란건... 고통이 없어야 하잖아... 어째서 내게 이런 고통을 주는거야...?


나를... 속인거야...? 일부러 믿는 척하면서... 날 괴롭히려고 이러는거야...?


정말 그런거라면...


" 정말... 악취미잖아...! "


추궁하듯이 몰아붙이듯 쏘아낸 한마디지만, 눈 앞의 괴물들에게 이런 내 심정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듯 다시 다음 행동을 위해 칼날을 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 난... 속은거였어...? 그러면 나... 이대로 죽는거야...?


- " 이거... 단순히 겁만 주려고 했는데, 벌써 거기까지 착각한거야? "

" 뭐...? 착각...? 지금 말 다했어...? "

- " 못 믿겠으면 다시 오른팔을 확인해봐. "


나는 대꾸할 힘 없이 칼날에 베인 오른팔을 확인했다.


그런데... 방금 내가 느꼈던 고통에 대해서 비웃기라도 하듯... 오른팔에는 별다른 상처 없이 말끔하기만 했다. 심지어, 옷이 베인 흔적조차 없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난 결국, 너무 무서웠던 나머지 이 괴물 녀석이 들고 있는 칼날이 나를 베어버렸다는 착각을 했다는 얘기가 되는거였다.


... 이 애쉬라는 녀석이... 나를 정말로 조롱했던 거였다.


" 너... 정말... "

- " 왜 그러지? 네가 원하는 바를 이뤄주겠다고 했잖아? 거기에 동의하겠다고 한건 너였어. 속았다고 억울해하지 말라고. 물론, 속일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지. "

" 뭐...! "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이내 입을 닫아버렸다. 녀석이 말하는 모든 말들은... 전부 사실 이었으니까.

나는 이제부터, 나를 구하러 올 누군가에게 구조를 받는 연극부터 시작을 해야했다.


애쉬 녀석의 정보대로라면... 현재 구로역에서 사건 하나를 해결하고서 이 곳 신강고등학교에 출현한 이 괴물들 때문에 다시 온다고 했었으니까.


녀석의 말대로라면... 그 사건들을 해결한 클로저들이... 우리 학교의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내 역할은, 이 곳에서 내 앞에 있는 괴물들을 날뛰게해서 이 곳을 구하러 올 클로저들의 발목을 최대한 잡아놓는 것이다.


이 곳에서 발목을 잡고 있으면, 다른 곳에서 큰 일을 벌일거라면서... 그 일이 어느정도 진행되었을 때 내가 원하는 바를 들어준다고 했다.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곳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 마음에 걸리는 일이 많았지만... 그렇다해서 그 것에 마음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굳게 먹었다고 생각한 마음이... 흔들리게 될까봐서였다.




하지만... 그건 그거였고, 지금 내가 느끼는 공포감은...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무서웠다.

새파랗게 날이 서있는... 저 칼날이 아까 느꼈던 허상처럼, 이번엔 진짜로 나를 겨냥해올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눈 앞의 괴물이 다시 한번 눈빛에 살기를 담아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 " 자, 그럼 슬슬 너를 구할 백마탄 왕자가 올거다. 그 때, 제대로 네 역할을 하라고. "


그 사이로 애쉬라는 녀석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


소름 끼치도록 멋진 목소리... 사실 녀석을 처음 봤을 땐, 이런 녀석이 눈 앞의 괴물과 똑같은 괴물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생긴 소년이었지만...


지금 이 녀석의 입에서 들려오는 말들은 그 환상을 무참히 깨트려버리는 발언만 하고 있는 상태다.


괴물은 괴물이라는 얘기인가...


그건 그렇고... 백마탄 왕자님이 올거라고?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라고 생각한 순간에...


" ... 헉... "


내 눈앞에서 칼을 치켜들고 있는 괴물이 보였다. 곧바로 내리 찍을거라는 행동마저도 보이는 듯 했다.

자... 잠깐... 정말로... 찍을 셈이야...?


" 기... 기다려... "


나는 고개를 저으며 눈 앞의 괴물에게 선처를 구했다. 하지만, 그런 부탁이 전혀 통하지 않았는지 나를 향해 칼날을 내리찍는 괴물이었다.


" 하... 하지마... "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두려움 때문에 어느새 주저 앉아버린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모든 것이 굉장히 느리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눈을 감으면서 지금의 상황을 부정하고 있었다.


" 하지마!!! "


그대로 괴물이 들고있는 칼날에 찔려서 고통스러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콰아앙!!!


" ...!? "


그 때, 내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굉음 하나가 들려왔다. 땅이 울릴정도의 굉음이 지나간 이후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칼날에 찔려서 고통스러워 한다던가... 그런데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자리엔, 무언가로 인해 교실 바닥이 부숴져있었고...


" 여자한테 손을 대려는 차원종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많군 그래. "


그 자리 위로, '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냐. ' 라며 중얼거린... 고개를 조금 올려다 봐야 얼굴이 보였던 남자가 보였다.


누군가를 업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한 남자였는데...


" ... 누구... 세요...? "


나는 두서 없이 그 사람을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뜬금없이 그 사람한테 누구냐고 묻다니, 실례를 저질렀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 너도 이 학교의 학생인가? 용케 아직까지 무사했군. "


질문에 대해서 별로 관여하지 않는 듯, 그 사람은 그렇게 말했다. 그제서야 그 사람의 모습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눈빛을 완전히 가리는 노란색 선글라스에, 완전히 탈색 되버렸는지 아주 조금 남아있는 생기의 백발, 목에 붙어있는 흰색 파스, 조금 불량해보이지만 꽤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듯한 복장 사이로 보이는 탄탄한 몸매를 가진... 그런 남자였다.


' 설마 이 사람이... 녀석이 말했던... 그 백마탄 왕자님... 이라고? '


약간의 불신을 갖고 눈 앞의 그 사람을 봤다. 상황을 보면... 이 사람이 나를 구한건 맞았다. 하지만, 잠깐 생각했던 백마탄 왕자님과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두근...


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갑자기 이 사람을 보면서 느껴진 이 두근거림... 때문에 속으로 속삭이던 그 말이 일순간 끊어져버렸다.


' ... 어...? '


... 잠깐, 나 왜 이러지?


" 흠? 이 학교 학생이 아닌... "


나를 보며 이상하다고 느낀 그 사람이 내게 입을 열었던 그 순간.


" ... 어머, 안녕하세요? 오빠. "


무슨 반사신경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눈 앞의 그 사람에게 오빠라며 얘기를 꺼내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오빠는 누구세요? 혹시 새로 오신 선생님? "


그리고, 나도 모르게 시작된 연극 아닌 연극이 시작되버린건 머지않은 일이었다. 이걸... 쉽게 말하자면... 그래. 나는 지금, 연극을 가장한 내 진심의 표현을 이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거였다.


" 이렇게 젊고 잘생긴 선생님은 처음이에요. 후훗. "


이 사람에게 전하는 내 진심과 동시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서, 속으로 굉장히 놀란 상태였다.

내가 왜 지금껏 연극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의 모습이 나를 비추고 있었을 정도... 였으니까.


" ... 후, 선생님은 아니지만... 너한테 이것저것 가르쳐줄 수는 있지? "


이 사람은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어주며 그렇게 말했다.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난 다시 한번 느껴지는 두근거림에 다시 한번 속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표현으론... 약간 느끼하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그런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안심이 됬다.


옛 시대때, 아름다운 여성을 에스코트 하는 멋진 신사 같다고나 해야할까?


" ... 아니, 지금은 이런 소리를 할 때가 아니지. "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때, 그 사람은 업고 있었던 누군가를 내 옆에다 내려주면서 얘기했다.


"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거라. 저 차원종들을 처리하고 올테니까 말야. "


그 말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그 사람이었다.

뭐... 나를 위협하던 그 괴물들한테 달려가서 괴물들을 상대하러 간거여서 곧 안심한 나였다.


... 그리고...


" ...... "


조금... 대하기 어려운 대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대상은 바로...


" 유... 하나. 괜찮아? "


무표정한 얼굴인 것 같지만, 속으론 굉장히 걱정하고 있는 모습의 여자아이... 바로 우정미... 나와는 둘도 없이 절친했었던... 친구 중 한명이다.


내가 숨기고 싶었던 본 모습을 알고도... 서슴찮게 대해주었던 그 아이였다.


... 지금은 아니지만 말이다.


" 응... 괜찮아. 너는 좀 어때? "


일방적으로 절교하자며 나를 피해다녔던 대상... 아니. 녀석을 보자, 우선 겉으론 친근한 척을 했다. 물론, 속으론 굉장히 불편한 상태였지만, 겉으로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 나야 뭐... 걱정하지 않아도 되. "


예상대로, 녀석은 나한테 차갑게 굴었다. 아직, 그 때의 일을 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 다행이다... 그런데, 어째서 아직 여기에 있었던거야? "


나는 그렇게 물었다. 분명... 다른 애들이 도망친걸 내가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 괴물들까지 부른 거였는데, 내가 알지 못했던 곳에서 이 녀석이 고립되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 ... 네가 알 필요는 없잖아? "


녀석은 다시 한번 차갑게 답했다. 그런 맹목적인 차가운 태도에 화가 조금 났지만, 일단은 참았다.

그렇게 해야... 이전에 절친했던 친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 그... 그래... 알았어. "


사실... 내가 녀석한테 잘못한 것이 어떤건지는 알고 있었다.

서로의 의견차이가 너무 명확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해서... 지금까지 악순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게 맞는 상황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클로저들을 동경했고, 녀석은 클로저들을 증오했다.

그 의견이 상극으로 작용했는지 그 주제로 얘기하다가 감정 싸움까지 벌어졌고, 결국 지금의 관계까지 오게 된 것이다.


내가 다시 녀석한테 얘기를 걸어보려고 했을 때...


" 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


다시 한번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이 괴물들을 처리하고 왔던 모양이었다.


" 자, 이제 이 곳을 벗어나지. "


그러면서 우리들을 살피더니...


" 일어설 수 있겠어? "


날 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인 채로 일어서려고 했는데...


" ... 어...? "


완전히 일어섰다고 생각한 순간에, 다리가 갑자기 풀려서 눈을 질끈 감고 주저앉으려고 했던 때였다.

그런데... 주저앉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고정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대로 눈을 뜨자...


" 힘들면 힘들다고 해도 되. 이 오빠... 는 그런 걸로 화내지 않을거니까 말이지. "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며 나를 달래주는 듯한 이 사람 덕분에 주저앉지 않았던 것을 알고선... 다시 한번 두근대버린 내 심장이었다.


물론 오빠라고 칭할때 주저했던게 보이긴 했지만, 그 것만 없었다면 누구든 이 사람한테 한번쯤은 이렇게... 두근거리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버렸다.


" 그... 럴게요. 그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저희를 구해주신 거... 맞죠? "


그 두근거림 때문일까, 하려던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가 않았다.


" 고... 고마워요, 오빠. "


이건... 연극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 이 것도 설마... 애쉬가 예상하고서 이런 상황을 만든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긴장되면서... 두근거렸다.


그래서 미칠 것 같았다.


" ... 고마울 것 까지야.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야. "


그 녀석의 말대로, 백마탄 왕자... 같은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안했던 나였다.

그래서 애쉬 녀석한테, 비웃으면서 괴물 주제에... 했었던 내가 바보 같다고 느껴진건 또 처음이었다.


...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


" 그나저나, 둘 다 지금 걸을 수 없는 상태인데... "


그러면서, 이 사람... 아니. 오빠가 그렇게 운을 띄우며 다시 나와 정미 녀석을 번갈아보았다.

난 그제서 녀석의 상태를 눈치로 살폈고... 어딘가에 짓눌렸는지 떨고 있는 녀석의 다리를 볼 수 있었다.


그럼 아까전에 건물 붕괴가 몇차례 있었는데, 거기에 휩쓸려 있었던건가...?


나는 차마 미안하다는 표현하지도 못한채 녀석을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일으킨 일이었으니까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녀석은 곧 내 시선을 회피해버렸다.


" ... "


이대로라면, 셋 다 움직이지 못하고 정체가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 저... 오빠. "


오빠를 보면서 먼저 말을 걸었다. 그 것에 반응한 오빠는 나를 바라보았고...


" 이렇게 하면, 저희 둘을 데리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 좋은 수가 있는거야? "


잘됬다는 듯한 목소리로 반응해준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기뻤던 나머지 아저씨의 귀에 대고 그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모두 듣고난 오빠는, 조금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 ... 정말 그렇게 해도 괜찮겠어? "


우리의 의사를 먼저 묻던 아저씨는, 다시 나와 녀석을 번갈아보았다.

정미 녀석은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은 얼굴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고...


" 어차피 지금 이대로라면... 움직이지도 못할거니까요. 정미도 이해 해줄거에요. "


...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지만, 그래도 이 방법 말고는 바로 움직일 수 있는 방도도 없었다.

오빠는 곧 고개를 끄덕였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미 녀석은 아무 것도 모른채, 우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 꺄아악!! 아저씨! 지금 제정신 이세요!? "


예상대로... 약간의 반발과 비명을 질러버리는 녀석이었다.


계획은 이랬다. 나와 녀석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오빠의 목을 끌어안고, 오빠의 양쪽 팔을 앉을 수 있게 배치하고, 그 것을 의자 삼아서 앉는 것으로 우리 둘을 고정시켜 들어올리는 거였다.


키가 크고 힘이 꽤 있어야 가능한 계획이긴 한데... 내가 볼때 이 오빠는 그 조건 모두가 충분했다.

그래서 부탁을 드렸고, 오빠는 조금 생각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셨다.


문제는 그런 계획을 오빠가 설명했던 탓인지... 녀석이 약간 반발을 했고, 그 것을 보던 내가 달래듯이 말해주었다.


" 지금 이대로 있다보면 다시 그 괴물들이 올지도 몰라, 정미야. 그래도... 이렇게 있을거야...? "

" 윽... "


내가 맞는 말로 물었던 탓일까, 녀석은 다른 말도 못한채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 ... 알았어. 그렇게 하면 되잖아. "


녀석은 체념한듯이 그렇게 답했다.


그 것이 신호가 되어 녀석이 먼저 오빠의 목을 감쌌고, 뒤이어 나도 오빠의 목을 감쌌다.

그리고 곧 오빠가 녀석과 내 허벅지를 팔로 고정한 다음에 완전히 몸을 일으키셨고, 그러자 몸이 붕 뜨는 느낌이 곧바로 찾아왔다.


오빠가 완전히 일어서면서 천천히 중심을 잡고 있었을 때, 내가 이렇게 물었다.


" 오빠... 무겁지는 않으세요? "


한사람을 업고 가는 것도 힘든 일인데, 조금 힘든 자세로 두명을 안고서 가는 일이었다.

그래서 걱정이 된 나머지 그렇게 물었는데...


" 하아. 숙녀들. 이거, 살들 좀 쪄야겠는걸? 방금 들고나서 놀랐다고. 깃털을 안고 일어난 것 같아서 말야. "


듣는 순간, 듣는 사람이 민망해질 정도의 꾸중 아닌 칭찬을 꺼내놓는 오빠의 말에...


" 오... 오빠! 무슨 말씀이세요!! "

" 아... 아저씨!!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


우리 둘은 얼굴을 붉힌채로 동시에... 그렇게 외치듯이 말했다.

그 열렬할 수밖에 없는 반응을 보던 오빠는, 나와 녀석을 번갈아보더니 곧 미소를 지어보였다.


" 자, 그럼 안전 지대로 가보자고. 에스코트는 확실하게 해주지. "


선글라스 때문에 눈빛이 가려져서 못봤지만... 분명 눈웃음을 짓고서 우리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미소와 함께, 우리는 안전지대를 향해 나아갔다.








머지 않아 특경대원들과 클로저 요원들이 모여있는 안전지대 근처까지 오게 됬다.

실질적인 클로저 요원들이라 하면... 우리 학교에 있는 그 아이들 밖에는 없겠지만 말이다.


" 하나 양은 여기서 먼저 가있도록 해. 난 여기 정미 양을 업고 뒤따라 갈테니까. "


오빠는 나를 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사실 안전지대까지 이대로 같이 갔으면 좋았겠지만... 우리들의 상황이 조금 여의치는 않은 상태다.

하반신 쪽의 모습은 고려하지 않고 양쪽에서 오빠를 붙들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실... 떠올리는 것 자체로도 곤란하긴 하지만...


... 그래. 지금 나를 비롯한 정미 녀석은... 치마 안쪽으로 속바지가 없는... 속옷만 있는 상태였다.


오빠가 위에서 올려다보는 상태라서 그 부분이 보이지는 않았겠지만, 주변에선 그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꼼짝없이 그 것을 보였어야만 했던 상태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 대피한 상태였기에 망정이지, 누군가 보기라도 했다면... 상상하기 싫을 정도였다.


나는 곧 수긍하면서 오빠한테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말 없이 자세를 낮춘 오빠의 행동에, 나는 고맙다고 말하면서 오빠의 곁을 벗어났다.


" 고마워요, 오빠. "


풀려 있었던 다리에 힘이 돌아오자, 일어서는 것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오빠가 정미 녀석을 업고서 일어서는 모습을 본 뒤에, 입을 열었다.


" 다시 한번, 저희를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오빠. "

" 뭐,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야. 너무 그러면 부담스러워. "

" 그래도요. "


오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난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시 보는 오빠의 모습에선... 믿음직한 모습을 띠었고, 또... 멋있었다.


문득 애쉬 녀석의 말이 떠올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했다. 이 오빠야말로... 내 백마탄 왕자님 이라고 말이다.


... 약간 나이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상관이 있는걸까?


" 그럼, 먼저 가볼게요. "

" 그래. "


오빠는 내게 미소를 보여주었다. 그 미소를 보자, 다시 한번 심장이 두근대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몸을 돌려 안전지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했을 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는지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 음? 무슨 일 있는거야, 하나 양? "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뒤에서 오빠가 나를 향해 물어왔다.


그리고 그 때, 나는 굉장히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대체 왜 발걸음을 떼지 못했는가에 대해서였다.

하지만... 곧 그 이유를 어느정도 깨닫고는, 무언가 결심한 사람처럼 속으로 고개를 끄덕인 다음 뒤를 돌아 오빠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 제이 오빠. "

" 음? "


안전지대 근처까지 이동하면서, 서로에 대해 얘기하다가 자기소개를 했었다. 이상한 이름이긴 했지만, 그렇게 불리길 원했기에 나는 그렇게 오빠를 불렀다


오빠 역시 나한테 시선을 주고 있었고, 업혀있던 정미 녀석도 나와 마찬가지로 시선을 주고 있었다.

그런 정미를 힐끔 보듯이 본 이후에...


" ... 헉... "


둘의 반응에서 경악스럽다는 듯한 모습을 발견해버렸다.

후훗... 그도 그럴 수밖에. 왜냐하면...








( 해당 이미지 링크↑

http://closers.nexon.com/ucc/fanart/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8b%9c%eb%85%bc%ea%b7%80%ec%97%ac%ec%9b%8c%ec%9a%94%ec%8b%9c%eb%85%bc&n4articlesn=2905 )






연극을 할거라면... 이 정도쯤은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나였다.

보는 사람도 눈 앞의 두 사람 뿐인데, 어디에다 얘기를 할 사람들이 아니란걸 알았기 때문에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연극을 빙자한 내 속마음 꺼내기... 정도랄까?


" 나중에 시간 날때 찾아와주세요. 오.빠...♡ "


하지만 그 말을 꺼낸 순간, 속으로 얼굴 낯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조금 있으면 곧 얼굴에도 드러날 것 같았기 때문에, 그 말을 끝내고 아주 잠깐 뒤에 쏜살같이 그 자리를 벗어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뒤이어 뒤에서 오빠랑 정미 녀석의 실랑이가 들려오는게 들렸다.


" 꺄아아악!! 아저씨, 지금 봤어요!? 봤냐구요!! "

" 저... 저기, 우정미. 그만... "

" 꺄아아악! 이 파렴치한 아저씨!!! "

" 아니, 내가 뭘... "


정미 녀석의 절규가 들려오는게 느껴졌다. 나보다 더 부끄러워 하면서 오빠를 비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나도... 지금의 녀석만큼... 엄청 부끄러워서 죽을 지경이었으니까 말이다.


... 그래도, 어느 정도의 호감은 표시했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 ... 저... 제이 씨? 모습이 왜 그런거에요? "


시간이 흘러서 보고를 위해 유정에게 돌아온 제이.


제이가 온 것을 확인한 유정은, 어느샌가 산발이 되버린 머리와 얼굴 여기저기에 꼬집힌 자국을 함께 동반한 만신창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제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 그럴만한 일이 있어서... "


물론, 제이는 유정의 질문에 힘 없이 그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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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하나의 시점 상편은 여기까지 입니다. 괜찮으셨나요?


문득, 저도 갑자기 제이가 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제이 미웡... 힝.




...... 넘어가죠.





글의 진행 방식은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하나의 시점 , 정미의 시점 , 그녀들의 시점 , 모두의 시점


까지 해서, 이렇게 네가지 시점인데요.




하나의 시점은 말 그대로 이번 편처럼 하나를 위주로 하는 시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미의 시점은 말 그대로 정미를 시점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녀들의 시점은, 정미와 하나의 시점 양쪽을 다루는 이야기로 진행하구요.


모두의 시점은... 3인칭(불확정) 시점으로 접근하여 셋 모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렇게 네가지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다음 편이 누구의 시점으로 진행될까 일지는 글쓴이만 알고 있습니다! : )


다음편은 누구의 시점이 될지 기대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아, 기대가 되지 않으신다구요? 그럼... 어쩔 수 없죠!


... lllllllOTL




중편으로 기획된 만큼 그 분량도 어마무시하게 깁니다.


... 이 글이 언제 끝날지 저로서도 알 수는 없습니다만... 끝까지 즐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만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리고, 정답자 관련해서 당첨되신 분들 중에 두분만이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커플링과 소재를 모두 받은 상태고, 이 시리즈가 끝나는 순간부터 순서대로 단편글 진행을 하도록 할게요.


조금 오래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중간중간에 제가 해당 단편글들부터 쓰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신청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신청 기간에 맞추지 못한 두분에게는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신청해주세요!




끝으로, 특정 편마다 이렇게 삽화가 하나씩 들어갈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삽화 사용 허락을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뵙도록 할게요.


좋은 한주 되세요!!






2024-10-24 22:25: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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