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84화- [영감님은 아직도 유니온을 편드는 겁니까? 못되셨군요.]
호시미야라이린 2015-04-19 2
진서희가 이세하에게 따로 숨통을 끊지는 않겠다고 말하고서 위상 게이트를 개방해 그냥 가버린다. 어차피 저주의 사슬로 인해 이세하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는 고통을 느끼며 계속 살아가야만 한다. 진서희가 떠나기 전에 특별히 선처를 베풀어준 것이니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저주의 사슬을 그대로 두고 갔으면 세하는 바로 죽었을 운명이지만, 처음으로 선처를 베풀어 저주의 사슬의 치명타를 거둬들인 것. 물론 공짜란 없다! 그것은 바로 ‘내상(內傷)’ 이라는 것을 입힌 것. 내상을 입었으니 위상력 개방을 사용할 수가 없음은 물론이고, 사실상 위상력 상실증이나 다름이 없는 고통이다.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자기가 한 일이 전혀 없어서 왠지 모르게 불편하지만, 다른 녀석도 아니고 진서희 군단장이 해줬으니 그래도 대리만족이라도 느끼며 돌아간다. 그렇다면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을 폭파시켜야겠지? 특경대 헬기가 위에서 내려다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으며 건물을 폭파시킨다. 타 검은양 멤버들과 특경대 대원들, 그리고 데이비드 지부장과 김유정 관리요원이 죽든지 말든지 상관없다는 입장. 이름없는 군단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이라도 해내겠다는 것이 엠프레스 서큐버스. 지금의 유하나를 보면 사이가나 리리스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만 같은 느낌이다. 진서희는 그게 싫지는 않다는 입장. 진서희도 엠프레스 서큐버스를 믿는 편이라서 그런가?
수없이 많은 미사일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신서울의 현 상황. 어디선가 날아오는 다수의 미사일들과 무인기들의 진원지를 찾아내서 파괴시켜야만 한다. 유니온을 포함하여 한국군이 애쓰며 찾고자 하는 이 상황에서, 그 문제의 잠수함의 갑판 위로 올라와있는 두 남녀는 느긋하게 인천광역시를 바라보고 있다. 당연히 인천광역시와 인천국제공항에도 다수의 미사일들이 떨어지고 있으니 폐허가 되어갈 것은 뻔한 상황. 이 두 남녀의 이름은 당연히 전직 퀸즈블레이드 진서진, 그리고 우정미의 아빠인 우정현이다. 두 사람은 모두 과거에 죽은 몸이지만 군단에서 무슨 장난을 벌인 것인지 ‘사체인형(死體人形)’ 과도 같은 모습으로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행동이 좀 둔하다.
“......우정현. 당신은 유니온이 원망스럽잖나.”
“나 말인가? 유니온이 당연히 싫지. 민간인들보다 국회의원들을 우선시했잖아?”
“물론이다. 그게 유니온 녀석들이 쓸모가 없는 쓰레기란 것을 인증한 거잖아.”
“퀸즈블레이드 진서진. 설마 당신도 죽은 사람일 줄이야?”
“당연히 날 죽인 녀석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알파퀸이었지? 서지수 요원.”
“가장 친했던 친구의 손에 죽임을 당한 너도 참 한심하다~”
“뭐라고 말해도 상관없어. 그래도 내 딸이 현 군단장이란 것에 만족하고 있으니까.”
“이름이 진서희랬나? 퀸즈블레이드의 공주님이 군단장님이라니.”
“칭찬인 거냐, 아니면 비난인 거냐?”
“칭찬이지~ 그런데 당신은 남편은 없어?”
“내 남편? 서희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내가 서희를 낳았을 당시에 이미 남편은 죽은 이후지. 이건 지수에게도 말하지 않은 거야.”
클로저 요원으로 발탁되기 이전의 진서진은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이었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달동네에서 살던 그녀라 생계유지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게다가 그곳은 대한민국에서 치안도 가장 바보스러울 정도로 열악한 곳이란 거. 그 때문에 온갖 불량배들과 위험인물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온상이라 그녀도 매일 피해를 당해왔다고 한다. 서진의 남편이었다던 자는 그들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후였다는 거.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본 서진이 굉음을 지르자 위상력 개방과 함께 그 충격파가 그 자들에게 직격탄으로 가해져 뇌가 터졌다고 한다. 그 사건으로 그 달동네를 매일 괴롭히던 자들이 한순간에 뇌가 터져 죽은 것.
“뇌가 터져서 죽다니......”
“뭐, 뇌가 터졌다라기 보다도~ 머리가 터져서 죽었다는 게 맞지.”
“그 사건으로 남편을 잃었지만, 위상력 개방이라는 걸 얻었네?”
“그 사건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는지 몰라도, 난 데 없이 유니온에서 날 데려가더니만 클로저 요원으로 발탁했어.”
그 이후에 이런 저런의 과정을 거치며 퀸즈블레이드란 칭호까지 얻게 되었다는 것. 알파퀸 서지수와는 그 때부터 만났다고 한다. 지수와는 아이들의 사진까지 서로 보여주며 농담까지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거. 그러나 과거 차원전쟁으로 인해 둘은 서로가 다른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한다. 차원종들의 공격으로 후퇴할 때에, 지수는 헬리콥터에 타고서 유니온으로 복귀했지만, 서진은 그러지 않고서 애쉬와 더스트에 의해 이런 저런의 얘기를 듣고서 이름없는 군단에 망명했다는 거. 유니온에서 자기 딸을 실험체로 쓰고 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그 이후로 군단의 힘을 가지게 된 그녀가 서울 용산구에서 알파퀸 지수와 다시 대면해서 싸우다가 죽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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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현도 자신은 비록 민간인이었지만, 서진을 이해할 수가 있을 것만 같단다.
서진이 정현에게 혹시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 있는 거냐고 물으니, 만약 딸을 찾아서 만날 수만 있다면 그 때에 주지 못했던 선물을 전해주고자 한다는 것. 정현은 울고는 싶은데 눈물이 전혀 나지를 않는단다. 그것은 서진도 마찬가지. 근데 그게 당연한 것이 살아생전의 모습이 아닌 그저 시체만으로 움직이는 사체인형과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토전생(穢土全生)’ 이라 부를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런 유형이라 보면 된다. 그 어떤 공격을 받아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체인형들. 군단은 진서진과 우정현을 통해 무슨 데이터를 얻고자 하는 것일까? 그게 왠지 궁금하다.
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사출의 근원이 인천 앞바다의 월미도에 위치한 어떤 초대형 잠수함이란 것을 파악한 유니온. 그 말에 곧바로 클로저 요원들을 파견하는데, 당연히 제이의 아버지란 자도 포함이 되어 있다. 물론 검은양은 참가하지 않는다. 제이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 분은 이미 클로저가 아니지만 한국군의 특수부대로서 참전하는 것이다. 잠수부들이 착용하는 각종 잠수용 장비를 착용하고서 수중침투를 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도 서진은 이미 간파하고 있다. 레이더 감지? 그런 거는 결코 필요하지 않다. 그냥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가 있다. 우정현에게 왜 가만히 있는 것인지를 물으니, 본인이 친한 분이 오고 계시는데 이곳에서 맞아주는 것이 예의라고 답하는 우정현.
잠수함의 갑판 위로 올라온 것들은 바로 한국군 특수부대 및 제이의 아버지.
그들의 앞에는 사체인형 우정현이 서있다. 우정현은 그를 보자마자 그 날 이후로는 처음인 것만 같다고 말한다. 당연히 그도 그를 보더니만 우정현이란 것을 단번에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 부대원들은 아는 사이냐고 묻자, 당연하다는 말과 함께 과거 차원전쟁 시절에 클로저들이 국회의원 구출에만 집중한 나머지 희생된 민간인들 중의 한 사람이란 것도 말한다. 우정현은 그를 바라보며 비웃더니 예나 지금이나 이 나라의 군인들과 클로저 요원들은 쓸모없는 인간쓰레기들만 사는 것이냐고 말한다. 국회의원들의 목숨은 중요하고, 일반 시민들의 목숨은 파리보다 못하게 취급하는 거냐고 묻는다.
“이 나라의 경찰과 군대, 그리고 클로저 요원들은 모두 인간쓰레기들이군요.”
“무슨 소리야!?”
“여전히 인정을 하지 않으시네요, 영감님? 어째서 이 나라의 경찰과 군대, 클로저 요원들은 모두 정신이 나간 것들만 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우정현!”
“지금도 국회의원들만 구출하는 겁니까? 영감님. 여전히 그런다면~ 이 나라는 그냥 저희 군단에서 지배하는 것이 낫습니다.”
“......”
“영감님에게선 위상력이 느껴지지 않으시군요. 이젠 클로저도 아니니 뭐라 말상대도 하지 않으시겠단 거군요.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