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3-
밀라느 2015-04-18 2
남자는 추가적으로 내려온 문서를 읽어 보았다.
피해자의 가족관계는 부,모뿐, 그들과 계속 살고 있었고,
활발한 성격으로, 동료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
누군가 원한을 가질만한 일도 없는것으로 보임.
사망추정시간은 10일 오전 01시에서 01시 30분사이.
사망원인은 온 몸 곳곳에 찔린 상처에 의한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
피의자는 피해자를 행동불능 상태로 만든뒤, 장시간 그것을 지켜보다가 사라졌을것으로 추정.
(+ 상처 마다, 시간차가 조금씩 있음)
특이점은 시신에서 안구를 발견 할 수 없었음
" 과연, 피의자는 피해자를 먼저 공격하고. 행동불능 상태로 만든 뒤 안구를 척출해,
공포와 고통속에 죽어가는 피해자를 보다가 간거군. 원한이 아니라면, ***겠군. 그것도 완벽한 상 *** "
그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원한 관계라도 있었으면 그쪽을 우선해서 조사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이건 어디서 부터 조사를 해야 할 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증거라고는 오로지, 검은양의 마크가 찍혀 있는 나이프뿐.
게다가 이 나이프가 정말로 검은양팀이 사용 하던 나이프 인지 조차 의심스럽다.
김유정이 말한대로 살인현장에 이런 명백한 증거를 남기고 갔다는건, 검은양을 시샘하는 누군가의 소행일까?
계속 원점으로 돌아가는 생각 끝에.
남자는 박박 머리를 긁적였다.
" 그래, 혼자서 백날 정리 해본들, 답은 나오지 않겠지. "
그러고는 자신의 사무실의 문을 바라보았다.
기다리던 손님은 언제쯤 올까. 생각 하는 사이에.
문에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 들어와 "
사무실의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온 사람은 분홍빛 머리의 그녀다.
역시 기다리던 손님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제일 의심스러운 인물이 왔다.
" 충성, 검은양 팀의 이슬비 요원입니다 "
나이는 18세,
부모님은 차원종에게 살해 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유니온의 시설에서 살아왔다.
그런 그녀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까 생각하면..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가 그녀의 정신을 나쁜쪽으로 변화 시켰을 확률도 높다.
남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 이슬비 요원인가? '
" 예 그렇습니다. "
" 일단 앉지. "
남성은 손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 알겠습니다. "
" 그래, 검은양 팀,
아니 정정하지. 자네가 주로 사용하던 무기가 흉기로써 현장에 남아 있었던건 들었겠지? "
자리에 앉은 슬비는 남자의 말에 잠시 고개숙였다.
" 예.. "
남자는 힘 없이 대답 하는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눈에 띄는 표정 변화는 없었다.
" 그래, 알고 있으면 이어 말하지.
당연하게도 흉기에는 지문 따윈 남아있지 않았네.
왜 그런지 알겠나? "
" ...이,일반적으로 범인은 장갑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 아닐까요? "
" 아니, 틀렸어. "
" 네? "
" 염동력을 썼다면 어떨까? "
" 윽... "
이슬비 그녀는 염동력을 사용 하는 이능력자다.
당연히 이부분을 지적 해 볼 필요가 있다.
" 호,혹시 지,지금 저..를 의심하고 계신건가요? "
그녀의 떨려오는 목소리가 남성에게 들려왔다.
" 아니, 의심 정도가 아니야, 자네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네만. "
그럼에도, 남자는 슬쩍 입가를 올리며 대답했다.
" 자네라면 이 범죄를 더 할 노릇 없이 완벽하게 성립 시킬수 있지.
어떤가, 자네의 감상을 들어 봤으면 좋겠군 "
" 저,저는 아니.아닙니다! "
절실한 그녀의 목소리다.
" 물론, 그렇겠지. 세상에 어느 범죄자가 자신이 범죄자입니다. 하고 실토하겠나 "
" 저,저는 저,정말.."
그녀의 푸른빛의 눈가에 물기가 깃들기 시작한게 남자의 눈에도 보였다.
남자를 그런 그녀를 보며, 너무 몰아붙였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내 머리를 저었다.
" 지금 자네를 체포해서, 이제 본격적인 수사를 해 볼 생각이네 "
" 저, 저는 정말... "
그녀는 뒷말을 말하려다가
눈물을 참고자 하는건지,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 으..으음. "
이 이상은 무리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신음소리를 잠깐 흘렸다.
" 미안하네 내가 너무 장난이 심했군. "
" 예..예? "
새파랗게 질리고, 눈물까지 흘리려는 이슬비의 얼굴을 보니,
자신이 범죄자가 된듯한 느낌에.
차마 더 이상 말 할 자신이 없었던지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 그래, 솔직히 말하면 말이야. 자네를 범인으로 지목할 증거가 너무나도 부족해.
고작 군용물품 따위 하나로는 부족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연애를 하고 있는 소녀가, 그런짓을 했다고는 상상하기도 어렵군. "
" 네,네? "
" 자네의 보고서에 이렇게 적혀 있더군, 팀 동료 이세하에게 호감을 표현중. "
" ...하..하..무,무슨 말씀이신지. "
새파랗졌다가. 붉어졌다가. 정신 없이 바뀌는 얼굴을 보아하니
딱 여느때의 여자애스러웠다.
더 이상 그녀의 정신적 문제는 확인 할 필요 없을까.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알겠네, 마지막으로 한가지 질문 하나 하지 "
범행시간대에 뭘 하고 있었나? "
" 버,범행시간대 말입니까? "
" 그래 뭘 하고 있었지? "
그녀는 그 말에 잠시 침묵을 하고는.
" 그 시간때가 언제인지.. "
조심스레 물어왔다.
" 아, 미안하군, 깜박했네. 시간대는 9일,10일 사이의 오후 23시~02시 정도로 볼 수 있겠네만. "
" 저, 그 시간대에는. 팀동료인 이세하의 집에 .. 있었습니다.
" 증언 할 사람은? "
" 이..세하와, 이세하의 어머니, 서지수씨가 증언 해 줄수 있습니다 "
" 그래, 그렇군. "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볼펜을 꺼내 메모를 휘갈겼다.
" 아, 이제 면담은 끝일세, 내려가도 좋네. 다만.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말 안 했으면 좋겠네. 알겠나? "
" 아... 알겠습니다. 그럼..실례하겠습니다 "
이슬비는 조심스레 자리에 일어나 사무실을 나섰다.
남자는 나간 그녀를 보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윽박 질러보고, 유도신문도 해봤으나 역시 성과는 없었다.
" 이런 사건은 언제나 갑갑하군.."
" 들어가도 될까요? "
아무래도 곧바로 다음 면담 대상자가 온 모양이다.
" 그래 들어오게 "
남자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 들어온건.
긴장발의 소녀 였다.
" 예, 안녕하세요. 서유리입니다. "
역시 나이는 18세,
가족은 부,모, 남동생 2명.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서유리가 클로저 일을 하면서 벌어 들이는 돈이 좀 되어.
큰 문제는 없음.
솔직히 이런 그녀에게 큰 혐의점을 찾아 볼 수 없다.
형식적인 면담이 될것이다.
" 일단, 자리에 앉게나 "
" 여,여기 소파에 앉으면 될까요? "
" 그래 그래 대충 앉고, 자네의 사건 시간대 알리바이나 말해보게 "
남자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시간대에는 가족들과 집에 있었어요 "
" 아, 그래 그래. "
남성은 메모에 볼펜을 휘갈겼다.
잠깐,
이상하다.
'그'시간대라고?
이런 바보 같은 유도신문에 바로 걸려들다니.
이슬비 같은 경우에는. 의심이 가서 좀 정신을 흔들고 했지만.
서유리에게는 바로 던졌다.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걸렸다고?
둘중 하나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거나.
유도신문에 제대로 걸려들었거나.
남자는 서유리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