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80화- [그 녀석과 사귀게 되면, 손에 장을 지질게요.]
호시미야라이린 2015-04-17 2
붉은별 멤버들이 철수한 이 상황에서 중동과 아프리카는 더더욱 빠른 속도로 정세가 급변해간다. 아프리카공산연합과 클로저 제국이 각각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통일해버린 것. 당연히 이 나라들의 사이에는 이스라엘이 있다. 이스라엘은 공격하지 않고서 그냥 ‘중립지역(中立地域)’ 으로 놔두자고 합의한 여파인데, 이름없는 군단과 용의 군단이 합의한 사안이라 보는 것이 진짜 정답이다. 이스라엘의 동쪽으로는 클로저 제국, 서쪽으로는 아프리카공산연합과 국경을 맞댄다. 옛 이집트의 영토에 해당되었던 ‘시나이 반도(Sinai Peninsula)’ 라는 곳에 용의 군단의 전초기지들이 구축된다.
이런 와중에 클로저 제국의 초대형 잠수함도 완성되어 정식 취역에 들어가고, 아프리카공산연합도 각지에서의 반군들까지 흡수시켜 군사력의 기반으로 삼는다. 단순히 흡수하기만 해서 끝난다면 재미가 없다. 아프리카의 반군들은 용의 군단에서 생체실험을 통해 크리자리드로 만들어간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용으로 만든다는 것. 그렇다면 클로저 제국의 상황은 어떨까?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에 이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까지 합병한 이후에 생포한 반군들을 온갖 생체실험을 해대며 스케빈저로 만들어나간다. 인간의 모습을 한 스케빈저라 부르면 될까? 이름없는 군단도 강한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잡아온 인간들을 차원종으로 만드는 생체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클로저 제국에서 취역한 초대형 잠수함이 잠항하여 어딘가로 출항한다.
당연히 목적지가 어딘지는 뻔한 일. 신서울이다. 클로저 제국이 저 머나먼 곳에 위치한 한반도이자 신서울을 노리고서 이동한다. 일반적인 ‘핵잠수함(核潛水艦)’ 보다도 큰 초대형 잠수함. 뭐랄까? 세계 최대의 잠수함으로 불렸다던 러시아의 아쿨라급 전략핵잠수함도 울고 갈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초복합전투잠수함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크다는 걸까? 혹시 말이다. 수중배수량의 미국의 항공모함 수준이나 되진 않을까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유니온 녀석들에게 철저하게 복수해주기 위함인 것. 어차피 이스라엘은 중립지역으로서 놔두기로 쌍방의 합의가 있었으니 이젠 곧바로 각자의 목표를 위해 행동을 취할 수가 있다. 용의 군단은 유럽을 노리고자 하는 모양이다.
“인간을 크리자리드로 변화시키는 생체실험은 언제 봐도 재밌다니까.”
“진서희 군단장님. 너무 그렇게 좋아하시면 곤란합니다.”
“사이가의 말이 맞습니다. 영원한 합의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김유미. 네 말은 나도 이해한다. 용의 군단 녀석들도 믿을 게 없어.”
“그럼?!”
“지금은 용의 군단을 이용해 유럽연합을 좀 견제하자는 거야.”
“유럽연합을요?”
“그래. 김유미. 그리고 곧바로 신서울을 함락시키는 거지.”
“진도가 빠르시네요?”
“빠르긴. 너무 늦은 거지. 왜냐하면 클로저 제국이라면 필리핀 및 인도네시아 등지로까지 영토를 확대해야만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늦은 거다.”
이 모든 상황을 진서희는 즐기며 지켜볼 뿐. 이래도 저래도 그녀는 언제나 표정변화가 없다. 이렇게 변해버려도~ 저렇게 변해버려도 이미 다 예측을 하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이 온다. 김유미가 리리스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묻자, 몸이 악화된 것인지 현재 행동불능 상태라고 한다. 그러니까 병원으로 비유하면 입원한 상태. 현재 리리스는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단다. 물론 자기가 마취침을 쏴서 일격에 기절시켰단 것은 일절 발설하지 않고서. 아무리 그녀가 군단장이라 한들 그러한 사안을 함부로 말할 수는 없는 법. 진서희는 마취침을 맞고서 고이 잠들어있는 리리스를 바라볼 때마다 제발 그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일이 뭔지도 그녀는 아직 발설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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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틸테인이 리리스와 싸웠던 그 순간의 기억을 잊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리리스가 극도로 분노함과 동시에 머리에서 갈색 뱀인지 갈색 촉수인지 뭔지 하는 것들이 솟아나와 무자비하게 공격했던 것. 그 때에 리리스가 보여준 살의의 극치이자 끝판왕의 표정. 살의 끝판왕이란 것이 뭔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 표정이었다. 같은 초등학생 나이인데 그렇게까지 보였던 적이 없었던 리리스. 아주 메섭게 자신을 노려보던 리리스의 표정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덕분인지 창도 제대로 집지 못하고 있다. 검은양의 타 멤버들을 포함하여 김유정 관리요원도 애써 달래주고는 있지만 역시나 안 되는 걸까? 여자가 살의로 가득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여파를 달래는 것이.
이름없는 군단 내에서도 진서희 군단장보다 인기가 대단한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리리스일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검은양에 미스틸테인이 있듯이, 붉은별에도 리리스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미스틸테인이 끝내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염두한 병기이기 때문. 진서희 군단장도 그것을 알고는 있다. 게다가 그녀는 붉은별의 타 멤버들이 모르는 리리스의 비밀까지도 다 아는 모양. 아무리 저 녀석들이 같은 멤버들이라 해도 리리스에 관한 내용을 전부 다 얘기해서는 안 되는 법. 천하의 미스틸테인이 두려움에 벌벌 떨었단 것에 검은양 멤버들은 모두들 놀라고 놀랄 뿐. 도대체 리리스가 얼마나 무서운 여자이기에 천하의 테인이가 놀랐을까? 마침 거기에 녹화가 되어 있으니 확인해보자.
검은양 멤버들의 전원에게는 유니온 측에서 모니터링 및 도청을 할 수가 있도록 다목적 용도의 카메라가 요원복에 장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을 통해서 리리스의 전투력을 확인하는 유니온과 멤버들. 테인이와 같은 초등학생이란 것이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고 살벌하기 그지없다. 사형집행과 관련한 기술들을 가차 없이 선보이며 테인이를 압도한 것으로도 모자라 분노를 표출할 때에 머리에서 갈색 뱀인지 갈색 촉수인지 뭔지 하는 괴상한 것들까지 솟아나오고서 테인이를 강하게 공격한다. 그가 간신히 피해대서 망정이지 만약에 맞았으면 몸이 뚫리거나, 팔이 관통당하여 절단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 그런 리리스가 갑자기 쓰러지고서 진서희가 데려가는 것까지 다 나온다.
“......!!”
“리리스가 저렇게 무서운 여자였어?!”
“......”
“테인아? 네 여자 친구 맞냐?”
“제이 형! 그런 끔찍한 소리는 좀 하지를 마요!!”
“오빠. 저런 게 여자 친구라면 천하의 이세하도 어떻게 하지 못할 걸?”
“야, 이슬비! 왜 갑자기 날 들먹이는 건데?”
“왜냐고? 넌 좀 그래.”
“......저 녀석이 일방적으로 저런 소리를 해대면서 공격했다고요. 내가 저런 여자를 이성친구로 받아들인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질게요.”
리리스를 이성친구로 받아들여서 사귀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손에 장을 지진다?
얼마나 그녀가 무서운 존재였으면 미스틸테인 본인이 저렇게 간절히 호소하듯이 말할까? 검은 기운의 위상력도 그렇다. 그녀를 보면 이런 의문이 든다. 그 당시에 특경대 대원들이 있었다고 해도 붉은별 멤버들을 체포할 수가 있었을까? 사실상 불가능했을 거다. 대원들이 보통 부상을 입으면 후퇴하곤 하는데, 이 특경대 대원들은 후퇴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망했기 때문이다. 절대로 후퇴할 시간조차 주지 않으며 숨통을 끊어버리는 붉은별 멤버들. 검은양이 붉은별 멤버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울 수가 있는 날은, 과연 언제가 되어야만 그것이 실현될 수가 있을까? 왠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