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너의 이름을 부르면.. (세하-슬비)
BradleyKim 2015-04-02 10
"왜 아파 죽겠는데..니 생각이 날까.."
상처 투성이인 몸을 가누면서 혼자서 중얼거린다.
"망할!!! 아직 클리어 하지 못한 게임시리즈들이 산더미 만큼 있는데"
"다시 니녀석에게 돌아가서 멋대로 압수한 PSP를 다시 찾아야할텐데!!- 쿨럭!!!!"
그대로 핏투성인 몸을 찬 콘트리트 바닥에 쓰러진다.
언제가 부터 그녀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한편으로는 세상에서 짜증나던 여자다.
성격의 서로 상극인데.. 추구하는것도 다른데 그렇지만 상처입은것은 똑같다..
그녀의 상처를 알았을때 가슴이 너무나 찢어졌다. 아팠다.. 사실 그녀는 평범한 삶 즉 일반 사람들 처럼
사회의 하나의 연장선에서 살았다면 더 이쁘고 아름다울 여자다.
"나 미쳤나봐..흐흐 너무 아파서 머리가 어떻게 됬어.. 너의 듣기 싫은 잔소리를 듣고싶다."
혼잣말을 하고있지만 진심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맛이간것같다 그 곱게 생긴입술에서 게임기를 부셔버린다고
그런 극악무도한 발언을 마지막이라도 좋으니까 다시 듣고 싶다.
실제로 염동력으로 메모리칩을 부수기 일보직전에는 울컥해서
그녀 아니 그때는 '년' 같은 험한 말까지 나올뻔 했다 물론 속으로 삭혔지만 말이다.
"이슬비"
이름이 참 이쁘다 다시 생각 해보니까...평소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고 생각 조차 해본적없는 이름인데 말이야.
그런데 슬비가 내맘에 구석에 나도 모르게 자리 잡은건 아마 그녀의 눈물을 보고 그런거 아닐까 싶다.
언젠가는 도도하고 굳센 리더 슬비가 옥상에서 혼자서 흐느끼고있었다.
"엄마 아빠 보고싶어요!!! 으흐흐흐윽" "나 힘들어서 엄마 아빠 보고싶어요"
"이렇게 울면 안되는데 어서 힘을 키워나가서 엄마 아빠를 이세상에서 우리를 다시는 볼수없게한
괴물들에게 복수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사실 무섭고 힘들어요 으흐흐흐흐흐흐윽"
나는 그 장면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슬비는 사실 여자였다 연약하고 섬세한 유리같은 마음을 가진 그렇지만 복수를 위해서
그 면을 강함과 무뚝뚝함으로 숨기고있는거 뿐이지만..
그모습을 봤을때는 정말 미쳐 버리는줄알았다 가서 뒤에서 안아주면서 위로 해주고 싶었기때문이다.
물론 그러지는 못하고 못본척 하며 몰래 잊고있었다.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아 나도 여기까진가.. 좀 이렇게 가기 허무하기도 하다"
사실 그 지옥의 개 전설의 차원종을 쓰러트린것만해도 정말 다행이다
케로베로스가 나왔을때는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무서웠다 혼자서 못이길것같았다.
당연한 생각이였다 차원전쟁에서 수많은 클로저들을 살해한 살인개였으니까...
서초구를 초토화를 만들어 놓고 막대한 위상력으로 공간을 왜곡하여 슬비와 유리 제저씨 테인이까지
다른 공간으로 보내버렸으니까 혼자 남아서 싸운다는것이 너무 가혹했다
어쩌면 죽을것이라는건 당연히 예상한거지만 그래도 어떻게 되었든 잠시 눈이 돌아가면서 모든 위상력을
쏟아 일격의 공격을 했지만 그것이 먹힐것이라는건 도박이였는데..
덕분에 아직까지는 촛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르는 목숨이라도 유지하고있는데
이것도 얼마 버티지 못할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지금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볼지도 모르는 게임팩들을 꺼내본다..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
게임팩 대신에 다른 물체가 손에 잡힌다.
"초....초콜릿?!"
자그만한 ABC초콜릿이다..
"어...? 어...?!"
이제야 생각이 난다
몇일전 바로 발렌타인데이였다
집합 사무실에서 슬비가 얼굴을 붉히며 자그만한 ABC초콜릿을 하나 쥐어줬다.
"이슬비 설마.. 너?!"
"멍..멍청아! 착각하지마 너한테만 주는거 아니니까! 그..그래!! 팀원이니까 하나 주는거야!!"
"뭐야.. 그런거 아니였어?! 뭐 하긴 너가 나한테 제대로 줄게 있겠냐?!ㅎㅎ
그래도 팀원이라도 챙겨주니 나쁘지는 않아 이무튼 잘먹을께"
이렇게 해서 받은 초콜릿..
거의 녹아서 형태는 보기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그래도 아직 알갱이는 남아있다.
그후 대충 알고있는 내용은 슬비가 팀원전부에게 초콜릿을 돌렸다고 했는데 사실 그 초콜릿은 작지만 나에게만 준것이다.
"이슬비 너란 애는 정말.."
눈물이 고여서 흐른다 너무 애틋하다.
초콜릿을 쥔 팔을 힘을 다해서 입으로 털어놓는다..
달다.. 너무 달다.. 죽기 직전에 미각을 느껴서 그런건지 더 달다..
그렇지만 이제는 온몸이 아프고 힘이 없다.
뭔가 몸살이 심하게 걸린 그런 느낌이다..
이제는 서서히 추워지기 시작한다 하반신쪽이 떨린다.
졸... 졸리다.. 너무 졸리다 눈꺼풀이 너무 무겁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단맛도 서서히 사라지는것 같다.
"나.. 이대로 자기 싫은데.."
억지로 눈을 감지 않을려고 애를 쓰는데 쉽지는 않다..
내가 이때까지 보았던 사람들 내인생이 빠르게 스크린처럼 흘러간다.
내가 입었던 상처 이세상의 영웅 "알파퀸"이자 사랑하지만 또한 한편으로 미워도 했던 엄마 "서지수"
바보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아픔도 많지만 한편으로 웃음기를 잃지 않고 친근하게 해준 내소중한 친구 "서유리"
내가 봤던 어른중에서 가장 존경했고 책임감이 강했던 아저씨.. 아니 형님 "제저씨"
한편으로는 친 남동생이였으면 좋았을 것 같았던 여린 꼬마소녀같은 독일 소년 "테인이"
요 몇일까지 나의 책임자이자 가끔은 엄마의 부족한 감성을 알려주던 "김유정 누나"
귀찮니즘이지만 실력하나 좋은 송은이 경정누나 츤데레 우정미 좋은 게임친구 석봉이
.. 그밖에 사람들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듯이 모습들이 서서히 사라진다.
....
......
........
뭔가 중....중요한 사람을 빠트린것같다..
....벚꽃이 휘날린다..
.....이...이슬비...
슬비 이미지가 크게 만들어진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맥박이 점점 빠르게 뛴다..
"나 살고싶어!!!" "나 아직 죽고싶지 않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공포속의 몸부림
"슬...슬비 나......나..나... 사..ㄹ아..ㅅ ㅓ 하ㄱㅗ 싶은... 말이.."
목소리 까지 떨린다.
나 슬비에게 화이트데이날때 자그만한 춥파춥스 주고싶다 슬비 단 한명에게만
나 힘들고 슬퍼하는 슬비를 뒤에서 껴안고 손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고싶다.
마지막으로 슬비 너를 사랑하고있는것 같다고 너를 지키고 싶다고 외치고 싶다.
하늘이여 한번만 기회를 줘..!! 쿨하지 못하고 꼴사나운거 아는데.. 한번만.. 한번만.........
이젠 틀렸다.. 어둠이 나를 덥쳐온다....
.......
.....
....
...
..
.
.
.
.
"이세하!!!!!!! 정신차려 이대로 가면 안돼!!!!!"
"세하야!!!!!!!!!"
"세하형!!!!"
"동생 눈을 어서 떠봐!!!!!!!!"
..웅? 아직 죽은거 아닌가?
희미하게 나마 보고싶은 얼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싸이렌 소리도 들리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도 들린다
"이세하!!! 일어나서 게임 해야지! 게임기 돌려줄께 이제는 게임한다고 태클 안할께!!!!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니까 일어나!!! 으흐흐흐흐흑 나 너 이대로 죽으면 용서 못해!"
슬비.. 슬비 목소리다 흐느끼고있는 슬비 목소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껌껌한 어둠의 시야속에서 아주 바늘구멍한한 흰색 점을 향하여서 달린다.
그 점을 따라서 달려가다보면 슬비가 보였으면 좋겠고
슬비가 눈물을 흘리고있으면 그눈물을 닦아주고싶다.
그것이 지금의 모든 나의 희망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