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6화- [전면전은 해야할까, 아니면 해서는 안 될까?]
호시미야라이린 2015-03-21 1
일부 사람들이 쿠데타라 부르는 것을 또 다른 용어로는 ‘무력정변(武力政變)’ 이라 부르기도 한다. 만약 군단 내에서 누군가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그게 가능할 만큼의 군사력을 갖춘 세력이 우선순위가 될 거라고 말한다. 그게 무조건적으로 맞다고 보기에 그렇고, 틀렸다고 보긴 매우 어렵지만 진서희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근데 군단 내에서 진서희가 신임 군단장으로 취임한 것에 대해서 반발하는 세력이 있기는 할까? 서로가 다 지지해주는 상황인데 말이다. 애쉬와 더스트의 입장에선 전면전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카에프와 마카로프는 전면전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크게 고수하고 있기에 간부급과 간부급들의 첨예한 대치를 알 수가 있다.
진서희는 두 눈을 감으며 뭔가를 생각하는 것만 같은 태도를 취한다.
애쉬와 더스트를 포함해 두 남매를 지지하는 군단까지도 진서희 군단장에게 전면전은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다. 그러나 이내 자카에프와 마카로프의 군단까지도 개입하며 전면전도 불사해 지난 차원전쟁에서 대패한 것에 대하여 보복을 해야만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애더 남매와 차원기사단의 극한의 대치가 느껴진다.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건지를 몰라 갈등하다가 이내 ‘기권(棄權)’ 하겠다고 말하고서 진서희에게로 이동한다. 애더 남매는 전면전은 안 된다는 방안을 고수하자, 갑자기 마카로프가 총을 뽑아들고서 애쉬의 머리에 총구를 갖다 댄다. 차원기사단 소속의 병사들인 서큐버스들도 일제히 총을 뽑아들고서 남매를 포함하여 군단을 향해 정조준을 한다.
“......”
“바... 바렐.”
“......이봐. 양 쪽은 모두 무기를 내려놓지 그래.”
“진서희 군단장님! 전면전도 불사해 인간들을 쓸어버려야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단장님의 말씀대로 전면전을 해야만 합니다!”
“......”
“야! 엠프레스 서큐버스!! 넌 어째서 기권을 행사한 거지?! 너도 우리 기사단 소속이잖아!?”
“저 녀석이 감히 단장님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정말 더럽군.”
“......;;;”
“어째 다들 말하는 게 너무 심하시군요.”
“진서희님! 저런 녀석들의 말을 들어선 안 됩니다!!”
“......”
“우리 군단이 언제까지고 유니온에게 당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단장님께서도 원하는 전면전! 반드시 승리할 수가 있습니다!”
“......”
아무리 자카에프와 마카로프가 강력하게 전면전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해도, 진서희 군단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며 엠프레스 서큐버스도 뭐라 어쩌지를 못하는 것이 현실. 전면전을 해야만 한다는 차원기사단과 전면전은 안 된다고 말하는 애더 남매. 진서희는 군단장에 취임하자마자 아주 곤란한 문제에 직면했다. 겉으로는 ‘전략적 모호성’ 인지 뭔지 이해가 되기 힘든 자세. 그러니까 이도 저도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는 진서희라 자카에프와 마카로프가 극렬히 싫어할 수밖에 없다. 전면전을 일으킬 만한 구실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기에 이 이상의 주장을 펴지는 못하고 물러서는 두 남자.
그런데 말이다. 그런다고 해서 두 남자가 절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굽힐 리가 없다는 것은 이미 진서희 본인도 눈치를 채고 있다. 애쉬와 더스트도 절대로 모를 수가 없다. 보나마나 전면전을 일으키기 위한 아주 제대로 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내놓을 것이 뻔한 극단주의 세력들. 엠프레스 서큐버스도 처음에는 기권을 했으나, 다음 날이 되어서는 차원기사단의 편으로 돌아선다. 그러니까 전면전 불사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표를 바꾼 것. 오로지 검은양 멤버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거다. 진서희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지만, 속으로는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차원기사단 내에서는 제2차 차원전쟁을 통해 보복하는 것을 위해 온 힘을 집중해온 이름없는 군단의 극단주의 세력이다. 그러니까 오직 전쟁준비에 온 힘을 쏟아온 자들. 오직 전쟁을 위해 온갖 신무기들까지도 만들고서 있는 그들. 이러한 상황에 차원기사단의 어느 비밀기지로 누군가가 찾아온다. 바로 붉은별 클로저 요원들. 붉은별 요원들이 왜 마카로프를 찾아온 것일까? 마카로프는 그녀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미 그녀들이 온 것만 하더라도 준비는 완벽하다. 마카로프는 제2차 차원전쟁을 일으킬 만한 완벽한 구실을 실행하기 위해 신속히 행동을 개시한다.
------------------------------------------------------------------
여러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에, 문이 덜컹~! 하고 열리며 누군가 걸어 나온다.
어째 외모로 봐서는 검은양 멤버들이 과거 신강고등학교 시절 우정미가 가지고 있다가 분실해버린 그 문제의 수첩. 그 수첩에 나와 있던 남자의 모습과 일치한다. 우정미의 수첩에 나온 남자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외모. 그렇다면 저 남자는 ‘우정미의 부친’ 이라는 걸까? 우정미의 아빠라면 과거의 그 사건으로 인해 죽은 것이 사실. 그런데 어떻게 그 남자가 문을 열고서 나올 수가 있을까? 차원기사단의 제복을 입고 있는 남자. 그러니까 무려 ‘3성’ 에 해당하는 계급장까지 달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이가가 그 남자에게 신강고등학교의 우정미 학생의 수첩에 나온 그 남자의 외모와 똑같은 남자가 아니냐고 묻자, 그는 당연히 그와 동일인물이라 말한다. 동일인물이라는 건, 결국 저 남자는 우정미의 아빠가 맞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미 죽은 고인을 차원기사단이 어떻게 살려냈다는 걸까? 그걸 마카로프가 말하지 않고 있으니 그냥 차후에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으로 하도록 하자. 그 남자는 올비아에게 붉은별의 관리요원이 너라고 생각했겠지만, 실질적인 관리요원은 바로 자신이었다는 말을 해준다. 그러니까 올비아에게만 가끔 남자의 목소리가 교신으로 들려왔는데, 그 남자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 자라는 것. 비밀 교신이었기에 당연히 외부인들은 알 수가 없다.
“......차원기사단의 암살첩보부대가 비밀정보를 찾아냈다. 올비아 트리젠코.”
“......!!”
“엠프레스 서큐버스. 유하나가 신서울을 아주 신나게 유린했지. 근데 말이야. 자네는 그거보다 더한 것을 해줘야겠어.”
“주... 중장님.”
“어제까지만 해도 유니온 소속으로 전선에서 싸우는 클로저들 가운데의 하나였겠지만, 오늘날의 전선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습니까?”
“그렇다. 그러니까 요원복도 과거의 유물일 뿐이지. 전쟁은 세계 어디서나 일어나고 있어. 그리고 수없이 많은 사상자도 발생하고 있지.”
“......맞습니다.”
“아아, 그리고 말인데~”
“......네?”
“이 사진의 인물이 누군지 아나.”
“이 남자. ‘블라디미르 마카로프(Vladimir Makarov)’ 가 아닙니까?!”
“그래. 이 마카로프라는 놈은 그 어떤 규칙도, 경계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그럴 수가...”
“아무 거리낌도 없이~ 고문과 ‘인신매매(人身賣買)’ 는 물론이고, 아주 그냥 학살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녀석이지.”
“......”
“군단에 대한 충성이나 사명, 이념과 같은 것들은 놈에게 아무 의미도 없어. 단지 돈을 위해서 그 어떤 종족이든 사고파는 녀석이지.”
“......”
“이제 그 놈은 자네와 붉은별 요원들의 새로운 관리요원이 될 것이다.”
“예? 중장님! 그게 무슨!?”
“올비아. 자네와 요원들을 거기로 들여보내기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했는지는 내가 따로 말하지 않겠네. 이해해주게.”
“......우정현. 아니, ‘셰퍼드(Shepherd)’ 중장님!”
“명심해. 자기 자신을 희생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대와 요원들이 구할 모든 것들에 비하면, 그 정도는 새 발의 피일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