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세.와. 리메이크 4화 제일 축복받은 재능(중)
최대777글자 2015-03-2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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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와서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니 한가지 잊고있었던 걸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잘 곳이 없어...!’
“으음... 어떡하지...?”
근처 공원에서 노숙해야 하려나? 아니, 그냥 아까 그 임시본부로 가서 하룻밤만 묵고가는게 좋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한 나는 곧바로 발걸음을 180도 돌렸다. 그 상태에서 조금 걸어가던 나는 아까 대화했던 이슬비가 떠올라 지급받은 클로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전원을 켰다.
“인물정보 검색도 되려나...?”
의문을 갖고 중얼거리며 폰의 메뉴에 있는 기능들을 살펴보고 검**능을 찾아낸 나는 곧바로 그 아이콘을 터치했다. 화면에 나타난 타자들을 적당히 터치하여 ‘검은양 이슬비’라고 검색하자 바로 하나의 검색결과가 떴다.
‘이런걸 함부로 보면 실례려나... 아니, 애초에 이렇게 쉽게 볼 수 있게 해놓았다면 봐도 되는 정도의 정보들만 있다는 거잖아?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곧바로 그 검색결과를 터치했다. 당연하게도 그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고 그녀의 위상잠재력, 구현력, 특기, 혈액형, 능력등등 그닥 비밀스럽지 않은 정보들만 자세하게 나왔다. 그걸 확인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그 정보들을 천천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위상잠재력... B-... 그런데 위상구현력이 A+?! 위상능력종합평가는 A라... 대단하잖아?!’
역시 내가 아까 상상했던 그녀의 노력은 실제와는 차원이 달랐다. 난 그녀가 얼마나 피땀흘려가며 훈련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문득 내 위상잠재력인 S가 미안해질 정도였지만... 내 위상구현력은 C. 솔직히 조금 부끄러울 정도다. 확인하고 싶었던 것을 확인한 나는 클로저폰의 전원을 꺼서 다시 코트의 주머니속에 넣었다.
“하아... 오늘은 여기서 자야하는건가...”
어느새 건물안의 검은양 임시본부의 문앞에 도착한 나는 한숨을 내뱉고 문을 열었다. 역시나 방안에는 아무도 없고 불도 **있었다. 조용하니 자기에는 딱 좋을 것 같다.
“어휴... 내 팔자야...”
그대로 의자 두 개를 이어붙여 그 위에 드러누운 나는 불편함을 느끼고 불평하고 싶었지만 들어줄 사람조차 없다는 걸 알고있기에 속으로 투덜거릴뿐 입은 열지 않았다.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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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아무것도 없는 공간속. 그냥 하얀색만이 보이는 공간속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
“오랜만이네, 것보다 뭐냐. 그 얼빠진 표정은.”
“....어딘지 모를 공간속에서 나랑 똑같이 생기고 눈동자가 빨간색이라는 차이점만 있는 사람이 나를 부르고 거기다가 예전에도 만난적이 있다는 듯한 말투로 인사를 걸어오면 누구나 얼빠진 표정을 짓지 않을까.”
“흥.”
확실히, 저 녀석은 눈동자가 붉은색을 띄고있다는점만 빼면 나와 똑같이 생겼다. 불량적인 자세로 아까는 보이지 않던 기둥의 꼭대기에 불량적인 자세로 앉아서 나를 내려보고 있다.
‘그런데 방금... 오랜만이라?’
“역시 기억나지 않는거냐... 뭐, 상관없지.”
갑자기 그 녀석이 기둥위에서 뛰어내리더니 내 앞에 착지했다.
“네가 그렇게 어리버리한 놈이면 나야 이득이니까.”
“뭐...?”
“그딴 상태면 네 몸은 내가 먹는다...!”
“....응?”
눈이 떠졌다. 새의 맑은 지저귐이 내 귀를 부드럽게 자극했고 난 곧바로 상반신을 일으켰다. 의자 두 개를 이어붙이고 자서 자세가 똑바르지 않았는지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무슨 꿈을 꾼 것 같았는데... 하나도 기억나질 않네.’
한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방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몇시야...?”
코트의 주머니속에 있는 클로저폰을 꺼내어 시계를 확인했다. 음... 1시 42분...? pm...?
“잠깐, 오후 1시 42분?!”
‘내가 그렇게 오래 잔거야?! 나 원래 이렇게 잠이 많았던가...?’
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저쪽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있던 김유정 요원님과 눈이 마주쳤다.
“어? 시혁아? 왜 여기에...”
“아.... 잘 곳이 없어서 대충 여기서 잤는데... 깨보니까 벌써 오후네요...”
나와 눈이 마주치고 잠시동안 계속 눈이 동그랗게 떠진채로 날 보고있던 김유정 요원님이 당분간 말없이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아마도 위상력을 쓰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거야. 몸에 쌓인 피로를 풀기위해 수면시간이 길어지는게 당연하고. 아마 당분간은 그럴거야. 무엇보다 넌 더더욱...”
“네? 전 더더욱?”
“아무것도 아니야. 어제 너희들이 수고해준 덕분에 서류처리는 전부 끝났으니 순찰이라도 돌아보는게 어떠니?”
“아... 그럴까요...”
대충 대답하면서 김유정 요원님을 살펴봤다. 어쩐지 목소리가 매우 피곤해보였고 역시나 눈 밑에 약간의 다크서클이 드러나있었다.
‘쩝... 그냥 가볼까...’
[삐비비빗, 삐비비빗.]
“역삼 골목길에 차원종 다수 출현?!”
“아이고, 깨자마자 일이라니.”
‘뭐, 그래도 심심할 일은 없으니 괜찮으려나.’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그래, 최대한 서둘러줘!”
김유정 요원님께 인사를 드리고 바로 에드거를 찾아 건물밖으로 나왔다. 우선 강남 GGV로 가면 그 앞에 에드거가 있었지...
‘역시.’
“오, 요원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 빨리좀 부탁한다!”
곧바로 에드거의 기체에 손을 대자 역삼 골목길의 사이킥무브 좌표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좋았어, 간다!”
추진력을 얻기위해 오른발을 땅에 천천히 얹어서 위상력을 조금씩 모아 한꺼번에 방출하며 사이킥무브를 시전하자 내 몸이 매우 높이, 그리고 빠르게 역삼골목길을 향해 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