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버린 그들의 잊어선 안될이야기[강제나편]1
서루인 2015-03-21 3
하교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대충 가방을 챙겨매고는 교문앞을 나선다. 앞머리를 쓸어넘기면서 길을 걷는데 약속대로 기다리고 계시는 검은양팀.
“제가 늦은 겁니꺼?”
“원래 이렇게 늦게 나오니?”
..사실,정각에 맞춰서 나온건데 아마 좀더 앞서 기다린것이겠지. 그보다도...
“대체 얼마나 일찍 나온거지예....”
“에~잘 모르겠구요. 세하형이 게임을 계속하는걸 봐서는 좀 된거같아요!”
“테,테인아 쉿!”
그말에 한숨을 쉬는 태영. 그러다가 슬쩍 물어본다.
“선배들,진짜 괜찮은겁니꺼?”
“응? 뭐가?”
“...휴우~제가 ***없게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저를 찾으시는게 신기해서 말이지예”
“아~그거?”
유리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태영의 뺨을 꼬집는다.
“아아아 머아느 거이거(뭐하는 겁니꺼)”
“에잇!에잇!”
계속 길게 물고 늘어지더니 뺨이 빨갛게 부풀려져야 놔주는 유리. 부은 뺨을 만지작 거리는 태영.
“...속이 시원하신지예?”
“아니! 원래는 슬비몫하고 세하몫도 해줘야 하지만 이쯤에서 끝내줄께!”
“황송할 따름이네여....”
다시 봐도 참 쓸데없이 착한 검은양 맴버들. 서로 주먹이 오갈정도까지 싸울뻔한 전적이 있음에도 여전히 학교 후배로서 대해준다.
“근디, 왜 그리 저를 알고싶어 하는거지예?”
유리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우물쭈물 거리다가 슬비가 대답한다.
“같은 클로저가 이렇게 수상쩍게 사는 것을 묵인할 수가 없어.”
“수상쩍다는 말만 빼면 감동받았을 껀디....쩝,아쉽네예”
“그,그래...? 대사를 좀더 바꾸어 보면....”
....나름 멋진대사인줄 알고 기대한 슬비. 유리는 그저 멋쩍게 웃고 있고, 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 때, 저멀리서 제이의 모습이 보인다.
“동생들~나왔어. 사투리 동생도 왔군 그래?”
“지가 사투리 쓰는데 무슨 문제라도 됩니꺼?”
“가끔 알아먹기 힘든 말이지만 그것도 개성이지. 이해해준다는 뜻이니 걱정마”
선글라스를 올리며 형님(?)포스를 보여주지만 태영을 포함한 검은양 맴버앞에선...그저 삽질하는 아저씨로 보인다. 테인이가 조심스럽게 태영에게 말을건다.
“저...형, 그럼 화 안내시는 거죠?”
“...화 내고 자시고...닌 화안나나? 같은 팀을 그렇게 물맥였는데”
“우웅,그야 옥상땐 무서웠지만...이유없이 화낼 분이 아니라는걸 알아서....”
“알아서....이해를 해줬다? 나참”
피식,웃으면서 테인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검은양팀은 원래 이렇게 적자내며 삽니꺼? 부자되긴 글렀구만예”
“야,야!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착한 일도 하면서 돈 벌면 되지!”
참으로 유리다운 발언이다.하지만 태영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반박한다.
“쯔쯧,그게 제일로 이상적이긴 하지만예, 순수하게 돈이 목적이라면 수단을 안가리는 방법도 있는디 와 사서 고생하냐 이거지예 쿡쿡”
그러자, 유리가 다가와서 손가락으로 딱밤을 때린다.
“아, 오늘 자주 칩니더?”
“물론 돈 버는게 난 좋아! 하지만,남에게 피해주면서 까지 버는 거면 확 때려치우고 말지. 계속 그일을 할 서유리님이 아니라구!”
약간 감동받았는지 눈이 동그랗게 떠진 태영. 하지만 답변은...
“예이, 유리선배 같은 분이랑 동업하면 안된다는걸 배우겠심더”
“말좀 좋게 해주면 덧나냐? 우씨!”
이렇게 한태영과 검은양팀이 떠드는 사이에 유니온 본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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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내의 검은양 임시 본부에 들어서자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낸 사람은....
“요즘 자주 뵙는거 같네요. 한태영씨? 후훗”
앉아서 대기를 하고있는 강제나.그리고....옆에서 두통이라도 오시는지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있는 김유정.
“이봐,유정씨 몰골이 말이아닌데..?”
“왜 이제야 오는거예요!!”
오자마자 제이에게 보고서 파일로 제이를 때린다. 불쌍하게도 얻어맞는 제이.
“쿨럭,유정씨 내 몸이 예전같지 않아. 그러니 살살좀..”
“얼마나 기다린줄 알아요!? 처리부대랑 계속 같이 있자니 불안해서 못살겠다고요!”
슬비가 이상하다는 듯이 묻는다.
“처리부대? 나타같은 녀석들이 더온거예요?”
그말에 대답해주는 제나.
“네,실은 태영씨 목을 가져가고 싶다면서 쫓아오긴 했는데...제가 잘 타일러서 보냈어요”
“허이구, 한강서 온수 재라고 보낸거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시다니 너무 섭섭한걸요?”
“x랄을 해라마 아주”
만나자 마자 오가는 대화가 참 가관이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적대시하고, 다른 한쪽은 그걸 즐기고 있다.슬비가 나서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한다.
“거기 둘,언쟁하려고 유정언니가 부른거 아니니까 그쯤 해둬”
“걱정 마세요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좋으신 분이예요”
“니한테 그딴 소리 들으니 소름돋는다.집어 치아라”
“데이트도 한 사인데 부끄러워 하실꺼 없어요 후훗”
“저걸 확찢....”
헤에~거리면서 처다보는 검은양팀. 후~하고 크게 한숨쉬고 혈압조절하는 태영. 고개를 슬비쪽으로 돌려서 화제를 피하려한다.
“자자,저희 부른이유는 따로 있지예? 본론부터 말씀해 주이소”
슬비가 태영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본론을 꺼낸다.
“너, 클로저로서 복직할 생각은 없니?”
복직이라는 말에 꽤나 놀라는 태영. 어깨를 으쓱이며 묻는다.
“복직이라...가능하긴 합니꺼? 설마 아무것도 모른상태에서 물어보시진 않으실건디”
그말에 김유정이 답변을 해준다.
“만일 억울한 사연이라는게 밝혀지면 얼마든지 복직이 가능해. 다만...”
“다만? 다른 문제가 뭐지예?”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가중처벌이 내려질수도 있어.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인 만큼...어쩔수 없어”
유정의 답변이 끝나자, 잠시 고민을 하는 태영에게 제이가 말을건다.
“사투리 동생,그리고 거기 벌처스 동생 좀 물어볼게 있어”
““뭡니꺼(죠)?””
선글라스를 올리면서 진지하게 묻는다.
“너희가 겪은그 사건...살인사건 인가?”
살인사건, 그말을 입에 올리자 한순간에 분위기가 쩍,하고 갈라진다. ...약간의 침묵이 진행되자 제나가 침묵을 깬다.
“네, 살인사건 맞아요”
“그 근거는 뭐지?” “눈 앞에 범인이 있잖아요. 바로 검은양 여러분 눈앞에 말이죠”
그 말을 듣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건 김유정. 순간적으로 제나와 태영의 곁을 벗어난다.
테인이가 제나에게 다가가려 하자 슬비가 테인이를 붙잡는다.
“테인아, 함부로 가지마.”
“하,하지만 누나...”
“내 질문은 안끝났어. 동생들”
평소와는 달리 삽질하던 모습이 아닌, 검은양의 보호자로서의 면목을 보여주는 제이. “어째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대답해 줬으면 좋겠군.”
“거슬려서요”
“...내가 지금 잘못 들은거 같은데...다시 말해 주겠나?”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걸리적 거리길래 정리를 한거죠”
‘정리’라는 말에 세하가 갑자기 제나의 멱살을 잡는다. 그런데,그걸 막아서는건 의외로 태영이였다.
“...이 손 치워”
“무리,지금은 곤란합니더. 표정을 보아하니 한 대 치실꺼 같으시니”
“너 지금 이 쓰레기를 감싸주는거야!?”
“아,순간 기분 팍상했는디. 나름대로 사람하나 구한다는 생각에 막아드린건디...?”
분위기는 험악해지는 가운데 정작 멱살잡힌 제나는 담담하다. 그 모습에 혀를차는 제이.
“삐뚤어 질때로 삐뚤어진 애들이군...나이도 우리 애들이랑 별차이 없는데 말이지”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법이죠.나이에 관계없이 말이예요”
세하랑 대치상태로 있던 태영이 고개를 저으면서 제나에게 핀잔을 한다.
“닌,이 모든게 재밌제? 안글나?”
“재밌다니...그게 무슨소리지? 알아듣기 쉽게 말해..!”
슬비가 따지듯이 묻자, 말 그대로 설명해주는 태영.
“유희, 즉 흥밋거리가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재미를 즐기는 정신나간 취향이다~이말입니더”
세하가 격양된 상태로 묻는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재미를 위해서냐!?”
“그까진 저도 모릅니더”
“이게 진짜..!”
한바탕 싸우려는 분위기가 형성 되자 제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반사적으로 세하가 앞에 나선다.
“싸움 구경도 재밌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즐기고 싶네요”
“이대로 도망칠꺼야!? 진짜로 그냥 갈꺼냐고!”
마지막으로 유리가 제나를 향해 외쳐**만, 손짓만 할뿐 그대로 나가버린다. 그럼 그렇지거리면서 손치레를 하는 태영.
“오늘은 영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구만...누님 명함만 받고 가봐야 겠심더”
“어?어어...응...”
멍하니 명함을 건네줘버린 유정. 아차,싶었지만 이미 주고난 후다. 명함을 받고 뒤따라 나가는 태영. 검은양 임시 본부에 적막한 분위기를 남긴채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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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어두운 공원길을 지나는 제나를 따라온 태영. 따라온 태영을 보고 제나가 벤치에 앉자. 태영이 옆자리에 앉는다. 아마,할말이 있어서 쫓아온거같다.
“절 죽일 마음이라도 생기신 건가요?”
“정말로 죽고 싶었다면 스스로 끊는 방법도 있는디, 닌 그러지 않제 내말이 틀릿나?”
제나가 피식,웃더니 말을 잇는다.
“꽤나 저에대해 많이 알고 계신거 같네요?”
“알수 밖에없지. 니 재수없으니까 말이제”
“저에 대해 자세히 아시는 분은 제 기준으로 세 번째 정도인거 같네요 후훗”
“내 앞으로 두명이나 더 **가 있나? 누군진 몰라도 욕봤겠구만”
그러자,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제나가 말을 잇기 시작한다.
“할아버지하고 할머니 셨죠. 나머지 두분은 말이죠”
“부모님이나 형또는 동생은 예외인기가?”
“세분 외에는 저를 알기는커녕, 그저 없어졌으면 하는 존재죠”
미소를 띄지만, 태영의 감으론 어딘가 우울한 느낌이 제나한테서 든다. 제나는 묵묵히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부모님께선 바쁘신 분들 이셨죠. 정치쪽으로 활동하고 계신지라,집안을 돌볼 여력이 없었죠. 3남매중에 딸은 저밖에 없어서 엄하신 조부모님댁에 어린 시절을 보냈죠”
가만히 헝클어진 머리를 묶으며, 제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는다.
“오빠나 동생과는 달리 저는 무도가이시자 전직 군인이셨던 할아버지 밑에서 가르침을 받고 자랐는데 그때는 무척 재미있었어요”
어느새 어두운 공원길 벤치아래에 시작되는 만담. 제나가 이야기 해주고 태영은 들어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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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어린 시절부터 전 부모님 얼굴 보다는 조부모님 얼굴을 더 자주본거 같아요. 딸이라서 더 조숙해야된다. 여자가 무슨 무술이냐 라는 험한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당당히 걸어나가야 한다...라고 누누이 제게 들려 주셨던거 같아요. 문득, 제이름도 조부모님께서 지어주셨다고 하셔서 궁금하던 차에 물어본적이 있었어요.
“할아버지, 제이름을 ‘제나’라고 지어주신 것이 할아버지라고 들었어요”
훈련은 엄하지만,그것을 빼면 팔출불에 가까운 할아버지 셨죠. 환한 미소를 띄며 제 물음에 답해주셨어요.
“허허, 우리 귀염둥이가 많이 궁금한 모양이구나?”
“네!할아버지”
약간의 헛기침을 하신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뭐라 말씀하셨을지 아시는분~~계시나요? 답변 해드리면 절이라도 올려드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