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School Days -3
키라의패기 2014-12-13 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7&n4articlesn=97
첫편인 School Days -1 입니다.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6&n4articlesn=111
전편인 School Days -2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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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년- 이세하가 소녀에게 말을 걸려 하던 참이었다.
"그나저나! 이런데서 농땡이 부려도 되는거야?"
소녀가 불쑥 말을 걸어왔다. 축 쳐져있던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던 두뺨의 붉그스래함은 이제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네가 할 소리냐."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격을 했지만 마침 잘됬다는 듯 소년은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너, 이름이 뭐야?"
"이름?"
"서로 통성명도 안했잖아. 상처도 치료해줬는데 말이지."
"아- 그건 그냥 좋아서 한건데 뭐. 그리고..."
소녀는 말끝을 흐렸다.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소년이 듣기에는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였다.
소년은 상처 치료를 계기로 그냥 소녀랑 대화를 하고 싶었던것 뿐이다. 게임을 할 수도 없고, 교실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하나뿐일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이 소녀와 즐겁게 대화 나누기.
솔직히 소년은 요 근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적이 거의 없다. 나눴다고 해도 친한 친구들 몇몇과 게임이야기. 소감, 공략, 평가, 기타 등등 게임과 관련된 주제 말고는 거의 대화하는법을 모른다고 해도 될 정도로.
"응? 뭐라고?"
소년은 어떻게든 이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았기에 소여의 말에 최대한 귀를 귀울였지만 역시 들리지는 않았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내이름! 서유리야! 서,유,리."
"잘 기억해둬!"
소녀는 소년에 머리속에 세뇌라도 하려는 듯 자신의 이름을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불렀다. 잘 기억해두라고 해도 소년의 머리에 알고 있는 친구의 이름도 몇 없기 때문에 하나의 이름이 더 들어온다 해도 잊어먹을리가 없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유리, 란 말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소년은 소녀- 서유리의 이름을 머리속에서 떠올리려했다.
"네 이름은 뭐야?"
하지만 갑작스레 돌아온 질문에 머리속은 하얗게 변했고 '에이 뭐, 상관없겠지.' 하는 식으로 넘겨졌다.
"세하야. 이,세,하. 2학년C반."
"응, 알고있어."
".....응...?"
'알고 있었다고...?'
소년은 소녀의 대답에 뭐라 답을 해야 될지 몰랐다. 게임이라면 선택지라도 있었을 텐데- 같은 생각을 하지만 머리속은 이미 엉망진창으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소년 자신은 분명 저 소녀를 처음 보았을 터였다. 그런데 소녀는 자신의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소년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 소녀의 답이 돌아왔다.
"뭐야~ 같은 반인데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안그래? 이,세,하,씨."
"가.. 같은반.....?"
"그으래~ 우리 같은 반 이잖아. 2학년C반 서유리."
"아.....?"
그제서야 소년의 복잡해진 머리속이 정리됬다. 기억났다.
저 소녀- 서유리는 자신과 같은 "2학년C반 검도부에 다니고 있으며, 운동능력은 발군. 언제나 자신의 꿈은 공부원이라고 외치고 다니며, 쾌활하고 싹싹한 성격에 친구도 많음. 능력으로 치면 S급이네."
소년은 머리속에서 정리하던걸 무심고 입밖에 내민것을 깨닫고는 양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이미 늦었었다.
항상 반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지만 소년은 언제나 게임기에 이어폰을 꽂고 게임을 하고 있었기에 눈치를 채지 못했다. 심지어 몇개월이나 같은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저냥 보내는 하루에, 다름사람의 얼굴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겨를이 없었다고 하기보단 게임 말고는 다른 것들은 어찌되도 좋았다. 그런 소년이 지금 자신과 같은 반인 소녀에게 이름을 물어보았다. 마치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사람처럼.
소년은 자신의 벌리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열이나서 그런것이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웠을 뿐이다. 같은 반 여자아이에게 대놓고 이름을 물어보다니.
붉어진 볼을 양손으로 막았다. 자신이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으응? 왜그래? 얼굴이 빨갛네. 열이라도 있는 거야?"
소녀는 소년을 걱정하며 다가왔다. 소년은 이러다간 들키는게 아닐까 싶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아니, 괜찮아. 멀쩡해."
"그래? 뭐, 그렇다면 말고."
그럼에도 소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소년의 곁으로 오더니.
-풀석
소년의 바로옆에 앉았다.
"응?"
"저.. 혹시 있잖아... 그..."
소년은 소녀를 무심코 쳐다보았다. 소녀의 시선은 소년을 향해있지 않고 바닥을 향해있었다. 두볼은 불그스름해져 있었으며 손가락을 꼼지락 댔다. 소년은 지레짐작했다. '설마...-'
"...화장실가고 싶음 가도되."
".....응.."
갑자기 소녀의 눈빛이 냉랭해졌다. 빨갰던 볼도 원래의 살구색을 되찾았다.
"아-! 됬다됬어! 내가 말을 말아야지! 이 둔탱이-."
그런 소리를 하며 소녀는 벌떡 일어섰다. 허리께 까지 내려오는 소녀의 머리카락 끝이 소년의 코끝에 닿았다. 조금은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드르륵
"응?"
"엥?"
그 순간, 갑자기 열린 문소리에 소년과 소녀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이게 뭔소리지? 하는 눈빛교환을 했다.
만약 저 문을 연것이 보건선생님일 경우, 소년과 소녀는 돌아가라는 소리를 듣고 얌전히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외의 선생님일 경우에는...
소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저 앞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
만약 다른 과목의 선생님일 경우에는 예외없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아니, 지금 가나 나중에 가나 처벌을 받는건 똑같지만 그것이 지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소년의 바램이었다. 나중에 반으로 돌아갔을시에는 보건실에서 쉬다 왔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년이 처벌을 피하는 일은 없을 것 이다. 소년은 보건실에 오기전, 선생님께 '반에 돌아가도 됩니까?' 라는 말을 꺼낸건 소년 이었으며 그것을 지키지 않은 것 또한 소년이다.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리라.
소년은 눈을 살며시 떴다.
그러나 눈앞에는 보건선생님도 다른 누구도 아닌
아까전에 소년의 따귀를 때린 분홍빛머리의 반발소녀가 눈앞에 서있었다.
".....너는....!"
소녀는 적잖히 당황한 듯이 소년을 쳐다보았고, 소년 역시 마찬가지로 크게 놀랐다.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여자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제발로 나타난 사실에 말이다.
"넌.... 따귀여자?"
"말을 그따구로 밖에 못하니?!"
소년은 왜인지 소녀를 화나게 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