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0화- [그녀와 그녀. 선택의 갈림길은?]
호시미야라이린 2015-03-17 1
“이제는 너도 현실을 받아들여. 김유미.”
“......”
“너는 ‘유일무이의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 이잖아? 이제는 너도 인정할 때가 된 거야.”
“내가 혼혈이라고? 자꾸 거짓말 하지 마!”
“여전히 믿지 못하네. 하지만 괜찮아. 계속 부인하는 것도 당연하니까.”
“뭐?!”
“네 모친은 인간이었고, 부친은 군단의 간부 출신이었지. 둘 사이에서 태어난 게 바로 김유미 너다.”
“......”
“근데 말이야. 네 부모님들은 모두 군단의 심판대에 끌려가서 ‘공개처형(公開處刑)’ 당하고 말았어. 그리고 너도 기억을 지우기 위해 군단의 실험체로서 이용되었고.”
“뭐... 뭐... 뭐?!”
“네가 ‘고아원(孤兒院)’에서 자라왔던 배경도 이와 다르지 않거든.”
G 타워의 옥상에서 진서희와 김유미가 둘이서 나누는 대화에는 뭔가 심오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차원기사단의 신서울 융단폭격에도 정작 G 타워는 피해가 가지를 않는 상황. 아무래도 진서희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이들도 다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 결코 불가능하다. 진서희는 유하나의 복수를 위해 신서울을 파괴할 뿐이라는 말을 지금 이 일을 벌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반복해서 말할 뿐. 진서희는 융단폭격도 그저 적당히만 하고 끝날 거 같다며 너무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진 말아줬으면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데, 이러다가 제2차 차원전쟁은 진서희로 시작되지나 않을까?
신서울 전역을 향해 투하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폭탄. 마치 세계대전에나 소비될 만한 수준의 폭탄을 투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히 신서울만 투입한 것이 아니다. 압록강 및 두만강에도 대규모 폭격을 가하여 중국군과 러시아군의 개입을 원천 봉쇄시킨 상태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강을 건너고자 할 경우에 차원폭탄들이 터지도록 한 것이다. 외부 세력의 개입을 아예 막아버리는 차원기사단. 그렇게 Tu-160 폭격기들이 약 10여 분에 걸쳐서 신서울 전역에 융단폭격을 가하고서 위상 게이트의 개방을 통해 본진으로 귀환한다. 그럼 거기서 끝일까? 그렇지 않다. 미처 귀환하지 않은 폭격기 1대가 문을 개방해 서큐버스들을 공수강하하고서 위상 게이트를 개방해 사라진다.
서큐버스들이 방탄철모를 쓰고, 방탄복을 입은 상태에서 소총까지 착용한 모습에서 무슨 여군 특수부대라도 되는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특경대 대원들이 사격을 가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서큐버스들에겐 ‘은장도(銀粧刀)’ 로 보이는 무기까지도 준비가 되어 있는데, 혹시라도 생포될 경우에 자신의 목을 찌르거나 베어서 자살을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엠프레스 서큐버스도 은장도는 있다. 이들은 적들에게 체포되려고 할 상황에 대비하여 자살하는 훈련까지도 받았다. 자살을 하거나, 방탄복에 장착된 자폭공격용 폭탄의 전원을 켜서 자폭하는 방법도 있다. 은장도를 사용할 수가 없다면.
근데 굳이 낙하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위상 게이트를 개방하는 식으로 침입이 가능한데도 왜 굳이 낙하산 공수강하를 택했을까? 아무래도 위상력 방출을 최소화하려는 방안은 아닐까? 위상 게이트가 열리면 레이더에 강하게 잡히고서 특경대를 포함한 유니온이 곧바로 대처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근데 말이다. 유니온 터릿들을 모두 터트린 상황에서 문제가 될 것도 없는데, 이 녀석들의 위상력 감추기 작전도 참 가지 가지한다. 위상력을 감추는 페이즈 스텔스가 아직은 진서희 혼자에게만 유효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페이즈 스텔스가 상용화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유미. 잘 보도록 해.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저들을 향해 복수하는 모습을.”
“......”
“너도 조만간 군단으로 오겠지. 그렇게 해주는 게 너에게도, 그리고 네 부모도 기뻐할 일일 테니까.”
“......”
“잘 생각해둬. ‘이름없는 군단(Nameless Legion)’ 의 영광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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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강하를 한 서큐버스들은 약 30여 명으로 추정이 된다. 그 중에는 당연히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대장이다.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재해복구본부를 파괴시켜버리라고 말하자 모두가 일제히 본부를 향해 수류탄을 투척한 이후에 AK-12 돌격소총을 들고서 특경대들을 보이는 대로 사살한다. 물론 엠프레스 서큐버스는 돌격소총을 대신해 산탄총을 들고서 마구잡이식 난사를 가한다. 당연히 유니온 터릿들을 포함해 신서울 전체가 융단폭격을 맞아 방어선이 완전히 무력한 지금의 상황을 놓치지 않고서 공격을 가하는 것이기에 모두들 당황할 수밖에 없다. A급 차원종들이 재해복구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저들이 공격을 시작하고서야 차원종 감지 레이더에 잡히니 기가 막힐 노릇.
특경대들은 놀랄 뿐. 왜냐하면 신강고등학교의 유하나 학생. 아니?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존의 보라색 머리를 대신해 검은색 머리로 바뀐 유하나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유하나의 전반적인 외모는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말이다. 보라색 머리가 검은색 머리로 바뀌었고, 보라색 두 눈도 붉은색으로 바뀌었다는 거. 게다가 지금의 유하나가 들고 있는 산탄총이 반자동 연사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러시아제 산탄총이다.
“아아... ‘러시아제 사이가(Saiga-12K) 산탄총’ 은 역시 멋져.”
“하나야!”
“......뭐야. 여기서 또 만나네, 이세하? 썩어빠진 클로저가 또 날 방해하러 왔군.”
“유리야.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이번엔 또 서유리야? 당연히 클로저인 네 녀석들을 내 손으로 죽이려고 왔지.”
“......하나야.”
“야, 이슬비. 너처럼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가?!”
“인간이 아니라 완전한 차원종으로 변해버린 건가?”
“뭐야. 이젠 제이 오빠도 날 상대로 험담이네? 하지만 상관없어요. 제가 죽여 드리면 그만이니까.”
“하나 누나.”
“미스틸테인이랬지? 애쉬와 더스트가 아주 잘 얘기해주더라? 너를 포함해서 검은양 5명은 오늘로 내 손에 모두 죽여주마!!”
“......”
“슬픈 표정 짓지 마라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은 네 녀석들을 바렐이 기회를 줬어. 난 바렐을 위해, 군단을 위해 이 목숨을 바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