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8화- [유일무이의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
호시미야라이린 2015-03-15 1
“뭐? 내가 ‘유일무이의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 이라고? 무슨 소리야?”
“못 믿겠지만 그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너도 그걸 인정하고 날 따라오길 바란다.”
“싫어!!”
“왜지.”
“설령 진서희 네가 한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난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어! 언젠가 저들도 네가 한 말을 알아채겠지.”
“......”
“그럼 난 아마도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까지 가겠지. 그래도 너에게 갈 생각은 없어!”
“......과연 그럴까. 네가 그런 상황에 처하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김유미와 진서희의 대화는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진다.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이라는 존재만으로 인간들에게 있어서 얼마나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존재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고 묻자, 김유미는 그럴 지도 모른다고 답하며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한단다. 그러나 자기가 혼혈이란 것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반응. 서희는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심리학자들이 하는 말을 인용하며 ‘사람이 인정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사적으로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 라고 말한다. 서희는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말하며 그냥 가버린다. 가면서 넌 반드시 날 따라오게 될 거라고 한다.
진서희가 입고 다니는 시커먼 의상. 누가 보더라도 우월한 키를 가짐과 동시에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최적화된 의상이다. 무슨 소재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차원종 감지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페이즈 스텔스 능력이 있다는 것만 하더라도 알 수가 있다. 만약 페이즈 스텔스를 군단에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레이더 감지를 통해 사전에 대비하는 인간들. 그러니까 유니온을 사실상 유격전을 가하며 실컷 괴롭혀줄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진서희는 어차피 충분히 목적은 달성했다는 입장. 김유미에게 제대로 경고를 해뒀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거다. 어차피 결정은 그녀 본인에게 달렸으니 그 때까지 그냥 참고 상황을 지켜보면 다 해결이 될 수가 있다.
그 시각, 차원기사단에선 뭔가를 또 준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신서울의 재해복구본부를 파괴시켜서 사실상의 ‘재기불능(再起不能)’ 상태로 만들기 위해 암살첩보부대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니까 Tu-160 폭격기 편대로 융단폭격을 가해 신서울 및 해당 본부에 피해를 입히고, 2차 편대가 서큐버스들을 공수강하를 시켜 그곳을 신속히 점령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마카로프와 자카에프가 유하나를 포함한 서큐버스들을 투입해 모조리 다 죽인다는 계획인 것. 혹시라도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자살용 무기까지도 쥐어준다. 체포되어 입을 열지 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차원기사단의 기지에선 벌써부터 Tu-160 블랙잭 전략폭격기들이 이륙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신서울 융단폭격을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폭탄을 장착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실질적으로 이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마카로프가 아닌 자카에프. 자카에프는 신서울이 재기불능이 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말하고, 마카로프도 동의한다고 한다. 신서울의 인간들을 모두 박멸하기 위해선 유하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공수강하를 위한 준비도 빠르게 진행한다. 이들은 수송기가 없는 걸까? 수송기가 만약 없다면, 폭격기에 타고서 공수강하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전투를 준비하는 서큐버스들과 유하나의 표정이 매우 진지하기 그지없다.
뭐랄까? 세계 최악의 수배범을 사살하기 위해 떠나려는 군인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유하나는 자신을 경멸한 인간들을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생각하며 저들보다 더욱 강력한 전투의지를 보인다. 마카로프의 이 계획이라면 진서희도 이미 다 알고는 있다. 특별한 기기를 이용해 상황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서희는 다 묵인해줄 생각이다. 저런 것을 다 폭로한다면 유하나의 복수를 이루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하나의 심정을 서희는 아주 잘 알고 있기에 그냥 묵인해줄 생각이다.
------------------------------------------------------------------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까? 현재는 아무도 없는 G 타워의 옥상이란 곳.
그곳으로 진서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을 드러내자 ‘노어(露語)’ 로 온갖 이상한 말을 해댄다. 러시아어로 무슨 말을 하는데, 간략하게 번역한다면 핵미사일 발사코드를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클로저 요원들 가운데에 진서희가 유일하게 핵미사일 발사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금장치가 걸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발사코드가 자꾸 틀렸다고만 나온다. 하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의 위상력으로 잠금 기능을 자체적으로 풀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 그러나 핵미사일까진 안 되고,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게다가 ‘핵탄두(核彈頭)’ 장착한 것은 사용할 수가 없다. 아무리 강력한 위상력을 방출해도 해당 잠금은 해제할 수가 없도록 해둔 모양이다. 뭐, 그래도 그 기술이라도 사용할 수가 있다는 점에 감사할 뿐. 신서울의 곳곳에 배치된 ‘유니온 터릿(Union Turret)’ 들이 바로 그 목표다. 왜 유니온 터릿들이 공격목표일까? 진서희 본인은 차원기사단의 암살첩보부대가 곧 그곳으로 공격해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융단폭격 및 공수강하를 단행할 때에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습개시 바로 직전에 유니온 터릿들을 모두 파괴하여 대공방어능력을 사실상 무력화시킬 필요가 있다.
“......”
“......진서희. 무슨 짓을 한 거야.”
“뭐야. 김유미잖아. 제 때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나도 이미 다 끝났으니까.”
“끝나다니. 뭘 말하는 거지?!”
“신서울의 곳곳에 배치된 유니온 터릿. 그것들이 모두 파괴될 거다.”
“파괴될 거라고?!”
“그래. 현재 신서울에 배치된 ‘유니온 터릿(Union Turret)’ 은 모두 9개.”
“......!!”
“강남구, 용산구, 마포구, 관악구, 강북구, 강서구, 영등포구, 기타 등등이지.”
“......어떻게 그런 기밀사항을?!”
“김유미. 너에게 특별히 허락해주마. 신서울이 유하나의 복수로 피바다가 되는 것을.”
“유하나?!”
“저 녀석들은 모두 유하나를 죽이고자 했어. 그렇기에 이번엔 그녀가 복수해줄 차례다.”
“......”
“유니온 터렛의 ‘패트리어트(Patriot)’ 지대공미사일 포대는 모두 파괴될 것이다.”
“뭐?!”
“......‘초결전기 : 슈퍼 미사일 스트라이크(超決戰技 : Super Missile Strike)’ 좌표설정 및 발동.”
진서희의 미사일 발사코드 입력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코드인증까지 완료했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거대한 마법진으로 보이는 것이 모습을 드러내고, 무수한 양의 탄도미사일들이 떨어진다. 목표는 당연히 신서울의 유니온 터릿 9개. 그런데 9개의 터릿들을 파괴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탄도미사일을 투하한다? 아무리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은 미사일이라지만 이건 정말 너무한 거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 부르기도 하는 소위 ICBM 미사일들이 떨어지는 것이기에 크기부터가 어마어마하다. 이슬비가 차원의 틈을 개방하여 버스 폭격을 가하듯이 여기선 ICBM 미사일들이 떨어져 유니온 터릿으로 향한다. 터릿들이 서둘러서 미사일을 쏴서 요격해야만 한다.
몇몇 미사일들은 요격에 성공하지만, 100발이 날아올 때에 100발을 모두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세상에 100/100 이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만약 9발 이상이라도 떨어져서 폭발한다면 유니온 터릿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어 유니온의 신서울 방공망은 완전히 무력화가 된다. 끝의 탄두 부분에만 화력이 집중된 것이 아니다. 슈퍼 미사일 스트라이크에 사용되는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로켓의 몸체까지도 모두 어마어마한 양의 화약과 같은 것이 있어서 폭발력이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슈퍼 미사일 스트라이크에 사용되는 그 문제의 ICBM 미사일을 ‘핵탄두가 없는 대량살상무기’ 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