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0화-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우리 딸 서희야.]
호시미야라이린 2015-03-08 1
서진이 자신의 딸아이를 왼손으로 어루만지며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인다.
본인이 클로저면서 정작 하나 뿐인 아이를 지켜내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하며 유니온의 실험체로 이용당하는 것을 눈치 채지를 못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말한다. 나는 엄마 자격이 없다며 괴로울 뿐.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눈을 감고서 잠을 잘 뿐. 서진은 마지막으로 딸인 서희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데, 그런 서진의 옆으로 누군가가 조심스레 다가온다. 바로 자신의 남편이자 서희의 아빠인 자. 본래는 자신도 클로저 요원이었지만 사실상 정식요원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괘... 괜찮아... 당신?”
“뭐야. 당신이야?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나도 이미 죽은 몸이야. 하지만 애쉬와 더스트 남매가 당신과 같이 전생모드로 살려낸 거지.”
“......”
“여보. 아니, 서진아. 당분간은 만날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서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두자.”
“......그러자.”
“고마워, 여보.”
“나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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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야. 음식 가리지 말고, 많이 먹고... 쑥쑥 잘 자라야 한다?”
“......”
“목욕은 매일 해서, 항상 깨끗한 몸을 유지해야 한다? 또, 늦게 자선 안 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저녁 10시가 되기 전에 자는 게 좋거든.”
“......”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길 바랄게. 친구들? 굳이 많이 사귈 필요는 없어.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친구... 몇 명이면 되거든. 어정쩡한 친구 수백 명보다 진심어린 친구 10명 이내가 더 낫다는 말도 있잖아?”
“......”
“솔직히... 이 엄마는 잘 못해서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만약 학교를 다니게 되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만약 너도 클로저 요원으로 발탁이 되면 열심히 훈련하고. 근데 말이야? 사람이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야. 그러니까, 잘 안된다고 해서 너무 화내거나 기죽진 말아줘. 알았지?”
“......”
“너도 학교에 다니면, 선생님과 선배들의 말... 잘 듣길 바랄게.”
“......”
“아... 아!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어. 클로저 요원으로서 지켜야할 규칙... 이란 건데. 굳이 클로저가 아니라도, 어떤 삶을 살더라도 돈거래는 확실하고 깔끔하게 해야만 한다? 또, 일하고 받은 돈은 은행에 반드시 저축하고. 술? 술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 술을 가까이하는 것이 방탕한 삶을 산다는 거거든. 알았지?”
“......”
“그리고... 클로저 요원에게 있어서 큰 문제점인 ‘연애(戀愛)’ 관련인데, 솔직히 연애와 사랑이란 건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 엄마는 여자잖아? 너도 여자고. 그래도 하나 확실한 것은 말이야.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있단 거야.”
그 이후로도 서진의 당부는 계속되었다. 당연히 옆에 있는 그녀의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서희를 바라볼 뿐. 서진 혼자서만 계속 말을 하는데도 전혀 불평불만이 없는 표정을 짓는 그녀의 남편. 애쉬와 더스트는 밖에서 그들을 지켜볼 뿐이다. 물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전혀 들을 수가 없다. 저 안은 방음기능이 내장된 영향인 것인지 밖으로는 절대 소리가 유출되지 않는다. 애쉬와 더스트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저런 거냐? 라는 표정을 짓는다. 만약 홀로 남겨질 저 아이는 이제 누가 키워가게 될까란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인간계의 고아원으로 보내질 거 같다고 한다.
어차피 서희의 머리에는 무슨 기기로 보이는 것이 씌워진 상태라 사실상의 ‘혼수(昏睡)’ 상태나 다름이 없다. 유니온 측에게서 실험체로 쓰이고, 군단의 실험체로도 쓰이는 서희. 어린 진서희는 자신의 옆에서 말을 하는 것이 엄마란 것을 알 수가 없다. 혼수상태나 다름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머리에 차고 있는 그 기기를 벗지 않으면 계속 혼수상태를 유지하는 진서희. 서진과 그녀의 남편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하고 있다. 서희의 머리에 차고 있는 그 기기는 차원종의 힘을 주입하기 위한 장치와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머리에 차는 거라고는 하지만, 장착은 눈 쪽으로 하기에 ‘어뮤스피어’ 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조금은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단다.
“너도 크면 이성에 관심을 갖겠지? 괜히 이상한 남자 만나면 안 된다? 알았지?”
“......”
“그리고, 클로저 요원으로서 지켜야할 금기. 바로 국장님은 조심하는 게 좋다니깐. 너무 미남이라서 모든 여자들이 넘어가기에 탈이라니까?”
“......”
“......콜록! 콜록!! 이... 이제... 나... 남은 시간이...”
“......!!”
“놀라지 마. 괜찮으니까.”
“......”
“서희야. 앞으로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매우 많을 거야. 절대로지지 말고, 자신을 믿고, 그리고 꿈을 가지고. 그리고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맞서길 바랄게.”
“......”
“좀 더, 좀 더, 좀 더 너와 함께 있고 싶었는데. 너에게 많은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우리 딸 서희야.”
“......서진아.”
“여보 미안해. 내 말만 해서.”
“아니야. 괜찮아. 오히려 고마워. 내가 할 말까지 당신이 다 해줬잖아?”
“......여보.”
“......서희야. 이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은, 잔소리가 심한 엄마가 한 말하고......”
“......”
“......마찬가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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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어딘가. 바로 ‘여성가족부(女性家族部)’ 청사가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
여성부 사람들과 장관이 서큐버스들의 손에 끌려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진서희가 서있다. 진서희는 당장이라도 너희들을 사형시키겠다는 듯한 매우 살벌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당연히 서희의 옆에는 유하나인 엠프레스 서큐버스가 총을 들고서 서있다. 여성부 임원들과 차관, 그리고 장관을 잡아서 끌고 왔다고 말하는 그녀. 서희는 말을 꺼내지도 않고서 자신의 건블레이드로 임원들과 차관의 목을 베어버리며 사형을 집행한다. 당연히 장관은 왜 이러는 거냐며 화를 내고 있다.
“진서희! 유니온의 최정예요원인 네가 어째서 차원종들과 있는 거냐!?”
“궁금한가. 장관.”
“......!!”
“내가 아는 동료들은 ‘셧다운제’ 라는 걸 극도로 싫어하거든. 그 동료들을 대신해서 내가 너희들을 ‘공개처형(公開處刑)’ 집행을 해주는 거다. 방금 내가~ 임원들과 차관을 바로 목을 베어버렸지? 실시간 생방송으로 모자이크 없이 나오고 있다.”
“......!!”
“왜 그리 놀라? 어린애들을 너희들의 바로 10m 앞에서 공개처형이 되는 모습을 보도록 하는 것이 뭐가 불법이고 잘못된 일이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