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출발선

PlatDisco 2014-12-13 0

우리 집안은 대체적으로 국가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11년전 각 지역에 차원문이라는것이 열리면서 1차 차원전쟁이 벌어지게 되고 그 여파로 인해 위상력이라는 힘을 사람들이 가지게 되었다.
우리 가족들 또한 예외는 아니였다.

처음엔 국가 연구소에서 일하시던 부모님이, 두번째로는 건망증이 조금 심하셨던 엄마때문에 
연구소를 밥먹듯이 들낙날락거렸던 11살의 형이 위상력에 각성하면서
우리 다섯 가족중 나와 내 여동생을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차원종에게 대항하기 위해 설립되어진 유니온이라는 단체에서 훈련을 받게 되었다
나와 내 여동생은 어린마음에 국가를 위해 일하시는 부모님과 아직 훈련생이지만 국가를 위해 일하게 될 형을 자랑스러워 하며 지냈던것도 같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뒤 하필이면 거대 차원종이 부모님과 형이 훈련을 받고 귀가하던 중에 나타나게 되었고
부모님은 본부에서 지원이 나올때 까지의 시간을 벌기위해 그 거대 차원종과 싸움을 벌이셨다

그리고 지원나온 클로저들이 도착하였을땐 아빠는 이미 돌아가시고 엄마께서는 중상을 입으셔서 황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이 불가능 하셨다고 한다.

형은 피난가던중 나타난 B급의 차원종에게서 사람들을 지키기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고 목격자가 증언해주어 사망을 확인했다

그뒤, 유니온이라는 단체와 정부에서 찾아와
부모님과 형의 활약으로 상당수의 시민들의 생명과 거대 차원종으로 발생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부모님, 아니 엄마의 유언이라며 영상을 보여주었다

-아들... 엄마가, 정말 미안해... 아들이랑 딸만 남겨두고 정말, 정말 미안해... 아들,딸 엄마가, 엄마가 정말 사랑하는거 알지?

영상속의 엄마는 울고계셨다
나와 내 여동생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계셨음에도 계속해서 울고계셨다

그것이 싫었다.

부모님과 형이 국가를 위해 일하신다고 자랑스러워한것도 어리석게 느껴졌었다

사랑한다면 그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돌아와야 할 것이 아니던가
정말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그렇게 서글피 울면 않되지 않은가

이후 나는 정부를, 유니온을 미워하게 되었다.
물론 부모님과 형이 목숨까지 바처가며 이루어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 은 아니였다.
오히려 그것은 숭고한 희생이라 볼 수 있는 행위였다

하지만 어렸던 나는 그저 정부와 유니온이 부모님을 빼앗아 갔다고만 여겼다.
때문에 초등학교를 다니던중 내게서 위상력이 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남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유니온 소속의 클로저가 되었다손 치더라도 내가 부모님이나 형처럼 죽기라도 한다면 여동생은 정말로 혼자가 되어버린다.
내가 지켜줘야만 했다 

그런 생각으로 6년을 살아왔다.
위상력은 상상이상으로 강력해 부엌칼만으로도 하급의 차원종과 싸워 이길 수 있었다.
억제기가 설치된 이후로는 C급 이상은 가끔가다 보이는 수준이였고 최 하급인 F급이 대다수를 차지했기에
나는 충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 생각은 머지 않아 깨지게 되었다,

바로 지금

B급의, 형의 목숨을 앗아간 놈과 동일한 등급의 놈이 내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서있었기 때문이다.
내 손에는 날이 반으로 부러저버린 잭나이프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동생은 클로저에게 신고해 달라는 이유로 멀리 보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죽어버리면 동생은 혼자 남게 된다

그래서는 안된다.

나에게는 더 강한 힘이 필요했던것이다.
바보같이 왜 그정도의 힘으로 만족을 했던 것일까

"동생아... 미안하다.."

그때, 나의 목숨을 끊기위해 천천히 다가오던 차원종의 고개가 뒤쪽으로 젖혀지나 싶더니 곧바로 넘어졌다

" 미안 늦었지?"

"생존자는?" "얘밖에 없는 것 같아"

나를 지키듯이 선 사람들은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들중 두명을 제외하고선 나보다 적은 위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내가 목숨을 버리듯이 달려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흠집하나 내지못한 B급의 차원종을 쓰러뜨릴 정도로 강했다.
장비차이나 숫자차이라고 변명할 수준이 아니였다

내게 아무리 위상력이 강력하다고는 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는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클로저가 싫다고는 해도 그들이 가진힘은 정갈하고 강력했다

B급 차원종이 쓰러지고 그들은 내게 다가왔다

"흠, 너 위상력 사용 할 수 있지?"

들켰다

"네가 왜 클로저가 되지 않는지 내가 왈가왈부 할 영역이 아니지만..."

그녀는 외투속에서 명함을 한장 꺼내더니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래도 만약 하고싶은 마음이 든다면 여기로 연락해. 연락하면 하고싶은걸로 간주하겠어"

"이... 세영씨..."

그때 구급차의 사이렌소리가 들려왔다

"아, 때마침 도착했네. 그럼 꼬마야 몸 관리 잘해"

나는 그말에 답하지 못했다.

손에 든 명암에 피가 번저갔지만 나는 그저 명함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뚫어지게 처다볼 뿐이였다.



병원에서 퇴원한지도 삼일이 지났다

"네... 네, 뭐 그렇죠. 감사합니다"

이세영씨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고, 여동생에게 얼굴한번 비춰준 다음에 굳어버린 몸을 풀기위해
약속장소까지 뛰어가기로 했다.

나는 이번일로 확실히 깨달았다. 내가 클로저를 싫어하는 것은 부모님과 형을 앗아간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였다
내가 죽어버리면 여동생만 남기에, 여동생에게 그 고통을 더이상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죽음을 피하기위해선 ,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 저기 오는구만"

지금까지 나는 너무 빙 돌아왔다. 

"늦어 신입"

남들이 먼저 출발해 저 멀리 가있을때, 나는 지금에야 출발선에 도착했다.

"수습요원 이하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2024-10-24 22:20: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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