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물
덕후나하는캐릭 2015-03-07 7
허억 허억 허억
멈칫.
"...또야?"
구로의 저녁 5명의 검은양멤버들이 한창 신서울 일대에서 아이작 추격작전을 벌이고있었다.
고위급 차원종의 뒤를 사이킥무브로 쫓다가 문득 거칠고 심한 호흡소리를 듣고 이슬비의 눈이 나지막하게 찢어진다.
'**...또 놓쳤어...'
이슬비가 제이를 살짝 흘겨보며 생각한다.
"얘..얘들아 왜 멈춘..거지? 나 아직 쌩...쌩하다구!"
"제이 아저씨...."
세하가 동정의 눈빛으로 한때 울프팩의 전설의 멤버 제이를 쳐다본다.
"저기 저기 지금 한창 쫓아가야 될때 아닌가요? 왜 멈췄죠?"
"쉿 테인아!"
서유리가 아직 어려서 상황을 이해 못하는 미스틸테인에게 주의를 준다.
그러나 그녀 역시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드는건 아니다.
한창 아이작의 체력이 빠져있을때 확실히 해치워야 할 기회.
그 기회를 제이의 위상력 부족으로 인해 놓치고 만것이다. 문득 마음속으로 제이를 원망하고 있었다.
제이의 눈이 일그러진다
툭
거친 호흡으로 주머니에 있던 평소 복용하던 약이 떨어진다
"**...몸이....야..약...약을.."
저벅저벅
스윽
"대..대장 고마워..."
제이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유니온제 건강음료 게르마늄을 받아낸다.
덜덜덜덜
그의 붕대 투성이인 손이 덜덜 거리며 게르마늄을 들이킨다.
"하...하하..."
손의 떨림이 멈춘다. 이미 온갖 과도한 약물 복용으로 지금 제이의 상태는 게르마늄을 복용하지 않으면
극도의 불안증과 의존증을 갖게 되는 돌이킬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되었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는 그였다.
"........"
무릎 꿇은채 게르마늄의 마지막 남은 한방울까지 털어넣는 제이를 보며 이슬비는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
검은양에서도 유독 제이와 가까운 세하가 슬비의 눈빛에 거북함을 표하지만 대들수는 없었다.
그는 실적도 확실한 리더니깐. 그저 세하가 할수있는건 뛰어가서 지친 제이의 몸을 부축해주는것 뿐이었다.
탁탁탁탁
"제이 아저씨!"
"고..고마워 동생...오늘 위상력을..너무 무리하게..사용했나봐"
테인은 아직도 제이가 왜 저러는지 이해 못한채 얼굴만 갸웃거릴뿐이었고
유리는 이미 놓쳐버린이상 아무래도 상관없다는듯 휘파람을 불며 잘 다듬어진 카타나를 칼집에 집어넣고있었다.
".....후퇴하죠..아이작 추격작전은 내일 마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오늘의 전투가 무의미하게 체력이 이미 회.복.되.있.겠.지.만"
이슬비는 따박따박 제이쪽을 보며 내일 다시 아이작의 상태가 회복될것이란걸 강조한다.
제이는 세하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다
"미안해...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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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으으으윽....약..약이!!"
부들부들 거리며 단칸방 조촐한 그의 숙소안 서랍을 ** 약을 찾아낸다.
잘그락 잘그락
투두둑
"허억 허억..."
텁
덜덜덜덜덜
"...더 먹어야 하는군..이정도 양으로는 이제 안되는건가..."
"**...이젠 자다가도 발작이라니...."
강력한 심신보조제를 먹으며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내가..어쩌다가 이런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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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복구 본부
검은양팀의 작전회의실로 하얀머리의 사내가 문고리 앞까지 다가왔다
'다들 모여있나?'
문득 문을열려고 하는 순간 안에서 들리는 대화소리에 멈칫하는 그였다.
"어제도 제이아저씨의 위상력이 바닥나서 놓치고.....정말...유정언니 더이상 제이 아저씨는 안되겠어요"
"슬비야!"
김유정의 다그침이 회의실을 맴돈다.
"너희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것도 제이씨의 판단력 덕분이란걸 알아야지!"
"그건 벌써 한참전의 이야기고 앞으로의 작전진행에 방해가 된다면 멤버의 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그건..."
김유정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사실 틀린말이 아니란걸 잘 알기에.
"근데 확실히 어제 아쉽긴 했어. 드디어 그 악명높은 아이작을 잡나 했더니 그 상황에서 위상력 바닥이라니 깔깔"
눈치없이 웃는 서유리의 웃음소리가 밖에 있던 제이의 가슴을 송곳이되어 후벼판다
이슬비는 서유리의 웃음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유정에게 논리적인 요구를 계속 하고있었다.
"저희도 이제 정식요원이 3명. 제이 아저씨가 정식요원이 된다고 해도 지금상황에서 크게 도움이 될거 같진 않아요."
그리고는 목소리를 한번 가다듬은채 김유정의 두 눈을 보고 똑바로 얘기한다.
"멤버의 교체를 해주시거나 주요 작전에선 제외해주기를 요구합니다."
잠자코 게임기만 만지던 이세하가 한마디 거든다
"...확실히 제이 아저씨는 이대로 가면 몸도 망가지고 저희에게도 여러모로 비효율적이긴 하니깐요..."
"..........."
제이는 문고리를 잡은채로 아무말 없이 듣고있었다.
자신에게 호의적인 세하마저 이렇게 말한다면 분명 이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리라..
툭
"어...? 아저씨..?"
"..테인이구나"
"안들어가고 뭐하세요?"
"...난 잠시 집에 놓고온게 있어서 좀 갖고오마"
.
.
.
"......"
지하철을 타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제이 그저 바람이 쐬고 싶었다. 회의실에 가서 그 무거운 공기를 자신은 감당할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지하철 벽보에 걸린 검은양팀 포스터가 눈에 띈다.
'분명히 아스타로트 작전을 끝낸 뒤였지...'
제이의 입꼬리가 미소를 짓는다.
'그때는 몸이 이렇게 까지 무너지진 않았었는데...'
"나도 참 잘나왔었단 말이....어?"
제이의 눈앞에 보인것은...
락카같은걸로 칠해져있는지 빨간색으로 제이에 관한 욕설이 적혀있었다
"......."
그의 힘없는 한숨이 지하철 출구 뒤쪽너머로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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