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6화- [클로저계의 전설. 서지수와 진서진의 과거]

호시미야라이린 2015-03-06 2

서지수는 그저 ‘묵묵부답(黙黙不答)’ 하는 듯한 표정으로 계속 바라볼 뿐.

그리고 그 날 저녁. 지수가 어떤 꿈을 꾸는데, 당연히 차원전쟁에 관한 꿈이다. 자기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서진을 자기 손으로 보내버려야만 했던 그녀. 그리고 서진을 닮은 서희란 애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 지수는 만약에 그 애를 또 만난다면 뭐라고 말을 해야만 하는 걸까? 뭐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본인이다. 서희와 처음 만났을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경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의 진서희. 서지수는 그 녀석을 생각하며 자신과 가장 친했던 친구를 떠올린다.

 

 

서지수가 기억하는 진서진. 그녀도 과거에는 자신과 같은 ‘클로저(Closer)’ 요원이라 불렸었다. ‘차원전쟁(Dimension Conflict)’ 시절에도 둘은 클로저 사상 최강의 전투력을 과시하며 차원종들을 섬멸해나가기도 했다. 서지수가 클로저계의 전설이나 다름이 없는 알파퀸으로 불렸다지만, 서진은 별로 불린 별칭이 없었다. 다만 지수와 마찬가지로 클로저계의 최강의 2대 여전사란 것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서진도 원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인이었는데, 위상력이 발견되었단 점으로 인해 클로저로 발탁되어 유니온에 배치된 이후부터 지수와는 언제나 한 팀으로 활동해왔다고 한다.

 

 

지수와 서진이 그간에는 정말로 친하게 지내왔는데, 둘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 날은 차원종들의 공격이 매우 거세었는데, 대형 항공기로 보이는 것들까지 매우 많이 동원하여 무자비한 전략폭격을 대도시를 상대로 퍼붓고 있었던 것이다. 클로저 요원들과 특경대 대원들이 차원기사단의 Tu-160 폭격기들의 무자비한 융단폭격으로 인해 방어선들이 보란 듯이 전부 다 뚫려나가고 있을 때. 도시가 그냥 ‘황무지(荒蕪地)’ 가 되어버리기 직전이었다. 차원기사단 예하부대 소속의 서큐버스들이 강력하게 몰려오는 것. 본래 알파퀸인 서지수가 다 쓸어버릴 수도 있지만, 하늘에서 폭격기들의 무자비한 공습까지 이어지기에 그럴 수가 없었다.

 

 

“이 차원전쟁.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거 같아. 지수야. 부탁이 있어.”

 

“응?”

 

“지수야. 아무래도 우리 둘 다 살아서 나갈 수는 없을 것만 같다.”

 

“뭐? 무슨 소리야?”

 

“넌 명색이 ‘알파퀸(Alpha Queen)’ 이잖아. 아무런 쓸모도 없는 나보다, 네가 살아서 탈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는 거야.”

 

“......!!”

 

“괜히 우리 둘 다 탈출을 시도했다가 모두 죽게 되는 수가 있어.”

 

“서진아. 왜 그래? 너 갑자기 왜 그래!?”

 

“말했을 텐데. 지금의 상황에서 괜히 욕심 부리지 마. 어차피 이 상황에선 둘 중의 하나는 양이 되어야만 해. 그 양이 바로 나란 거야.”

 

“서진아.”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어. 만약에 내가 유니온을 상대로 적이 된다면, 그 때엔 네가 반드시 내 숨통을 끊어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고마웠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의 ‘유일무이(唯一無二)’ 의 친구. 알파퀸.”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서지수를 향해 권총으로 쏴서 기절시킨다. 물론 총구에 소음기를 달았기에 외부에는 전혀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탄(實彈)’ 이 아니라 ‘마취탄(痲醉彈)’ 과 같은 것이다. 마취탄으로 서지수를 쏴서 잠재운 이후에 때마침 도착한 유니온의 건쉽 헬리콥터에 지수를 태우고서 떠나보낸다. 다른 클로저들과 특경대 대원들과 건쉽 헬리콥터에 태워 보내고서 홀로 남은 진서진. 그녀의 어깨에 메고 있던 AK-200AWS 돌격소총을 내려놓더니 카타나 계열의 건블레이드를 뽑는다. 서큐버스들이 카타나 계열의 건블레이드는 물론이고, 돌격소총과 화염방사기, 그리고 기타 무기들까지도 들었다. ‘중화기(重火器)’ 라도 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서큐버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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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수가 생각나는 서진의 마지막은 자신을 향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게 대해준 유일무이의 친구라고 말한 직후에 바로 총에 맞았을 때까지다. 서진이 카타나 건블레이드를 뽑아들었을 때에는 이미 폭격기들의 공습이 일시적으로 중지되고서 서큐버스들이 난입한 때. 난사를 가해 서큐버스들을 쓰러트려도 어차피 그냥 바로 일어선다. 아무래도 서큐버스들은 A급 차원종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니? A급 가운데서도 더욱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A+급 차원종이라 불러야 맞을까? 기껏 쓰러졌다가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서큐버스들의 앞에 나타난 것은?!

 

 

“처음 뵙겠습니다. ‘퀸즈블레이드(Queen's Blade)’ 진서진 클로저.”

 

“......”

 

“알파퀸 서지수를 제외하면 클로저계의 최강 여전사인 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뭐야.”

 

“절 모르시는 게 당연하죠. 왜냐하면 저도 당신을 처음 보니까요.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인 애쉬.”

 

“그리고 전 더스트라고 합니다.”

 

“......애쉬랑 더스트라고. 명색이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란 것들이 일개 클로저에 지나지 않은 날 만나고 싶어서 찾아오다니.”

 

“일개 클로저라니요. 자신을 너무 폄하하지 마십시오.”

 

“제 동생 애쉬의 말이 맞습니다. 당신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왜지.”

 

“제가 당신께 뭘 하나 보여드릴까요. 당신이 그렇게 믿던 ‘유니온(UNION)’ 에 관한 겁니다.”

 

“애쉬와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잘 보십시오.”

 

“......!!”

 

 

애쉬와 더스트가 퀸즈블레이드 진서진에게 보여준 이상한 환상은 무엇일까?

유니온(UNION) 관련 사람들이 그녀의 딸로 보이는 아이를 데려가서 무슨 실험체로 쓰고 있는 모습이다. 약물로 보이는 것을 주사기를 통해 주입하기도 하고, 온갖 행위들을 다 하는 모습에 서진은 충격과 공포를 금치 못한다. 애쉬와 더스트는 자신들이 나서서 막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하며 미안하단다. 지금에라도 구하러가고는 싶지만 이미 알파퀸 서지수가 저들에게 돌아간 상황이라 꿈도 꿀 수가 없다는 것이 입장. A급보다 강한 A+급 차원종들인 서큐버스들도 어려운 상대가 서지수라면 정말로 할 말을 다한 것. 유니온의 고위 수뇌부들이 자기 딸을 상대로 온갖 행위를 해대고 있었다.

 

 

애쉬와 더스트는 따님을 구해내지 못해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말하며, 따님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한다. 잡아달라? 서진은 처음에는 망설이지만 이내 그 남매의 손을 잡는다. 남매는 서진에게 고맙다고 말할 뿐. 남매는 차원기사단의 폭격기들에 대해 공습을 중지하고 철수하라고 알린다. 당연히 서큐버스들도 철수할 뿐. 애쉬와 더스트 남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차원종. 아니? 이름없는 군단의 총사령부로 보이는 곳. 남매가 말하는 ‘그 분’ 이라는 존재가 서진을 바라보더니 하나 뿐인 자식으로 인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겠느냐며 애를 쓰며 달래준다. 서진은 외동딸을 구하고 싶다고 말하고, 그 분이란 존재는 자신들과 같은 존재가 되어달라고 말한다.

 

 

당연히 서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수락했고, 그 작업이 진행된다.

군단이 서진에게 뭘 했는지는 알아서 생각하기 바란다. 유니온 측에서는 군단을 ‘차원종(次元種)’ 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 차원종이란 존재로 변해버린 서진. 자신의 본래의 모습은 유지를 하고서 차원종이 되어버렸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애쉬와 더스트 남매는 물론이고, 그 분이란 존재도 차원종이 된 그녀의 위상력이 매우 놀랍다. 뭐랄까? A급을 능가하는 S급도 아니고, SSS급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애쉬와 더스트 남매를 포함해 최고위급 간부들이 전부 다 덤벼도 전혀 밀리지 않을 위상력이란 거. 차원종 감지 레이더를 통해 본다면 아마 ‘측정불능(測程不能)’ 으로 뜰 것이다.

2024-10-24 22:24:0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