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결말이 나버린 세하가 햄스터가 되었을 뿐인...?
chizru 2015-03-04 6
위험해! 그것도 엄청 위험하다고, 이 상황!!!
"이, 이세하! 어딨는거야!"
"찍, 찍!! 찍찍!!"
'나, 나 여깄어!! 빨리 잡아줘!!'
다급한 마음에 소리를 빽빽 질러댔지만
역시 이 혼잡한 차원종 울음소리가 가득한 곳에선
연약한 햄스터의 소리는 당연히 이슬비의 귓가에 들리지 않았다.
"이세하, 어딨어!!"
[슬비야! 뒤에!!]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던 유정누나가 다급한 목소리로 이슬비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또 눈치챘을 땐 이미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탕-!'
어디선가 익숙한 총성음이 들렸다.
총알이 정확히 몸을 꽤뚫은 차원종은 고통에 몸부림 치며 이내 가루로 변하여 공중으로 흩어졌고,
이내 익숙한 음성이 귓가에 들렸다.
"슬비야, 세하야! 다친 데 없어?!"
"유리야...!"
유리는 빠르게 주저앉은 이슬비의 곁으로 다가갔다.
"슬비야, 무사한거지?!"
"유리야... 세하가..."
"그 이야긴 조금 이따하자. 일단은 여기 주변 부터 정리해야겠어."
유리가 안색이 창백해진 이슬비를 진정시키고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는 칼을 바로 잡으며 엄청난 속도로 차원종들을 향해 달렸다.
"키에에에엑-!!!"
그 순간, 차원종들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유리에게 달려들었고,
유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차원종들을 빠르게 처리했다.
하지만...
"찌, 찍!! 찍찍!!"
'이 차원종들이!! 바닥을 잘 보고 다니라고!!'
그 차원종들의 움직임 덕분에 최초로 '차원종에게 밟혀 죽은 클로저.'라는 명성을 얻을 뻔 했다.
그렇게 난장판이 된 틈에 나는 일단 작아진 몸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여 서둘러 교실 한 구석에 쌓여있는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차원종들을 벽히 물리친 유리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마지막 차원종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그 검에 치명타를 입은 차원종은 이내 책상에 부딪치고는 차원종 특유의 괴상한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하지만 그 차원종이 부딪쳐 무너뜨린 책상이
"찍-?!"
왜 하필 내가 숨어있는 책상인건데?!
차원종과 부딪침에 의해 곱게 쌓여져 있던 책상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나 둘씩 우르르 무너져 내렸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는 그 떨어져 내리는 책상을 다급히 피하며 모든 책상이 무너지기 전,
'아직 살아갈 희망이 있어!' 라고 말하는 듯한 책상 서랍 안에 쑥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상 떨어지는 소리가 그쳤을 때 책상 무더기 밖으로 의기양양한 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헤헤, 서유리님의 솜씨가 어떠냐!"
'멀쩡한 사람 하나 죽일만한 위력이 충만한 솜씨로군.'
나는 마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갑자기 쌀쌀해진 공기에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가만히 있자, 작지만 책상 무더기 밖에서 이슬비와 유리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보다 슬비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세하는? 어디있어?"
"내가... 내가 너무 허점을 보인 탓에... 날 지키려다가 내 손을 놓아버려서 햄스터로 돌아가버렸어..."
"그, 그럼 세하는 지금 햄스터 상태로 이 학교에 있다는거야?!"
유리가 경악스럽다는 목소리로 묻자, 이슬비는 대답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음, 혹시 자기때문에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죄책감이 느껴진다거나.. '
아니, 이건 내가 생각해도 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이슬비의 말에,
"나 때문에... 세하가 햄스터로 돌아가서... 차원종들에게 발견되어서 죽어버린 게 아닐까?..."
'진짜 그렇게 생각했던거냐!'
내 생각은 옳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멍하니 이슬비가 말한 어처구니 없는 생각에 나름대로 쇼크를 받고 있을 때,
때 마침 들려오는 유리의 목소리에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유리는 '약간' 단순하다는 것을.
"그, 그런거야....? 세하는... 죽어버린거야?..."
아니, 저기 얘들아.
나 살아 있다니까? 멋대로 살아있는 사람 죽은 것처럼 만들지 말아줄래!!!
그래, 여기서 내가 소리를 내면 날 찾아줄 수 있을지도 몰라!
나는 급하게 생각난 대로 힘차게 소리를 질러댔지만, 엄청난 책상 무더기 속에서 햄스터의 작은 '찍찍~'이란 단어는 힘없이 책상 실드에 막혀 떨어질 뿐이였다.
'제발 좀 들어주라!!'
하지만 나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댔고 이내 너무 질러댄 탓에 기진맥진 하고 있을 때,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정말 받아드렸는지 훌쩍거리던 유리가 말했다.
"어디서... 햄스터 소리 나지 않았어?..."
"저, 정말?!"
"!"
'드디어 들어줬구나!!!'
나는 기쁜 마음에 몸을 벌떡 일으켰고, 있는 힘을 다해 다시 한 번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찍!! 찍찍!!!"
"저기, 저 책상들 속에서 나!!"
아, 유리야... 넌 정말 하나 밖에 없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나름대로 감동먹으며 마음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이슬비와 유리의 발소리가 가까워졌고,
이내 덜그럭 거리며 내가 숨어있는 책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찍?!"
"아, 또 소리 났어! 들었어, 슬비야?"
"들었어...! 확실히!"
그 순간, 책상이 두둥실 뜨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갑자기 책상이 수직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 나는 악착같이 책상 속 안에서 버텼고,
얼마 가지 않아 힘이 다한 나는 책상에서 손을 떼자마자 순식간에 책상 밖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내가 책상 밖으로 떨어져 내리자, 이슬비와 유리는 동시에 다행이도 나를 발견해주었다.
"아, 세하다!!"
"이세하!!"
하지만 떨어지는 날 받아주지 않으련...?
'이제 떨어지는 건 그만...!'
그렇게 생각하며 점점 가까워지는 교실 바닥에 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쳐 아플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나는 바닥과 부딪치지 않았고,
두려움에 살짝 눈을 뜬 순간, 이슬비가 울먹거리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회전이 시작되자,
'아, 이슬비가 염동력으로 구해줬구나.'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바닥과 부딪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때,
"이세하...!"
옆에서 이슬비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자, 이슬비가 고개를 숙인 채,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뭐, 뭐야...'
웬지 모를 두려움에 잔뜩 몸을 긴장시키고 있는 순간, 이슬비가 나를 향해 손을 뻗더니 이내 그대로 나를 안았다.
그리고 나는 이슬비의 손에 닿은 것으로 인해 인간으로 돌아왔고,
"아, 저 이슬비씨?.."
나는 계속 말없이 껴안고만 있는 이슬비를 바라보며 미묘해지는 기분에 용기내서 이슬비를 불렀다.
하지만 용기내서 불러낸 것 치고는,
"...조용히 하고 있어, 바보야."
대답이 너무 차갑다.
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우리를 바라보는 유리를 향해 sos신호를 보냈지만,
유리도 아까 이슬비한테서 보았던 울먹이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결과, 나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그냥 말없이 녀석에게 안겨 있었고,
'이제 될 때로 되라...'라는 마음으로 멍하니 녹색 칠판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무서웠어."
드디어 이슬비가 입을 열었다.
"어? 뭐가..."
'뭐가 무서운데.'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슬비는 말을 시작했다.
"너가 정말로 죽어버렸을 까봐... 내가 너무 방심한 탓에... 너를 죽게 만들었을 까봐... 무서웠어..."
"......."
이슬비의 말에 누군가가 망치로 내 머리를 세게 때린 것처럼 한동안 나는 멍하게 이슬비를 쳐다봤다.
하지만 이내 나는 피식 웃으며 한 손을 올려 녀석의 머리 위에 얹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 순간, 갑자기 이슬비가 부들부들 몸을 떨더니 이내 나를 확 떼어놓으며 말했다.
"거, 걱정해주긴 누가...!"
"하지만 아까 네가 했던 말, 그건 날 걱정했다는 소리 아니였어?"
"아, 아니거든!! 난 그저...!"
"저기, 리더님. 사람과 대화할 때는 눈을 마주쳐 주지 않겠어?"
"시, 싫거든!"
...부끄러워서 얼굴 빨개진 거 다 보이니까 얼굴 안돌려도 되는데.
하지만...
"그래도 좋아."
"뭐, 뭐?!"
"좋다고. 지금 이 상황."
"이, 이세하!! 지, 지금이 무, 무슨 상황인데 좋, 좋다는거야!"
"그러니까..."
무언가 단단히 오해를 한 리더님에게 상황 설명을 하기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
"우에엥!! 세하야!! 진짜 난 너 죽어버린 줄 알았어!!! 살아서 다행이야!!!"
"서, 서유리?!"
유리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유리만의 특유의 압사시키기로 나를 꽈악 안아대고는 코를 훌쩍였다.
"저, 저기 유리야... 나 안죽었으니까 놔 볼래?..."
"싫어!! 허어엉... 내가 정말 얼마나 걱정했는데...!"
아, 정말 못말리겠다.
"그래, 그래... 마음껏 껴안아라..."
"안 그래도 그럴거야!! 니 옷에 코도 풀거야!!"
"뭐?! 야, 그건 좀...!"
"팽!!!!"
"아, 벌써 풀었어!!"
"이, 이세하! 방금 유리한테 한 말! 무,무슨 의미야!"
"대체 넌 또 왜그러는데!!"
"흐어엉!!"
결국은 똑같이 시끄러운 결말로 이루어진 하루였지만,
그래도 좋다.
누군가가 나를 걱정해주고,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준건.
이 애들과 같은 팀이 되어
행복하다라고 생각했다.
[세하가 햄스터가 되었을 뿐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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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짧은 것 같기도 하고 긴 것같기도 한 글을 쓴 chizru 고 합니다.
음, 네... 결말이네요?..
저도 몰랐네요. 쓰다보니까 결말과 가까워져서 결국 그냥 오늘 결말 내기로 했습니다.(웃음)
한 3일인가요... 제가 이걸 안 쓴게..
사실 새학기고 이제 학교도 갔다오니까 쓸 시간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너무 오래 안쓴 것 같네요.
아, 물론 제 기준에서 입니다.(웃음)
이런 비루한 소설을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혹시 기다리셨던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사실 쓰기 귀찮았어요.(당당)
하지만 무사히 결말을 냈으니 다행이네요. (좀 흐지부지 하지만... 심지어 제목도 정확치 못하다.)
전 작심 삼일이라 결말도 못쓰고 끝낼 줄 알았는데....
아무튼 짧았지만 그동안 계속해서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쓸 게 생각나면 다시 오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