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긴 했는데, 뭐가 꼬였어 – 2
IronMaid 2015-02-28 0
팬픽이라 기존의 클로저스 게임과는 다소 설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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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오래전 카프카라는 사람이 쓴 ‘변신’이라는 소설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한 마리 갑충이 되어서 갖은 고생을 다하다 가족에게도 외면당하고 결국은 안타깝게 죽는 내용이다.
당시 소설의 뛰어난 묘사에 불쌍하다 공감은 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체험할 줄은 그는 몰랐다. 다행히 주인공으로 나오는 친구처럼 몸을 침대에서 뒤집는데 고생하지는 않았던 게 다행이라고 할까.
“그나마 스케빈저가 아닌게 다행이라고 할까....”
그는 조용히 양손에 있는 덮개 같은 걸로 얼굴을 섬세하게 비볐다. 현재의 모습을 확인하고 절규한지 1시간 가까이 지난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사고를 당한 순간부터 지금까지가 꿈이고 깨어나면 병원침상에 누워있는 자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자신을 이 모양으로 던져버린 꼬마애에 대해 속으로 한바탕 욕을 하려다가 참았다. 왠지 자칫하면 다음에는 진짜 스케빈저가 될지도 모를 것 같아서였다.
“드디어 찾았다. 내 형제여. 여기서 뭐하냐?”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A씨는 깜짝 놀라 옆을 보니 현재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게 생긴 차원종이 한명 등장했다.
게임에서도 봤지만 자신보다 약간 뿔이 더 큰 크리저리드 블래스터, 뭔가 전대물에 나오는 괴인같아 보이던 일러스트에 비해 실제로 보이는 모습은 보다 현실성이 있었다.
원래 자신 같았으면,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졌겠지만 묘하게 익숙해 보이는 그 모습은 현재 자신이 차원종이 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A씨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는 이름도 몰랐다. 게임 내에서는 똑같이 크리저리드 블래스터로 표기되어 있었으니까.. 기억나는 건 자기 뿔 자랑하다가 자백제 맞고 온갖 정보를 발설하다가 사망한 조금 불쌍한 녀석이라는 것 정도...
“어... 아!... 안녕하세.. 아니 여긴 왠일이야?”
“뭐야? 너 일선에 나오니 긴장했냐?”
그러고 보니 처음 나온 크리저리드 블레스터는 말은 참 잘했다. 처음에는 신강고챕터의 최종보스라도 되는 줄 알았다. 물론 다른 군단의 참모장에게는 금방 발리지만...
“어.. 으음 흠.. 잠깐 다른 생각을 했을 뿐이야. 형님..”
그는 순간적으로 블래스터 시리즈(...)들간의 관계에 대해 서로 뭐라고 불렀는지 몰라 헷갈렸지만 직장시절 익힌 임기응변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 몹에게 뭔가 불길한 이름을 가진 초월적 존재에 의해 원래 모니터 밖에서 날려져 왔다고 해봤자 믿지도 않을 것 같고 잘못하면 공격받을 수 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래? 어쨌든 이번 일은 위에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잘 처리해라. 우리 말고 다른 쪽에서도 나와 있다는 첩보도 있으니까, 아름다운 이 몸의 명예를 잘 지키도록, 크크큭. 그러고 보니 어제 나에게 신경쓰이는 정보가 있어서 한강변에 갔다온다고 했지?”
말을 하면서 그 형제(...)는 자신의 손등으로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왠지 귀여워 보였다. 자기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지만.. 왠지 크리저리드 계열 차원종들은 드라군들과는 달리 어쩐지 다들 헐벗은 것 같아 멋지다기보다는 좀 안쓰러워 편이었지만, 블래스터 계열들의 이 모습은 귀여워서 때때로 대사 진행을 멈추고, 모션을 감상하곤 했다.
그런 사소한 생각을 하며 현실도피를 하던 그에게 떠오른 무엇보다 중대한 문제,
‘나 이대로 가면 검은양팀에게 죽는 구나.... 그랬구나!! 으앗!!’
그는 떠올렸다. 뭔가 사극적인 대사를 떠올리며 쓰러지는 역할을 맡은 게 바로 자신이었던 것이다. 클로저스 입장에 있었을 때에는 뭔가 있어보이지만 자코 취급이었는데, 뒤의 개그맨 형제들에 의해 동생이 아니라 맏형으로 보이던 녀석이었던 것이다.
‘이.. 일단 살아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지? 살아날 수 있나?’
벙 쪄있던 머릿속이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가 깃들어 있는 녀석이 그래도 이지적인 타입이었던 탓인지 딱히 둔해지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우선은 살아야 했다. 이미 자신이 끼어든 시점에서 분명 기존의 클로저스의 이야기와는 아주 많은 차이점이 생겨났을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와는 좀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우선은 자신이 끼어드는 상황에 대해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유니온의 신예 검은양 팀과 처음 만나는 것은 한강변에서였다. 거기서 우선 처음으로 대면을 한 뒤, 벚꽃길에서 애쉬와 더스트를 만나 목격당했다.
그리고 신강고에서 열파장과 위상곡률이 비슷한 분신들을 만들어 숨바꼭질을 하다가 학교에서 있던 캐롤과 우정미양의 분석에 의해 본체가 있는 위치를 발견당하고 ‘내 지금 몸으로도 너 놈들 정도는 끝이야’ 외치면서 전투 중 사망...
‘뭔가 있어보이는 최후였지만 그 뒤로는 뭐... ’
일단은 어떻게든 회피를 해서 살아남는 것이 차선책이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그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정한 그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겨났다.
‘그 녀석 싸울 때, 뭔가 가슴팍에서 이상한 마법을 이용해서 광역기도 쏘고 그러는데 나는 그럴 수 있나?’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사소한 싸움은 몇 번 있었지만 대부분 주먹과 발로 투닥거리는 경우였지, 어딘가의 마법사 캐릭터처럼 위상력 싸움을 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게임을 하면서 그냥 버튼만 누르면 되던 것과는 달리, 위상능력자도 아니고 차원종으로서 위상력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어차피 싸우게 될 것이라면 밑져야 본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른 거점으로 돌아가려던 형에게 이름없는 군단의 개입을 알리고 아마 그 쪽의 참모장 같은 녀석을 봤으며 지원세력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가 신청한 지원요청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아스타로트의 귀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형님 블래스터 그를 통해서 큰형인 드라군 블래스터에 의해서 뭔가 부풀려져서 갔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원을 위해 온 두 명의 인력은 둘 다 말이 없는 타입인 것 같았다. 당연할지도 몰랐다. 한명은 그런 컨셉이고, 한 명은 어째 대화로 이해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소인은 한자루의 검을 삼아 세상을 떠돌고 있소, 이번에 용공의 부탁을 받고 왔소이다. 잘 부탁하오.”
자신이 가지고 있 칼 하나를 조용히 안고 있는 차원종 닌자 하나가 그를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아니 검객이라고 불러야 할까.. 컨셉이 좀 섞인 것 같지만 분명히 그가 아는 차원종이다. G타워 여기저기 나와서 덤벼들던 베가본드인가 하는 녀석이다. 드라군 계열로 기억을 하고 있다. 게임에서는 말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할 수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같이 인사를 했다.
“^ㅇ^/”
말은 분명히 없었지만 A에게는 분명히 그렇게 느껴졌다. 역시 대사하는 것은 한번도 못들어봤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감정이 풍부한 스타일 같았다. 그러고 보면 슬픔, 기쁨 시리즈의 인형들 역시 이 두 번째 인물의 지휘 하에 있었던 만큼 감정이 없다는 것은 편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퍼펫마스터라는 이름이었을 것이다.
퍼펫마스터가 가지고 있는 인형들은 이름없는 군단과 용의 군단 측 두 곳에 있길래, 잘은 몰랐는데 벌처스와 같이 차원종 공통으로 부하들을 빌려주는 용병같은 개념인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검은양팀과 처음 접촉하는 한강산책로에는 두 명의 동료와 함께 가게 되었다. 유니온과 클로저스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서 게임에서는 무슨 이유로 장갑차 안에 숨어있던 걸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위험하더라도 그냥 혼자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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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 이것은 약간 다른 이야기...
한 때, 용을 섬기는 뱀으로서 일선에서 활약하던 존재가 있었다. 다소 나르시스트적인 성격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무사히 성체로 자라나 주인을 섬기는 큰 형과 만만치 않게 자기 과시적이고 감성적인 형제와 함께 다른 차원을 침공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거기에 마침 해당 차원의 한 고위급 요원과 밀약을 맺어졌다. 서로의 속내를 감추고 진행되는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장소에서 새로운 성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타차원의 어린개체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에서 나타나 습격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잃었다.
“여...여기는 어디... 으윽.. 머리가 아파...”
깨어난 그는 어딘가 충격을 받은 것일까... 기억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당신의 정체는 뭐죠?.. 그리고 이름은.”
경계어린 물음에 그는 대답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도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기억나는 글자는 하나..
“D...Di(차..차워..) 그 이상은 잘 모르겠군”
“알았어요. 그러면 당분간은 D-boy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슨 블래스터였던 것 같은데...”
병상에 누워 대화를 하는 그는 한쪽 눈에 상처를 가진 청년의 모습이었지만 대화를 하는 양쪽 다 위화감을 느끼진 못했다. 한쪽은 기억상실, 한쪽은 처음 접했으니까..
그리고 몇 개월 후, 그가 깨어난 차원의 우주에서 X담이라고 부르는 외계인들이 침공을 했다. 라X수와 X카맨 이라고 부르는 생물병기를 앞세워 지구를 유린하는 그들 앞에 기억상실을 겪고 있는 한명의 차원.. 아니 사람이 앞을 막고 나선다.
“테에에에크 X터어어어!!!”
어째서인지 “맨몸으로 가면 불쌍하니까.”라는 메모와 함께 옆에 떨어져 있던 녹색 크리스탈로 그는 테X맨 블레스터로 변신할 수 있었다.
“볼테카~!!!!!!!!!!!!!”
그의 어깨 양옆에서 파멸의 렌즈가 나오고 거대한 빔이 앞을 가로막은 괴수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크리.. 아니 데X맨 블레스터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