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영웅의 뒷모습 (1) 세하편
Axormrrl 2014-12-12 0
어느 책이나 소설에서나 영웅은 항상 존재했다.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세하, 너 그거 질리지도 않아?”
“전혀.”
옆에서 천진난만하게 다음 임무를 기다리는 검고 긴 머릿결의 소녀 서유리는 귀찮게 말을 계속 걸어온다. 다른 한 쪽에선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분홍색 머리에 무뚝뚝한 이슬비와 유니온 관리요원 김유정 누님 또 다른 한 쪽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기대고 있는 J라는 의문의 사내와 여자 같은 아이인 미스텔테인이 있었다.
이곳에 다들 모인 이유는 곧 열릴 차원을 닫기 위해 있었다. 북적이는 군인들은 각자 총기를 소지한 채 대기 중이었다.
자원전쟁을 끝낸 전설적인 존재인 어머니가 억지로 클로저에 보내서 왔지만 나의 눈엔 그 무엇도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과 현재의 상황에 나는 문뜩 옛날 일이 떠올랐다. 내가 게임의 세계에 빠져 잊어야 할 잊고 싶은 기억을 생기 되자 하늘을 응시했다.
“왜 그래?”
“... 붉어...”
“오늘 날씨는 맑은 데?”
핏빛으로 물든 듯 세상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마지막으로 파란 하늘을 본 건 언제 적 이였을까? 이젠 기억마저 나지 않았다.
영웅으로 남았어야 할 알려진 동화 같은 이야기…….
그것은 11년 전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모든 것을 잃었던 그날이었다.
맑은 하늘 아래 시끄럽게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군복을 입은 이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종이들을 훑어보며 계획을 수정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자신들의 무기를 확인해보며 무언가를 대비하고 있었다.
“아빠, 그건 뭐야?”
“음? 세하야 이건 [건 블레이드]라는 건데 어떠니 아빠 멋있지 않니?”
검은 코트를 입고 여러 포즈를 취하며 자랑하듯 [건 블레이드]라는 것을 이리 저리 휘두르는 아빠의 모습에 세하는 어리둥절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7살인 자신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빠, 엄마 어디가?”
세하는 그들의 사이에서 조용히 무기를 받고 있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궁금하듯 물어보았다. 세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세하를 보며 아빠는 세하와 마주보며 웃었다.
“다들 놀러가는 거야.”
“아빠랑 엄마도?”
“뭐, 그렇지.”
“그럼 나도 같이 갈래.”
“그, 그건...”
세하의 말에 그의 아빠는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빡!!
그런 모습을 보던 세하의 엄마는 주먹을 쥐고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자 무언의 고통을 참으며 바닥을 데굴데굴 두르는 아빠를 보던 세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오늘 우리 세하 생일인데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그럼 같이 있으면 되잖아?”
“바보 같은 아빠가 거짓말을 했지만 우리 세하도 잘 알다시피 엄마랑 아빤 일하러가는 거야.”
“또...”
세하는 자신의 엄마의 말에 시무룩해졌다. 항상 일로 바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같은 특별한 날마저 가족과 함께 일을 수 없게 만드는 회사가 미워졌다. 그런 세하의 마을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아빠가 조용히 세하를 안아주었다.
“걱정 마렴. 금방 끝내고 선물 사가지고 바로 갈 테니까.”
“정말?”
“그럼~ 자, 그럼 약속.”
아빠에게서 도장을 받아 내는 세하는 그제야 얼굴이 펴졌다.
“안전 지역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있으면 그리고 갈게.”
“응!”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생일 파티장으로 달려가는 세하의 뒷모습을 보던 세하의 아빠는 쓸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아... 가슴이 아픈 걸. 우리 세하를 혼자 저렇게 보내야하다니...”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끄아아아아!!! 난 세하가 없음 단 1초도 못 견딘다고!!!! 역시 같이 데리고 가는 게...”
퍽!!
말도 안 돼는 소리를 하는 그의 머리를 그녀는 거침없이 주먹으로 한 번 더 쥐어박았다. 경쾌한 한 방에 다시 고통스러워하며 머리를 부여잡는 그를 째려보며 말을 꺼냈다.
“그런 위험한 곳에 세하를 데려갈 생각을 하다니 당신 정신 좀 차려요!”
“그치만...”
“일만 빠르게 처리하면 되잖아요.”
“그런 건 잘 알고 있지만... 끄흑! 세하야~~~~~!!!”
“부끄러우니까 그런 행동은 일 끝나서 해요!!”
사람들의 시선에 세하의 이름을 부르는 그를 질질 끌고 대기 되어있는 헬기에 몸을 실었다.
생일 파티... 아빠와 엄마 단 둘이서 보내고 싶었던 세하였지만 바쁜 부모를 막아서고 싶지는 않았다. 안전 지역이라 불리는 곳으로 달려간 세하는 곧장 자신의 생일 파티가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장소에 도착하자 터뜨려지는 폭죽과 축하하는 말. 잘은 기억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곳엔 두 명의 소녀가 있었다.
서로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위이이이잉~
갑자기 크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 그리고 크게 들려오는 사람의 비명소리... 갑작스런 상황에 우리들은 그저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