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아 출시 축하] 아이돌 클로저의 0번째 무대

Heleneker 2024-07-04 3

윤리아의 무비를 보고 스토리를 유추해서 가정해 만들어 본, IF입니다.

※아주 약간의 자캐가 있습니다. 주의하셔도 되고 안 하셔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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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존재하지 못하는 자와 앞으로 존재할 자.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망상 속의 작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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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울의 어느 텅빈 공연장,




팡!




무대 한가운데에 조명 하나가 밝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뚜벅, 뚜벅, 뚜벅....


스탠드 마이크를 든 한 소녀가 조명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후우우...."

마이크를 세운 소녀는 텅빈 공연장 좌석들을 바라보며 옅은 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새삼, 실감이 들지 않았다. 분명 얼마 전에만 해도 이 조명보다 훨씬 밝고 찬란한, 활기가 넘쳐 흐르는 무대 위에서 모두를 위해 춤추고 노래했다는 게.


스태프들의 신호로 자신을 환하게 비춰주던 조명들이, 멤버들과 함께 불렀던 활기찬 노래의 반주가, 춤추고 노래하는 우리들을 보며 행복을 받고, 그 행복을 함성으로 우리에게 돌려주던 팬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그렇게 생생한데....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없었다.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도, 큐 싸인을 주던 스태프들도, 환호해주던 팬들도 이제는, 아무것도 없이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옛 인맥을 통해 다시 올라온 무대였지만, 괜시리 울쩍해졌다.


울쩍함을 떨쳐보고자 들고온 마이크를 잡고 노래 부를까 싶다가,




[쾅!! 콰콰광!!!]

[꺄아아앗!!!]

[미안해....! 미안해.... 언니들....!]





흠칫 떠오른 얼마전의 기억에 황급히 마이크를 잡았던 손을 떼었다. 괜시리, 더 울쩍해졌다.



"노래, 안 할 건가요?"




"우왓! 깜짝이야!"

누군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뒤돌아 보았다.


인맥을 통해 조용히 몰래 들어온 공연장이였다. 자기 외에는 누구도 없을 터였던 텅 빈 객석 제일 앞자리에 주황빛 머리칼의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누, 누구세요? 어떻게 들어왔어요?"

"노래 부르시려고 일부러 무대에 서신 거 아니였나요?"

평범한 와이셔츠에 붉은 한복을 걸친 그 남성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한 때 아이돌로 활동했던 자신보다도 더 깊은, 빨려들 것만도 같은 잿빛 눈동자. 왜인지 질문보다 대답을 해야할 것만 같았다.

"딱히 노래하러 온 건 아니에요. 그냥.... 마지막으로 무대의 광경을 다시 보고 싶었거든요."

"어디 멀리가요? 왜 마지막이야?"

"이번에 위상력이 다시 각성해서 클로저가 됐거든요."

소녀는 자신의 옷 위에 있는 심볼을 내려보았다. 요원증 옆에 배찌로 부착한, 검은 양이 그려진 마크. 유소년으로 구성되었다는 유니온의 클로저 팀, 검은양 팀의 심볼이였다.

"음.... 재각성은 흔치 않다고 들었는데. 뭐, 각성은 둘째 치고, 위상능력자가 되었다고 해도 클로저가 되겠다고 다짐하긴 쉽진 않았을텐데."

"그게, 나는 예전부터 클로저가 되서 차원종들을 에잇! 에잇! 하고 날려버리면서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게 꿈이였거든."

소녀는 주먹을 위로 휘둘러 뭔가 날려버리는 제스쳐를 취하며 말을 이어갔다.

"한 번은 포기했었던 꿈이였는데...."


한 때 클로저를 꿈꾸게 해주었던, 누군가를 떠올리다가,


"이렇게... 다시 기회가 왔으니까, 이번에야 말로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클로저가 될 거야!"

곁에 두었던 마이크를 집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래. 좋은 꿈이네. 꼭 이루길 바라."

남자는 살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말하는게 클로저가 됐다고 무대를 포기하는 거 같아 보이는데, 그게 꼭 마지막일 필요는 있어?"
"클로저가 되긴 하지만, 너는 사람들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아이돌로 보이는데."

남자는 품 속에서 가로로 길쭉한 종이 한장을 꺼내며 말했다. 클로저가 된 탓에 더이상 아이돌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어, 환상의 티켓으로 남아버렸다는 소녀의 사진이 들어간 콘서트 티켓이였다.

"물론 클로저가 되면 바쁘기야 하겠지만, 굳이 아이돌을 그만두지 않아도 되잖아?"


"히힛. 맞는 말이야. 하지만...."

마이크를 잡은 소녀의 손이 떨려왔다.


사실 소녀가 클로저가 되기 직전, 리허설을 하는 도중 재각성한 소녀의 능력에 의해 관객석을 모조리 터트려버렸던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순간의 악몽이 스멀스멀 되살아나 다시 소녀를 집어 삼키려 들었지만,

"능력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구나."

남자는 그 악몽마저 꿰뚫어 본 것처럼 살며시 웃더니 말했다.

"그래도.... 이젠 괜찮지 않아? 훈련했다며. 이젠 능력 제어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좀 무섭긴 해. 혹시 또 그럴까 봐."

"괜찮아. 할 수 있어."

남자는 천천히 소녀가 서 있는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네 능력을 무서워 하지마. 그러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온 걸 아니까."
"그리고 클로저가 됐다고 아이돌을 포기 않았으면 해. 네가 아이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너는 클로저로써도, 아이돌로써도 있을 수 있어."
"네가 있는 곳을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클로저가 있는 곳으로, 동시에 행복을 나눠주는 아이돌의 무대로 만들어 버려."

손에 쥐고 있던 티켓을 소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아이돌 뉴러버즈 멤버 윤리아 씨. 아이돌 클로저로 다시 태어날 당신의 노래를 들려주시겠어요?"

윤리아는 남자가 내민 티켓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팬들에게 가지 못한, 열리지 못한 그날의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티켓. 이대로 아이돌은 끝이라 생각했는데...

"....좋아요! 저기 특등석에서 지켜봐주세요!"

아이돌을 포기하고 클로저를 선택했던 소녀는, 클로저와 아이돌이 하나로 어우러진, 아이돌 클로저가 되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반짝여준, 아이돌 클로저로서의 첫 팬을 위해, 소녀는 단출한 조명이 켜진 무대 한가운데에 다시 섰다.


"아이돌 클로저! 윤리아의 첫 무대입니다! 들어주세요!"


윤리아는 수십 번을 넘게 연습해왔던, 익숙한 포즈를 잡더니 노래하며 춤추기 시작했다.



자신을 비춰줄 화려한 조명도, 반주도 없었지만,


자신과 함께 무대를 빛나게 해줄 멤버들이 없었지만,


공연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환호해줄 관객들도 없었지만,


지금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있는 그녀는, 그 모든 게 있을 때 보다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후우!"

반짝였던 한 곡을 마친 리아는 고개를 들어 객석을 보았다. 여전히 휑했지만, 그 어느 하나도 파손되지 않은 객석이 눈에 들어왔다.

"....아싸!"

그제야 소녀는, 그 순간의 악몽을 이겨낸 걸 자각하곤 그 나이에 맞게 환호했다.

"어때, 어때? 잘 지켜봤....?"

리아는 자신을 응원해준 남자가 있을 특등석을 향해 고개를 돌아봤지만, 남자는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있었다.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걸까? 소녀는 객석으로 내려와 남자가 있던 곳을 둘러보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주워들었다.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공연장 티켓. 무심코 뒷면을 돌려봤더니,



힘내. 아이돌 클로저, 윤리아. -아이돌 클로저의 첫 팬이-



라는 응원의 글이 남아 있었다.
응원글을 읽은 리아는 잠시 멍하니 티켓을 바라보다, 싱긋 웃으며 외쳤다.

"고마워요, 빨간? 귀신님! 나중에 제 공연 또 보러와요!"

시원하게 소리친 리아는 익숙한 무대를 내려와, 새로운 무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이돌 클로저, 윤리아의 새로운 무대로.





******





"아가, 어디 갔다왔느냐?"

"있어.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진짜에게.

누군가의 질문에, 비와 구름, 바람과 햇빛을 머금은 주황빛 머리칼의 남성은 아련히 웃으며 대답했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겠지. 힘든 일도, 슬픈 일도 많겠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을, 행복을 거머쥘 수 있기를."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겠다는 당신의 꿈이, 당신의 행복도 지킬 수 있기를."


"나는 이곳에서 응원하고 있을게."


"적막을 깨는 아이돌 클로저, 윤리아."


진짜가 아닌 침식의 계승자는, 진짜의 세계에게 활약할 아이돌 클로저, 윤리아를 바라보며 웃었다.





부제


From Successor, To Idol



단편으로 오는 건 오랜만이네요!

아시는 분도 있고 모르시는 분이 더 많겠지만.... [침식의 계승자]를 연재 중인 Heleneker입니다!

클로저스에 사람이 많이 줄어서 좀 슬프긴 합니다(일 좀 잘해주세요, PD양반....)

또! 여캐인가 싶긴 하지만.... 이번 윤리아 업뎃으로 클저가 좀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보았습니다!

업데이트에 실망하는 분들 많지만(작가 포함).... 그래도 클저 많이 사랑합시다

재미있게, 즐겁게 클저하며.... 사랑합시다! 유저 분들!


윤리아도, [침식의 계승자], 자온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10-24 23:37:5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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