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10화 자온 VS 지나 그레이스

Heleneker 2024-06-11 1

바빴는데 기력도 없어서.... 너무 늦게 돌아왔네요....ㅜㅜ


기다려 주신, 읽으러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시작합니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물론 복합적인 요인이 얽히니 뭐라 할 수 없지만 똑같은 기술로만 싸운다면, 더 많은 경험과 기술의 더 깊은 묘리를 가진 스승이 이길 것이다.

하지만 그 제자가 스승과 엇비슷한 재능을 가졌다면 어떨까?


거기에 스스로 가진 기반이 있는 자라면? 그 기반이, 스승에게 밀리지 않는 역량이라면?

그렇다면 결과는, 알 수 없을지도.




******




슈우우우우-----!



챙! 채챙!!


맥스코 빌딩 내부 공동, 강물처럼 유연히 굽이치는 푸른 섬광과 번갯불처럼 거칠게 굽이치는 주홍 섬광이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며 부딪혔다 떨어졌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카캉!! 캉!! 캉!!
카아아앙-----!!

"그 창, 망가지기 직전이라는 거 거짓말이였구나."

"겉보기에도 투박하고 낡아보이니까 적당히 쓰기 좋은 거짓말이였.....죠!!"

투캉!!

서로의 창이 맞부딪이며 일어나는 힘겨루기 속에서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자나는 금방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지만, 자신이 제자로 삼았던 남자는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자신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를 제압하기 위해, 낡은 그의 창을 최우선으로 가격했지만, 낡아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견고하면서도 유연한 그의 창은 자신의 공격을 모두 받아내고 있었다.


파괴 불가(Unbreakable)의 특성을 기본으로 가진 뷜란트의 무기를 전방으로 내질렀다.


화아아아아아악!!!



동시에, 수평으로 내질러진 불꽃이 그의 전방을 불살랐다. 그러나 이미 그 자리를 피한 지나는 자온을 향해 연격을 날리며 말했다. 

"힘만으론 네가 더 강하지만 속도나 기술로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능력을 숨기고 있었구나."

"스승님처럼 강자를 상대하는데 숨기고 있는게 많을 수록 좋죠...!"


공방이 오고가는 와중 가늘어지는 지나의 눈 너머에 비친 자온은, 불꽃과 빛을 머금어 하얗게 백열하고 있었다.




*****




조금 전, 지나와 함께 차원종을  헤어지고 거점으로 돌아가던 길.

[하아.... 어떻게 해야지....?]

눈의 능력으로 자신들을 기습하려는 지나의 생각을 간파하고 그녀를 저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지만, 고민만 쌓여가고 있었다.
처음엔 모두에게 사실을 알리곤 함께 습격할까도 생각했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용 없겠지. 아무리 틈틈히 쉬었다지만 아바돈이랑 무스카와 싸웠던 피로가 제법 누적되어 있어. 게다가 무스카를 제압한 그 속도.... 분명 제 실력이 아니시겠지. ]


모두가 함께 상대했음에도 겨우 비등했던 무스카를 한 합으로 견제한 실력, 거기에 지금까지 누적된 피로를 고려해 보며 생각해 봤지만 여전히 답이 보이질 않았다.

[만전이라고 해서 이길 수는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는 와중,



....화륵



[어? 설마....!]

그 순간, 내 안에서 느껴진 힘을 서둘러 발현 해보자, 손이 하얗게 백열되며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좋은 타이밍이네. 최소한의 대항은 할 수 있겠어.]

자신의 의지와 영혼의 권능, 경화와 염화가 돌아온 것을 확인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염화론 견제하면 되겠고, 경화는 방어 위주로 돌리면....]


<아, 아. 아가야, 들리느냐?>

어떻게 싸울지 생각하는 도중, 외부차원으로 돌아간 영감에게서 전음이 들어왔다.

[영감? 무슨 일 있어?]

<다른게 아니라.... 네게 맞게 무기를 다시 수리하다보니 생각보다 수리가 오래 걸릴 거 같구나. 미리 언질 좀 해두려 연락했단다.>

지금의 무기가 나쁜 건 아니였지만 평소 쓰던 무기와 비교하기엔 좀 부족한 면이 있었다. 변수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으련만 안타까울 뿐이였다.

[끄응... 무기 필요한데....]

<그럴 듯 해서 일부러 연락한게다. 능력을 안 담으면 무기 하나 정도는 구현 가능하게 하려 하는데 필요한 무기 있느냐? 당연하지만 활은 아직 안 된단다.>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소리에,

[창. 창으로 해줘.]

단 한치의 망설임 없이 결정 내렸다.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칼날은 능력에 의존하지 않으면 거의 쓸모 없는 편이였고, 검은 부피가 커 자연스레 동작이 커지다보니 지나 씨를 상대론 상성이 좋지 않았으니까.


<망설임 없구나.>

[당장 필요하거든. 익숙하고, 튼튼한 창.]

<알았다. 지금부터 구현할 수 있게 해두었으니 써 보거라.>

손을 뻗어 힘을 발하자, 투박한 회색 빛을 머금은 창 한 자루가 손 안에 구현되었다.
창을 몇번 휘둘러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 씨익 웃었다.

[영감, 능력은 없더라도 파괴는 불가능하지?]


<그럼. 그건 능력은 아니라 무기들 자체 특성이거든.>


[그러면------]

<음... 많이는 안 되겠지만 조금은 가능할게다.>

[그거면 돼. 딱 좋은 때에 연락해줘서 고마워, 영감.]

몇 가지 더 물어보곤 대답에 만족하며 미소 지어 보였다.




******




슈후후후후후훅!!!

슈후후후훅!!


서로의 쾌속의 찌르기가 상쇄되어 튕겨져 나갔다. 아니, 정확하겐 자온의 공격은 모두 상쇄되었지만 미처 다 막지 못한 지나의 찌르기 두어번이 그의 몸을 찔렀지만,


카가가각-------


경화의 능력을 품어 백열된 그의 피부에서 금속이 부딪이는 마찰음만 일어날 뿐, 생채기 조차 생기질 않았다.

생각보다 더 단단하네. 교관 생각 난다. 피부는 단단해도.... 눈은 어떨까?

그의 방어력을 과거 함께 싸웠던 누군가와 겹쳐보던 지나는 냉정하게 그의 눈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화르르르륵!!


"읏...!"

그 순간, 자온이 온몸으로 방출한 불꽃에 지나는 공격을 멈추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난감하네. 저 불꽃.... 뜨겁다가 안 뜨겁다가 하니까 다가갈 타이밍이 자꾸 어긋나 버리네. 게다가...



투콰아아아앙!!!



규격을 넘어선 자온의 발차기가 만들어낸 충격파를 다급히 피하니,

슈르르르륵!!


그가 주변에 깔아두었던 수많은 실들이 솟아나 자신을 집어삼키려 들었다.

스팟!


파파파팟!!

창에 가속력을 실어 실을 베어낸 지나는 다시 가속하며 자온과 맞부딪였다.

이거.... 좋지 않네. 가속을 너무 오래 유지하고 있어.

몰아치는 맹공 속에 지나도 조금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초가속은 강력했으나 장기전에 적합한 능력은 아니였기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크게 소란 피우면 나이트가 이곳으로 올텐데.... 어쩔 수 없지.


슈파아아아아아아앗-----!!


지나는 창을 다시 바로잡으며, 가속을 한 단계 더 높여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




아오, 진짜 강하시네...!

몇몇 공격은 경화로 코팅한 몸으로 받아내면서 여유 있게 받아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위험한 공격은 맞받아치거나 경화로 막아내면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중이였다.

경화야 그렇다 쳐도 염화가 안 먹힐 줄은 몰랐는데...

불꽃을 흩뿌리면서 혀를 찼다. 내가 가진 염화의 특성은 [죄업에 비례한 가열]. 살해나 타인의 운명을 부정적으로 비틀어 버릴 수록 무거워지는 죄업에 반응하는 불꽃이지만, 반대로 그런 행보가 적거나 그걸 넘어서는 선업을 쌓으면 작은 화상조차 입힐 수 없는 그런 불꽃이였다.

그나마 응축시켜서 그냥 불꽃처럼 쓸 수 있긴 하지만... 힘 소모 장난 아니네. 그렇다고 다른 공격을 하자니....

다리에 실을 응축시켜 충격파를 날려봤지만, 나나 지나 씨의 가속에 비해 느린 충격파는 그녀의 속도를 조금도 따라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나 씨가 움직임을 예측해서 실을 흩뿌려 보았지만,


스팟!


가속을 실은 창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지나 씨는 잘려나간 실을 뒤로하고 가속을 한 단계 더 높여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고, 한두번만 막지 못했던 찌르기에 피격되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점차 다른 공격도 하나 둘씩 막아내지 못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속도를 못 따라잡는다기엔 뭔가 이상한데? 게다가... 너무 어지러워...!

불꽃으로 지나 씨를 견제하면서 밀려드는 어지럼증의 원인을 분석하며, 이내 원인을 깨달았다.

그렇구나, 재생 능력....! 평소엔 아무리 다쳐도 재생으로 커버했지만 지금은 그 능력이 약해져서 뇌진탕이....!

다시 태세를 잡아보려 했지만 지나의 연격을 제대로 맞받아치지 못하고 창을 놓쳐버렸다.
지나 씨의 연격에 경화된 몸 너머로 충격이 점차 누적되었고, 속절 없이 공격을 맞기만 하는 도중,


.....쿠웅-----


조금씩이였지만, 어지러웠던 머리가 점차 맑아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금이지만 돌아온 재생능력에 내심 환호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와중,


후우우우웅!!


딱 보아도 결정타같은 찌르기가 들어오자,

투카아아아아아앙-----!!!!


후우우웅---!!


새롭게 창을 구현해 공격을 받아내곤, 다른 한 손에 또 구현시킨 창을 내질렀다.



"...나름 기회를 노린 건데 그렇게 피하시기예요?"

"솔직히 깜짝 놀랐어. 그 무기도 능력으로 구현한 거였었구나."

회심의 일격은 아주 조그마한 생채기만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가 버렸다.

"...이 이상 시간을 끌 수 없겠지. 조금만 더, 빠르게 갈게."

"할 수 있으면 말이죠!"

지나 씨는 아까 날 제압했던 속도에서 한단계 더 가속하기 시작했고, 나도 재차 가속하며 대응하기 시작했다.


채챙!! 챙!


애애애애------! 


캉!! 캉!! 투캉!!!

뭐지...? 어떻게 날 따라잡고 있는거지?

지나는 조금씩 경악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만 해도 자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그가, 한 단계 더 속도를 높힌 자신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도 모자라 조금씩 자신의 움직임을 잡아내기 시작했기에.
무리가 가해지는 다리를 조금이지만 돌아온 재생 능력으로 억지로 재생시키면서 지나의 속도를 따라 잡은 자온은 실과 불꽃, 여러 자루 구현한 창들로 그녀를 조금씩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이 정도 고통은.... 몸 터져나가는 거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

근육이, 힘줄이, 신경이 끊어지고 파열되는 고통과 그걸 다시 재생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가속을 더욱 높였다.

이런 통증도, 재생되는 감각도 익숙해. 괜찮아.  오히려 여기서 당신을 저지하지 못하면, 당신은 내 친구들을 제압하러 떠나겠지.


창을 쥔 손에 힘을 더욱 쥐며 지나에게 달려들었다.


보내지 않겠어. 내 뒤에 지켜야 할 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여기서, 당신을 쓰러트리겠어....!!



실과 불꽃을 실으며 더욱 격렬하게, 더욱 정밀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기술에 지나에게서 배운 창술과 보법을 섞었다.

뷜란트에게 배운 격렬함을, 기억 속 비운의 섬세함을, 그리고 지나에게서 짧게, 그러나 확실하게 다져진 기본을 섞어 공격을 내질렀다. 

점차 전투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 어긋나있던 기술들이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그녀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대단해. 내 움직임이랑 점차 같아지고 있어.

지나는 가르쳐준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기술을 거의 다 따라잡은 자온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동시에 이를 따라잡은 것도 모자라 자신만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융화시킨 그의 모습에 기특해서 웃어버렸다.

다시 돌아온 이후로 임무를 내려놓고 평범한 클로저로 돌아가고 싶었던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처음으로 삼은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이자 선배 클로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은.... 그걸 거부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런 내게도.... 지켜야 할 아이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임무를 수행할 수 밖에.



지나의 움직임이 한층 더 가속하며 자온의 연격을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서로 말하지 못하는 속내를 그저 품은 채 서로 해야할 일을, 서로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 처절하게 맞부딪혔다.

투.....가가강!!!!

더욱 격렬하게 맞부딪이던 두 사람이 공격의 반동으로 동시에 창을 놓쳤고,


지금!!


자온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새로 구현한 창과 실, 불꽃을 동시에 내질렀다.
때마침 지나는 구석에 몰려있었고, 그의 공격을 막거나 피할 길도 없었다.

완벽한 외통수.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지나를 보며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지나는 감은 눈을 천천히 뜨며 말하더니,











"미안해. 내가 너를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봐."


"그러니까, 이제부턴 진심으로 찌를게."








눈 앞에서 사라졌고,






.....슈쿠와아아아아아아아!!!!!!





동시에, 일어난 푸른 섬광이 경화된 자온의 몸을 헤집고 꿰뚫었다.

"크, 커허어억....!!"

경화한 자신의 몸을 꿰뚫는, 자신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속도에 꿰뚫린 상처를 부여잡으며 무릎 꿇었다.

"하....하핫.... 강한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치명상은 피해서 찔렀어. 이 정도면 더이상 싸울 수 없어. 넌 무력화된 거나 마찬가지겠지. 굳이 목숨을 빼앗을 이유도 없어."
"임무는, 제대로 수행한 거야. 응. 어디에도 [모순]은 없어."

"자, 이만 전장을 떠나. 다시 만나면, 그땐 더 용서 없이 찌를 테니까."

지나는 그대로 뒤돌아 공동을 나가려고 했지만,

"못... 가요...! 내가 쓰러지면... 당신은 내 동료들을 공격하러 갈 거 잖아요...!"

구멍 투성이의 몸을 일으켜 세우곤 지나를 향해 다시 달려들었다.

"못 갑니다..... 못 가요!!"

"....미안해. 쓰러져줘."

푸우욱!

자신에게 달려드는 자온의 명치에 창대를 깊숙히 꽂아넣자,

"못....가.....ㅇ"

한계였는지 자온은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륵......


그와 동시에 주위의 입구를 틀어 막고 있던 실들이 흩어져 사라지자, 지나는 그를 눈에 띄지 않는 한 구석에 뉘어놓곤 공동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미안해. 하지만 내게는 아직..... 지켜야 할 아이가 있으니까. 정말로, 미안해."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짧은 사과를 남기곤, 그녀는 그 자리를 이탈했다.




TO BE CONTINUE

Illustrator : LlAN 작가님

2024-10-24 23:37: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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