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파이] 우리를 이어주는 빼빼로
Stardust이세하 2023-11-11 5
"그러니까 이 본문에서 내용을 해석하면...."
타닥....타닥....
신서울에 위치한 신강고등학교에서 사냥터지기팀은 간만에 학교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원래 독일에 있었을때도 무작정 차원종만 잡지는 않았고 가끔은 다른 학생들처럼 학교수업을 1분대 교사들을 통해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총장 체포작전과 그 밖에 임무로 수업을 들을 일이없었지만 신서울에서 한동안 머물게 되면서 총장을 쓰러트리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간만에 수업을 하게 되었다. 사실 볼프 성격에 자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는 않았겠지만 최근 앨리스와 재리가 시간도 남았으니 평소 못한 수업 진도를 빼자는 말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일환으로 김유정 임시지부장이 방과후 신강고등학교에 협조를 받아 학생들이 없는 시간때 비어있는 교실을 빌려준것이다.
바삭....바삭....
"음?"
그때 칠판에 영어 본문을 쓰며 가르치던 도중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렸지만 아이들은 얌전히 수업을 듣고 있었다.
"쌤, 왜그래요?"
"아니, 너희 혹시 과자먹고 있는건 아니지?"
"에이~저희가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유치한짓은 안한다고요."
"넌 아직도 어린애고 충분히 그런 유치한짓 할 사람으로 보이거든."
"우우! 학생을 못믿다니 쌤 실망이에요!"
다시 고개를 돌려 마저 영어 본문을 쓰면서 말로 설명을 할때 이번에도 부스럭 소리가 들리자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할수없이 잠시 아이들 곁으로 가며 모두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선생님 녀석아 왜 그러냐? 세트는 얌전히 수업 잘 듣고 있었다."
"그러세요? 입가에 묻은 과자 가루는 뭘까?"
"앗!"
그제서야 세트는 자기 입에 묻은 가루를 만지자 들켰다는것에 놀랐고 볼프에게 책으로 머리를 한대 맞았다.
"야앗! 아프다 선생님 녀석아!"
"으아....쌤 너무 폭력적인거 아니에요?"
"너도 일로와. 보니까 너도 먹었던거 같은데."
"하아....그러니까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볼프는 눈썰미가 좋았는지 세트에 이어 소마까지 먹은걸 파악했고 알고보니 책상 서랍에서 과자들을 숨겨 책으로 책상에 벽을 세우듯 몰래 하나씩 꺼내 먹은거였다.
"이녀석들....감히 수업중에 과자를 먹어?"
"미안하다....그치만 오늘 빼빼로 데이라고 해서 아까 미스틸 녀석한테 받아서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볼프는 그제서야 아이들이 먹던 과자가 빼빼로인걸 알게되었고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는 사실에 새삼 실감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수업중에 과자를 먹은것에는 잘못 되었으니 세트와 소마에게는 남아서 반성문을 쓰라며 벌을줬다.
"아니 그보다 미스틸이 너희에게 빼빼로를 줬다는거야?"
"아까 여기오기전에 만났는데요. 오늘 학교에서 빼빼로를 이만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루나가 휴대폰으로 미스틸이 보낸 사진을 볼프에게 보여주자 볼프는 놀랐다. 한 상자에 담긴 빼빼로랑 그밖에 여러 빼빼로들이 미스틸 앞에 모여 있다는것에 혹시나 볼프는 전부 남자가 준거 아닐까 싶었지만 여기서 눈치없는 세트가 전부 여자가 줬다고 말했다.
"아니....이녀석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보니까 학교에서 미스틸 좋아하는 여자애들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외로 미스틸이 인기가 많은게 대단하지 않아요?"
"어....어....그러네...."
왠지 어린아이에게도 진거같다는 분한 마음이 볼프의 마음을 건드렸고 더는 수업을 할 기운이 안생겨 수업은 중단했다.
드르륵....
"엇! 파이! 어서와라!"
그때 누군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자 볼프의 파트너인 파이였고 그녀는 따로 클로저 일을 하러 잠시 자리를 비웠고 지금막 사냥터지기팀이 있는곳으로 복귀했다.
"응? 수업은 다 끝났나요?"
"몰라! 수업 할 마음 안생겨! 나 안해!"
"선배, 또 그리 농땡이를 피우는 겁니까. 어찌 교사라는 사람이 이리 끈기가 부족한지...."
"그보다 파이도 얼른 여기와서 빼빼로 먹어라! 오늘 빼빼로 데이라 잔뜩 받았다!"
세트는 그새 책상 서랍에서 받아온 빼빼로들을 꺼냈고 파이는 마치 처음보는듯한 눈빛으로 신기하게 쳐다봤다.
"저기 근데 빼빼로가 뭔가요?"
파이의 말을듣자 모두들 잠깐 멍때리듯 그녀를 쳐다봤고 볼프는 황당해 했지만 중요한건 빼빼로 데이라는 자체도 아예 모르고 있던거였다.
"쉽게 말해서 초콜릿이 발라진 막대 과자에요. 특히 오늘같이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라고 해서 이렇게 서로 빼빼로를 주는 기념일까지 생겼죠."
"하! 기념일은 무슨....그냥 물건 판매하려는 꼼수에 날이지. 솔직히 발렌타인 데이랑 화이트 데이도 다 그렇잖아."
"선생님....왠지 말하실때마다 안쓰러워 보여요."
"그렇군요....전 이런 과자는 본적이 없어서....기껏해야 약과나 떡만 먹어봐서 몰랐어요."
그녀는 다양한 빼빼로를 보면 신기해 하자 세트는 얼른 그녀보고 먹어보라고 권유하자 그녀는 한입 베어 물었다. 처음 맛보는 맛에 파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맛있었는지 한개를 바로 먹고 폭풍흡입하듯 먹기 시작했다.
"이녀석....갑자기 환장하고 먹네."
"죄....죄송합니다....근데 생각보다 달고 맛있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만....아! 그러고보니 저도 아까 오면서 빼빼로를 받았습니다."
곧장 옷 안주머니에서 빼빼로 상자를 꺼내자 누구한테 받냐고 볼프가 묻자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는 어떤 남성이 팬이라면서 그녀에게 준거라고 한거다.
"우와! 그럼 혹시 파이쌤을 좋아해서 준거 아니에요?"
"그....그럴리가요....그냥 팬으로서 준겁니다. 응? 선배 근데 어디 안좋으세요?"
"몰라! 그냥 내 앞에서 빼빼로 이야기 꺼내지마!"
"에이~그러지말고 우리 빼빼로 게임해요. 마침 빼빼로도 많으니 이걸로 연인 테스트도 해보면 좋잖아요."
소마의 말을듣고 연인 테스트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긴 볼프는 빼빼로를 받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소마는 굳이 볼프와 어울리는 짝을 찾을 필요는 없고 이미 파이가 있다고 판단하에 파이와 테스트를 해보라고 했다.
"소마, 저랑 선배는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전 딱히 선배에게 이성을 못느끼고요."
"그건 내가 할말이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이녀석이 내가 생각하는 미녀 축에는 끼지도 못...."
퍼억!
"끄아아악!"
결국 파이는 참다못해 볼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가격했고 소마는 두 사람에 반응에 무척 시시하다며 투덜거렸다. 그러다 세트까지 파이에게 한번 해보라고 하고 루나도 호기심에 기대하는 눈치에 아이들의 시선을 느끼자 파이는 할수없이 하기로 결정했다.
"어이, 파트너, 너 진짜로 하려고?"
"그냥 뭐 재미라고 생각하죠. 솔직히 이런거 다 재미삼아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파이가 빼빼로 하나를 물고 볼프에게 다가오자 아이들도 얼른 볼프보고 하라고 재촉하자 볼프도 할수없이 그녀와 하기로 했다. 이왕하는거 그는 예쁜 미녀와 하고싶었는데 어쩌다 늘 보는 파트너와 하게되서 투덜거렸지만 그 역시 파이도 투덜거리는건 마찬가지였다.
"오케이! 그럼 규칙을 설명할게요. 서로 빼빼로를 먹으면서 다가가다 누가 바로 끊으면 아웃이에요."
"알았으니 얼른 시작하자고."
"넵! 그럼 스타트!"
바삭....바삭....
두 사람은 서로 빼빼로를 먹으며 가까이 다가갔고 눈빛을 보내며 대충 아이들 장단에 맞춰 중간에 끊기로 합의를 봤다. 그리고 빼빼로를 먹다가 거의 중간지점까지 다가오며 두 사람에 입술이 맞닿을때 끊으려고 했지만 몰입을 한 파이는 자기도 모르게 계속 다가왔다.
볼프는 눈빛으로 얼른 끊으라고 했지만 파이는 눈치를 못챈건지 먹는것에 열중하다 못해 볼프에게 다가왔고 이대로면 입술이 닿을 지경이였지만 마침 두 사람을 끊어줄 상황이 발생했다.
드르륵....
"볼프, 수업은 다 끝났어요?"
바사삭....
"아아....끊어졌어...."
"우우! 잴리의 난입으로 끊어버리다니!"
갑작스럽게 들어온 재리의 반응에 볼프는 황급히 끊었고 파이는 그제서야 이성을 찾았는지 얼굴을 숙인채 들지를 못했다. 그리고 볼프는 얼른 도망치듯 재리에게 끝났다며 그와 같이 자리를 떠났다.
***
"그런일이 있었어요?"
교무실에서 커피를 타온 재리가 그에게 건네주며 대강 사정을 듣자 볼프는 그가 준 커피를 한잔 마시며 골치아픈 표정을 지었다.
"그랬다니까! 네가 안왔으면 하마터면 곤란했다고."
"흐음....제가 연애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혹시 파이 요원님이 볼프에게...."
"웃기지마! 그 학춤댄서가 날 좋아한다고? 그리고 그녀석은 내 취향이 아니야!"
"하긴 그것도 맞네요. 솔직히 볼프에게 있어서 파이 요원님이 아깝죠."
그러자 볼프는 화를내며 바로 재리에게 헤드락을 걸자 재리는 탭을쳐 그를 진정시켰다. 그러고는 재리는 사과에 의미로 빼빼로를 건네주자 볼프는 남자가 주는 빼빼로는 절대로 사양 한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그러던중 이상하게 재리답지않게 빼빼로가 많이있었고 바구니에 한가득 담겨있어 볼프는 의문을 가진채 누구에게 받았냐고 하자 재리는 캐롤이 줬다고 했다.
"뭐? 아니 미스틸에 이어서 이제는 너까지 여자한테 받았다고?"
"볼프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에요. 쟤가 하도 연구하는데 몸 관리를 안한다고 캐롤이 자기가 연구한 약물에 빼빼로를 섞어서 준거라고요."
"어쨌든! 결국 빼빼로를 받았다는거잖아!"
"그거야....원래는 약으로 줄려고 했는데....오늘이 빼빼로 데이라 마침 기회삼아 빼빼로 모양으로 만들어 준건데. 아, 너무 쓸거 같아서 단맛을 첨가해줬더라고요."
눈치없이 말하는 재리의 해맑은 표정에 볼프는 이마를 한대 탁 치며 한숨을 쉬었고 그런 재리는 그와중에 캐롤에게 받은 빼빼로 중 하나를 볼프에게 건네줬다.
"안 먹어!"
"볼프 어디가요?"
무작정 화를낸 볼프는 재리의 말에도 데꾸를 하지않고 학교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
"여기도 빼빼로....저기도 빼빼로...."
신서울 거리로 나오자 빼빼로 데이를 맞이해 곳곳에서 빼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가는 연인끼리 서로 빼빼로를 주고 받거나 먹여 주는등 온통 커플 천지였다.
애초에 빼빼로 데이는 발렌타인데이 처럼 연인끼리 고백하는 용도나 그런날도 아닌데 왜 연인끼리 서로 웃고 떠들며 좋아하는지 이해를 못하며 볼프는 스트레스가 쌓였다.
"빼빼로 하나 드세요~"
그때 홍보하는 여성 하나가 볼프에게 빼빼로 하나를 건네자 그는 가볍게 받고 인사를 한채 자리를 빠르게 떠났다. 비록 서비스로 받은거긴 하지만 아무튼 여자에게 받은거라 마음 한편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를 진심으로 좋아서 준것도 아니였기에 막상 받아서 먹은뒤에 그에게 남은건 허무함 뿐이였고 이 기분을 달래기 위해 근처 공원으로 가서 혼자 빼빼로를 사서 벤치에 앉아 기분을 달랬다.
"뭐야, 내 자리에 네가 있을줄 몰랐는데."
"어르신!"
혼자 쉬고있을때쯤 공원에 반가운 얼굴을 봤고 그는 검은양팀에 제이였다.
"이곳에는 무슨일로 오신 건가요?"
"응? 난 원래 이 시간때면 여기서 낮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거든."
"아니 멀쩡한 집을 놔두시고 왜 이런곳에서...."
"그야 여가가 햇빛이 잘 들어와서 잠자기 아주 좋거든. 그보다 넌 왜 혼자 여기있어?"
"그게....좀 말하기 부끄럽지만....제 이야기좀 들어주시겠습니까."
볼프의 표정을 보고 제이는 뭔가 고민이 있다 생각해 흔쾌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했다. 마침 제이는 이곳에 올때 편의점에 들러서 토마토 주스를 사왔고 볼프가 가져온 빼빼로를 안주로 삼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흐음....그런일이 있었군."
"애초에 이해가 안되지 않습니까? 빼빼로 데이라는건 왜 만들어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매번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 데이면 나도 주위에 있는 연인들 보며 너무 부럽더라고. 그럴때면 대체 저런 날은 왜 만들어졌나 싶어."
"그렇죠? 독일에 있을때는 이런거 생각 안하고 살았는데."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는지 제이가 가져온 토마토 주스를 벌컥벌컥 마시자 너무 과하게 마시는 그를보며 제이가 말렸다. 그러던중 제이는 슬슬 시간이 됐다며 자리를 먼저 이탈했다.
"응? 무슨 약속이라도 있으십니까?"
"아아....유정씨가 오늘 시간 되냐고 해서 말이지."
"크읏....믿었던 어르신마저 결국 데이트를...."
"데....데이트라니 그런거 아니야. 아무튼 난 가볼께. 또 보자고."
투욱....
제이가 뒤돌아서 가려고 하자 그의 옷 주머니에서 빼빼로 하나를 떨어트렸고 볼프가 주워 그에게 건네려고 할때 빼빼로 상자에 포스티잇에 쪽지를 보며 그의 표정은 굳어졌다.
"빼빼로 데이라 준비해봤어.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도록해. 나의 왕자님."
"어르신....이거 설마?"
"아아....그거 지나 누나가 준거야. 마침 자기가 빼빼로 받은게 있는데 많다고 해서 아까 병실에 갔을때 주더라고."
"그러면 아까전 하신 말씀들이 하나도 안맞는...."
"쿨럭! 아무튼 난 바빠서 이만 가볼게."
그나마 믿었던 제이였지만 왠지 모르게 그에게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 볼프는 한숨만 저절로 나왔고 이왕 이렇게 된거 오늘 제대로 날을 풀기위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는 대낮부터 빼빼로랑 같이 홀로 공원 벤치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벌컥....벌컥....
한캔을 그새 비운 볼프는 시원함과 더불어 혼자 있다는것에 쓸쓸한 기분이 들었고 올해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가는듯 추운 겨울 바람을 맞이힌채 고독에 빠져 있었다.
"하아아암~"
그러다 하품을 하더니 맥주까지 마셔서 눈꺼플이 서서히 풀려왔다. 평소였으면 절대로 공원에서 노숙을 하는 행위는 안했겠지만 지금에 그는 일어날 힘도 없었고 오늘은 고삐풀린 망아지와 같기에 책을 베개로 삼아 벤치에 누워 노숙을 하며 잠들었다.
***
"....배."
"으음...."
"선배!"
"아으....뭐야....?"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지만 밀려온 두통에 볼프는 잠깐 괴로워 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그를 부르는 사람은 큰 소리로 볼프를 불렀다.
"나참! 지금 이런곳에서 뭐하는 겁니까!"
"뭐야, 파트너? 네가 왜 여기있어?"
"저녁때가 됐는데도, 안와서 찾으러 다녔는데 이런곳에서 노숙을 하면 어쩌자는겁니까. 명색에 교사라는 사람이 아이들이 봤으면 어쩌려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에....엣취!"
추위를 느낀 그는 재채기를 하자 파이는 한숨을 쉬었고 잠깐 기다리라며 공원 앞 편의점에 들려 따뜻한 커피를 사와 그에게 건네줬다.
"오호, 센스가 좋은걸? 잘 마실게."
"나참....얼른 그거 마시고 돌아가죠. 모두 걱정할테니."
바로 그녀가 준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파이의 말에는 별다른 대꾸가 없었고 그와중에 파이는 볼프에게 그동안 수없이 잔소리를 했다. 하지만 볼프는 그녀의 잔소리 따위는 안중에 없었고 커피에만 집중하자 파이는 한번더 그에게 화를냈다.
"제 말 듣고 있는겁니까?"
"아아....들었지. 이왕 이렇게 된거 따뜻한 우동이나 먹으러 가자. 마침 어르신이 알려준 맛집이 있으니까 어때?"
"네? 그래도 되나요?"
"안될게 뭐 있어, 숙소까지 가기도 귀찮고 배고프니 밖에서 떼우고 가자고."
볼프는 앞장서서 가자 파이는 말없이 그를 따라갔고 제이가 소개해준 식당에 와서는 두 사람은 따뜻한 우동을 시켜 한입 먹자 얼었던 몸이 녹아지고 있었다. 이내 볼프는 빠르게 흡입하며 국물까지 다 마시자 잘먹었는지 만족해 보였다.
"크으! 이제야 좀 살것같네."
"선배, 생각보다 잘 먹는거 같습니다."
"아까부터 배고파서 죽는줄 알았어. 먹다보니 계속 먹게 되더라고. 아무튼 난 천천히 기다릴테니 너도 나 생각하지말고 천천히 먹어."
그녀는 볼프의 말에따라 천천히 식사를 했고 볼프는 홀로 휴대폰을 하는등 그녀가 다 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간혹 그녀를 쳐다봤고 파이와 한번은 눈이 마주쳤지만 황급히 피했다.
"무슨 문제있나요? 자꾸 저를 쳐다보고."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다 먹었으면 그만 일어날까?"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식당을 나와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따뜻한 우동을 먹어서 그런가 바깥은 바람이 불어 쌀쌀했어도 두 사람은 큰 추위는 느끼지 못했다. 둘은 걸어가는 동안 별 말은 없었지만 볼프는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며 하소연을 했다.
가장 중요한 빼빼로 데이에도 결국 예쁜 미녀한테 빼빼로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나 제이가 지나에게 빼빼로 받고 심지어 임시지부장과 데이트를 한다며 자기 신세를 한탄했다. 그러다 숙소에 가까워질때쯤 파이는 우뚝 발 걸음을 멈춰섰다.
"그렇게 빼빼로를 받고 싶으세요?"
"응? 뭐 그런것보다 나도 한번쯤은 다른 사람들처럼 예쁜 여자한테 받고 싶은거지."
"그렇군요...."
"신경쓰지마~그냥 선배가 하소연 하는거라 생각하고 넘겨들어."
그는 가볍게 넘어가며 얼른 숙소로 들어가려 하자 파이는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선배!"
"깜짝이야....왜 그래?"
"선배만 괜찮으시다면 이 빼빼로 받으시겠습니까?"
그러자 파이는 자기가 준비한 빼빼로를 보여주며 그에게 건네줬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행동에 볼프는 당황했지만 일단은 그녀가 파트너로서 준다고 생각해 받으려고 하자 파이는 다시 빼빼로를 거둬들였다.
"뭐야? 왜 다시 가져가?"
"그전에....빼빼로 게임 한판하면 드리겠습니다."
빼빼로 하나를 꺼내며 수줍어 하자 볼프는 도무지 그녀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아까도 합의를 보고 빼려고 할때도 그녀는 끝까지 빼빼로를 먹으며 다가온것에 의문이였고 지금에 그녀의 행동에도 이해 할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그녀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때 파이는 얼른 게임을 하자며 재촉했다.
"어이, 파트너. 너 혹시 정말로 그런건 아니지?"
"선배가 뭘 생각하든 전 순수한 마음으로 게임을 하고 싶은거니 오해하지 마십쇼."
"나참....네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는건지 모르지만 원한다면 특별히 어울려줄게."
결국 마지못해 볼프는 승낙했고 두 사람은 이번에도 빼빼로를 물고는 게임에 들어섰다.
바삭....바삭....
서로 말없이 빼빼로를 먹어가며 가까워졌고 이번에도 볼프는 파이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줬다. 하지만 파이는 그의 신호를 눈치못챈건지 아니면 그냥 무시했는지 계속 다가왔다. 이대로면 정말로 그녀와 입술이 닿을거라 생각해 이번에는 볼프가 재빨리 끊으려고 했다.
"와아아아!"
퍼억!
"으읍!"
그때 숙소 앞에서 몰래 숨어서 대기하던 2분대 아이들 중 소마가 볼프를 놀래키며 두 사람에 입술은 자연스럽게 닿아버렸다. 그 모습을 본 아이들도 당사자인 파이와 볼프도 시간이 멈춘듯 모두가 멈춰 있었다.
"어....이럴 의도는 아니였는데...."
"선생님! 괜찮으세요?"
"파이랑 선생님 녀석이 서로 키....키...."
"됐어! 세트! 그 이상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런 광경이 나와버렸으니까."
아이들의 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두 사람은 얼른 서로 입술을 떼어냈다.
"선배....저는 그게...."
"아니....나 지금 꿈을 꾸고있는건가?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야?"
"소마! 그러니까 왜 갑자기 놀래킨거야!"
"으으....죄송해요 쌤....저는 그러려는건 아니고....나와서 두분이 이야기 하는데 그냥 장난삼아 놀래키려다가...."
"아니야 됐어. 난 그보다 먼저 들어가볼게."
도망치듯 볼프는 고개를 숙인채 빠르게 뛰어 가버렸고 파이는 다리에 힘이 풀린듯 주저 앉았다. 아이들은 파이에게 다가오며 괜찮냐며 부축했지만 중요한건 그녀는 온 몸에 열기가 바짝올라 지금 이 상황을 진정 시킬 수 없었다.
"파이, 얼굴이 빨간데 괜찮은거냐?"
"괘....괜찮습니다....그보다 이제 혼자 걸을 수 있으니 저도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
쏴아아아아....
숙소에 들어온 볼프는 정신차릴겸 바로 샤워를 했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 한구석에 있는 뜨거운 이 기분은 아무리 세찬 물로 씻어내려고 해도 식지 않았다. 설마 아니지만 볼프는 방금전 일로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건가 싶었다.
그리고 샤워실을 나와 몸을 개운하게 만들고 얼른 누워서 자려고 할때 누군가 그의 방에 노크를 했다.
똑똑....
"음? 누구야?"
"저....저입니다 선배. 괜찮으시면 안에 들어가도 될까요?"
"어....어....? 자....잠깐만 기다려봐."
파이가 온것에 뜻밖이라 생각한 볼프는 서둘러 문을 열려고 하다 그만 넘어졌다.
콰아아앙!
"으악!"
"엇? 선배, 괜찮으십니까?"
"괘....괜찮아...."
문을 열어주자 파이는 그가 괜찮은지 지켜봤고 볼프는 별일 없다는듯이 일어났다. 뭣보다 그녀가 무슨일로 왔는지 묻자 파이는 아까전 있던일을 해명하기 위해 오해를 풀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녀 잘못은 없고 이 모든 원흉은 소마에게 있던것이니 그녀 잘못이라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였다. 볼프는 의심이 들던것이 아까전일로 확신이 들었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 그녀에게 한가지 질문을 했다.
"파이, 너 혹시 진심으로 나한테 관심 있는거 아니지?"
"선배....그게 무슨...."
"아니....아까 낮에도 그렇고 아까전에도 게임을 하자고 한것도 보면 혹시나 해서 말이지."
"...."
파이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고 볼프의 눈을피했다. 이것으로 볼때 파이는 정말로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고 판단했고 더 말을 이어가려고 할때 침묵을 하던 파이가 그에게 역으로 질문을 내뱉었다.
"만약....제가 선배에게 호감이 있다고 하면 선배는 어떻게 하셨을거에요?"
"그건....그게...."
"정말로 저에게 호감이 없다고 하실건가요?"
"아니....나는 그게....그러니까...."
볼프도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그 어떤 확답을 내리지 못했고 서로를 바라볼 수도 없었고 매우 난처했다. 이 상황이 이어갈수록 볼프는 어떻게든 해답을 찾기로 하다 파이는 더이상에 말은 필요없었는지 볼프의 뜻을 알았는지 이만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런 볼프는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불러 세웠고 말보다 먼저 몸이 움직여 손을 뻗고는 그녀의 팔을 잡아 자기 침대로 넘어트렸고 파이는 침대에 누워 자기 위에 있는 볼프를 마주하게 되었다.
"서....선배....?"
"알았어, 네가 해답을 원한다면 확실하게 정해보자."
볼프는 남겨둔 빼빼로를 가져왔고 세번째 빼빼로 게임을 하자고 했다. 처음에는 자기가 끊고 두번째는 타인에 개입으로 흐지부지하게 넘어갔다. 하지만 세번째는 이제는 그녀의 본심을 알게된 볼프는 진심으로 자기 의지로 게임을 해서 끝을 내려고 했다.
그의 진심을 알게된 파이는 저항없이 그의 게임을 수락했고 두 사람은 이번에도 빼빼로를 먹으며 서로가 가까워졌고 그 와중에 볼프는 눈빛을 보내거나 파이도 무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서로 의식을 가진채 그저 지금 게임에 집중을 했고 마침내 서로를 알게된 두 사람은 입술이 닿게되어 둘 사이를 이어지게 만들었다.
cooking
다음날 아침이되어 식사를 하려고 아이들과 재리 그리고 오퍼레이터인 앨리스가 모였지만 파이와 볼프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두 사람이 늦고 있었고 기다리다 못해 아이들이 찾아가려던때 둘이서 같이 오며 묘하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응? 쌤이랑 파이쌤 뭔일 있었어요?"
"그러게....어쩐지 두분이 부끄러워하는 눈치인데."
"아....아니요....그냥....추워서 그런겁니다."
"오호~이거 혹시 두분이서 어제 있던일로 사랑에 싹이?"
퍼억!
까불던 소마를 향해 볼프가 책으로 한대 때리자 소마는 폭력교사라며 화를냈지만 역으로 볼프는 발끈했다.
"시끄러워! 감히 선생님을 놀려먹기나 하고 이따 수업때 너희들 각오해!"
"흐음....뭔지 알거같지만 그냥 넘어가드릴게요. 요.원.님."
"아....아니....우린 진짜 아무것도 없다고."
"마....맞습니다! 저희 그냥 단순히 늦잠자다 온거에요!"
"파이, 부끄러워할거 없다. 세트도 충분히 임금님으로서 너그럽게 넘어가주마."
곳곳에서 놀림받는 볼프와 파이는 아니라며 해명하며 얼굴을 붉혔지만 그럴때마다 더욱 두 사람을 향해 놀려댔으며 꽤나 난처해 보였다. 그러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눈웃음을 지었고 빼빼로를 통해 이어진 두 사람에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작가의 말
이제서야 올리네요.
이번 빼빼로 데이는 어떻게 준비할까 싶어 간만에 볼프 파이로 엮어서 한번 준비했습니다.
신서울에서도 간혹보면 제이가 유정이나 지나의 러브라인을 보며 볼프가 무척 부러워하면서 연애를 하고싶어하는 눈치인거 같아
빼빼로 데이를 통해 한번 파이랑 이어주는걸로 준비해봤습니다. 추가로 이번에는 처음으로 cooking을 준비해서 후일담으로 뒷 이야기를 준비했고요.
뭣보다 빼빼로 데이에 어울릴법한 빼빼로 게임을 넣어서 둘 사이를 더욱 제대로 이어주는 묘사를 만들어봤습니다.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