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5 부산 2화 인연, 그리고 악연(1)
Heleneker 2023-08-0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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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오는 외전 : 쇼핑의 시궁쥐에 간단한 일러스트 구경하러 오세요~
시작합니다.
"다녀왔어요....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어요?"
작전 구역에서 돌아온 자온. 부산스러워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 다가가 묻는다.
"아, 다른게 아니라 김유정 임시지부장님의 상태가 많이 안 좋은 모양이예요. 급히 다른 클로저 팀이 모인 곳으로 향한 모양인데....."
"빨리 완쾌되셨으면 좋겠네요. 그분은 우리 신서울 클로저들의 희망이시니까요."
"뭐, 우리 입장에서야 태평하게 잠만 쿨쿨 자던 아줌마였으니까. 캐롤리엘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기분으로 도와주긴 했는데, 그렇게나 중요한 사람이었단 말이지.....?"
"저도 뒤늦게 알았지만 부산이 이렇게 된 것도, 그분과 제법 관련이 있는 모양이에요."
"유니온에서 임시지부장님과 적대하는 세력이, 그분 휘하 클로저들의 발을 묶어두기 위해 작전을 벌인 것 같아요."
"차원종들을 시가지에 풀어놓는 작전 말인가요?"
"아, 네...."
마음을 추스린 것일까, 어느새 돌아온 민수현이 오세린의 하던 얘기에 질문한다.
"좀 괜찮아졌어?"
"음.... 미안해, 네 잘못도 아닌데 괜히 짜증내서."
"됐고, 그렇게 틀어박혀 있었으니 뭐라도 좀 알아낸 게 있겠지?"
"응. 얼마 전에 찾아왔던 신서울의 클로저들을 상대하기 위해, 어느 악당이 시가지에 차원종을 풀어놓았다고 해. 클로저들의 활약으로 그 악당을 물리치고, 차원종들도 상당부분 제거하기는 했지만...."
"그 직후, 부산 상공에 나타난 서피드로 인해, 이곳의 위상력 억제기에 과부하가 걸리고 말았다나봐. 그 바람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차원종들이 다시 날뛰게 되었다고...."
"처리도 처리지만 서피드를 빨리 찾아야겠네. 이번엔 꼭 끝을 봐야지."
이후 몇 마디가 더 오가고 모두 흩어지자, 자온은 오세린에게 다가가 살며시 묻는다.
"감찰관, 혹시 독일에서 저랑 둘이서 있을 때 일 기억나요?"
"아.... 그게..... 그렇다고 듣긴 했지만 기억이 전혀 없어요. 무언가를 했다는 감각은 있지만 그게 뭐였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역시 그런가요..."
"아가씨가 내 힘을 쓰고도 광기에 오염되지 않으려면 그에 대한 기억을 통채로 들어내야 했단다. 극단적이긴 해도 어쩔 없었지."
"어쩔 수는 없었다만.... 그래도 아가와 나를 잘 아는 이해자가 한 명 사라진 건 못내 아쉽긴 하구나."
"영감 있었어? 어디 있다가.... 뭐야 그건?"
내려다 본 뷜란트는 아쉬움을 표하는 말과는 달리, 품 안에는 어묵을 비롯한 다양한 간식들을 한아름 안고 있었다.
"네 고향 명물이라더라? 어짜피 지금 이 쪼그만 몸으론 너흴 도와줄 수도 없으니 맛보던 겸 해서 주변 구경이나 하고 있었지."
"몸 얻었다고 아주 살 판 났구만..."
"그나저나 전에 신서울에서 봤던 갑옷이 주변에 보이더구나. 한번 확인해보려무나."
"갑옷? ....설마 교단인가?"
뷜란트의 말에 자온은 서둘러 작전구역을 향해 나선다.
*******
"그극.... 그그그극....."
작전구역, 차원종들 사이에 곤충의 외골격을 닮은 갑옷이 보인다. 자온에게 미리 건넨 관측 장비를 통해 이를 본 민수현이 당혹스러워한다.
"저건.... 아머드 특경대?"
"진짜 신서울에서 봤었던 교단 놈이 쓰던 갑옷인데 아머드 특경대라고?"
"교단이요? 아머드 특경대의 장비가 교단에 유출되었던 건가요? 저 갑옷은 부산의 도시 방어를 위해 특수 설계된 것인데 어떻게....."
"아, 아니야. 중요한 건 지금의 상황이야. 침착해지자....."
"일단 저분들은 교단이 아닌거지? 그럼 최대한 다치게 않게 제압할게."
"네, 부탁..... 드릴게요."
*****
"이 분들은 잘 모셔가고...."
타다다다다----!!
"총소리? 김철수는 다른 방향으로 갔었을텐데?"
기절시킨 아머드 특경대를 구석진 곳에 급히 옮기고 총소리가 난 방향으로 가보니,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이 쩔뚝거리면서 차원종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간신히.... 여기까지 돌아왔는데 이렇게 되다니.... 시장님은 무사하실지...."
"그윽..... 그으으으으......"
"죄송합니다, 특경대 대원님. 감히 당신께 총을 겨누는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간 부산시를 위해 봉사해주신 점....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도 모자라겠지요."
"허나, 저는... 시장님의 부산을 위해, 힘 닿는 곳까지 여러분과 맞서겠습니다."
"그으.... 그아아아아아!!!"
아머드 특경대와 차원종들이 점점 좁혀오자, 견제 사격을 하던 여성은 다리는 힘이 풀린 듯 꺾이기 시작한다.
"윽.... 다리가....! 이대로는... 이 포위망을 탈출하기 어려워....."
"죄송합니다, 시장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슨 약속인지 모르겠는데 중요한 약속인거 같아보이네요. 도와드릴게요."
"윽, 일반 시민이.....? 이쪽으로 다가오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
"이 차원종들은 제가 잡아두고 있겠습니다. 부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주십시오.....!"
다가오는 자온을 일반 시민으로 오해한 여성은 다리에 다시 힘을 주며 주변을 향해 다시 견제 사격을 한다.
너무 가까워. 지금의 내 힘으론 범위를 넓혀야 하는데 이대로 공격하면 여파에 휩쓸릴테고... 막아야 지켜줄 수 있을텐데 그힘을 어떻게 썼었지....?
여성에게 다가가며 고민하던 순간, 지키겠다라는 의지에 반응하듯 실을 통해 새로운 힘이 흐르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단순한 힘이 아닌, 네 마음에 새겨진 인연이라는 의미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걸 상시로 자각하거라.]
아, 영감이 말한게 이런건가.
리버스 휠 안에서 뷜란트가 해준 조언을 조금 이해한 자온. 여성의 앞으로 파고들어가며 새로운 기술을 부른다.
"와라, 염라의 갑주."
슈루루룩----
캉!! 카아앙!!!
"끄....끄으으으...."
키긱? 키기기긱?
휘두른 손 끝에 펼쳐진 실이 엮이며 장벽을 이룬다. 경화의 힘을 받아 만들어진 실의 장벽은 눈앞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낸다.
"이 힘은...? 당신, 클로저였나요?"
"엄밀히 말하자면 아니지만..... 부산을 도우러 온 아군은 맞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다리에 부상을 입어 싸우기가 힘들었거든요."
"잠깐, 이 목소리.... 아오? 네가 왜 거기에 있어?"
무전기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민수현은 당혹스런 목소리로 여성의 이름을 부른다.
"도련님? 이 목소리는 도련님이시군요! 아아. 이런 때에 도련님을 뵙게 되다니...."
"수현, 이 분이랑 아는 사이야?"
"네 저희 집안 사람이에요. 아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부산에서 일어난 일은 나도 대충 조사했지만, 네가 형님 곁에 있는 게 아니라 혼자 돌아다니다니..... 설마, 형님께 무슨 일이...."
"....죄송합니다, 도련님. 직접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얘기가 정리된 거 같으니 이제부터 길 열겠습니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따라오세요."
자온은 아오라고 불린 여성이 더이상 다치지 않게 신경쓰며, 눈 앞의 차원종을 섬멸하기 시작한다.
*****
"아오.....!"
"도련님."
거점으로 돌아온 자온과 아오이. 아오이는 민수현을 보자마자 인사를 올린다.
"모두 안 보이네. 아직 작전구역에 나가있나?"
"응. 조금 있으면 곧 올 거야. 그나저나 방금 너희가 데려온 사람 말이야, 뭔가 상당히 예쁜 옷을 입고 있던데. 뭐하는 사람이야? 어디 높은 사람이라도 돼?"
"나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메이드라고 다른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걸 대신 해주는 사람이야. 심부름꾼이 특정 대상만을 위해 일하는 거라고 보면 돼."
"그렇구나. 그건 그렇고, 왜 저 사람이 민수현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거야?"
"응?"
저수지의 말에 자온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본다. 아오이는 상처입은 다리를 꿇은채로 민수현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민수현도 너무하네.... 다리에 피까지 흘리는데, 계속 무릎 꿇게 하고."
"이, 이러지마! 아오. 남들이 보고 있잖아...."
"아닙니다, 도련님. 저는 이러는 것이 더 편한걸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쩔쩔 매는걸 보면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거 같아."
"아, 그러네. 저 여자가 꿈쩍도 않는 중이구나. 하하, 하여간 약골이라니까."
"그럼 하다못해 다리라도 지혈해두자. 기본적인 의약품은 갖고 있지?"
"아뇨, 귀중한 물자를 제가 사용할 수는...."
"네가 그렇게 구는 거, 형님도 굉장히 싫어하시는 거 알아?"
"너는 부상자야. 부상자가 약 쓰는 게 뭐 어때서? 잔말 말고 상처 보여줘. 내가 붕대라도 감아줄 테니까."
"소, 송구합니다, 도련님...."
"장하다, 도련님."
"그러게. 장해요, 도련님."
"윽.... 노, 놀리지 마세요."
"둘이서만 사이좋게 지내지 말고, 어떤 사람인지 우리에게도 소개 좀 해주지 그래?"
"아, 그렇지. 이쪽은 저희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아오츠키 아오이예요. 평소에는 제 형님의 비서로 활동하죠. 저희 가족들은 편하게 아오라고 불러요."
"제게 있어서는..... 누나 같은 사람이고요."
"아, 아닙니다. 도련님. 제가 누나라니요. 수진 아가씨께 실례입니다."
"왜? 누나가 둘 있는게 이상할 건 없잖아. 넌 나한테 친누나나 다름없는걸."
"아. 그리고 이쪽은 미등록 위상능력자인....."
"자온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오이 씨."
"나는 저수지."
"그 섬을 조사하다가 알게 된 사람들이야."
"그랬군요. 모두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괜찮습니다. 임시라곤 해도 클로저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 평소에 수현에게 신세진 것이 많으니 정말 괜찮습니다."
"그 말은, 도련님께서 지금 유니온을 돕고 계시다는 뜻이군요. 도련님, 가족들이 알면 상심이 클 겁니다."
"물론 고용인인 제게는 반대할 자격이 없지요. 도련님의 뜻을 거스를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건 아냐. 너는 우리 집에 있어 그냥 고용인이 아니라.... 어엿한 가족의 일원이라니까...... 그러니 난 너에게도 내 꿈을 인정받고 싶어."
"그런 송구한 말씀을. 저는 그저.... 도련님께서 건강하신 모습을 봐서 기쁠 따름입니다."
"....보기 좋네. 진짜 가족이야."
서로를 위하는 민수현과 아오이의 모습을 보며, 자온은 훈훈한 감정을 받는다.
TO BE CONT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