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라는 불꽃에 더럽혀진 소녀(下)
Stardust이세하 2023-08-07 6
한편 유니온 신서울에 위치한 위상능력자 수용소 이곳에는 온갖 범죄자들과 위상능력자들을 가두는곳으로 경비 자체도 매우 삼엄한 곳이다. 다만 이렇게 큰 건물은 한명에 죄인 때문에 죄수도 그들을 관리하는 클로저들도 모두 비켜주게 되어 지금 이 큰건물에 죄수는 불꽃딸 한명뿐이였다.
"흐음~생각보다 상황이 재미있게 흘러가네요."
교주는 감옥에 갇힌채 클로저들이 모두 복수하려는 슬비를 막는걸 구경하며 즐거워 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죽을텐데, 이런 상황에서까지 여유를 부리는거야?"
그녀를 관리하는 검은양팀에 멤버인 세하는 철창 앞에서 블레이드를 들고 말하자 불꽃딸은 흐뭇해 하며 말했다.
"네, 애초에 전 내일 죽는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아니 죽는순간까지도 신은 제 편을 들어주는지 지금도 당신들끼리 내분이 일어났잖아요?"
도발이 아닌 도발에 세하는 표정이 구겨지자 오히려 불꽃딸은 그 모습에 즐거워해 웃고만 있었다.
"그 웃음도 곧 사라질거야, 내일 처형대에 오르면 넌 끝이라고."
"아니요, 굳이 내일이 아니여도 오늘 이 자리에서 부모를 잃은 소녀로인해 제가 죽겠죠, 그리고 그 복수라는 이름에 불꽃은 점차 퍼져나가 당신들끼리 싸워 자멸하게 될거요."
"슬비는 그런 선택따위는 하지않아, 우리가 그렇게 가게 놔두지는 않을거야."
"푸훗.....후후후.....하하하하하하!"
불꽃딸은 실성하듯 크게웃자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는것만으로 정말인지 소름이 돋을정도로 혐오감이 들었다.
"아아....역시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에 아드님 다워요, 어쩜 그렇게 항상 포기하지않고 희망적인 말만 하시는지 정말인지 당신을 어떻게든 내 손에 얻었어야 했는데."
세하는 그녀를 무시한채 가려고 하자 이내 불꽃딸에 도발에 걸려들게 되었다.
"당신에 그 말이 제가 감명받아 재미있는걸 들려드릴게요, 실은 당신들과 싸울때 이슬비 그 여자에게 작은 성흔을 남겼어요, 저에대한 증오와 복수심이 강할수록 그 불꽃은 더욱커져 겉잡을 수 없게 말이죠."
멈칫!
"뭐라고?"
"후훗, 복수에 대한 열망이 커질수록, 그걸 연료로 삼아 서서히 불씨는 퍼져 더욱 저를 죽이려고 혈안이 들겠죠."
"너....슬비에게 무슨짓을 한거야!"
콰앙!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들고 공격하려고 하자 때마침 유리와 제이가 달려와 그를 막아 간신히 철창에 손상이 난 정도였다.
"세하야! 진정해!"
"동생! 녀석에 말에 휘둘리지마!"
"놔요! 슬비손이 더럽혀질빠에 차라리 제가!"
"이녀석에 말에 일일이 휘둘리지마! 차라리 여기있지말고 얼른 나가자!"
두 사람은 세하를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불꽃딸은 마지막까지 그들에 감정적인 모습에 웃기만 했다. 마치 이 판 자체가 그녀가 원하는대로 흘러가는듯 즐기고 있었고 더이상에 도발에 걸리지 않기위해 검은양팀은 바깥으로 나갔다.
***
채앵!
파지지직!
한편 은하와 슬비는 서로 부딪치며 자신들이 가진 나이프들을 던지며 싸웠고 다른 시궁쥐팀은 도저히 끼어들 엄두가나지 않았다. 심지어 서로 속도를 올려 싸웠기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김철수가 마음에 눈을 이용해 간신히 따라잡는 정도였다.
"하아....하아....역시 이슬비 아카데미 수석답네."
"그러는 너도 끈질기게 날 붙잡네."
"당연하지. 널 어떻게든 막는다고 했으니까."
욱씬!
"으윽...."
하지만 익숙하지 않게 다리에 코팅을 하는 바람에 다리는 서서히 부상이 심해져갔고 최대한 빠르게 끝내려고 했다.
"빈틈!"
콰아아앙!
"으윽....!"
은하의 움직임을 눈치채듯 슬비는 번개를 내리치자 은하는 밀려났고 그틈에 슬비가 궁극기를 써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은하 또한 궁극기를 펼쳐 슬비보다 높게 위로 올라서며 나이프들을 던져 슬비를 견제했고 수리검에 위상력을 크게 실어 넣었다.
"조금만 더.....이 한방에 모든걸 걸겠어!"
"하게 놔둘거 같아?!"
몸에 전류를 내뿜은채 은하가 날린 나이프들을 모조리 부숴트린채 은하에게 달려들었고 은하는 이대로 거대한 수리검을 날렸다.
"메테오 나이브스!"
"하아아앗!"
콰아아아아앙!
"크읏....엄청난 위력이야!"
"다들 우선 엄폐할곳으로 숨어라!"
근처에 있던 시궁쥐팀까지 공격에 영향을 받으며 다행히 루시가 감옥관으로 어느정도 피해를 줄였다. 그사이 연기가 걷히자 그 너머로는 땅에서 무릎을 꿇은 슬비가 있었다.
"하아....하아....일단 이정도면 은하도 분명 피해를 입었을거야."
"아니, 진짜는 바로 여기야."
"무슨....!"
쿠구구구.....
은하는 공중에서 수리검을 날린뒤 후방으로 빠져 건물 옥상에서 주먹에 위상력을 모았다. 진짜 한방을 노리기 위해 이 공격에 모든걸 걸었고 슬비에게 가장 장점인 벼락과 중력장 이것을 견제하기 위해 전신에 코팅을 하여 신체강화는 물론 다리에 속도까지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아무리 너라도 이건 좀 아플거야! 아빠, 제 친구를 구할 수 있게 힘을 주세요, 메테오 스메쉬!"
슈우우우웅!
빛처럼 빠르게 돌진하자 슬비 눈앞에는 황금빛이 빠르게 날아오자 달리 저항 할 방법은 없었다. 그렇기에 슬비는 선택했다. 자신또한 몸에 전류를 내뿜은채 은하를 향해 정면돌파를 하기로 말이다. 그 결과 양측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고 각자 반대편에는 은하와 슬비가 따로 있었다.
"쿨럭!"
그 결과 은하측에서 피를 토하자 시궁쥐팀은 모두 은하에게 달려들었고 은하는 무릎을 꿇은채 슬비를 향해 뒤돌아봤다.
"어이가 없네, 나랑 정면으로 부딪치기전에, 염동력으로 내 주먹에 데미지를 최소화 한 상태로 그 상황에 바로 전격 공격을 가하다니...."
"내 복수를 방해한 댓가라고 생각해, 난 누가 뭐라고 해도 불꽃딸을 죽여버릴거야."
철컥!
"그렇다면 어디 우리까지 쓰러트리고 가라."
철수가 총을 겨누며 말하자 다른 팀원들도 모두 전투태세를 갖췄지만 슬비는 시궁쥐팀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못할걸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은하가 부상을 입은건 물론 전신에 코팅을 하느라 육체적으로 몸이 망가지고 있으니 서둘러 그녀를 치료해야 하기 위해서였다.
"난 더 싸운다면 싸울 수 있는데, 계속 할건가요?"
"그냥 보내줘요, 솔직히 지금 우리가 다 덤벼도 슬비는 어떻게든 지나갈거야."
"하지만 이슬비 요원님을 막아야 하잖아요!"
"걱정마....오히려 나보다 더 믿음직한 그 형씨라면 틀림없이 막아줄테니까."
슬비는 그대로 묵묵히 앞을향해 걸어갔고 이제 남은 자신들에 팀이 있을거라는걸 예상한채 모든걸 각오한채 검은양팀을 보러 향했다.
***
"하아....하아...."
비틀....비틀....
당장이라도 쓰러질것 같았다. 눈 앞에는 온통 주위가 빙빙돌고 있었고 몸에입은 상처는 갈수록 심해져 지쳐만 갔다. 아무리 소마가 영약으로 치료를 했다고 해도 클로저 3개팀을 상대한 시점에 이미 슬비의 체력은 바닥을 향해걸어가고 있었다.
삐끗!
콰당!
"아아....아파....."
결국 걸어가다가 그만 넘어져 버렸지만 불꽃딸을 생각하며 그녀는 일어섰다. 이날만을 위해 자기 주위에 모든걸 버리면서까지 걸어왔고 이곳에서 무너질 수 없었다.
"슬비야!"
그때 간신히 건물 근처까지 온 슬비앞에 유리가 달려오며 그녀를 받아냈다.
"서유리....?"
"슬비야....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당장에 자기앞에 적이라 인식한 슬비에 반면 오히려 유리는 그런 슬비를 받아낸채 그대로 껴안았고 뒤를이어 제이와 미스틸이 와서는 미스틸은 보호막을 펼쳐 슬비를 회복 시켰다.
"뭐하는거야....적인 나를 이렇게 회복시켜주는 의미는 뭔데?"
"무슨 소리에요! 슬비 누나는 우리 동료고 리더잖아요! 적이라니 그건 말도 안돼요!"
"그래! 슬비 넌 내 친구야! 우리들에 리더라고!"
"그럼 내가 불꽃딸을 죽이러 간다고 하면 다들 비켜줄거야?"
그 말을듣자 모두들 침묵을 한채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모습에 슬비는 예상한듯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봐, 결국 이렇게 나설거면서 지금 나 동정하는거야?"
"대장, 그게 아니야, 우린 단지."
"어차피 너희도! 또 늑대개나 사냥터지기나 시궁쥐처럼 복수를 하면 허탈함만 남는다 내 손이 더러워진다 이 말을 하려는거잖아!"
슬비의 말에 모두들 말을 잇지 못했고 광기에 사로잡힌 그녀는 억지로 몸을 일으킨채 중력장을 펼쳐 검은양팀을 구속했다.
"으윽! 대장 이게 무슨 짓이야?"
"그렇다면 내가 가는 길을 방해 하지마! 나는 어떻게든 불꽃딸을 내 손으로 죽일테니까!"
슬비는 곧장 수용소로 뛰어가자 중력장에 갇혀있던 제이는 약물을 마신뒤 빠르게 날아와 슬비를 뒤에서 기습했다. 하지만 슬비는 예상한듯 공간을 압축해 제이를 따로 가뒀다.
"크읏!"
"제가 이런거 하나도 예상 못했을거 같아요?"
"그래, 확실히 많이 성장했구나, 그럼 하나만 물어보자, 넌 부모님 복수라는 목표로 클로저를 하면서 검은양팀을 우리를 너에게 있어서 그 복수보다 못한 가치였던거냐?"
"뭐라고요?"
"우리는 오직 리더인 너를 믿고 여기까지 왔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서로가 의지하며 왔지만, 그 중에서는 리더인 네가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게 크다고."
슬비는 제이의 말을듣고 마음이 흔들린듯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기세를 이어 유리와 미스틸도 중력장을 벗어나 일어서며 슬비에게 다가왔다.
"맞아요! 저 또한 항상 슬비누나가 있어줬기에, 매일매일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그런데 지금에 누나는 복수라는것 때문에 제가 알던 슬비 누나를 잃을까봐 무서워요!"
"나도 우리 엄마가 불꽃딸 그 여자에게 당한걸 생각하면 화가나! 돌아가신 너희 부모님에 반면 우리 엄마는 구출해서 내가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부모님이 없더라도 지금 네 곁에는 우리가 있잖아! 그러니까 제발 내가 알던 내 친구 슬비로 돌아와줘!"
팀원들에 말에 슬비는 행동을 멈춰섰고 팀원들은 천천히 다가온채 그녀의 어깨를 만지자 슬비는 뿌리쳤다.
"웃기지마! 내가 이런다고 복수를 멈출거 같아?"
콰아아아앙!
"크읏...."
그러자 슬비는 폭주를 한듯 감정이 폭발해 벼락들을 내려치며 팀원들을 향해 공격했다. 그틈을타서 슬비는 수용소로 향하자 유리는 쫓아가려고 했지만 제이가 막아섰다.
"지금 우리가 가봤자 소용없어, 이렇게 된거 세하동생을 믿어보자."
"아저씨, 세하가 잘 해줄 수 있겠죠?"
"일단은 지켜봐야지."
"세하형 꼭 슬비 누나를 막아주세요!"
***
저벅.....저벅.....
마침내 수용소에 들어서자 슬비는 드디어 불꽃딸을 죽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서둘러 걸어갔다. 다만 그것도 잠시 지하로 내려가는길에 묵묵히 건블레이드를 들고 서 있는 남성이 있었는데 그는바로 검은양팀에 이세하였다.
"그래, 역시 마지막은 네가 날 막는거구나, 이세하."
"나도 원래는 바깥에 나가서 널 막으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꼭 나는 따로 널 막아야 한다고 해서 말이지."
"하하....설마 다들 이런걸 예상한거야? 네가 나를 막을 수 있다는 유일한 패로 말이야?"
슬비는 그들이 놔준 이유를 그제서야 깨닫고 그것이 다름아닌 팀내에 가장 문제아인 세하가 자신을 막을 비장에 카드라는것에 어이없어 하듯 웃었다. 세하는 슬비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불꽃딸이 내린 성흔과 그것이 복수로 집어삼켜져 지금에 슬비는 자신이 알던 슬비가 아니라는것을 나아가 자신이 막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것에 건블레이드를 들었다.
"비켜, 아무리 네가 날 방해한다면 가차없이 널 쓰러트리고 지나갈거니까."
"슬비야, 솔직히 나도 네가 복수하는 마음 이해해, 나도 유니온이 우리 엄마한테 했던짓을 생각하면 그때는 클로저를 때려치우고 싶을 지경이였으니까."
"그걸 알고있다면 비켜주지 않을래? 너한테 신경쓸 여유는 없거든."
"근데 호프만이 죽고 유니온에 복수하고 싶은 심정도 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다 무의미하다 싶었어."
세하의 그 말을듣자 슬비는 순간 황당했다. 세하도 분명 자신과 같은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듣던것과 달리 뜻밖에 무의미하다는 말에 그녀는 황당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그렇게 화나고 복수하고 싶었으면서 왜 이제와서 그럴 마음이 사라진건데?"
"그야, 그런 복수보다 이미 내 곁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런거 할 생각이 없어지더라고."
"무슨...."
태연하게 말하는 모습에 슬비는 황당하다 못해 쥐고있던 나이프를 떨어트렸고 그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만약 이세하 자신도 자기와 반대 입장이라면 절대로 그런말을 하지 않았을거고 하물며 지금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제쳐두고 불꽃딸을 죽이려 했을텐데 그런데도 저런말을 하는건 자신을 공감하지 못하는것이라 생각해 슬비는 다리에 전류를 내뿜으며 빠르게 지하로 향했다.
콰아앙!
"으윽...."
빠르게 지나가는 틈사이 세하가 건블레이드에 위상력을 실어 땅에 내려꽂자 충격파가 발생해 슬비를 밀어냈다. 슬비는 그 공격에 세하를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죽일것같이 보였지만 세하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넌 내마음이 어떤지 몰라! 아니, 그 누구도 내 마음이 어떤지 공감을 못하니 그런 소리를 하는거지! 애초에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내가 클로저가 안되고 이런 삶을 살지도 않아도 됐을텐데."
"...."
"하긴, 너처럼 게임만하고 태평하게 사는 네가 날 알리가 없지, 넌 뭣보다 부모님도 강하시고 살아계시니 더더욱 말이야!"
"그럼 어째서 그렇게 화내면서 말하는데도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짓는거야?"
".....!"
세하는 슬비의 표정을 보며 굳어진채 대답하자 슬비는 당황해 서둘러 나이프들을 던지며 전투에 들어갔다. 하지만 세하는 공격을 가볍게 튕겨내며 걸어오자 슬비는 거리를 벌려 공격하려고 했지만 이미 세하가 여명에 힘을 쓰자 슬비의 시야를 가렸다.
"으읏....눈부셔...."
시야가 가려진 틈에 세하는 날개를 개방해 날아올랐고 단 한순간에 타이밍을 노려 슬비에게 다가와 그녀와 거리를 좁힌채 벽으로 몰아붙였다.
콰아아앙!
"으윽...."
벽에 몰린 슬비는 눈을 떠 보니 세하는 위상각성으로 변한 상태로 한손에 건블레이드로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슬비는 이내 잠시 눈을 감다가 피식 웃었다.
"하하....그래 결국 여기까지인거네, 네가 이겼어, 더는 싸울 힘도 없고 지쳤으니 날 마음대로 처리해."
슬비는 반쯤 포기상태로 모든걸 관두자 세하도 검을 빼냈다. 그리고 세하는 잠시 슬비를 바라보더니 그는 한가지 질문을 했다.
"이슬비, 넌 지금 이 순간에도 검은양을....우리들을 아직까지 생각해주고 있어?"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한 슬비와 다르게 세하의 표정은 내심 진지해보였다. 꼭 이 상황에서만큼은 그 대답을 들어야 할만큼에 질문이라는걸 알자 슬비는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받아줬다.
"혹시나 네가 불꽃딸을 죽여 유니온에서 널 체포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네 곁에 남아 있어줄게."
"뭐?"
"나뿐만이 아니야, 유리도 아저씨도 미스틸도 네가 더이상 혼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 검은양팀은 네가 어떤짓을 하든 곁에 함께해줄거야."
"그게 무슨....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나한테 이러는건데?"
"그야, 우리에게 있어서 넌 친구니까, 당연히 도와줘야 하는거 아니겠어?"
세하는 검을 거두고는 위상 각성도 해제한채 더이상 슬비와 싸울 의사가 없는듯 그녀를 지하로 보내려고 했다. 그의 행동과 말에 슬비는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가 안갔고 오히려 혼란만 가득했다. 그럼에도 세하는 그녀를 믿는다는 굳은 의지에 표정으로 뒤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고 슬비는 고개를 숙인채 묵묵히 지하로 내려갔다.
***
"후훗, 여기까지 용케 오셨군요."
지하로 내려와 감옥 너머에는 구속되어있는 불꽃딸이 보였다. 슬비는 곧장 나이프들을 전개해 언제라도 그녀에게 공격할 준비를 했다.
"아까보니 여명에 힘이 느껴지던데, 보니까 꽤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나봐요."
"너랑은 상관없어, 어차피 곧 죽을텐데 알아서 뭐하게?"
여유있는 불꽃딸에 반면 슬비는 차갑게 말하자 오히려 그녀의 모습은 불꽃딸에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흐응~보니까 여기 오면서 동료들이 설득한거 같은데, 결국 무의미해요, 어차피 당신은 절 죽일거고 그 여파로 인간들끼리 다툼으로 불꽃은 번져 세상은 정화한다, 아아 제가 예언한 그대로 곧 그때가 다가오겠어요!"
마치 자신이 이긴듯 황홀하게 웃자 슬비는 다가갔고 아직 그녀에게 듣지 못한 대답을 듣기로 했다.
"죽기전에 한가지만 물어볼게, 왜 우리 엄마랑 아빠를 죽인거야?"
"응? 이제와서 그게 궁금하세요?"
"우리 엄마랑 아빠가 너한테 나쁜짓이라도 했어? 연구원이여도 그렇게 지독한짓을 할 분들이 아닌데?"
"푸훗!"
불꽃딸은 슬비의 말이 마치 웃겼는지 피식 웃으며 비웃었고 인내심이 바닥난 슬비는 염동력으로 철창을 뜯어냈다.
콰아아앙!
"우와....철창을 뜯어내다니 아직도 이정도 힘이 남아있는거보니 정말 대단해요."
"내 질문에 대답이나해! 안그러면 레일건을 날려서 네 머리에 맞추겠어!"
"....딱히 그분들에게 원한은 없어요 오히려 저를 친딸처럼 잘 보살펴 주셨죠, 하지만 아버지의 임무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죽였어요. 뭐 그래도 안심하세요, 그분들에 죽음은 헛수고가 아닌 저희 교단이 세상에 드러나게 할 수 있던 초석이 되셨...."
푸욱!
불꽃딸 어깨에 레일건이 박힌채 피가 흐르자 그녀는 무표정하게 부상당한 어깨를 보며 다시 슬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슬비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죽일기세에 분노로 감싸였고 불꽃딸은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해 보였다.
"그래요, 어디 죽여봐요, 저를 죽이고 당신들 인간끼리 다툼을 불러와 재앙을 일으켜주세요!"
두 팔벌려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 불꽃딸은 당장에 슬비를 도발했다. 슬비는 곧장 나이프를 들고 달려들었고 불꽃딸에 목을 붙잡은채 벽에 몰아붙이며 나이프를 들고 당장에 찌를 준비를 했다.
"후훗, 역시 당신들 가족은 정말 도움이 많이되요, 이렇게 제 계획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답니다."
"크읏....!"
"시간이 얼마없으니 얼른 죽여요, 그렇게나도 애타던 부모님의 원수를 죽일 수 있는 기회잖아요? 자! 어서요!"
불꽃딸은 슬비손을 붙잡아 나이프를 자신에 목에 갖다댔다. 눈앞에서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는 상황 그럼에도 슬비는 무언가에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당장 죽이면 그동안 그녀를 괴롭히던 복수를 끝낼 수 있었는데 어째서일까 슬비는 망설인채 공격하지 못했다.
마치 이제와서 자기곁에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난듯 그리고 여기까지오며 팀원들이 해준말과 마지막으로 세하가 해준말에 대해 슬비는 생각에 잠겼다.
"그야, 우리에게 있어서 넌 친구니까, 당연히 도와줘야 하는거 아니겠어?"
"크읏!"
세하가 해준 마지막 말이 떠오르자 문뜩 자신이 그동안 지내온 삶이 생각났고 평생 없을거 같던 친구들까지 생긴채 부모님에게 말하듯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엄마, 아빠, 정말이게 최선일까요?"
"응?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신거죠?"
"당신들에 딸이 이런짓을 하는걸 보신다면 정말 두분은 많이 아파하시겠죠?"
뚝....뚜둑....
"무슨....!"
불꽃딸은 슬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놀랐고 슬비도 목을 조르던 손과 나이프를 떨어트린채 눈물을 흘렸다.
"이건....제가 생각한것과 다르군요, 왜 이제와서 망설이는거죠? 분명 제가 복수의 성흔까지 심었는데."
슬비는 눈물을 닦고는 다시 일어서며 그녀 앞에 당당히섰다.
"나도 모르겠어, 분명히 널 죽일 기회였고 그랬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해준말들을 떠올리니 내 마음이 이상해졌어, 고작 이런 복수 하나에 내가 그동안 쌓아온 인연을 무너트린다는거에 말이야."
"그게....부모님을 죽인자를 복수하는것보다도요?"
"그래, 확실히 네 말대로 널 죽였으면 그건 그거대로 내 바램이 이뤄졌을거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내 곁에는 그런 복수보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이 있기에 나는 결코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어, 두분에 자랑스러운 딸이자 인류를 지키는 클로저로서!"
그녀의 각오를 듣고 불꽃딸은 이 상황을 예측 못한듯 풀썩 주저 앉았다. 여러가지 변수를 생각했지만 그것도 나약해 보이는 인간인 그것도 복수에만 사로잡힌 이 여자가 설마 마지막에 와서 자신에 의지로 일어선것은 기적이 아니고서야 설명 할 수 없었다.
"그래....그런거였어....여명께서는 이래서 인간들을 선택한거였군요, 후훗, 이거 정말 인간이라는 존재는 보면볼수록 탐스러운 보물들이군요!"
불꽃딸은 마치 이 상황을 그새 다 이해했고 한편으로 슬비곁에 있는 시람들을 생각하며 그녀는 이미 자신보다 더한 고귀한 보물들을 가지고 있다는것에 부러움과 동시에 한편으로 부모를 잃어 복수를 하지 않는 슬비를 미련하게 생각했다.
"아무튼 내일있을 처형식때까지 잘있으라고, 그동안 네가 저지른 죄들을 생각한채 확실하게 처벌 받도록해."
"흐음....처형식이라 확실히 재미있네요, 그런데 정말 당신은 물론 인간들은 약하다는게 느껴졌어요, 저를 한번에 끝내지 않고 마지막에 가서까지 처형식이라는 명분으로 제거하는걸 보면 이러니 매번 저희에게 언제나 농락 당하는거죠."
그녀의 여유로운 모습에 슬비는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시한채 뒤돌아섰다.
"가시는건가요?"
"그래, 더이상 너같은 녀석이랑은 대화할것도 없고, 더 해봤자 말이 안통하니까. 그럼 잘가고, 남은 시간까지 어디 그 감옥안에서 네가저지른 짓에대해 반성이나 하라고."
"한가지 예언을 해드릴까요? 이번에는 어떻게 넘겼지만 당신이 가진 그 불씨는 언젠가는 커질거에요. 곧 아버지께서 준비하는 전쟁을 통해 인류는 무너질것이고 그 과정에서 당신 곁에있는 사람들도 희생될테니 그때야말로 본인에 무력감과 복수심에 불꽃은 번지게 되어 당신에 손으로 더욱 인류는 무너질거에요."
"그게 무슨....? 아니, 그런다해도 우리는 반드시 인류를 수호하고 차원종들을 쓰러트릴거야!"
슬비의 당당한 말에도 불꽃딸은 웃을 뿐이였고 더이상 보기 싫었던 슬비는 그녀를 뒤로한채 지하에서 올라왔다.
***
"어서와, 잘 돌아왔어."
마침 바깥에서는 검은양팀이 기다렸고 차례로 다른 팀들까지 왔었다. 슬비는 팀원들을 보고 그제서야 힘이 풀린듯 순간 넘어지듯 쓰러지자 세하가 다급하게 달려와 그를 받아냈다.
"잘했어, 우리를 끝까지 믿어줘서 고마워."
"이상하네.....왜 나오니까 힘이 안나는거지, 그리고 가슴속에서 뭔가 속이 터질거 같아."
전투로 인해 몸은 이미 지친 슬비는 피로가 누적되어 쌓이다 못해 터졌다. 물론 이 사실을 예상한듯한 슬비는 그것과는 별개로 마음 한 구석에서 허전한 기분이였다. 그렇게 복수를 하고 싶었는데 결국 복수를 하지 못한 마음이 그녀를 괴롭히는것인가 아니면 부모님을 잃은 아픔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당장에라도 슬비는 울음이 터질 지경이였다.
"일단 치료부터 할게요."
"그보다 우선은 가면서 해요, 이슬비씨가 쉴 수 있게 해야죠."
"잠깐만요."
세하는 팀원들을 중재하였고 슬비를 그저 붙잡은채 작게 그녀에게 귓속말을 했다.
"지금에 네 심정 어떤지 난 알거같아. 그러니까 그렇게 참지말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음껏 울도록해. 우리가 곁에 있어줄테니까."
"이세하....!"
슬비는 세하의 말을듣자 눈물을 글썽이며 이내 세하 품에서 흐느끼며 울다가 세하가 그녀 등을 조심히 몇번 토닥이자 결국은 품에서 잠시 떨어진채 크게 울음을 터트렸고 그 모습을 본 팀원들은 침묵을 유지하였다.
"흐윽....흐으윽.....!"
불과 아까전만해도 복수에 눈이 멀고 소중한 팀원들마저 등을돌려 싸우던 난폭하고 차갑던 소녀는 어느새 부모를 잃은 슬픔과 그동안 자신이 한 짓에 대한 잘못 그것들이 쌓여 터진채 슬비는 서럽게 울었고 그 울음소리는 신서울 전역에 울릴만큼 컸으며 그동안 그녀가 참고있던 슬픔과 부모도 없이 지낸 어린 소녀가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지 알 수 있었고 오늘만큼은 그녀의 울음소리가 세상에 울려퍼진채 팀원들은 슬비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잠깐동안 그녀의 부모님을 추모하는것과 잠깐에 침묵에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의 말
이제야 하편을 올리게 되네요.
다행히 얼추 시간맞춰서 아는분이 볼 수 있게 준비했는데요.
원래는 이렇게 해피엔딩을 맞이하는걸 쓰다가 문뜩 슬비가 다른 루트로 삐뚤어져 흑화해 불꽃딸이 원하는대로 비극을 나타내는 베드엔딩 루트도 생각했는데
지인분께서는 그렇게까지 갈 필요없다하고 또 막상 이렇게 올리니 시간상 오래걸릴것도 생각해 이쯤에서 끝내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이편에서 불꽃딸이 처형을 당하게 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로 말하자면 결국에는 어떻게 빠져나가게 되서 불꽃왕에게 돌아가는걸로 설정을 잡아놓은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불꽃왕 희극스토리를 보면서 불꽃딸을 몰아붙여도 확실하게 끝내지 않는 이상은 교묘하게 빠져나갈거라 생각이 들어서 이번 글에서도 이렇게 설정을 잡아놨습니다.
아무튼 본편에서는 불꽃딸이 확실하게 참교육 당했으면 하네요.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