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 밤 19화 침식되다(3)

Heleneker 2023-04-08 1

24년도 개정판으로 수정했습니다.




"영감이.... 자신의 아이들을 포기했다고?"

생각치도 못한 말에 순간 그들에게 크게 주의가 기울어졌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붙들며 말했다.

"헛소리 하지마. 어느날 어느 순간이여도 영감이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걸 나는 봤어."

잠들어 있던 그 순간 봤던 광경들이 진짜일지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곳에서의 영감은 전력으로 아이들을 아꼈고, 전력으로 그들을 사랑했었다.
그런 영감이 인간을 위해 아이들을 포기했다는 말은 더이상 들을 가치도 없었기에 무시하려 했으나,

[그지. 하지만 그 의 일은 모? 그 분 우리를 시킨 이의 먼 래에서, 그들  의지에게 소멸되는 을 보고 있단다. 왜인줄 알아?

어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였어. 그리고 그 누군가를 만나는 미래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 그들을 희생시키고 우리를 일그러트리는 것이였고!!!]

그들의 분노가 머리 속을 깨트릴 것처럼 울려퍼졌다.

"그럴리가.... 영감이 그럴리가...."

[아니. 그 누군를 통해 미를 미리 알게되셨. 그들을 희생시키고, 우리가 이런식으로 일그러져야만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걸 안 그분께선 우리 모둘 내버리셨지!! 많은 죽음도, 비명, 눈물도 지켜만 어!! 뤘는지 이지 못했는지도 모를 만남을 위해서!!!]

[자, 라! 우리가  그날!!!]

즈즈즈즈.....치직....


눈 앞에 노이즈가 일어나더니, 어떤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님. 안녕히......"

사아아아아------


바람이라고 불렸던 존재가 눈 앞에서 재가 되며 바람에 흩날려갔다.

"부디.... 무탈하시길."

하아.... 아아아아......--------

구름이라고 불렸던 존재의 마지막 숨결이 안개와도 같은 구름에 섞여 흩어졌다.

"....안녕히."

또르륵------- 또똑쏴아아아아-----

비라고 불렸던 존재의 눈물은 자신의 피와 빗물에 섞여 흔적을 감추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들의 죽음을, 영감은 그저 바라보고, 바라만 보았다.

치즈즈.... 즈즉.....

말도 안된다. 그렇게 사랑했던 아이들을 그저 떠나보냈다고? 그것도 저렇게 무참하게 죽었는데?

"거짓말이야..... 영감이 이런 짓을 할리가.....!"

[네가 믿든, 믿지 않던 그것은 이미 지나가고 확정된 과거다.]

내가 본 광경을 부정하고 있자니 그들이 더욱 질척하게 귓가와 머리 속에 속삭였다.
 
[자, 눈 돌리지 말고 저을 보아라. 그이 시 보고자 한 들이 저런 것들가? 너 지키기는 커녕, 지킴받고 너를 용하려 드는 인간들이, 정 그께서 께 했던 그때처럼 가?]

[그게 악같이 네가 몸 바쳐서 지고 텨봤 네게 남 것이 있나 할까? 아니. 그 무엇 너에게는 보답받지 못할 허무만 남. 남는다면 그은 찢길대로 찢겨 영과 의를 잃은 채 사그러진 의지, 그리고  짓혀 산산조난 마음이 겠지.]

[그렇게 너는, 고통과 비탄 에서 이 세서 조용히 사라지는거야. 그 무엇도 이루지도, 보답받지도 채.]

[우리와 함께 하자. 리하면 너는 이 아 아닌채 사라지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침하는 절대적인 [침식의 군주]로 거날지....]

[바보같이굴지우릴방시켜줘해방시줘해방시켜줘해시켜줘우리를해방시켜줘줘해방시켜줘해시켜해방시켜켜줘해방시켜줘해시켜줘해방해서모든걸어삼켜해방시켜해방시켜줘방시켜줘해방시켜줘우릴해해방시켜해방시켜줘해방시켜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해방해방시켜줘해방시켜해방시켜줘해방시켜해방시키라고해방시켜줘]

삼켜졌던 그때보더 더욱 격렬한 악의가 담긴 광기가 빠른 속도로 나를 좀먹기 시작했다.

견뎌야 하는데, 무시해야만 하는데 그 악의가 애써 버티고 있는 마음을 갈기갈기 찢으며 좀먹어 간다.


치....치직.....


갑자기 그 순간, 그 기묘한 공간에서 광경이 바뀔 때처럼 눈 앞에 노이즈가 일어나며 무언가가 보였다.

아아....... 아흐....흐으.... 아아아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영감이 목놓아 통곡하고 있었다. 

내가 어찌..... 너흴 희생할 수 있을까. 지금을 살아가는 너희를.....

운명아, 참으로 가혹하구나. 그 기대를 포기해도 이런 미래만이 남는다면 나는....

[......]


치....즈즈즈....



영감 앞에 누군가가 보인 듯 했지만, 광경이 순식간에 변화해 보질 못했다.

제발..... 정말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왜.... 저희는 그런 운명이여야 하는 겁니까.....?

바뀐 광경에서 형님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형님도.... 목놓아 통곡하고 있었다.

그저.... 작은 희망이였단 말입니다. 그 바램조차 불가능하다는 겁니까....으흑.....아아아......!!

[.....]

영감 앞에 있었던 동일한 누군가를 향해 비탄하고 있는데..... 당신은 대체 누구야. 왜 두 분의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는 건데.....!

츠.....지직.....

그 누군가를 보려 했지만, 노이즈와 함께 영상이 끊기며 현실로 돌아와 버렸다.

콰아앙!!!!

"크헉......!"

갑작스레 재생되는 비통과 절망이 섞인 시릴듯한 슬픔을 곱씹을 여지도 없이 기계인형의 육중한 일격이 다시 내려꽂혔고, 직접적인 공격을 막아내고 있던 창을 쥔 손에 힘이 빠져버렸다.

"그 빈틈, 가져가도록 하지!!"

쿠르마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기계 인형에 힘을 더 실어넣어 나를 향해 동체를 휘둘렀다.


그 순간,


타다닷!!!

"네 상대는 나라고 했지!"

마치 혜성이 스쳐가는 것처럼 누군가가 쇄도하더니, 

"메테오.... 스매쉬!!!"

콰가가가가가가-----!! 쩌적------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의 일격이 쿠르마의 방어막을 부수고 기계인형에 균열을 일으켰다.

"방어막이 뚫린 건가....? 과연. 이런 비장의 수를 감추고 있었구려."

쿠르마는 일부 파손된 기계 인형을 뒤로 물리며 감탄했다.

"헉..... 헉....."

그게 비장의 일격이기라도 했는지 은하가 눈에 띄게 탈진하더니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누적된 피로와 충격으로 너덜해진 나도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은하 씨! 자온 씨!"

그 잠시동안 몸을 회복한 루시가 우리 앞에 나서서 기계인형과 대치하기 시작했지만,

"확실히... 보호막이 파괴되어서, 이 이상 무리를 했다간 인형이 망가지겠군. 지금은 물러나야겠구료."

쿠르마는 기계인형의 상태를 확인하곤 천천히 인형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첫번째 각성자여, 또 다시 목숨을 건지셨군. 실로 질긴 목숨이구려. 그러나 이제 진정으로 당신을 보호해 줄 자는 아무도 없을 거요."

"다시 한 번 보호막을 씌워서 찾아오도록 하지. 그때야말로 당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요."

"그대의 죽음이 되어, 다시 돌아오리다! 껍데기뿐인 첫 번째 각성자여!"

"그리고 이제는 무력하고 아무것도 아니게 된 침식황의 계승자여! 나의 주인에게 헌상할 보석상자가 되어, 그대의 몸을 탐하러 돌아오리다! 하하하하!!!"

쿵....... 쿵....... 쿵......

기계 인형이 살짝 비틀거리며 그 자리를 벗어나자, 그제야 우리도 경계를 풀고 완전히 탈진했다.

"은하 씨! 자온 씨! 괜찮으세요!?"

"나는.... 괜찮아요....! 나보다는 저 녀석이 더....!"

기계인형의 난타를 막아내느냐 온몸의 뼈가 부러져 튀어나오거나 관절이 일부 비틀리고 피와 진액투성이가 된 자온의 모습은 시체라고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나느..... 괘.....차....ㅇ....."

"괜찮긴 뭐가 괜찮아!? 꼬마 언니, 도와요!"

"여기 넣어주세요!"

자온을 루시의 관에 넣은 두 사람은 서둘러 거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우리와 함께면 별거닌 인 고전지 마.]

[고집부려서 그대로 버자 넌 그 무엇도 하지은, 아무것도 아닌 존가 되어 버릴껄? 나약한 인간들을 만나기 위해 희생당한 그분의 들처럼.]

[그들럼 너 또한 보답지 못 채, 이 세상에서 사라기 전, 우리 받아여서 신이 되자.]

[모든 것을, 침식하자.]

[받아들여줘아들여줘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키득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키긱받아들여줘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꺄핫받아여줘받아들여아들여줘받아들여들여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

".....닥 쳐. 죽더라도 나는..... 인간으로 남을.....거야."

그들은 내게 질척이며 속삭였지만, 나는 전력으로 그들을 거부했다.

너희가 나를 집어삼켜 내 소중한 이들을 해치는 그런 미래가, 죽음보다도 더 두려우니까.

그 순간, 고깃덩이나 다름 없었던 몸이 천천히 재생하기 시작했다.



******



"여러분!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요. 그보단......읏.....!"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려는 은하를 민수현이 얼른 받쳐주었다.

"그보다 자온 씨가..... 자온 씨가.....!"

"자온 형이요?! 세상에.....! 캐롤리엘 ㅆ....!"

서둘러 관을 향해 다가간 민수현이 피와 진액 투성이인 자온을 보곤 캐롤리엘을 부르려는 순간,

덥썩!

"우와아아왁?!"

관 속에서 뻗어나온 손이 민수현의 팔을 붙잡았다.

"쿨럭! 쿨럭! 하아..... 안 불러도 돼."

입가에 흐르는 진액을 훔치며 수현을 진정시켰다.

"자온 씨! 어떻게....? 아니, 괜찮으신거예요!?"

"머리아프니까 소리 지르진 말고..... 솔직히 괜찮지는 않지만.... 대충은 버틸만 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들에게 강하게 저항한 순간 재생 능력이 조금 돌아온 것이 느껴졌었다.

"콜록!!"

....그렇다고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건 아니지만. 여전히 폐는 망가진 상태 그대로였고, 근육과 뼈 일부는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근데요, 여기 왜 이렇게.... 어둡죠? 아, 이거 혹시.... 저세상 갈 때가 된 거...?"

"그러게... 근데 저승길이 이렇게 까맸었나....? 아니, 잠깐만. 이상한데? 왜 이렇게 어두워?"

마치 새벽이 오기 직전의 밤하늘처럼, 성 주변은 온통 암흑으로 둘러싸인 상태였었다.

"저세상도, 저승길도 아니예요! 이건 미래 씨의 그림자 능력이예요. 리애니메이터로 강화된 미래 씨의 그림자가, 쿠르마를 탐사하기 위해 성 전체에 전개된 거죠."

쿠르마가 수작을 부린 건가 싶어 황급히 일어났지만, 수현은 우리를 진정시키며 의문을 풀어주었다.

"리애니메이터는 가진 자에게 일시적으로 큰 출력을 낼 수 있게 해주지만, 그 힘을 일시적인 힘인 것 같아요. 마치 휘발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미래 씨도 철수 형도 속전속결로 승부를 내려 하고 계세요. 힘이 사라지기 전에 쿠르마를 찾아내서 없애려고 하고 있어요."

"과연 기계왕의 힘..... 아니, 미래의 힘인건가. 모든 수를.... 다 짜내고 있는 거구나."

저들의 모습을 보자니.... 왜인지 영감이 인간들과 살아갈 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절망이 짙게 드리웠음에도 헤쳐나가고자 방법을 강구하고, 다른 이들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역경에 맞서는 저 모습이 영감과 아이들이 사랑했던 모습과 같아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런 너희는, 정말 아름답네."

"상황을 보니, 계획이 막바지에 이른 것 같군."

"흑지수 씨? 누워 계셔야죠! 몸도 안 좋은데 이렇게 나오시면 안 돼요!"

내 뒤로 흑지수 씨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루시가 아직 다 회복되지 않은 부상자인 그녀를 만류하며 들여보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없잖아? 거기 그 꼬마는 쓰러지고, 쟤는 넝마가 된 판국인데."

흑지수 씨는 나와 은하를 번갈아 가르키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어요. 덕분에, 흉계도 하나 떠올랐고."

"뭔가 떠오른 모양이지? 좋아. 표정을 보니 믿어도 될 것 같네. 그럼 너는 나랑 이야길 좀 하자. 여기서는 좀 그렇고.... 나가서 말이야."

"네?! 어디를요!?"

"그럼..... 먼저 가 있는다?"

"잠시만요! 어디 가시는 건데요?"

흑지수 씨는 루시에게 따라오라는 말을 남기고 성 안으로 쒹하고 들어가 버렸다. 루시는 당황해 하면서 그녀의 뒤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보기엔 치료받아야 할 거 같은데..... 너도 따로 할 거 있지?"

"....응. 어떤 결과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래. 잘해봐."

은하는 뒤돌아 자리를 떠나려다가, 잠시 멈춰서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사하고."

"고마워."

은하까지 자리를 비우고 홀로 남자, 나는 성 구석으로 들어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겉보기엔 몸이 회복된 것 같지만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하지만 더 한계에 도달한 건 역시..... 내 정신 쪽이겠지.

필사적으로 버텨보곤 있었지만.... 더이상 저들을 억누를수가 없었다. 이제 아주 조그마한 계기만 있다면 그들은 바로 터져나올 것이다.

"어떻해야 할까. 정말로.... 방법이 없는걸까? 이대로 무너지는 것 밖에 길이 없는거야?"

빠드득----

"싫어. 그렇게 놔두지 않아. 나는 저녀석들과 함께....!"

이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악물며 다시끔 마음을 다잡아 본 순간,


[자책하지 마세요. 그 힘은 절망과 후회를 자각하게 하는 힘이 아닌, 사라질뻔한 기대와 희망을 이어주는 힘이니까요.]

[슬프지만 다정한 마음들을 찾아내서.... 당신의 마음의 깃발을 찾아내세요. 그 마음을 남겨준 이들을 위해, 그리고 당신 스스로를 위해.]


흑지수를 통해 전달되었던 오세린의 한마디가 머리 속을 순간 스쳐갔다.

"그래. 그 기억들을 다시 보자."

"찾아내라는 건..... 그 기억에서 답을 찾아보라는 거겠지. 분명 그 기억 속에 모든 것을 풀 해답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놈들이 말한 기억에 대한 것도 알 수 있겠지. 뭐가 진실인지, 봐 보자고."

"문제는.... 어떻게 다시 봐야하지? 기절이라도 해야하나?"

그곳에 어떻게 들어갈지 고민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뜬 순간,


".....!"


나는 다시 실이 흐르는 기묘한 공간에 들어오게 되었다.


TO BE CONTINUE.....

2024-10-24 23:37:1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