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 밤 5화 불가해(不可解)
Heleneker 2022-11-23 0
1. 24년도 개정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2. 흑지수 vs 자온[휴전]-> 불가해(不可解)로 변경되었습니다
불가해 : 이해할 수 없음(네이버 한자사전 발췌)
진짜 사람 맞아? 출력만 낮지 완전 서지수 누님이잖아....!
태연한 척 하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론 진짜 같은 사람이 맞나 싶었다.
붙잡히기 직전에 결전기로 함께 화살비를 맞고, 거기서 빠져나가면 방심한 사이 창을 찔러넣는 작전은 꽤나 잘 먹히는 전법이였음에도 저 사람은 내 능력을 일부 보고 읽은 것만으로도 이걸 예측한 거다.
갑주도, 재생 능력도 봤으니 무작정 돌격하는 건 악수겠지. 그럼.... 어떻게 갈까나.
고민하고 있자니, 흑지수 씨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본격적으로 가볼까. 공파....!!"
날 향해 겨누고 있던 건블레이드에 불꽃이 모여들더니,
콰아아앙!!!!
강력한 한방의 불꽃이 방출되었다.
이런 알기 쉬운 궤도는....
불꽃을 피하곤 무기를 구현했지만,
차라리 버티는 게 나았어.
퍼억!!
큿....!
어느새 다가온 흑지수가 복부에 주먹을 갈기곤 순식간에 거리를 벌렸다.
"크윽.... 와라, 세번째...."
후우우----
새로 무기를 구현할려는 찰나, 주위에 바람이 모여들더니,
파앙-------!!!
"우앗....!!"
돌풍과 함께 충격파가 일어났다. 충격파를 일으킬 정도의 속력이라니....! 이 다음을 예측하고 움직인 건가?
여러 예측이 오갔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패배할 것만 같았다.
싫어. 사과를 받아내기 전엔... 지지 않아...!!
"세번째 검 광아, 하늘 품기....!!"
충격파를 벗어나, 검의 힘으로 자신을 강화하면서 다시 한번 흑지수에게 달려들었다.
검이 서로 부딪쳐 충격파가 일었다.
칼날과 돌풍이 몰아치며 상쇄되었다.
불꽃과 화살이 맞부딪이며 폭발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다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히 서로의 힘을 주고 받았다.
"흐응....."
아까와는 전혀 다르군. 무작정 재생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나를 분석하고 있어.
처음엔 따라잡지 못하고 있던 움직임이 조금씩 따라 잡히고 있었다.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여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쉭!
흑지수는 자온의 찌르기를 회전하며 하늘로 뛰어올라 불꽃을 넓게 흩뿌렸지만, 자온은 칼날들을 흩뿌리며 순식간에 불꽃을 상쇄시켰다.
"폭렬...!!!"
"하늘 품기 개방, 세번째 창.... 폭쇄!!!"
콰아아앙!!!!
콰과아아---!!
휘두른 건블레이드에서 일어난 푸른 화염과 회색의 빛무리를 두른 창에서 일어난 폭발과 서로 뒤엉키며 일대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쿠구구구--------
챙! 차킹! 카가가각---- 투캉!! 캉!! 투캉!!!
먼지가 주위를 뒤덮었음에도 두 사람의 공방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어졌다.
끼긱, 끼기기기기-----
워낙 강렬한 전투음을 듣곤 차원종들이 몰려들었지만, 두 사람의 공방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져만 갔다.
흑지수가 일으킨 불꽃에 터져나갔고,자온이 내지르고 쏘아낸 창과 화살에 꿰뚫렸으며, 두 사람이 일으킨 충격파에 뜯겨지고, 휘두르는 무기에 두부가 으깨지며 파열되어 그 끈적한 체액을 흩뿌리며 쓰러졌다.
붉은 빛과 푸른 화염, 폭발음과 금속음이 뒤엉킨 공방이 한참을 성에 울려퍼졌다.
******
"......여기까지만 할까."
.....먼지가 한번 가라앉은 때에, 흑지수가 갑자기 무기를 내려놓으며 중단 선언을 했다.
"아직 더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창을 겨누며 자세를 풀지 않았다. 지기 전이나 영감에 대한 사과를 듣기 전엔 그만 둘 생각 따윈 없으니까.
"그만해. 지금 통신이 제대로 되는 상황도 아닌데 우리가 이렇게 오래 나와있는 건 좋지 않아."
"애당초 나한테 덤벼들었을 때의 너와 지금의 너. 어느 쪽이 진짜 너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은 조금만 더 널 지켜보겠어."
지켜보겠다고? 알아서 해. 난 그딴 말 들어도....
"그리고 사과하지. 미안해.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었다곤 해도 네게 있어 소중한 존재를 모욕해서."
"......"
곧장 이어진 흑지수의 사과에 얼이 나가면서 분노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거면 됐어요. 빨리 가죠. 너무 오래 있음 위험하다면서요."
필요해서가 아닌, 진심이 느껴진 터라 무기 구현을 해제하고 흑지수 씨와 함께 거점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너, 싸울 때 나쁜 버릇이랑 이상한 버릇이 있어. 자각하고 있어?"
"나쁜 버릇이랑.... 이상한 버릇이요?"
"그래. 여러 무기들로 변칙적으로 싸우는 방법, 나쁘지 않아. 하지만 패가 너무 많다보니 다음 동작으로 연결할 때 반 박자씩 움직임에 제동이 걸려. 그 놓친 박자를 커버하려고 무기의 범위를 너무 크게 잡거나 힘을 과하게 주더군."
그 잠깐의 공방으로 나도 신경쓰고 있던 나쁜 버릇을 콕 집으셨다. 그런 점은 또 서지수 누님과 같으신걸.
"더 나쁜 버릇은 재생력을 믿고 자꾸 공격을 파고들면서 덤벼드는데, 고위급 차원종의 공격이면 스치더라도 위험한 공격이 대다수야. 방어나 회피하면서 싸우는 방식을 익혀두는게 좋아."
"새겨듣죠. 그런데.... 이상한 버릇은요?"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네가 활을 쏘는 방식이랑 실을 만드는 법. 네 형의 기술이라고 했지?"
"네.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섬세함이 돋보이는 좋은 기술이였어. 하지만 뭐랄까.... 다른 사람과 겹쳐보인달까. 마치 네가 아닌 듯한..... 아니, 이건 못 들은 걸로 해. 단순히 기분 탓일 수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과 겹쳐? 내가 아닌 듯한? 물론 형님의 기술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이상한 건가? 더 물어보려고 해도 속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을 거 같아 그냥 넘어갔다.
"그나저나 궁금한게 있는데, 너. 서지수를 개인적으로 아는거 같던데 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거야?"
"아...... 그거 말이죠..... 최근에 어떤 강한 놈과 싸우고서 힘과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였던 탓에 폭주할 뻔했거든요. 그 때 우연히 절 보고 폭주를 막아준 사람이... 서지수 누님이였어요."
트라우마가 될뻔한당시 상황을 떠올리곤 떨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
내부차원으로 돌아오기 얼마전, 외부차원의 오염 지대라고 부르는 구역.
콰아아아앙!!!!
[하아..... 하아.....]
주위를 향해 휘둘렀던 검을 내려놓은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고기 발견! 고기 발견!
맛있는 고기! 잘 먹겠습니다! 끼에에에엑!!!
오염된 존재를 먹고 사는 불사의 새들이 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익..... 아아아아아아!!!!]
스컥!! 스거거거거거걱------
분노에 몸을 맡긴 것처럼 휘두른 검격에, 불사라고 불린 새들은 단말마조차 내지 못한채 모조리 조각나면서 다시는 그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
[그게 왜 진짜인거야.....!?]
얼마 전, 우연히 나는 톱니바퀴라는 군단과 마주했고, 영감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던 그들은 내게 총공세를 가하기 시작했다.
허나, 그때 당시의 나는 힘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던 상태였던지라 되려 그들을 모조리 격멸시키곤 그들의 중추에 침입했다.
그 중추의 중앙엔, 금빛으로 빛나며 옥좌에 앉은채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 나태한 왕이 있었다.
태연한 척 하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론 진짜 같은 사람이 맞나 싶었다.
붙잡히기 직전에 결전기로 함께 화살비를 맞고, 거기서 빠져나가면 방심한 사이 창을 찔러넣는 작전은 꽤나 잘 먹히는 전법이였음에도 저 사람은 내 능력을 일부 보고 읽은 것만으로도 이걸 예측한 거다.
갑주도, 재생 능력도 봤으니 무작정 돌격하는 건 악수겠지. 그럼.... 어떻게 갈까나.
고민하고 있자니, 흑지수 씨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본격적으로 가볼까. 공파....!!"
날 향해 겨누고 있던 건블레이드에 불꽃이 모여들더니,
콰아아앙!!!!
강력한 한방의 불꽃이 방출되었다.
이런 알기 쉬운 궤도는....
불꽃을 피하곤 무기를 구현했지만,
차라리 버티는 게 나았어.
퍼억!!
큿....!
어느새 다가온 흑지수가 복부에 주먹을 갈기곤 순식간에 거리를 벌렸다.
"크윽.... 와라, 세번째...."
후우우----
새로 무기를 구현할려는 찰나, 주위에 바람이 모여들더니,
파앙-------!!!
"우앗....!!"
돌풍과 함께 충격파가 일어났다. 충격파를 일으킬 정도의 속력이라니....! 이 다음을 예측하고 움직인 건가?
여러 예측이 오갔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패배할 것만 같았다.
싫어. 사과를 받아내기 전엔... 지지 않아...!!
"세번째 검 광아, 하늘 품기....!!"
충격파를 벗어나, 검의 힘으로 자신을 강화하면서 다시 한번 흑지수에게 달려들었다.
검이 서로 부딪쳐 충격파가 일었다.
칼날과 돌풍이 몰아치며 상쇄되었다.
불꽃과 화살이 맞부딪이며 폭발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다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히 서로의 힘을 주고 받았다.
"흐응....."
아까와는 전혀 다르군. 무작정 재생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나를 분석하고 있어.
처음엔 따라잡지 못하고 있던 움직임이 조금씩 따라 잡히고 있었다.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여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쉭!
흑지수는 자온의 찌르기를 회전하며 하늘로 뛰어올라 불꽃을 넓게 흩뿌렸지만, 자온은 칼날들을 흩뿌리며 순식간에 불꽃을 상쇄시켰다.
"폭렬...!!!"
"하늘 품기 개방, 세번째 창.... 폭쇄!!!"
콰아아앙!!!!
콰과아아---!!
휘두른 건블레이드에서 일어난 푸른 화염과 회색의 빛무리를 두른 창에서 일어난 폭발과 서로 뒤엉키며 일대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쿠구구구--------
챙! 차킹! 카가가각---- 투캉!! 캉!! 투캉!!!
먼지가 주위를 뒤덮었음에도 두 사람의 공방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어졌다.
끼긱, 끼기기기기-----
워낙 강렬한 전투음을 듣곤 차원종들이 몰려들었지만, 두 사람의 공방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져만 갔다.
흑지수가 일으킨 불꽃에 터져나갔고,자온이 내지르고 쏘아낸 창과 화살에 꿰뚫렸으며, 두 사람이 일으킨 충격파에 뜯겨지고, 휘두르는 무기에 두부가 으깨지며 파열되어 그 끈적한 체액을 흩뿌리며 쓰러졌다.
붉은 빛과 푸른 화염, 폭발음과 금속음이 뒤엉킨 공방이 한참을 성에 울려퍼졌다.
******
"......여기까지만 할까."
.....먼지가 한번 가라앉은 때에, 흑지수가 갑자기 무기를 내려놓으며 중단 선언을 했다.
"아직 더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창을 겨누며 자세를 풀지 않았다. 지기 전이나 영감에 대한 사과를 듣기 전엔 그만 둘 생각 따윈 없으니까.
"그만해. 지금 통신이 제대로 되는 상황도 아닌데 우리가 이렇게 오래 나와있는 건 좋지 않아."
"애당초 나한테 덤벼들었을 때의 너와 지금의 너. 어느 쪽이 진짜 너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은 조금만 더 널 지켜보겠어."
지켜보겠다고? 알아서 해. 난 그딴 말 들어도....
"그리고 사과하지. 미안해.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었다곤 해도 네게 있어 소중한 존재를 모욕해서."
"......"
곧장 이어진 흑지수의 사과에 얼이 나가면서 분노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거면 됐어요. 빨리 가죠. 너무 오래 있음 위험하다면서요."
필요해서가 아닌, 진심이 느껴진 터라 무기 구현을 해제하고 흑지수 씨와 함께 거점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너, 싸울 때 나쁜 버릇이랑 이상한 버릇이 있어. 자각하고 있어?"
"나쁜 버릇이랑.... 이상한 버릇이요?"
"그래. 여러 무기들로 변칙적으로 싸우는 방법, 나쁘지 않아. 하지만 패가 너무 많다보니 다음 동작으로 연결할 때 반 박자씩 움직임에 제동이 걸려. 그 놓친 박자를 커버하려고 무기의 범위를 너무 크게 잡거나 힘을 과하게 주더군."
그 잠깐의 공방으로 나도 신경쓰고 있던 나쁜 버릇을 콕 집으셨다. 그런 점은 또 서지수 누님과 같으신걸.
"더 나쁜 버릇은 재생력을 믿고 자꾸 공격을 파고들면서 덤벼드는데, 고위급 차원종의 공격이면 스치더라도 위험한 공격이 대다수야. 방어나 회피하면서 싸우는 방식을 익혀두는게 좋아."
"새겨듣죠. 그런데.... 이상한 버릇은요?"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네가 활을 쏘는 방식이랑 실을 만드는 법. 네 형의 기술이라고 했지?"
"네.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섬세함이 돋보이는 좋은 기술이였어. 하지만 뭐랄까.... 다른 사람과 겹쳐보인달까. 마치 네가 아닌 듯한..... 아니, 이건 못 들은 걸로 해. 단순히 기분 탓일 수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과 겹쳐? 내가 아닌 듯한? 물론 형님의 기술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이상한 건가? 더 물어보려고 해도 속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을 거 같아 그냥 넘어갔다.
"그나저나 궁금한게 있는데, 너. 서지수를 개인적으로 아는거 같던데 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거야?"
"아...... 그거 말이죠..... 최근에 어떤 강한 놈과 싸우고서 힘과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였던 탓에 폭주할 뻔했거든요. 그 때 우연히 절 보고 폭주를 막아준 사람이... 서지수 누님이였어요."
트라우마가 될뻔한당시 상황을 떠올리곤 떨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
내부차원으로 돌아오기 얼마전, 외부차원의 오염 지대라고 부르는 구역.
콰아아아앙!!!!
[하아..... 하아.....]
주위를 향해 휘둘렀던 검을 내려놓은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고기 발견! 고기 발견!
맛있는 고기! 잘 먹겠습니다! 끼에에에엑!!!
오염된 존재를 먹고 사는 불사의 새들이 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익..... 아아아아아아!!!!]
스컥!! 스거거거거거걱------
분노에 몸을 맡긴 것처럼 휘두른 검격에, 불사라고 불린 새들은 단말마조차 내지 못한채 모조리 조각나면서 다시는 그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
[그게 왜 진짜인거야.....!?]
얼마 전, 우연히 나는 톱니바퀴라는 군단과 마주했고, 영감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던 그들은 내게 총공세를 가하기 시작했다.
허나, 그때 당시의 나는 힘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던 상태였던지라 되려 그들을 모조리 격멸시키곤 그들의 중추에 침입했다.
그 중추의 중앙엔, 금빛으로 빛나며 옥좌에 앉은채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 나태한 왕이 있었다.
왕이 보낸 수많은 함선관리자들의 스페어 바디를 부수고 수석 비서라 불린 존재를 격멸하려 하자, 그제서야 나를 적으로 인식한 나태한 왕은 나를 죽이기 위한 연산을 시작하며 힘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나태한 왕과 나는 꽤나 오랜 시간을 맞붙었다. 한때 영감의 친우이자 영감을 유폐시킨 자의 무기라 불린 나태한 왕은 무기라는 이름에 걸맞는 강함을 보였다.
쏟아지는 비의 창들의 궤도를 모조리 연산해 피하고, 몰려오는 구름의 검들을 힘으로 상쇄하였으며, 몰아치는 바람의 칼날들을 그 견고한 몸으로 버텨내었다.
끝없는 우주와 크나큰 별들이 터져나가는 왕의 한 수가 모두 내게 집중되었지만, 나 또한 그저 버티며 한 수를 내딛었었다.
왕이 얼마나 큰 공격을 하던 영감의 갑주에 상쇄되었고, 그 이상을 넘어선 공격에 전신이 먼지가 되더라도 그저 재생하고, 재생하며 왕을 향한 발톱을 들이 밀었으니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싸움이 끝을 맞이한 건, 예상 외로 나태한 왕이 무기를 거두고 떠나면서 한 말이였다.
[그대가 복수하려는 자들, 그 뒤에 있는 다른 자들을 알고 싶다면 몽환을 찾아가도록.]
나태한 왕과 나는 꽤나 오랜 시간을 맞붙었다. 한때 영감의 친우이자 영감을 유폐시킨 자의 무기라 불린 나태한 왕은 무기라는 이름에 걸맞는 강함을 보였다.
쏟아지는 비의 창들의 궤도를 모조리 연산해 피하고, 몰려오는 구름의 검들을 힘으로 상쇄하였으며, 몰아치는 바람의 칼날들을 그 견고한 몸으로 버텨내었다.
끝없는 우주와 크나큰 별들이 터져나가는 왕의 한 수가 모두 내게 집중되었지만, 나 또한 그저 버티며 한 수를 내딛었었다.
왕이 얼마나 큰 공격을 하던 영감의 갑주에 상쇄되었고, 그 이상을 넘어선 공격에 전신이 먼지가 되더라도 그저 재생하고, 재생하며 왕을 향한 발톱을 들이 밀었으니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싸움이 끝을 맞이한 건, 예상 외로 나태한 왕이 무기를 거두고 떠나면서 한 말이였다.
[그대가 복수하려는 자들, 그 뒤에 있는 다른 자들을 알고 싶다면 몽환을 찾아가도록.]
생각치도 못한 말과 함께 쫓겨난 나는 고민하다가 영감의 친우인 몽환을 찾아갔다. 몽환 또한 나태한 왕의 행보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내가 흑막을 찾을 수 있도록 수많은 기록을 힌트로 남겨주곤 떠났다.
몽환의 충복스러운 두 존재의 도움을 받으며 수많은 기록들을 정리해가는 와중, 드디어 내가 찾고 있었던 기록들을 찾아내었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의 명령서는 똑같이 대부분의 내용이 훼손되었지만.... 남아있는 내용만은 같았다.
형님의 죽이고, 그 유해를 가지고 올 것.
내용만큼 충격적이였던 건.... 그걸 명령한 자들이 각자의 수장이였기 때문이였다.
[교단]이라 불리는 종교 단체의 교주. 그리고.... 인류의 수호 집단인 [유니온]의 총장인.... 미하엘 폰 키스크였으니까.
이해할 수 없었다. 교단은 교단대로 의문이였지만.... 어떻게 인류의 수호 단체인, 그것도 그들을 이끄는 수장이.... 인류를 수호하는 클로저를 죽이라고 명령한단 말인가?
사실을 알고 나서 오히려 더 알 수 없었다. 어째서 나태한 왕이이런 정보를 알려준 이유도, 그들이 형님을 죽이라고 한 이유도, 그리고 형님의 유해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지도.
번뇌가 나를 괴롭혔다. 그 번뇌에 맞춰 들려오는 환청도 나를 괴롭혔다. 종래엔 형님을 지켜주지 못했던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힘이 제어되지 않기 시작했다. 눈에 들어온 모든 것이, 방해이자 집어삼킬 것으로 보여졌다.
폭주하기 직전인 내 앞으로, 모종의 사건으로 외부차원에 날려졌던 인류의 영웅, 서지수가 나타났다.
******
"그때 폭주를 막아준 방법이 그..... 무기에 불꽃을 두르고서 후드려 팬 거였거든요.... 제정신이 아니였는데도 그 때의 공격이 강렬해서 그런지 기억이 남아서 약간 트라우마가......"
그 뒤로 실수로 나이를 물어보곤 아주머니? 라고 했다가 더 후드려 맞은 걸 생각하면..... 어후. 여전히 온몸에서 식은 땀이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화끈한 게 서지수 답네..."
"무섭긴 한데 흔들리던 저 스스로를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인이기도 하시죠. 무섭지만.... 존경스러운 분이세요."
무섭다고 두번 말하긴 했지만, 존경스러운 건 맞으니까... 지수 누님의 행보에 흑지수 씨가 혀를 내두르는 와중,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잠깐, 저쪽이 소란스러운데. 먼저 거점에 가 있어. 확인해 보고 올테니."
"그러세요. 전 주변 정리하면서 돌아가 있을게요."
서로 갈라져서 먼저 거점으로 돌아가는 도중,
"켁, 쿨럭! 쿨럭!!"
또 다시 심해진 기침을 소매로 감추며 거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겉옷에 묻은, 겉옷과 똑같은 색의 자국을 미처 보진 못한채.
*******
"아....... 깜짝 놀랐네."
잠시 활을 정비하는 와중, 저수지가 얕게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왔다.
"무슨 일 있었어, 저수지?"
"아, 나는 캐롤리엘을 도와서 성에 있는 환자 한 명을 살펴보고 있었거든. 그쪽은 차원종이 없는 구역이어서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일 잘 끝내고 나오는 길에, 갑자기 차원종들이 떼로 덤벼드는 거 있지."
"아까까지만 해도 차원종이 없는 구역이었는데, 갑자기 덤벼들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괜찮아? 다행히 무사해보이긴 한데... 어디 다치지 않았고?"
"응. 하마터면 따라잡혀서 큰일날 뻔 했지. 빅터가 후다닥 달려와줘서 살았어. 달리는 내내 날 안심시켜 주더라고."
"겁먹지 마라,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 걱정할 것 없다, 나는 저들보다 날렵하다.... 그런 말들 덕분에 마음이 제법 편했어."
"고맙다고 해야겠는걸. 언젠가 기회가 되면 소뼈라도 구해다 줘야겠어."
"그러게 말이야. 민수현은 아직도 무서워하는 거 같지만 말이지."
"무사하셨군요, 저수지 양. 저도 간발의 차로 살았어요."
"캐롤리엘 씨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나저나 다른 환자들은 무사한가요?"
"걱정 마. 내가 잘 데려왔으니까."
"고마워요, 흑지수 씨. 덕분에 임시지부장님도, 저도 무사할 수 있었어요."
"나보다는 저 개에게 감사해두라고. 통신기가 망가진 탓에, 쟤가 이리저리 뛰어다녔거든."
"흥.... 제법 버겁더군. 무척 오래간만에 본능대로 달린 기분이다."
빅터가 가쁜 한숨을 돌리면서도 꼬리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너희들이 쓰는 통신장비를 복구할 수는 없겠나? 지금까지는 내가 움직이면서 통신기 역할을 수행했지만, 내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게. 되던 게 안 되니 성가시네.... 민수현이 아까부터 낑낑거리는 것도 이것 때문이지?"
"그걸 감안해도 큰일이네요. 차원종의 활동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 같아요. 하필이면 비전투원인 저수지 양이 가장 먼저 습격당하다니..."
"뭐랄까, 좀 집요하게 나를 노리는 것 같았는데."
"보통 집요하게 노리는 건 이유가 있을 터인데.... 모르겠다. 일단 주변 좀 정리하고 올게."
"조심해. 저 녀석들, 왠지 바짝 열이 올라있더라."
"문제 없어....콜록, 콜록..."
"자온, 여기오고 나서부터 계속 기침하는 거 같은데 괜찮아?"
"괜찮아, 버틸만 하니까. 갔다 올게."
기침하는 숨을 돌리며 주변을 차원종을 제압하러 다시 거점을 떠났다.
TO BE CONTINUE.....
[.....우릴 아는 존재가 다가온다]
[킥킥. 드디어 완벽하게 열 수 있겠어]
[역시 잘 숨어서 준비하고 있구나. 조금만 더 버텨]
[그래야 우리가 순조롭게 이 아일 침식하니까. 키득키득]
TO BE CONTINUE.....
(NEW!) 세번째 창-폭쇄 : 파쇄와 폭발의 특성을 지닌 창을 구현해 내지른다.
[바위조차 부수는, 거센 장마같은 창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