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기고 떠난 늑대의 생일

Stardust이세하 2022-07-17 3

신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나는 홀로 내 무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늘 가끔 하는 행동인데 요새 차원종 놈들을 써느라고 날이 많이 갈려 있어서 간만에 손질에 들어갔다. 그런데 왜 하필 그것도 오늘 이런 건물 옥상에서 손질하는 내 모습에 이상함을 느낄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타님! 드디어 찾았네요!"


건물 옥상 문을 열고 들어온건 레비아였다. 날 한참동안 찾아 돌아다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정말이지 생각하면 이녀석들도 되게 끈질기단 말이야.


"뭐야, 그렇게까지 숨을 헐떡이며 날 찾는 이유가."


"그게....오늘이 나타님 생일인데 이렇게 멋대로 돌아다니시니 그렇죠. 모두가 나타님 생일이라고 얼마나 준비했는데 특히 바이올렛님은 따로 식당은 물론 파티 할 장소까지 알아보고 예약 잡느라 얼마나 고생했는걸요."


"그러게 누가 그런짓 하래? 애초에 내 의견도 없이 니들끼리 멋대로 정한거잖아. 그리고 이제는 생일 같은거 해도 기쁘지 않아. 그녀석이 없으니까...."


그 말에 레비아의 표정도 매우 슬퍼 보였고 분위기는 매우 조용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레비아는 문뜩 자신이 가지고 온 과자가 있는지 나타에게 생일 선물이라며 건네줬다.


"제가 하이드님께 배워서 만든 과자에요. 부족 할 수는 있겠지만 생일 선물로 만들었어요. 이거라도 드셔보세요. 아침도 안먹고 바깥으로 나가셨잖아요."


"됐어, 생각 없으니 너나 실컷먹어."


"그래도 나타님....아까부터 배고프신거 같고 일단 한개라도 드셔 보는게...."


"치우라고 했잖아!"


파앗!


"아....!"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레비아가 만든 과자를 땅에 던져버렸다. 한순간 정적이 흘렀고 나는 괜히 그녀가 들고와서 이런일이 일어난거라며 따졌다. 레비아는 쓸쓸히 과자 조각을 줍고 있었으며 딱히 나에게 화내거나 그러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더이상 여기 있기 싫은 나머지 사이킥 무브로 도주를 했다.


"나타님! 어디 가시는거에요!"


"네가 신경 쓸거 없어! 됐으니까 더이상 날 찾지마!"


나는 레비아를 놔둔채 어디론가 홀로 떠났다. 그냥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홀로 있고싶다. 이유가 뭐냐고? 그거야 뻔하다. 오늘이 내 생일이니 난 하루라도 이 시간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 생일이라는 이유로 괜히 참견해 챙기려는 녀석들이 있는 반면 그 자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 매번 묵묵히 우리를 지도하던 트레이너인 그녀석은 언제나 우리곁에 있었다. 난 태어난 날이 불확실해 생일 같은거 솔직히 말하면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석은 멋대로 날 늑대개팀 팀원으로 넣은 오늘 날을 자기 마음대로 생일이라고 정해 내 생일선물을 챙겨줬다.


처음에는 그닥 못마땅했다. 매번 날 괴롭히고 짜증내던 그놈이 그런걸 챙긴다는게 말이다. 하지만 녀석에 행동을 볼때면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무섭게 굴어도 놈에게도 약한 구석이 있다는걸 말이다. 그중 내가 놈에게 처음 받은게 지금 가지고 있는 쿠크리다. 


"매번 사용할때마다 잘 부러지더군. 이번에는 튼튼한걸로 구해왔으니 앞으로는 날을 잘 갈면서 사용하도록. 그리고 생일 축하한다."


다른 사람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듣는건 그때가 처음이였다. 나는 그 뒤부터 생일이라는게 이렇게 즐거운거라는걸 알게 되었고 그뒤로는 매번 생일이 기다려졌다. 그때만 되면 꼰대 그녀석은 나에게 작게라도 선물을 하나씩 줬고 나는 그때만 되면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석은 없다. 남아있는건 내게 늑대개팀 그녀석들뿐이지만 그래도 그녀석이 없는 빈자리가 컸다. 그래서 난 나와버렸다. 녀석이 생각나기 때문에 하루라도 오늘 이날이 사라지기를 말이다. 


"하아....하필이면 이럴때 힘이 다 빠지게...."


한참을 사이킥 무브로 돌아다니다 결국 배가 고파서 그런지 나는 골목길에서 착지해 힘없이 앉아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 과자라도 먹었어야 했나. 


툭....툭....쏴아아아아!


하필이면 최악으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자 내 상황은 촤악이였다. 하 생일인데 정말 되는게 하나도 없다. 그래 뭐 어차피 애초에 나한테 생일은 어울리지도 않았으니 이게 가장 맞다고 봐야겠지. 한참을 그렇게 자책하며 비를 맞은채 쓸쓸히 있던 내게 갑자기 내 위로 우산이 씌워졌다.


"나타? 여기서 뭐해?"


"뭐야....너는 여우 여자잖아."


나에게 우산을 씌워준건 여우 여자였다. 설마 이런데서 보게 되다니 여우 여자는 나에게 여기서 뭐하냐고 묻자 나는 우선 설명하는것 보다 그녀를 애원하게 붙잡고 말했다.


"어이....미안한데 나 먹을것 좀 줘라. 간만에 어묵도 먹고 싶고 말이야."


"나....나타...."


"빨리....이러다 쓰러지겠어."


"아....알았어. 일단 내가 부축할테니 일어나봐!"


그렇게 여우 여자의 도움을 받아 나는 녀석에 포장마차에서 준비해준 분식들을 잔뜩 먹었다. 눈앞에 음식이 보이자 얼마나 배고팠는지 있는대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자, 여기 물! 그렇게 급하게 안먹어도 되는데."


"후아....이제야 살것 같네."


"자, 그럼 배도 채웠으니 이야기 해줘야겠지?"


여우 여자의 말에 나는 할 수 없다는듯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과 내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한참동안 표정이 굳어진채 내 이야기를 들어줬고 이야기를 다 듣고난후 단호하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럼 그 사람은 네가 이러고 있는걸 바라고 있을까?"


"뭐라고?"


"내가 괜히 오지랖 떨 수도 있기는 한데, 그 사람은 적어도 네가 이러는걸 바라지 않을거야. 오히려 남은 늑대개 팀원들과 함께 생일을 보내는걸 좋아하지 않을까?"


"칫, 네가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는거야."


"그래, 내가 괜히 오지랖이고 생각이 들겠지. 하지만 나는 전부다 몰라도 적어도 네가 말한 그 사람이 지금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걸 바라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해."


그녀의 말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 꼰대녀석은 틀림없이 그럴 성격이니 말이다. 쳇 괜히 이녀석한테 찾아온건가. 그러던 그때 여우 여자는 자기가 주는 생일 선물이라며 어묵을 포함한 분식을 다양하게 싸줬으며 팀원들이랑 같이가서 먹으라고 포장을 해줬고  마침 날 데리러 우리 팀 녀석들이 마중을 나왔다.


"나타님!"


"결국 멀리 도망가도 소영씨 포장마차에 오다니 나타씨도 갈곳이 없었나봐요."


"아무튼 찾아서 다행이에요. 주인공이 무턱대고 도망을 가면 어떻게 해요."


"칫, 그러는 네녀석들도 내가 며칠전부터 하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이 내 생일을 축하해준다고 난리쳤잖아. 정작 생일인 당사자는 나인데 말이야."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서 네가 소중하니 그런거다. 그리고 우리도 네가 없는동안 깜짝 파티를 준비하던 도중 한가지 재미있는걸 발견했다."


 다른 녀석들이 그 말을 하며 표정이 약간 진지해지자 나는 뭔가 의심스러웠다. 뭘 찾았길래 그런걸까. 단순한게 아닌건 분명히 알겠는데 말이다. 아무튼 중요한거라면 틀림없이 꼰대와 연관있을테니 나는 그들이 준비한 생일 파티를 위해서라도 슬슬 돌아가기로 했다.


"그럼 다들 재미있게 생일 파티 보내도록해. 그리고 나타 마지막으로 생일 축하하고~"


여우 여자와 그렇게 작별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자 이미 화려한 음식과 장식들로 숙소를 꾸며놨다. 그리고 준비한 케익과 다른 팀원들이 준비한 선물들을 받으며 생일 파티를 시작하려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아까 깡통 녀석이 말한게 신경쓰여 그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뭐가 있다는건데?"


"확실히 저희도 이걸 보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어요. 설마 그분이 마지막까지 우리를 위해 이런걸 남기고 갈 줄은 말이죠."


"후훗, 뭣보다 그 남자가 나타 당신을 그만큼 아끼고 있다는것도 알 수 있었고요."


"너에게 있어서는 오늘 맞이한 생일에서 가장 소중히 받는 선물일거다."


이것들이 단체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데 재주가 있나. 괜히 뜸들이지 말고 그냥 말하면 될것을 짜증나게 하고 있단 말이야. 그때 레비아가 상자 하나를 가지고 오자 그안에 내가 궁금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했다.


"뭐야 이건?"


"이건....트레이너님이 마지막으로 나타님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남겨둔 생일 선물이에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도 보고 놀랐다. 트레이너는 혹시나 자기가 없거나 무슨 일이 생겼을때를 대비해 너에게 줄 생일 선물을 남겨뒀던거다."


"말도 안돼....일단 이리줘봐!"


나는 레비아에게 상자를 덥석 받은다음 포장된 상자를 종이찢듯 막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편지 하나와 꼰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겨둔 선물 하나가 들어 있었다.


"한번 편지 내용 봐보도록 하세요. 나타님."


레비아가 편지의 내용을 보라고 하자 나는 조심스럽게 편지를 활짝 펼쳤고 편지에 내용을 읽었다.


"나타 네가 이 편지를 읽을때쯤 난 어쩌면 너희들 곁에 없거나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됐을거다. 물론 이 말을 들으면 납득은 안가겠지만 사람 일이라는건 모르는거니 말이다. 그래 나는 센텀시티에서 큰 부상을 입고 난 뒤에 깨달았다. 언제나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도 결국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는걸 말이다. 그리고 애초에 나는 이미 차원전쟁때 죽었어야 할 존재니까. 그래서 한가지 나는 불안했다. 이번에 있을 백야의 요새에서 돌아오지 못하면 곧 다가올 팀원들에 생일을 특히 나타 너의 생일을 더이상 챙겨주지 못한다는게 가장 신경쓰였다."


"꼰대...."


"그래서 나는 혹시나 돌아오지 못할것을 생각해 적당히 선물을 골라놔서 내가 없어도 이 선물이 너의 생일날 전해졌으면 했다. 참 이제와서 생각하니 웃기는 일이지. 처음에는 그저 다 죽어갈것 같고 개처럼 살다 끝날 인생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오래 살아남고 너희들 늑대개와 만나면서 나도 많은 인연을 쌓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만큼 나도 많이 변했다는 거겠지. 그러니 나타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다. 꼭 살아남아라. 살아남아서 내일이라는 미래를 향해 너의 곁에 사람들과 같이 나아가거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일 축하한다."


"편지에 내용은 이랬어요. 정말이지 마지막까지 대장님 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타님....트레이너님은....마지막까지 나타님을 생각해주셨나봐요. 그런 의미에서 계속 살아남으라는 의미로 이렇게 새롭게 무기를 남겨주신거 같고요."


상자안에 꼰대가 준비해준 선물은 다름아닌 새로운 쿠크리였다. 레비아의 말대로 내가 내일이라는 미래로 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강한적을 썰어 버릴 수 있게 이렇게나마 무기를 골라서 내 생일 선물로 준거 같았다. 정말인지 사람을 짜증나게 한단 말이야.


뚝....뚝....


"나타님....?"


"나타, 당신...."


"이런....갑자기....왜이러는거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순간 나답지 않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나온 눈물에 나는 당황해 얼른 닦았지만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런....크읏....흐으윽...."


"나타, 울고 싶다면 지금 마음껏 울도록 해라. 나에게는 우는 감정이 없지만 너의 심정은 잘 알고있다. 팀원 중에서는 가장 트레이너와 가까웠던건 너와 나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평소에 강한척 하고 있던 모습을 잠시동안은 내려놓아라."


그 말과 함께 결국 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팀원들은 그런 내 모습에 등을 토닥이거나 달래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게 선물을 남긴 꼰대 아니 당신에게는 이 말을 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로 했다.


"언제나 당신은 우리를 위해 자기 몸은 생각 안하고 무모하게 우리들을 위해 희생을 했었지 당신은 말이야. 이제와서 하는 말이라 늦었을지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할게. 고마워, 당신이 준 선물을 가지고 이녀석들과 함께 미래로 갈테니 지켜봐줘....꼰대....아니....아버지...."








작가의 말






이제야 나타 생일을 올리네요.

이번 나타 생일은 트레이너가 없는 시점에서 나타가 트레이너에게

예전에 생일을 축하 받은걸 그리워하는 상황을 한번 써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트레이너가 혹시나 있을때를 대비해 마지막으로 남겨둔 생일선물을

나타가 생일날 받게 되면서 마지막에 트레이너에게 고맙다는 한마디와 한편으로

더이상 트레이너에게 축하를 받지 못하는걸 나타의 슬픈 감정을 나타내 써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트레이너도 없고 뭣보다 나타에게 있어서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 마지막에 트레이너를 아버지라는 표현을 넣게 되었는데요. 

그만큼 자신을 성장시켜준 부모와도 같은 존재라 아버지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생각했습니다.

부디 트레이너 없이도 다른 늑대개 팀원들끼리 행복하기를 바라며 나타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 지켜봐주세요!






 

2024-10-24 23:36: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