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3 국제공항 16화 눈물로 널 지운다(상)
Heleneker 2022-07-11 1
24년도 개정판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됐거든. 그 언니한테 도움 받은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어."
"나도 많이 괜찮아졌어. 걱정 안 해도 돼."
"지금은 우리 몸 상태보다도 눈 앞의 적을 걱정하자고. 아저씨, 어떻게 생각해요? 내가 보기엔 승산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다. 정면승부로는 승산이 없겠지. 하지만.... 우리에게는 작전을 짜고 지시를 내려줄 존재가 있다."
"안 그런가, 민수현?"
"네, 열심히 해볼게요.....라고 대답하고는 싶지만 솔직히 좀 부담되긴 하네요. 하지만 저도 기회를 놓치기는 싫으니, 여러분이 최대한 잘 싸울 수 있도록 해볼게요."
"좋아요. 잘 부탁해요, 수현 형씨. 그럼.... 일단을 팀을 좀 나누자. 상대도 두 명이니까, 팀을 두 개로 나누는 게 좋겠어."
"저기 미안하지만, 서피드는 너희 넷이 상대하고 그 미.친 놈 나한테 맡겨줄 수 있을까?"
손을 들어 제안했다. 내 제안에 모두가 의아해하는 와중, 은하는 눈가를 찡그리며 대답했다.
"허어....? 그건 또 뭔 소리래. 그 미.친 놈을 왜 네가 혼자 상대해?"
"정리할 게 남아있거든. 이번만 부탁할게. 게다가 지난번에 싸울 때, 미래랑 김철수만으론 서피드한테 역부족이였잖아. 한 명이라도 더 같이 싸우면 좀 낫겠지."
"자온 씨. 꼭 혼자 해결해야할 문제신가요?"
"응. 그러니까 이번만은 양보해줘, 루시."
"....확실하게 붙잡아둘 수 있겠어?"
"응."
"....그래. 그럼 미.친 놈은 자온 혼자서, 우린 벌레놈 맡기로 해요."
"정말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은하 씨? 물론 서피드의 강함이나 위험도를 생각하면 한 명이라도 더 있는게 좋지만...."
"꼭 해야 한다잖아요. 이번은 하고싶은대로 하게 냅둘려고요."
"미안. 그리고.... 고마워."
"미안하면 이번은 놓치지 마. 다들, 기다렸죠? 가요. 미.친 놈들 잡으러."
"아, 미래 씨. 몇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서피드와 전우치를 향해 나아가면 민수현은 미래에게 몇가질 질문하며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가야. 듣기만 하거라.]
한창 나도 설명을 듣는 와중, 영감이 말을 걸어 왔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먼저 네 상태가 일시적으로 좋지 않았던 것은... 아주 오랜 죄업와 관련이 있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는 없는데다, 이제 그 이상 막기에는 내가 한계에 다다랐단다. 미안하구나.]
[그게.... 무슨 소리야, 영감? 갑자기 왜 그래?]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뭐라 묻고 싶었지만, 영감은 내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시간이 없으니 잠자코 듣거라. 아가, 네가 전우치 그 자를 혼자 상대하려는 이유가 아직도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을 접어두지 못한 것이지?]
[상대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되려 그 놈과 상대하며 답을 내리거라. 추억을 침식할지, 추억에 침식당할 것인지 선택은 오롯이 너의 몫이지만.... 선택해야 할 것이야.]
[네가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자 한다면, 더 이상 후회하지 않을 [너]의 선택을 하거라.]
[.....멀리서 날개짓 소리가 들리는구나. 어떤 결론을 내리던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것 부어내거라, 아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영감과의 전음이 끊어졌다.
자기 할 말만하고. 괜히 신경쓰이게. 무슨 일있는 건 아니지, 영감.....?
부우우우우우우웅-------
그러나 그 이상 신경쓰기엔, 전우치와 서피드가 있는 곳에 거의 다다라 버렸다.
"모두, 준비해라. 거의 다 온 것 같으니."
"확실히 그 짜증나는 날갯 소리 들리긴 하네요."
조금 더 다가가니 드디어 서피드와 전우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 안티팬들이 우글우글거려요. 짜증이 나요! 짜증이 나요!"
우리를 먼저 발견한 서피드가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곁에 있던 전우치는 한숨을 내쉬며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렇게나 경고했는데 다시 몰려온 건가요? 정말이지 말을 안 듣는 군요. 어쩔 수 없죠. 조금 아픈 꼴을 당해 보시죠."
"준비해라. 온다.....!"
"뛰어! 두번째 검, 극섬!"
콰아아아아아-------!!
위력에 특화된 검을 휘둘러 충격파를 일으켰다. 서피드와 전우치가 서로 갈라지자마자 네 사람이 서피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꺄아앗!!"
"서피드 님!!"
전우치도 이를 보고 서피드의 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네 상대는 나야, 망할 놈."
서피드에게 합류하려는 전우치를 막아서며 검을 다시 바로 쥐었다.
"이단을 상대로 쓸 시간은 없습니다. 보아하니 지금 제 환술을 꿰뚫어 ** 못하는 것 같으니, 그거나 상대하고 계시죠."
그 잠깐 사이에 환술을 펼쳐냈는지 여럿으로 늘어난 전우치가 내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말했지. 네 상대는 나야. 와라. 두번째 칼날, 세번째 검."
왼손에는 원형의 칼날을, 오른손에는 단검처럼 짧막하면서도 대검처럼 너비와 두께가 있는 검 세자루가 구현시켰다. 칼날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검을 내던지며, 그 검의 이름을 불렀다.
"가라, 세번째 검, 광아(狂芽)....!!"
후우우우우웅------ 푸컥!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세 자루의 검이 그대로 주위에 꽂혔다.
"조준도 제대로 못한 검 따윌......"
전우치는 자기 털 끝 하나도 스치지 못한 검을 보곤 비웃으며 서피드에게 가려했지만,
슈우우우우우!!!!
"크앗.....!!!"
목을 노리는 송곳니처럼 갑자기 날아드는 대검을 피하다 환술로 감추고 있었던 모습이 드러내 버렸다.
"이 무슨....! 으앗....!!"
슈콰아아아앙!!! 투콰아아아!!! 드드드드---- 투쾅!!!!
아무렇게나 내던져져 박혀있었던 검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주변을 박차 튀어다니며 무차별적으로 주변을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튕겨지는 궤도엔 규칙이 전혀 없었다. 왼쪽에서 갑자기 위로, 우측에서 우측, 하단, 궤도를 전혀 읽어낼 수 없는 그 검은, 이름처럼 미쳐버린 어금니처럼 거칠게 주위과 전우치의 환술을 베어냈다.
"죽기 싫으면 나랑 얘기나 하지. 묻고 싶은 것도 있거든. 세번째 검 오의, 하늘 품기."
날뛰던 검들이 내게 돌아오더니,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회색의 빛무리들이 주변에 일어나며 부드럽게 몸을 감싸듯 머무르기 시작했다.
"뭘 얘기하고 싶은 거냐, 이단. 네 놈과는 별로 말을 섞을 생각....."
피비비비빗!!!
"아아아악!!!!"
갑자기 전우치가 비명을 지르며 팔을 움켜쥐었다. 움켜쥐 오른팔에서 찢어진 상처가 여럿 생겨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번 포착한 이상 쉽게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기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두번째 칼날, 영역으로 그와 내가 있는 이 공간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얇고 미세한 칼날을 가득 흩뿌려 발동시켜 놓았었다.
"말했지. 죽기 싫으면 나랑 얘기나 하라고. 네 놈이랑 내가 있는 이 영역엔 미세한 칼날들로 가득 차있어. 네 놈이 그딴식으로 도망칠까봐 내 주변까지 칼날들로 꽉 채워놨지. 얘기할 생각 있으면 네 주변 한 50센티 정도는 물려주지."
팔을 살짝 들어 전우치처럼 팔이 찢겨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전우치는 그제야 도주를 조금 포기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물어왔다.
"......그래서, 뭘 물어 보고 싶은거냐, 이단?"
".....왜 그 아이들이여만 했냐? 그렇게 네놈들의 신이 좋다면 니들 목숨이나 가져다 바치지. 왜.... 죄 없는 그 아이들이여야 했냐고."
"그걸 물으러 한 건가? 뭐.... 좋습니다. 얘기해드리죠."
"당신은 세계에 힘을 하사받는 이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몰라. 그딴 걸 어떻게 알아?"
"그렇겠죠. 이 사실은 그 가증스런 유니온에 은폐시켜 아직 공공연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점점 힘을 받는 이들이 사라지는 이런 세상에, 어리석은 저희를 눈 뜨게 하시고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실 분이 나타나셨죠. 그 분이 저희의 위대한 불꽃이십니다."
"다만 그 분께서 바라시는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선 그 분의 강림이 필수입니다. 그를 위해선 아주 조그만... 헌신이 필요하죠. 그 핑키들은 그 일환에 불과합니다. 당신도 세상을 보면 알지 않나요? 크나큰 대의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불가피하단 것을요."
"내 말은 헛들었냐? 그렇게 희생하고 싶으 니들 몸뚱아리나 쓰지 왜 그 아이들을......!"
울컥하며 소리치자, 전우치는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저희는 위대한 불꽃께서 선별한 눈을 뜬 도사입니다. 그 분의 지고하고 위대한 강림을 그 눈으로 보고 경배할 의무가 있죠. 하지만 눈도 뜨지 못하고 힘도 받지도 못한 핑키들 따위가 그 위대한 강림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맞이하고 경배하지 못 할바에야 그 분의 강림을 위한 먹이.... 핑키가 되는 것이, 핑키들로써도 기쁘겠죠. 그 작은 희생으로, 그 분의 일부가 되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최종적으론 그 핑키들처럼 흡혈귀와 이단인 당신은 강림을 당겨줄 작은 헌신이 되어 그 일부가 되어주는 것, 나의 벗이 [프로메테우스]가 되어 그 분의 열망을 이뤄주는 것, 그리고 저 두 소녀들은 나와 나의 벗을 돕는 위대한 도사의 일원이 되어 그 분의 강림을 맞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자, 이거면 답이 되겠습니까?"
뭔가 알 수 없는 단어가 들린 것 같지만,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나도 가망 없다고 생각한 어떤 질문을 할 것이였기에.
"허어....? 그건 또 뭔 소리래. 그 미.친 놈을 왜 네가 혼자 상대해?"
"정리할 게 남아있거든. 이번만 부탁할게. 게다가 지난번에 싸울 때, 미래랑 김철수만으론 서피드한테 역부족이였잖아. 한 명이라도 더 같이 싸우면 좀 낫겠지."
"자온 씨. 꼭 혼자 해결해야할 문제신가요?"
"응. 그러니까 이번만은 양보해줘, 루시."
"....확실하게 붙잡아둘 수 있겠어?"
"응."
"....그래. 그럼 미.친 놈은 자온 혼자서, 우린 벌레놈 맡기로 해요."
"정말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은하 씨? 물론 서피드의 강함이나 위험도를 생각하면 한 명이라도 더 있는게 좋지만...."
"꼭 해야 한다잖아요. 이번은 하고싶은대로 하게 냅둘려고요."
"미안. 그리고.... 고마워."
"미안하면 이번은 놓치지 마. 다들, 기다렸죠? 가요. 미.친 놈들 잡으러."
"아, 미래 씨. 몇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서피드와 전우치를 향해 나아가면 민수현은 미래에게 몇가질 질문하며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가야. 듣기만 하거라.]
한창 나도 설명을 듣는 와중, 영감이 말을 걸어 왔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먼저 네 상태가 일시적으로 좋지 않았던 것은... 아주 오랜 죄업와 관련이 있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는 없는데다, 이제 그 이상 막기에는 내가 한계에 다다랐단다. 미안하구나.]
[그게.... 무슨 소리야, 영감? 갑자기 왜 그래?]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뭐라 묻고 싶었지만, 영감은 내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시간이 없으니 잠자코 듣거라. 아가, 네가 전우치 그 자를 혼자 상대하려는 이유가 아직도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을 접어두지 못한 것이지?]
[상대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되려 그 놈과 상대하며 답을 내리거라. 추억을 침식할지, 추억에 침식당할 것인지 선택은 오롯이 너의 몫이지만.... 선택해야 할 것이야.]
[네가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자 한다면, 더 이상 후회하지 않을 [너]의 선택을 하거라.]
[.....멀리서 날개짓 소리가 들리는구나. 어떤 결론을 내리던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것 부어내거라, 아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영감과의 전음이 끊어졌다.
자기 할 말만하고. 괜히 신경쓰이게. 무슨 일있는 건 아니지, 영감.....?
부우우우우우우웅-------
그러나 그 이상 신경쓰기엔, 전우치와 서피드가 있는 곳에 거의 다다라 버렸다.
"모두, 준비해라. 거의 다 온 것 같으니."
"확실히 그 짜증나는 날갯 소리 들리긴 하네요."
조금 더 다가가니 드디어 서피드와 전우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 안티팬들이 우글우글거려요. 짜증이 나요! 짜증이 나요!"
우리를 먼저 발견한 서피드가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곁에 있던 전우치는 한숨을 내쉬며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렇게나 경고했는데 다시 몰려온 건가요? 정말이지 말을 안 듣는 군요. 어쩔 수 없죠. 조금 아픈 꼴을 당해 보시죠."
"준비해라. 온다.....!"
"뛰어! 두번째 검, 극섬!"
콰아아아아아-------!!
위력에 특화된 검을 휘둘러 충격파를 일으켰다. 서피드와 전우치가 서로 갈라지자마자 네 사람이 서피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꺄아앗!!"
"서피드 님!!"
전우치도 이를 보고 서피드의 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네 상대는 나야, 망할 놈."
서피드에게 합류하려는 전우치를 막아서며 검을 다시 바로 쥐었다.
"이단을 상대로 쓸 시간은 없습니다. 보아하니 지금 제 환술을 꿰뚫어 ** 못하는 것 같으니, 그거나 상대하고 계시죠."
그 잠깐 사이에 환술을 펼쳐냈는지 여럿으로 늘어난 전우치가 내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말했지. 네 상대는 나야. 와라. 두번째 칼날, 세번째 검."
왼손에는 원형의 칼날을, 오른손에는 단검처럼 짧막하면서도 대검처럼 너비와 두께가 있는 검 세자루가 구현시켰다. 칼날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검을 내던지며, 그 검의 이름을 불렀다.
"가라, 세번째 검, 광아(狂芽)....!!"
후우우우우웅------ 푸컥!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세 자루의 검이 그대로 주위에 꽂혔다.
"조준도 제대로 못한 검 따윌......"
전우치는 자기 털 끝 하나도 스치지 못한 검을 보곤 비웃으며 서피드에게 가려했지만,
슈우우우우우!!!!
"크앗.....!!!"
목을 노리는 송곳니처럼 갑자기 날아드는 대검을 피하다 환술로 감추고 있었던 모습이 드러내 버렸다.
"이 무슨....! 으앗....!!"
슈콰아아아앙!!! 투콰아아아!!! 드드드드---- 투쾅!!!!
아무렇게나 내던져져 박혀있었던 검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주변을 박차 튀어다니며 무차별적으로 주변을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튕겨지는 궤도엔 규칙이 전혀 없었다. 왼쪽에서 갑자기 위로, 우측에서 우측, 하단, 궤도를 전혀 읽어낼 수 없는 그 검은, 이름처럼 미쳐버린 어금니처럼 거칠게 주위과 전우치의 환술을 베어냈다.
"죽기 싫으면 나랑 얘기나 하지. 묻고 싶은 것도 있거든. 세번째 검 오의, 하늘 품기."
날뛰던 검들이 내게 돌아오더니,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회색의 빛무리들이 주변에 일어나며 부드럽게 몸을 감싸듯 머무르기 시작했다.
"뭘 얘기하고 싶은 거냐, 이단. 네 놈과는 별로 말을 섞을 생각....."
피비비비빗!!!
"아아아악!!!!"
갑자기 전우치가 비명을 지르며 팔을 움켜쥐었다. 움켜쥐 오른팔에서 찢어진 상처가 여럿 생겨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번 포착한 이상 쉽게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기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두번째 칼날, 영역으로 그와 내가 있는 이 공간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얇고 미세한 칼날을 가득 흩뿌려 발동시켜 놓았었다.
"말했지. 죽기 싫으면 나랑 얘기나 하라고. 네 놈이랑 내가 있는 이 영역엔 미세한 칼날들로 가득 차있어. 네 놈이 그딴식으로 도망칠까봐 내 주변까지 칼날들로 꽉 채워놨지. 얘기할 생각 있으면 네 주변 한 50센티 정도는 물려주지."
팔을 살짝 들어 전우치처럼 팔이 찢겨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전우치는 그제야 도주를 조금 포기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물어왔다.
"......그래서, 뭘 물어 보고 싶은거냐, 이단?"
".....왜 그 아이들이여만 했냐? 그렇게 네놈들의 신이 좋다면 니들 목숨이나 가져다 바치지. 왜.... 죄 없는 그 아이들이여야 했냐고."
"그걸 물으러 한 건가? 뭐.... 좋습니다. 얘기해드리죠."
"당신은 세계에 힘을 하사받는 이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몰라. 그딴 걸 어떻게 알아?"
"그렇겠죠. 이 사실은 그 가증스런 유니온에 은폐시켜 아직 공공연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점점 힘을 받는 이들이 사라지는 이런 세상에, 어리석은 저희를 눈 뜨게 하시고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실 분이 나타나셨죠. 그 분이 저희의 위대한 불꽃이십니다."
"다만 그 분께서 바라시는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선 그 분의 강림이 필수입니다. 그를 위해선 아주 조그만... 헌신이 필요하죠. 그 핑키들은 그 일환에 불과합니다. 당신도 세상을 보면 알지 않나요? 크나큰 대의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불가피하단 것을요."
"내 말은 헛들었냐? 그렇게 희생하고 싶으 니들 몸뚱아리나 쓰지 왜 그 아이들을......!"
울컥하며 소리치자, 전우치는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저희는 위대한 불꽃께서 선별한 눈을 뜬 도사입니다. 그 분의 지고하고 위대한 강림을 그 눈으로 보고 경배할 의무가 있죠. 하지만 눈도 뜨지 못하고 힘도 받지도 못한 핑키들 따위가 그 위대한 강림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맞이하고 경배하지 못 할바에야 그 분의 강림을 위한 먹이.... 핑키가 되는 것이, 핑키들로써도 기쁘겠죠. 그 작은 희생으로, 그 분의 일부가 되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최종적으론 그 핑키들처럼 흡혈귀와 이단인 당신은 강림을 당겨줄 작은 헌신이 되어 그 일부가 되어주는 것, 나의 벗이 [프로메테우스]가 되어 그 분의 열망을 이뤄주는 것, 그리고 저 두 소녀들은 나와 나의 벗을 돕는 위대한 도사의 일원이 되어 그 분의 강림을 맞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자, 이거면 답이 되겠습니까?"
뭔가 알 수 없는 단어가 들린 것 같지만,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나도 가망 없다고 생각한 어떤 질문을 할 것이였기에.
잠시 침묵하다 서피드를 가르키며 물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저 아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나?"
"당신은 이미 불에 타버리고 남은 재를 원래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까?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그렇게 해야 할 이유도, 필요성도 못 느끼겠군요."
전우치의 답변에, 고개를 떨구며 실소했다.
"그래. ....하하. 난 도대체 뭘 기대한 걸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저 아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나?"
"당신은 이미 불에 타버리고 남은 재를 원래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까?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그렇게 해야 할 이유도, 필요성도 못 느끼겠군요."
전우치의 답변에, 고개를 떨구며 실소했다.
"그래. ....하하. 난 도대체 뭘 기대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