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받은 나의 첫 생일
Stardust이세하 2022-04-05 2
따스한 봄날이 다가오며 우리 사냥터지기팀은 간만에 임무도 없고해서 쉬는건가 했지만 재리와 앨리스의 지시로 성 내부 대청소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오늘은 내 생일인데 아무것도 준비된거 없이 말이다. 물론 이 나이먹고 생일타령 하는건 좀 우습지만 그래도 재리나 앨리스는 몰라도 그 말썽꾸러기 녀석들이랑 파트너인 학춤댄서마저 내 생일을 챙겨주지 않으니 좀 서운했다.
"하아....이걸 언제 다 치우냐고...."
서재에 쌓아있는 책을보며 언제 치울까 싶은 마음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일단 하나씩 치우던 와중 갑자기 누군가 내 뒤에서 소리를 지르자 나는 순간 놀라 들고있던 책 상자를 떨어트렸다.
"우어!"
"으앗!"
콰가가강!
그 탓에 정리하던 책들은 순식간에 쏟아졌고 결국 난 책속에 파묻혔다. 도대체 누가 이런 장난을 친건가 싶어 확인하니 다름아닌 그건 말썽쟁이 녀석들이였다.
"에헤헤~볼프쌤 놀래키기 성공!"
"이녀석들이....도와주지도 못할망정 장난치면 어떻게해! 놀랐잖아!"
"저....저는 충분히 말렸어요. 그런데 소마가 자꾸 선생님을 놀래키자고 하는 바람에...."
볼프는 더이상에 변명을 들어봤자 한숨만 나왔기에 마저 하던 일이나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이번에는 세트가 뭔가를 보며 일은 더 꼬였다.
"우와! 이거 선생님 녀석 어릴때 사진이냐?"
"뭐....?"
"우와! 진짜다. 옆에는 모르는 사람있는데 볼프쌤 아버지에요?"
세트의 말에 소마녀석도 신기하게 쳐다보자 나는 곧바로 사진을 뺐다. 알고보니 녀석들이 본건 내가 그동안 서재에 쑤셔넣었던 어릴적 앨범이였다.
"에이~그대로 뺏는게 어디있어요! 좀 더 보여줘요!"
"내 어릴적 모습은 딱히 너희한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 아무튼 이 앨범도 다른데 넣어놔야겠어."
"저 그런데 선생님 이 종이는 뭐에요?"
"어디보자....아버지와 함께보낸 마지막 생일....?"
그 말에 나는 서둘러 그 종이마저 뺏었다.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했고 나는 할 수 없이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다. 뭐 어차피 아까전까지 일했으니 일단 좀 쉬었다 다시 일하는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
나는 어릴적에 늘 혼자였다. 주변에 친구하나 없이 그저 집안에서 늘 혼자 지냈고 유일하게 가족으로 있던 아버지는 매번 일이 있다며 언제나 집을 비웠다. 그래서일까 남들과 다르게 딱히 부모에 대한 관심이나 사랑은 딱히 받지는 못한거 같았다.
뭐 특히나 그시절 나는 성격도 조용한편이라 집에는 마침 책들이 많아 애들끼리 놀때 혼자서 조용히 집에 책만 읽으며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는 아이들끼리 생일날 받을 선물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선물을 준 사람들은 자기들 부모님이라며 무척 자랑을 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아무렇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면 난 어릴때도 지금처럼 누구에게 생일대접을 제대로 못받은거 같았다. 어머니도 안계시고 친구도 없고 유일하게 있던건 아버지였지만 우리 아버지는 매번 언제나 항상 일에만 전념하셨으니 나한테 관심을 주는건 멀어져갔다.
그렇게 매년 생일이 다가올때면 간단한 선물 한개 놔두고 일하러 나가거나 아니면 생일 자체를 그냥 잊으셔서 나한테는 생일이라는 날이 올때면 가볍게 지나가는 평범한 하루랑 똑같았다.
그치만 아무리 무덤덤하게 생각해도 속으로는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생일 축하를 받고 싶었다. 크게 바라지도 않게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거나 그것조차 못한다 해도 생일 축하한다는 이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
그렇게 시간이 지나 드디어 오늘 나의 생일이 다가왔다. 하지만 생일날 아침부터 아버지는 일이 바빴는지 정리 할 서류나 누구랑 오랫동안 통화하고 있었고 나한테는 시선자체를 두지 않았다. 그러고나서 현관에서 곧장 회사로 출근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빤히보자 평소와 다르게 나는 아버지를 불렀다.
"아빠."
"음? 왜? 아빠한테 할말있어? 바빠서 그런데 이야기 있으면 얼른 말하렴."
역시나 아버지는 내쪽으로 바라봐주지 않았고 서둘러 출근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오늘 내 생일인데 일찍 와주시면 안되요?"
그 말을듣고 아버지는 잠시 하던 행동을 멈추고는 날 바라보자 그대로 내 머리를 쓰다듬은채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아빠가 우리아들 생일인것도 모르고 있었네. 그런데 하필 오늘도 아빠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일찍 집에 오는건 함들거 같아. 그 대신 생일선물은 확실하게 준비할테니 기대하고 있으렴. 아니면 원하는거라도 있니?"
아버지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지 않았다. 그저 그때 내가 원한건 남들이 보냈던 생일을 나도 한번 보내고 싶었을뿐 그거 말고 더이상 바라는건 없었다. 그러나 그 소원은 이뤄지지는 않았고 결국 이번 생일도 평소랑 똑같은날이랑 별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교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평소와 다름없이 집에있는 아버지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책 한권을 다읽자 벌써 저녁시간때가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입맛이 없어 나는 저녁을 굶은채 현관만 계속 바라봤다.
이유는 별거 없었다. 바보같은 이유를 들자면 혹시나 아버지가 일찍 돌아오셔서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다 어느새 졸음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잠이들었다.
띠딕....
"으음?"
그리고 현관문 비밀번호 도어락 소리가 들리자 나는 잠결에 깼고 재빠르게 도어락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문을열고 들어온 남성은 한 손에는 케익상자와 쇼핑백을 들고 허겁지겁 숨이 차고 있는 아버지였다.
"아빠....?"
"다행이야....겨우 시간내 왔어....미안해 아들 아빠가 많이 늦었지?"
"어떻게 온거에요? 오늘 늦으신다고 했는데...."
"그거야 아빠의 근로의욕을 통해 서둘러 일을 끝냈지. 뭣보다 오늘은 너의 생일이니 지금까지 신경 못써준 생일을 챙겨줘야 하니 말이야."
그러자 아버지는 곧장 준비한 케익을 꺼내며 테이블에 가져다 놓고 당장에 먹을만한 음식들을 주위에 셋팅을 하고는 곧바로 케익에 촛불을 키고는 내가 듣고 싶었던 이 말을 오늘 듣게 되었다.
"생일 축하한다."
그 말을듣자 나는 이게 꿈인가 싶었다. 언제나 일밖에 모르던 아버지에게 설마 이런말을 들을줄이야. 아버지도 괜히 말하고는 민망했는지 볼을 긁적이셨다.
"자, 이건 생일 선물이야.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책으로 샀는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아버지는 심지어 포장된 선물로 책 한권을 주셨고 나는 곧바로 그 책을 받았다. 마음에 들어하시는지 걱정하는 눈치셨지만 나는 그보다도 한가지 원하는게 있었다.
"선물은 고마워요. 그런데 아버지 저 오늘일을 평생 잊지않고 남기고 싶은데, 사진 한장 찍어주면 안될까요?"
그 말에 아버지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 사진같은걸 원하지 않으셨는데 내가 이렇게 부탁을 하니 할 수 없다는듯 아버지는 내 뜻에 따라주기로 했다.
"그래, 우리 아들 생일인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그럼 간만에 카메라좀 준비해볼까."
그러자 아버지는 서랍에 넣어둔 오래된 카메라를 꺼냈고 곧 바로 준비를 했다. 그리고 카메라가 준비되자 나는 미소를 띄웠고 언제나 묵묵하던 아버지도 이 순간만큼은 평소와 다르게 미소를 보여주며 우린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로 사진을 찍은채 그렇게 나와 아버지 단 둘이 보낸 생일은 그날이 마지막이였다.
***
"뭐, 그뒤로는 나도 생일날 챙겨달라고 할 나이가 지나 그냥 넘어갔고 아버지는 아예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뭔가 되게 슬프면서 감동적이네요."
"쌤한테 그런 사연이 있을줄 몰랐어요."
"그치만 오늘은 선생님 녀석 생일이잖느냐. 그때랑 다르게 우리도 있으니 생일 축하해주겠다!"
세트의 말을듣고 다른 아이들도 볼프에게 축하를 해주려 했지만 볼프는 한숨을 쉰채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됐어, 솔직히 이 나이먹고 너희들에게 생일 축하받기도 그렇다."
"그렇게 말하면 섭섭한걸요 선배?"
"맞아요 볼프, 당신곁에는 아이들뿐만이 아닌 저희도 있는걸요."
그 말에 뒤돌아보자 파이와 재리가 볼프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재 입구로 케익을 들고 앨리스가 찾아오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폭죽을 터트렸다.
"생일 축하해요. 요원님!"
"생일 축하해요 쌤!"
"축하해요. 볼프."
모두가 순간 폭죽을 터트리며 나에게 축하하는 말에 나는 당황했다. 재리의 말을 들어보니 나한테 일을 시킨 다음에 몰래 이런 깜짝파티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듣고 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여간 평소에 일거리는 잔뜩 주면서 정작 이런날에는 그래도 챙길건 다 챙겨준다니까.
그래도 어릴때랑 다르게 이제는 내 곁에는 이렇게 학생들이랑 다른 동료들이 함께 생일을 축하해줘서 한편으로 마음이 뿌듯했다.
"자, 볼프, 촛불 켰는데 얼른 불어야죠."
"나참....무슨 애들도 아니고...."
"에이~그러면서 쌤도 좋아하시고 있잖아요. 저희가 준비한건데 얼른 해주세요~"
애들에 말에 할 수 없이 나는 촛불을 불자 모두 박수를 치며 생일 축하를 해줬고 그와중에 재리는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남기자고 말했다.
"어이 어이 됐어, 사진은 무슨 사진이야."
"그치만 이것도 추억이 되잖아요. 한장 정도는 남겨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파이 말이 맞아요. 그러니까 볼프 얼른 케익들고 한 가운데로 모여주세요."
그 말에따라 말썽쟁이 녀석들이 날 한 가운데로 밀어붙이며 양쪽으로 자리를 잡더니 각자 자신들이 포즈를 잡았다. 그리고 재리는 나한테 밝게 웃으라며 지시를 내리더니 자기도 얼른 자리를 잡고는 그대로 카메라 셔터가 눌러지는 소리와 함께 나의 두번째 생일 사진이 한장 만들어졌다.
"우와~다들 활짝 웃으니까 보기 좋아요~"
"이거 선생님 앨범에 넣어두는거 어때요? 모처럼 생일 사진이 한장 만들어졌잖아요."
"그럴까, 뭐 그래 이것도 간만에 사진이 만들어진거니까."
그렇게 내 생에 두번째 생일기념 사진이 하나 만들어지며 앨범에 넣었고 나는 한번더 오늘 생일 축하를 받으며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어릴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고 그나마 있던 아버지도 그날 한번 생일축하를 해준게 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내 주위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관리요원과 오퍼레이터 그리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파트너가 곁에 있어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생일 축하를 받았다.
그러니까 아버지 혹시나 나에게 생일을 많이 못챙겨줬다고 미안해할거 없어요. 난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이 말썽쟁이 녀석들이랑 다른 녀석들에게 싫어도 매년마다 생일축하를 받을테니 걱정하지마요.
그리고 오늘 이렇게 내 생일을 신경써준 너희에게도 이 말을 하고싶어.
"고마워, 덕분에 난 앞으로도 매년마다 너희들 덕분에 내 생일을 축하 받을 수 있게 됐어."
작가의 말
이번에는 다행히 시간맞춰 볼프 생일을 올리게 되었네요.
예전에 볼프로 대양왕 퀘를 깨는데 볼프의 아버지 언급이 있어서
한번 볼프의 어린시절 생일을 구상해 넣어봤고 볼프처럼 일밖에 모르던 아버지 때문에
생일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을거 같아 현재시점으로 넘어와 수많은 사냥터지기 동료들에게 생일을 축하받는걸로 앞으로는 어린시절과 다르게 이제부터는 다른 사냥터지기 멤버들을 통해 생일을 축하받는걸 보여봤습니다.
추가로 어린시절 일 때문에 바쁜 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프에게 첫 생일을 축하해주는걸로 좀 더 볼프에게 강렬한 어린시절 생일을 보낸걸 만들어봤습니다.
아무튼 볼프강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제자들과 파트너 그리고 관리요원들에게 생일을 축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