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와 함께한 시궁쥐의 크리스마스-상편-

Heleneker 2021-12-24 0

감사합니다

 


딸랑

 




하아----- 

 

편의점을 나온 소년의 하얀 입김이 공중에서 흩어져간다.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이 소년의 손과 발을 차갑게 찌르고 비가 올 듯이 먹구름이 끼어 있기에 소년은 조금 걸음을 서두르며 어딘가로 들어간다.


부산의 어느 대여 조리실. 문을 열자 그 곳에는 소년의 동료들이 얼굴에 하얀 무언가를 묻힌 채 열심히 작업하고 있었다

특히 작은 소녀가 열정을 불태우면서.

 


여러분, 저 왔어요. 오면서 호빵 사 왔으니까 잠시 쉬면서 하나씩들 드세요

 

마침 쌀쌀하던 참인데. 수현 형씨, 센스 좀 있는데요. ....뭐야, 죄다 단팥 맛이잖아

 

하하... 편의점에 남은 맛이 이것뿐 이였거든요.  

 

은하 씨! 추운 날씨에 수현 씨가 사 온 거니 불평은 하지 않기에요수현 씨, 수고하셨어요.

 

수고했다, 민수현. 이쪽에서 몸을 좀 녹여라.  

 

. 여기로 와. 이쪽이 따뜻하거든.

 

과자가 한창 구워지는 중이라 달달한 향을 풍기는 오븐, 그 옆자리를 안내해준다.

 

. 미래 씨랑 철수 형도 하나씩 드세요.

 

맛있다. 따뜻하고 달아.

 

조금 달지만 따뜻하니 확실히 맛있군.

 

여러분, 열심히 하고 있으신가요?

 

으응? 브이오레?

 

미래가 호빵을 야무지게, 오물오물하면서 먹을 때 한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이곳 부산, 센텀시티에서 시궁쥐 팀과 함께 싸운 팀 중 하나, 늑대개 팀의 멤버인 바이올렛이다.

 

, 바이올렛 씨! 열심히 만들고 있었죠! 프랑스 본토의 빵과 과자를 맛보여 드리도록 하죠!

 

후훗. 기대할게요. 루시 양.

 


이들, 시궁쥐 팀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그리고 평소 신세 지고 있는 오세린 감찰관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파티 때에 먹을 빵과 과자를 만들던 중이였다.

그들이 빵과 과자를 만들고 있는 훌륭한 조리 시설은 사정을 설명한 바이올렛이 그들을 위해 준비해 준 장소였다. 다 완성하고 나면 바이올렛이 예약해준 파티 룸으로 이동해서 파티 준비 후 그곳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낼 예정이다.

 


이런 훌륭한 시설을 대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이올렛 씨.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저희 벌처스의 인맥이라면.... 에츗..!

 

아가씨, 몸이 많이 식으셨습니다. 차를 준비했으니 따뜻할 때 드시죠. 숄과 담요도 준비했습니다.

 

고마워요, 하이드.

 

바이올렛의 비서, 그녀의 그림자인 하이드는 조용하고도 빠르게 차를 준비하며 그녀의 어깨에 숄을 걸쳐준다.

 

여러분들도 잠시 쉬었다 하시죠. 하이드, 차를 더 준비해주겠어요?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아가씨. 여러분, 따뜻할 때 한잔씩 드시시죠.

 

잘 마시겠다. 초콜릿 향미가 나지만 달지 않고 고소해서 좋군. 무슨 차지?

 

카카오닙스 차입니다. 빵과 과자가 있으니 좋을 거라 판단해서 드렸습니다.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루시, 너도 한 잔 마시면서 잠시 쉬도록 해라.

 

그래, 꼬마 언니. 우리 아침부터 작업했잖아. 조금만 쉬었다 하자고.

 

으음----- 이 작업은 조금 기다려야 하니까.... . 잠깐 쉬었다가 해요.

 


준비하던 과자를 냉장고에 넣고 시궁쥐 팀은 의자에 앉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하아... 이제야 좀 쉬네.

 

루시 양, 작업 시작하시자마자 사람이 변하셨죠...

 

,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열성적으로 알려주더군. 덕분에 제과라는 것을 조금 알게 된 기분이다.

 

저렇게 열정적인 루시, 처음 보는 것 같아.

 


루시는 프랑스 빵집 딸의 피가 끓어 올랐었는지 아침부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본 적 없는 카리스마 있는 지휘로 팀을 이끌었다. 그렇게 바이올렛이 오기 전까지 시궁쥐 팀은 열심히 빵과 과자를 굽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열정을 증명하듯 시궁쥐 팀의 앞치마랑 얼굴, 손에 밀가루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건지 아닌지 차를 마시며 쉬고 있던 루시가 뭔가 기억난 듯 식힘망 쪽에서 무언갈 가져온다.

 


바이올렛 씨. 구겔호프도 구워놨으니 차랑 같이 먹어요!

 

. 잘 먹을게요. 하이드, 당신도 같이 먹도록 해요.

 

이왕 주시는 거라면 아가씨께서 제게 먹여주시는 것은......

 

,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요!

 

구왁! ...역시 멋진 펀치이십니다.

 


바이올렛의 주먹이 하이드의 복부에 정확하게 꽂힌다. 하이드는 잠시 부들부들 떨다가 금세 괜찮다는 듯.... 아니, 맞은 복부를 조금 부여잡고 떨면서 일어난다. 익숙한 듯 마냥 하이드를 때린 바이올렛은 태연하게 자세를 다시 잡고 기품있게 구겔호프를 잘라 한 입 먹는다.

 


으음! 프랑스 빵집 딸이라고 충분히 자부해도, 아니 자랑스러워할 만한 맛이군요! 루시 양, 괜찮으시다면 같이 사업해보실 생각 있으신가요? 저희 벌처스에서 충분한 지원을 약속드리죠.

 


루시의 과자를 맛본 바이올렛이 감탄하며 제안하는 사업 제안. 루시가 기뻐하려다 갑자기 어두운 기색을 보이며 고민한다. 그러다 약간 씁쓸한 듯한 표정으로 이내 말한다.

 


...나중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그때 다시 한번 더 제안해 주시겠어요? 그때는 같이 일해 보아요.

 


아직 되찾지 못한 루시의 본체 탈환. 사전에 설명을 조금 들었던 바이올렛은 그 의미를 알아차리며 대답한다.

 


좋아요. 약속드리죠. 그나저나 이런 맛있는 것을 두고 비장의 홍차를 안 꺼낼 수가 없겠군요. 하이드.

 

,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시죠.

 


하이드가 어디선가 티팟 세트를 꺼내 차를 내린다. 차를 우리는 잠시, 하이드가 무언가를 확인하고 바이올렛에게 귓속말로 조용히 보고한다.

 


아가씨, ---------

 

... 그렇군요. 조금 수고해 줘야겠어요. 부탁해요, 하이드.

 

, 아가씨.

 

그 말과 함께 하이드는 조용히 사라진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미리 예약해 드렸던 파티 룸에 사고가 생긴 모양이에요. 오늘 이용은 어렵다는 연락이 막 들어왔어요.

 

? ....그렇다면 오늘 당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

 

아마 무리일 걸요, 수현 형씨. 다른 날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그런 공간이 남아있을 리가.

 

그래도.....

 

급하게 연락을 돌리지만 역시 모두 예약되어 방이 없는 상태. 무언가 고민하던 바이올렛이 한마디 입을 연다.

 

여러분. 파티용 물품, 이곳에 준비해 놓으셨었죠? 괜찮으시다면 이곳에서 파티 준비를 하는 건 어떤가요?





(단편으로 시작했으나 생각보다 분량 조절의 실패로....)하편에서 계속...


2024-10-24 23:36: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