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 그녀를 따뜻하게 해준 생일
Stardust이세하 2021-11-28 3
지이이잉~지이이잉~
"으음....뭐야...."
일요일 아침이 되자 휴대폰으로 설정한 알람이 울리자 비몽사몽인채 나는 알람을 껐다. 그와 동시에 좀 더 잠들려고 했지만 그럴수 없기에 누워있던것도 잠시 비틀거린채 일어나야만 했다.
총장에 대한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임시지부장에서 정식으로 신서울 지부장이 되어 할일이 더 많아졌다. 원래같으면 높은 자리로 올라가 좀 편해질까 싶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고 오히려 관리요원이나 부국장때 보다 일이 많아져 나는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띠링~띠링~
하필 주말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느라 짜증이 나는데 휴대폰에서 또 알림이 울리자 확인해보자 내용을 본 나는 한숨만 깊이 나왔다.
"김유정 지부장님 오늘이 생일이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일 년에 단 한번뿐인 생일을 기념으로 유니온에서 준비한 선물을 받고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문자를 통해 선물을 확인하니 카페 기프티콘 영화 할인권 그리고 케익 기프티콘 이렇게 선물이 왔다. 준건 고맙기는 하지만 이건 어차피 내가 쉴때나 쓸 수 있는거고 차라리 이럴거면 그냥 휴가를 달란 말이야!
일이 많아서 주말에도 나가는 사람한테 이런 시덥지 않은거나 주고 누구 놀리는것도 아닌가 싶어 정말이지 화가난채 출근을 하게 되었다. 도착하고 나서 나는 책상에 수북하게 쌓인 서류들을 보면서 일 처리를 하는데 한 시간 정도 지났는데도 아직도 일이 안 끝나는것에 깊은 한숨이 나왔다.
그렇다고 주말이라 오늘 사람들도 없고 애들이나 수연이를 부르기에는 미안해 할 수 없이 혼자서 힘을내 일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꼬르르륵~~~
그런 와중에 배에서 소리가 나자 괜히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나오면서 아무것도 안먹었구나 일단 배부터 채워야 일하는것도 끝낼 수 있을테니 식사를 하러 움직이려고 할때 지부장실 바깥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누구지? 주말이라 사람은 없을테고 그렇다고 애들이나 수연이가 찾아올리도 없을거다. 설령 온다하면 나한테 미리 연락을 할테니 일단 누가 왔는지 확인부터 하기위해 나는 문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들어오라고 말했다.
"유정씨 나야."
"제이씨?"
다름아닌 문을열고 들어온 사람은 우리팀에 애들을 보호하는 제이씨였다.
"여긴 어쩐일이에요? 그것도 휴일인데...."
"그거야 유정씨가 어제 그랬잖아. 내일 휴일인데도 출근해야 한다면서 나한테 통화로 엄청 하소연을 했잖아."
"윽....그건 술먹다가 실수한거에요!"
그러고보니 어제일이 생각났다. 하필이면 휴일에도 일이 많아 출근해야 하는것에 화가난 나머지 집에서 술한잔 하다가 나도 모르게 제이씨한테 술이 취한 상태로 하소연을 해버렸다.
"어흠! 그래서 제가 어제 했던 말이랑 제이씨가 오신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요?"
"일단 이 말부터 해야겠군, 생일 축하해 유정씨 밥도 제대로 못먹었을거 같아 내가 도시락을 준비했지."
그러자 제이씨는 손에 들고 있는 도시락을 보여주면서 마치 자기가 만들었다는듯 자랑을 하고 있었다. 그보다 내 생일을 어떻게 알고 있던건가 싶어 나는 제이씨에게 물어봤다.
"또 까먹은거야? 어제 휴일인것도 모자라서 생일인데 출근해야 한다며 소리쳤잖아, 정말 그때 유정씨가 했던말들 들어보면 엄청 재미있었다고."
"무....무슨....아무리 그래도 제가 그렇게까지 했겠어요?"
"그거야 술에취한 당사자는 기억 못하겠지만,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다 기억한다고."
"돼....됐으니까 그만해요!"
나는 얼굴이 빨개진채 이야기를 관두기로 했고 그런 내 모습을 본 제이씨도 그만두며 준비한 도시락을 개봉해 테이블에 세팅을 했다. 그런데 도시락에 있는 메뉴들을 보니 정말 다 먹음직스러워 보였고 간만에 제대로 된 생일상을 보는거 같았다.
"이거 정말 제이씨가 다 준비한거에요?"
"그야 당연하지! 내가 평소에 건강식품만 먹어서 몰랐나 본데 이래뵈도 나도 요리는 꽤 한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맛을 보기 위해 먼저 준비된 미역국을 한입 먹어봤다. 그러자 놀랍게도 지금까지 먹어본 미역국중 정말 맛있었고 제이씨가 이정도로 잘 만들었다는것에 믿기질 않을 정도로 다른 반찬도 먹어보니 모두 하나같이 맛있었다.
"어때, 맛있지?"
"네....설마 제이씨한테 이정도 요리 실력이 있을줄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이거 제이씨가 만든거 맞아요? 어디서 사온거 아니고요?"
"당연하지! 아까도 말했잖아 내가 이래뵈도 요리도 어느정도 한다고."
"....정말로요?"
나는 혹시나 의심이 가며 그를 노려보자 제이씨는 더이상 속일 수 없었는지 약간 풀이 죽은채 말했다.
"미안, 사실 세하한테 찾아가서 도움을 받았어, 그래도 대부분은 내가 했다고!"
그럼 그렇지 이정도로 맛있게 만드는건 제이씨한테 무리라고 생각했다. 특히 매일 페스트푸드나 건강식품만 먹는 사람인데 요리를 하는건 더더욱 말이 안되고 기껏해야 녹즙만 만드는 사람인데 미역국이나 불고기 같이 생일상을 준비하는건 불가능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도 고마워요. 휴일인데 이렇게 찾아와서 제이씨는 나름대로 제 생일을 축하해준거잖아요."
"뭐....그렇지....하하...."
어쩐지 제이씨가 쑥쓰러워 하면서 갑자기 조용한 나머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이....일단 식사는 맛있게 잘했어요. 제이씨도 고생 하셨으니 얼른 들어가요!"
"아....아니야....일이 많다고 하는데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없을까?"
"괘....괜찮아요. 곧 다 끝나가니까 제이씨도 그만 들어가서 쉬세요."
우리는 왠지 모르게 서로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나는 일을 도와주려는 제이씨를 돌려 보내려고 애를썼다. 그런 제이씨는 계속해서 자기도 도와주겠다며 나섰지만 나는 괜찮다며 그를 설득해 간신히 제이씨를 돌려 보냈다.
그렇게 다시 혼자 남은 나는 제이씨가 만든건 아니지만 준비해준 생일상을 먹고 기운을 차려 업무에 들어갔다.
*
"하아....끝이없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분명 일을 많이 했는데 아직도 책상에는 서류가 한가득이다. 그렇게 끝내는데 왜이리 줄어들지 않는걸까 그런 와중에도 벌써 해가 지는것과 동시에 날은 어두워졌고 내 생일인 오늘 하루도 절반이 지나가 버렸다.
정말 생각할수록 화가나네 생일인데 이런데서 시간을 버리면서 일에 파묻혀 있어야 하다니 지부장이 된건 좋지만 예전보다 일이 더 많아져서 힘들어진거 같다. 그렇다고 이대로 퇴근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내일 또 있을 업무랑 겹치면 곤란하니 나는 어떻게든 오늘내로 모든 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
"하아....드디어 끝났다."
벌써 한밤중이 된 시간 저녁도 먹지 않고 오늘에 나는 이렇게 일만 하다가 생일인 오늘 하루를 지나가게 만들었다. 그래도 일을 끝낼 수 있어서 다행히고 제이씨를 통해서 생일 축하도 받았으니 이정도로 만족해야지. 그런 나는 슬슬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때 마침 건물 앞에 누가 앉아 있는게 보이자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어두워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있다는건 유니온에 소속된 사람은 아닐거다. 혹시 스토커인가 싶어 조심히 문을 열어 나가려고 하자 순간 옆에서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나는 서둘러 그를 제압하려고 했다.
"에잇!"
퍽!
"커헉....유....유정씨...."
"잠깐....제이씨....?!"
놀랍게도 그는 스토커가 아닌 제이씨였고 내가 당황해 제압하려고 잘못해 급소를 때리자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제이씨! 괘....괜찮은거에요? 아니 그보다 왜 아직도 여기에 있던 거에요!"
"그....그거야....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을 생각에 걱정되서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봐 이렇게 날 제압할 정도라면 스토커가 와도 문제는 없겠....쿨럭! 쿨럭!"
"미....미안해요! 혹시 많이 아파요?"
나도 모르게 힘을 줘서 때렸는지 제이씨는 많이 아파보였고 그를 부축하며 일으켰다. 그런 제이씨는 자신에 안 주머니에서 이상한 건강 드링크를 꺼내 마시고는 나한테 괜찮다는 모습을 보였다.
" 자, 그리고 이것도 받아야지."
그런 다음 제이씨는 갑자기 준비한 물건이 있었는지 상자를 꺼내자 상자 안에 있던 내용물을 열어 촛불을 킨채 내 앞에 보여주자 나는 그걸 보고 놀랐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 유정씨."
촛불을 킨것과 동시에 눈앞에 보여 있던건 케이크였고 추가로 제이씨는 생일 선물이라며 포장이 된 상자들을 나한테 건네줬다.
"자....잠깐만....아까 낮에 다 끝낸거 아니였어요?"
"그건 그냥 생일상이였지. 생일선물을 준건 아니잖아? 이렇게 케익이랑 선물까지줘야 진짜 생일을 축하해주는게 의미 있는거라고, 참고로 아까 애들도 생일 선물 준비해서 여기서 기다렸는데 너무 늦어서 일단 돌려보내고 내가 대표로 남아서 유정씨한테 선물을 전하는거야."
"설마 그러면....애들도 여기 왔었다는건데....그럼 여태 저 기다리고 있던거에요?"
제이씨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너무나 미안한 나머지 계속 사과를 했다. 가뜩이나 날이 추운것도 모자라서 몸도 좋지 않은 사람을 문앞에서 기다리게 한게 나한테는 미안했고 이렇게까지 내 생일에 신경을 써줬다는것에 한편으로 제이씨한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얼른 촛불부터 끄도록해, 그래야 애들이랑 내가 준비한 선물도 열어볼거 아니야."
"아참 그랬지, 후우~"
촛불을 끈것과 동시에 제이씨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며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고 나는 아이들과 제이씨가 준비해준 선물을 하나씩 열어봤고 모두들 하나같이 먹거리와 악세서리등 다양하게 선물들을 준비해줬고 마지막으로 제이씨가 준비한 선물을 확인했다.
"이건 목도리인가요?"
"뭐, 줄만한게 마땅히 생각 안나서 말이야. 날이 추워지기도 해서 일단 준비해본건데 혹시 마음에 안들어?"
"아....아니에요! 오히려 선물을 준건데 엄청 기뻐요! 그런데 목도리 말고 핫팩이랑 다른 건강식품까지 준건 과한거 같은데...."
"지부장이 되면서 할일이 많아졌잖아, 그런만큼 건강을 더더욱 챙겨야지. 마음에 안들면 버려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건강만큼은 꼭 챙기라고."
정말 마지막까지 건강이라는 말을 하는거보면 제이씨 답다는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만큼 나는 이 사람이 싫지는 않다. 오히려 이렇게 챙겨주면서 날 많이 아껴준다는거니 그와 아이들이 챙겨준 선물을 소중히 생각한다. 그런만큼 날 챙겨줬다면 나 또한 아이들은 물론 눈앞에 당신에게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유정씨?"
"자, 제이씨도 몸이 차가울텐데 아까주신 핫팩좀 써요. 매번 건강타령 하시는분이 자기 몸을 안챙기잖아요. 그리고 아직 생일 지나갈때까지 시간도 남았고 해서 그러는데 저한테 영화 할인권이랑 카페 기프티콘 받았는데 지금 시간 된다면 같이 가는건 어떤가 싶은데...."
"그말은....혹시 데이트라도 하자는거야?"
"데....데이트는 무슨! 그냥 생일인데 같이 갈 사람 없어서 물어본거에요! 뭐 가기 싫으면 말...."
그런 와중에 갑자기 제이씨는 내 손을 잡으며 앞장선채 걸어 나갔다.
"누가 싫다고 했어? 우리 유정씨가 나한테 먼저 제안한 데이트인데 당연히 가야지!"
"그러니까 전 데이트라고 한적 없는데...."
하지만 왜일까 데이트라고 말은 안했어도 제이씨가 손을 잡아주며 나와 같이 가주는것에 마음 한편으로 들떠 있었다. 뭣보다 오늘 하루 혼자있던 나에게 손을 잡아주자 손뿐만이 아닌 내 온몸을 감싸며 따뜻한 기분이 느껴졌다. 손에는 방금 내가 건넨 핫팩이 있어서 그런것도 있었지만 그때 날 구했던것처럼 따스한 온기가 내 손을 잡자 느껴졌다.
"자 그럼 가자고, 유정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밤이 시작됐으니까."
"후훗, 네 좋아요, 그럼 남은 이 시간동안 함께해요."
남아있는 나의 생일이 지나가는 시간동안 나와 제이씨는 손을 잡은채 같이 함께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는 생일이 끝나가는 마지막 시간까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작가의 말
간만에 오늘이 김유정 생일이라 준비하게 되었는데요.
이번에 유정이 생일은 마침 겨울이기도 하니 제이가 곁에 함께하면서
따뜻한 생일로 한번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름 급하게 준비하느라 부족했지만 다행히 시간내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유정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제이는 물론 다른 검은양팀과도
계속 함께하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