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모스&마이티 메인 에피소드 1편 8화 : 신뢰와 불신 그리고 확신
재J 2021-09-12 0
언제 까지고 오랜만일 수는 없는데 몸과 멘탈이 좀처럼 안따라주네요
주의&참고사항
이 소설은 2~3차 창작소설입니다. 마르모스&마이티나 게임내에서 본적 없는 캐릭터들은 클로저스 공식 스토리 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저의 자작캐 입니다.
약간의 변형된 컨셉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을 제외한 세세한 부분은 유도리 껏 넘길수도 있으니 발견하신다면 아, 그냥 그런갑다.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외에 중요한 스토리가 변형되어 있다면 그것은 분명한 실수이므로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초성이 자연스럽게 적혀있는 부분은 예상하셨겠지만 비속어 부분을 자체필터한 겁니다. 그냥 자유롭게 상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외의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오타가 맞습니다.
일행은 살벌한 격전을 끝내고 처리장으로 복귀했다.
아이들을 돌보던 캐롤리엘과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던 민수현과 저수지는 황급히 달려가서 일행들의 상태를 살폈다.
캐롤리엘이 일행의 몸상태를 확인하면서 말했다.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천만다행이에요... 하지만......"
캐롤리엘은 불안한 표정으로 섬의 아이들을 바라봤다.
아이들은 제각각 공포에 떨면서 울고 있었다.
"무서워... 우리 잡아먹히는 거야?"
"섬의 주인이야. 섬의 주인이 나타났어... 우릴 잡아먹으려고 나타났어......"
캐롤리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이들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들의 예상보다, 섬의 주인이 주는 공포가 큰 모양이에요."
캐롤리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이 하나, 둘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라가 나서서 아이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자, 괜찮아. 얘들아... 언니랑 오빠랑, 아저씨랑 아줌마들이 모두를 지켜줄거야."
하지만 그런 아라의 말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반박했다.
"그, 그치만... 모두 섬의 주인에게 잡아먹히고 말거야......"
아이들이 그렇게 울음을 그치지 않자, 끝내 지쳐버린 아라마저 안색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그만 울어. 얘들아. 너희가 그렇게 울면... 윽......!! 아, 아파......"
그런 아라의 모습을 본 저수지가 깜짝 놀라며 다가갔다.
"아라야!"
그러던 도중 캐롤리엘이 가져온 장비에서 경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장비를 확인한 캐롤리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대기중의 오염물질 농도가 급상승중... 섬의 주인이 내는 독기가... 아이들에게 주사한 약의 효과를 넘어서고 있어요!"
캐롤리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의 숨이 점점 죄여오기 시작했다.
캐롤리엘은 황급히 아이들을 챙기며 말했다.
"아이들을 반금련 씨의 트럭으로 이송해주세요!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해요!"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일행들이 황급히 준비를 하던 도중 저수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외쳤다.
"캐롤리엘! 여기 좀 봐줘! 숨이 멎어가는 애가 있어!"
저수지는 당장에라도 숨이 넘어갈 듯이 헐떡 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캐롤리엘에게 갔다.
캐롤리엘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살려보려 하지만, 아이는 점점 숨이 멋어갔다.
"살아나, 살아나, 살아나, 살아나, 살아나......!!"
그런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철수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애는... 갯바위 그룹의."
"그래, 아저씨를 보고서 울음을 터트렸던 애야."
저수지가 김철수와 아이의 일을 생각하면서 말했다.
김철수는 아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정신차려라. 괜찮아. 조금만 더 버티면 돼."
그런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민수현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지옥이야... 여긴."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마르모스는 머릿속으로 마이티에게 말했다.
{이거이거... 물불 가릴 상황이 아니야... 그렇지?}
그러자 마이티가 예상했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 그렇군. 위험한 결심을 한 건가?}
{응. 우리는 보다 더 빠르고,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해... 그것도 당장 말이야.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
{그래... 그렇다면 우리의 [독립적인 영역]을 합쳐야겠군...}
{바로 그거야. 네가 내 몸에 간섭할 수 있고, 나도 네 몸에 간섭할 수 있어야지... 마치... [한몸]처럼}
마르모스와 마이티는 겉보기에는 한 몸처럼 움직였으나, 그것은 수차례의 연습과 정보공유, 그리고 마이티의 능력을 빌린 덕분에 만들어진 동작일 뿐 실제로는 각자가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한 움직임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는 긍정적인 속도로 발전 중이었으나, 각자 예전의 기량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랐고, 약간의 강적이 나타나도 많이 아쉬워하며 쩔쩔매기 일수였다.
마르모스가 섬에 온 이후부터 생각했던 계획 속에서는 [안전하게 발전한다]는 조건이 있었으나, 섬의 주인의 등장은 이 조건을 묵사발로 만들었다.
{감당 할 수 있겠나?}
마이티는 약간 걱정스러운 투로 물었다.
마르모스는 애써 수긍하면서도 깊이 고민했다.
스파이의 냉정한 감과 이성적인 판단은 최대한 미래와 김철수를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피해를 최소화 시키자고 소리치고 있었다.
허나, 가슴속에 있는 뜨거운 무언가가 이를 강렬히 부인했다.
자기의 이익 때문에 섬의 아이들과 캐롤, 민수현과 같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게 싫었으며, 미래와 김철수가 무리하다가 위기에 처하는 것 또한 원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자신이 일행들에게 있어서 [그저 짐짝]과 다름 없다는 사실이 가장 괴로웠다.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책임감과 [클로저로써의 의지]와 [잃어버린 옛 꿈]이 마르모스를 채찍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르모스는 마지막 결심을 굳히고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그렇게 해줘. 지금 당장. 내 생각이 바뀌기 전에 말이야.}
마르모스의 말을 들은 마이티는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로 괜찮겠나? 그로 인해 죽어도 후회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하참... 이 녀석이 낯간지럽게 왜이래? 괜찮다고! 빨리 해.}
마이티는 무언가를 고민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날... 신뢰하나? 적대 종족인 나를... 믿을 수 있겠나?}
그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실험실에서 만난 뒤로... 계속 믿고 있었다만?}
{......알겠다.}
마이티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신경과 마르모스의 신경을 찾기 시작했다.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이 느껴질거다... 각오하도록.}
마이티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 각오를 굳혔다.
둘이서 각오를 굳힌 사이에 일행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변화했다.
캐롤리엘과 저수지, 반금련은 김철수에 대해 얘기하며 제각각 다른 표정들을 지었고, 김철수는 섬의 관리자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추측하며 극도로 분노한 상태였다.
마르모스는 엄숙한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조용히 명상을 했으나, 마이티의 작업이 시작된 직후 그 짓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머리가 뒤집어 지는 듯한 기분과 함께 온몸의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감각이 쓸데없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마르모스의 의지와 인내심과는 전혀 관계없이 오만가지 감각과 생각이 마르모스의 머리를 뒤집어 엎고 있었다.
마르모스는 작업이 시작함과 동시에 분위기의 흐름을 파괴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웁... 우우우욱!!!"
"마, 마르모스 씨?!"
마르모스의 바로 옆에 있던 민수현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
마르모스는 그런 민수현에게 손을 휘적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시선은 조용히 있을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이윽고 구석진 곳을 발견한 마르모스는 한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는 곧바로 달려가서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우웨에에에에에엑!!!!!!"
그렇게 한번 토사물을 개워낸 마르모스는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영어로 중얼거렸다.
"이, 이거... 생각보다 힘들구나... 머리... 아니, 온몸이 뒤섞이는 듯한 감각이... 우웁!!!"(대충 영어로 말했다고 생각해 주십쇼. 번역기 돌리려다 참았습니다.)
마르모스는 마이티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고통에 시달리며, 일행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모든 작업이 끝나고, 마이티가 오른손을 자신의 머리로 변화 시키며 말했다.
"생각보다 잘 버텨줬다."
마르모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대답했다.
"내가 생각한 거랑... 완전히 딴판인데..."
마이티는 웃음이 섞인 어투로 말했다.
"고통스러운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해서 감각을 바꿨다. 생각을 해봐라. 독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각성자가 갑자기 발작을 하며 쓰러진다면, 다른 의미로 공포스럽지 않겠나?"
마르모스는 마이티를 째려보며 말했다.
"유머감각이 쓸데없이 발전한 거 같다?"
"하하하.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장난스러운 대화가 끝나고, 정신을 가다듬은 마르모스는 곧바로 새로운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다.
섬에 들어온 이래로 더할나위 없이 가벼워진 몸과 편안한 균형감각이 느껴졌고, 이때까지 없는 것처럼 느껴지던 왼팔과 오른 다리에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르모스는 왼손과 오른 다리의 감각을 느끼며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했다.
그렇게 홀가분해 하던 도중, 뒤쪽으로 시선을 느끼고 돌아본 마르모스의 눈에는 자신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행들이 보였다.
가장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민수현이 물었다.
"저... 마르모스 씨. 괜찮으신 거 맞죠? 그... 눈이..."
마르모스는 민수현의 걱정 어린 시선을 따라 자신의 오른쪽 눈을 의식했다.
재빠르게 깨진 거울을 이용하여 자신의 눈을 확인하자, 그 눈은 마치 뱀의 눈을 연상케 하는 형태로 변화해 있었다.
이를 본 마르모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현실을 수긍하며 말했다.
"어... 그래, 미안. 너희들이 진지한 만큼. 우리도 진지한 결심을 해서 말이야... 그래서 다음은 뭘 할거야?"
잠시 후...
각자의 할 일을 정한 뒤, 일행들은 제각각 흩어져서 섬의 주인과 섬의 관리자 전우치를 찾기 시작했다.
일행들이 흩어진 것을 확인한 마르모스는 잠시 자세를 낮추더니, 왼팔로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팔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더니, 전에 섬에 뿌렸던 벌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본 마이티는 약간 감탄했다.
"역시. 인간 중에서 학습 능력이 뛰어난 편인 거 같군 그래. 벌써 이런 걸 컨트롤 하려고 하다니."
"좀 궁금하긴 했거든. 생각보다 쉽네."
그렇게 말하며 벌레를 다시 섬 곳곳에 흩어지게 한 뒤, 주변을 둘러보며 초월적인 감각을 사용했다.
그러나 당장에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쳇... 종적을 완전히 감추려고 애를 쓰는 구만..."
"그래야만 너의 빈틈을 노릴 수 있으니까."
"What the fxxk!"
순간적으로 전우치의 음성이 들리자, 깜짝놀라 비속어를 외치며 돌아봤다.
순간적으로 간담이 서늘했지만, 이내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했고, 이윽고 음성이 머릿속에서 들린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후훗. 감이 많이 죽긴 했군 그래. 예전의 너는 이런 걸로 놀라지 않았는데 말이야."
마르모스는 전우치의 재수없는 목소리가 짜증이 나긴 했지만, 꾹 참고 대화를 이었다.
"그러는 너는 전보다 더 얍삽해진 거 같다? 아, 믿을만한 동료를 잃어서 그런 건가? 하긴... 넌 재능에 비해 무력행사는 그저 그랬으니..."
마르모스가 적당히 전우치의 신경을 긁으면서 말하자, 전우치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받아쳤다.
"나를 모욕하는 거야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나의 신을 모욕하는 건 참지 않아. 계속 그렇게 신경을 긁으면, 명령과는 관계없이 널 죽여버리겠어."
"명령?"
전우치의 입에서 이상한 키워드가 나오자, 마르모스는 의아해 했다.
전우치는 그런 마르모스의 의아함에 쓸데없이 친절하게 답해줬다.
"[그분]께 너에 대해 보고했어. 너와 함께 있던 분도 같이 말이야. 그걸 들으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 [그분을 정중히 모셔오라]고 말이지. 그래서 난 당장은 널 노리지 않을 생각이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잖아?"
"유감스럽지만, 그런 자들과 볼일은 없을 거 같군 그래. 이쪽에서 사양하도록 하지."
전우치의 말에 마이티가 단칼에 거절했다.
전우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저자는 그렇다 쳐도, 당신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분명 저희는 당신들을 섬기고 있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당신도 한때... 인간... 그중에서도 [그들]과 사투를 벌였을 텐데요?"
"그건 내가 [짐승]이었을 때의 얘기지. 그때의 나는 살육과 포식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짐승이었으니 말이야...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파트너 덕분에 어엿한 [지성채]가 되었으니... 그리고 깨달았지. 내가 어리석었다는 것과 너 같은 놈을 처단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하하. 그렇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앞으로 뭘 하든 저랑 마주치게 될 테니... 저자의 교화와 성자의 영접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전우치의 의기양양한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호기롭게 대답했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너흴 엿 먹이는 게 아니고?"
"모든 걸 잃은 나의 신과 함께하는 너라면 조금은 두렵겠지만, 홀로 있는 너 하나 쯤은 전혀 두려울 게 없거든. 네가 한 말을 잘 새겨 듣길 바래. [불신은 그 어떠한 마음도 천천히 좀먹어 간다]는 걸 말이야."
전우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의아함을 표했지만, 김철수와 그 말을 비교해 보자, 순간적으로 놀라며, 벌레를 이용해 김철수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섬의 어딘가에서 한쌍의 인간을 찾아낸 벌레가 신호를 보내왔다.
벌레의 시점에서는 섬의 주인과 싸운 직후의 미래와 김철수가 보였다.
미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철수에게 말을 걸자, 김철수는 홀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 중얼거림 중에서 한가지 단어가 마르모스의 귀에 들어왔다.
"그 녀석의 이명이... [능구렁이] 라고?"
마르모스는 이 말을 듣자마자 비속어를 터트렸다.
"Son of a bxxch!"
마르모스는 아무 생각 없이 전우치와 미래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달음에 달려서 일행에게 달려간 마르모스를 미래가 반겨줬으나, 김철수는 아무 말없이 마르모스를 바라 보고만 있었다.
그의 표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김철수는 말없이 쳐다 만 보다가 딱 한마디 만을 내뱉었다.
"일단은... 돌아가서 얘기하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전우치는 웃음며 중얼거렸다.
"[불신은 그 어떠한 마음도 천천히 좀먹어 간다]... 네가 한 말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군 그래."
잠시 후...
마르모스는 구석에서 김철수를 묵묵히 기다렸다.
이윽고 김철수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묵묵히 다가오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김철수는 무거운 분위기로 "따라와라."는 말 만을 남기고 걸음을 옮겼다.
마르모스는 각오를 다지고 뒤따랐다.
아무도 오지 않는 외진 곳에 도착한 둘 사이에는 엄청난 긴장감이 느껴졌다.
김철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처음에 네가 나를 봤을 때 넌 나의 과거를 아는 거처럼 행동했지. 그때는 그저 나의 과거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 중 하나 일 거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김철수는 총을 장전하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심부름꾼으로 있을 때에도 넌 나에 대해 뭔 가를 아는 거처럼 행동했지. 그리고 너의 익숙한 행동들을 볼 때마다 신뢰가 있었다. 그런 너에 대해서는 그저 [한때 믿을만한 동료] 라는 사실을 파악하면서도... [왜 너와 적이 되었나]를 고민하고 있었지."
김철수는 총을 꽈악 쥐면서 말을 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너에게 나의 과거에 대한 단서가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질문을 했었다. 하지만, 넌 대답을 회피했지. 그때는 의문이 들더군. 대체 어째서 나의 과거에 대해 말해주지 않을까..."
그 말을 끝으로 김철수는 마르모스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말했다.
"그런 의문이 묘한 불신으로 변할 때, 그놈이 말하더군. 넌... 내가 처형해야 할 대상인... 그놈과 한편이라고 말이야."
김철수의 총구를 본 마이티는 곧바로 왼팔을 무기로 변형 시켜서 전투 태세를 갖추었지만, 마르모스가 이를 말리며 말했다.
"...거기까지 밖에 얘기 안 했어? 아니면... 덧붙여서 말한 건가?"
마르모스가 생각보다 여유롭게 떠보는 식으로 말하자, 김철수는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확실히... 믿기 싫은 말을 하긴 했지. 그 뒤로는 네가 자기들의 이중 스파이라고 말했으니... 캐롤리엘 같은 외부인을 배제하기 위해 널 아이들 사이에 잠입 시켰다고 말이야."
"그런 바보 같은 말을 믿는 거야?"
마르모스의 용감한 도발에 김철수는 냉정하게 대답했다.
"물론 그런 터무니없는 말 따윈 믿지 않았다. 하지만, 네가 한편이라는 말과 더불어 이 말에는 놈의 확고한 목소리가 들리더군... 교단에서의 네 이명이... [능구렁이] 라는 걸... 믿기는 싫었지만, 너의 모든 행동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더군."
"지금 이곳에서 날 처형하고 갈 거야? 뭐... 뒷맛이 구린 거 보단 낫긴 하겠지만."
마르모스는 체념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김철수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게... 확신을 줬으면 하는 군."
"확신?"
"죽이기도, 죽이지 않기도 찜찜한 너에 대해 명확한 확신을 심어 달라는 소리다."
"그럴 필요가 있나?"
"아무리 스파이라고 해도... 아이들을 위해 섬의 주인과 홀로 맞서는 행동은 불가능 할 거다. 오히려 그 자리를 회피하겠지... 하지만 넌 달랐다. 그리고 위험을 무릎 쓰고 마이티와 신체를 조작했지. 그 모습에는 거짓 따윈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말해줬으면 하는군. 대체 넌... 정체가 뭐냐?"
김철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크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난... 그 녀석 말대로 교단 소속의 도사였어. 하지만, 너와 그 녀석처럼 완전한 도사는 아니었지. 그래서 [능구렁이] 라는 이명을 받은 거고... 하지만, 교단에 있기 전에는 전혀 다른 쪽의 소속이었어. 유니온이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는 위상능력자 스파이였거든. 하아... 얘기하려니 담배가 땡기네."
마르모스는 담배가 없는 것을 아쉬워 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교단에 들어간 이유는 너희를 감시하기 위해서 였어. 너희 교단들이 우리 몰래 무슨 일을 꾸미는지 말이야. 그리고 그 배후에는... 우리와 뜻이 다른 쪽에 있는 썩은 유니온 놈들도 석여 있는 듯 했거든... 그것의 진상을 밝혀서 세상에 알리고, 너희와 그놈들을 박살 내 버리는 게 내 최종 임무였어. 그렇게 미 친척하고 들어가서 무사히 신임을 얻고, 그놈들이 뭘하는 지를 알아내다가 만난 게... 너와 그 녀석이었지. 우리의 악연은 거기서 시작된 거야."
마르모스의 솔직한 말을 듣던 김철수는 천천히 총구를 내렸다.
"그렇게 너희한테도 교단한테도 신뢰를 얻으면서 무사히 정착해 갈 쯤에... 일이 꼬여버렸어. 교단을 지원해주던 유니온 간부와 클로저들이... 날 발견했거든. 그놈들 덕분에 교단 전체가 내 정체를 알게 됐고,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간 나는 도망자 신세가 된 거야. 날 잡기 위해 많은 녀석들이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하필 그 안에 너랑 그 녀석이 있었고, 그게 내게는 결정적인 위기가 되더라고."
"그렇군. 그래서 날 봤을 때..."
"결국 난 그 위기를 해쳐나가지 못하고 너희한테 잡혀서 유니온에 넘겨졌어. 어떤 미 친 싸 이코패스 한테 넘겨져서 몸 전체가 도륙나고... 이 녀석을 만나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지."
마르모스는 왼팔의 마이티를 으스대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파트너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나서 정신을 차렸더니, 이곳에 있었어. 조금 헤매다가 저수지와 아이들을 만났고... 그 뒤는 말 안 해도 알겠지?"
마르모스의 말을 들은 김철수는 총을 완전히 내려놓으며 말했다.
"알겠다. 넌... 내가 처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걸..."
"그거면 됐어."
김철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쿨하게 결론을 지으며 돌아갈 채비를 하자, 김철수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등을 맞길 수 있는 든든한 동료라는 것도 말이지."
김철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징그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글거리게 왜 그래? 헛소리 그만하고 가자."
그렇게 오해를 푼 두 사람은 섬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걸음을 옳겼다.
To be continued.
글쓴이의 말
최대한 노력한 편 중 하나 이긴 한데... 재밌을지 모르겠네용...
약간 말이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