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모스&마이티 메인 에피소드 1편 6화 : 시한부 판정

재J 2021-06-24 0

틈틈히 쓰고는 있었는데... 머리가 굳었는지 진도가 안나가지네요... 근데 그 와중에 딴 생각이라니... 허허헣

주의&참고사항
이 소설은 2~3차 창작소설입니다. 마르모스&마이티나 게임내에서 본적 없는 캐릭터들은 클로저스 공식 스토리 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저의 자작캐 입니다.
약간의 변형된 컨셉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을 제외한 세세한 부분은 유도리 껏 넘길수도 있으니 발견하신다면 아, 그냥 그런갑다.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외에 중요한 스토리가 변형되어 있다면 그것은 분명한 실수이므로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초성이 자연스럽게 적혀있는 부분은 예상하셨겠지만 비속어 부분을 자체필터한 겁니다. 그냥 자유롭게 상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외의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오타가 맞습니다.  







마르모스가 복귀하자 구석에서 쉬고 있던 민수현이 맞이해 줬다. 

"아, 마르모스 씨도 오셨네요."

"많이 바쁜가봐?"

마르모스는 주변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면서 인사했다. 

"네. 다들 아이들의 검진 때문에 많이 바빠요."

"너도 많이 바빠 보이는데?"

"아~저는 섬에 있는 전자기기들을 고치고 있었어요. 양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민수현은 한창 바쁘게 움직이는 저수지 쪽으로 눈치를 봤다. 

마르모스가 민수현의 시선을 따라가자, 바쁘게 움직이면서 틈틈히 민수현을 감시하는 저수지의 모습이 보였다. 

"하하하! 저수지가 진짜 야무지게 부려 먹는구나!"

"뭐... 어찌저찌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요. 하하하."

민수현은 부자연스럽게 웃으며 마르모스의 눈치를 살피더니, 작은 목소리로 마르모스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뭐 좀 여쭤볼게 있는데요..."

"응? 뭔데?"

민수현은 주의깊게 주변을 둘러보고 말을 이었다. 

"마르모스 씨가... 유니온의 비밀 스파이 인가요? 그것도... 소문으로만 듣던 위상능력자 들로만 구성된..."

[쾅!]

민수현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순간적으로 그를 구석의 벽으로 몰아붙이며 심문하듯이 말했다.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은거야?"

마르모스의 공격적인 행동에 민수현은 겁을 먹으면서도 침착하게 대답했다. 

"캐, 캐롤리엘 씨가 반금련 씨에게 마르모스 씨에 대해 물어보는 걸 우연히 듣게 됐어요...! 죄송해요! 절대로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듣다보니 저도 모르게..."

"...하아..."

내막을 들은 마르모스는 한숨을 쉬면서 민수현을 놔주었다. 

{쓸데없이 성실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마르모스가 고심하는 모습을 본 민수현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클로저 스파이가 실존하는 줄은 몰랐네요... 그것도 바로 눈앞에서..."

"캐롤 씨랑 반금련 씨는 그렇다 치고... 넌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알고 있다기 보단... 소문만 자세히 알고 있는 거예요. 마르모스 씨 같은 사람이 진짜로 있을 줄은 예상 못 했죠... 그저 유니온을 주제로 한 도시괴담 중 하나였으니까요."

"아하... 그 소문을 말하는 거구만..."

"네?"

민수현은 마르모스의 말에 약간의 의문을 품었다. 

그런 민수현을 본 마르모스는 심문하듯이 대답해 주었다. 

"네가 알고 있는 소문이라는게... 혹시 [쉐도우 나이트] 라는 소문이야?"

"네... 그렇긴 한데요..."

"그거... 원래는 진짜 있었던 일이야... 내가 도시괴담으로 만들어서 무마시킨 거 뿐이지..."

".....네?"

과거 유니온의 스파이 중 하나의 정체가 기자에게 들키는 위험한 사건이 있었다. 

마르모스가 아끼는 후배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마르모스는 해당 사건을 대중속에 파묻기 위해서 유니온을 주제로 여러가지 픽션을 제작하는 유명한 사이트에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의 별명인 [쉐도우 나이트]를 이용하여 작품을 하나 만들고, 엄청난 인기를 끌도록 만들었다. 

마르모스는 그 작품을 근거로 해당 기사의 댓글에 "출처가 여기 아니냐?" 라는 등의 댓글 부대를 만들어 여론의 분위기를 반전 시켰고, 허위사실 유포를 근거로 해당 기사를 신고해 버렸다. 

해당 기자는 "그 작품보다 내 기사가 더 일찍 나왔다." 며 마지못해 반론을 했지만, 마르모스가 해당 사이트를 해킹하여 작품의 개시날짜를 조작했고 덕분에 해당 기사는 무마되어 대중속에 묻히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유니온 **론자 들은 해당 기사와 더불어 마르모스의 작품 또한 진짜라고 믿으며 여러가지 소문을 퍼트렸지만, 이미 여론은 등을 돌려버렸기에 [쉐도우 나이트] 라는 유명한 도시괴담으로만 남게 되었던 것이다. 

마르모스는 한숨을 쉬면서 해당 일화를 민수현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이를 들은 민수현은 감탄 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 했다. 

"우와... 그럼 그 소문들이 다 진짜고, [쉐도우 나이트]의 정체가 마르모스 씨라는 거네요?"

감탄하는 민수현에게 마르모스는 질문을 이었다.

"너... 캐롤리엘 씨랑 반금련 씨의 대화 어디까지 들었어?"

"아, 그거요... 솔직히 그렇게 많이 들은 건 없어요. 반금련 씨가 비싼 보수를 요구 하면서 알려주시지 않았거든요. 마르모스 씨가 스파이 라는 사실 외에는 들은게 없어요." 

민수현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약간 안도했다. 

{하긴, 생각해 보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네. 나도 그 사람이랑 거래할 때 꽤나 애를 먹었으니...}

"그렇구나... 알았어. 그런거면 괜찮겠지... 어차피 난 죽은 사람이고(중얼중얼)..."

"네?! 뭐라고요?"

"아무것도 아니야."

마르모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러다 문득 민수현에게 다가가서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참, 어디가서 내 얘기하면 안됀다? 그렇게 용감한 성격은 아니길 바래^^."

민수현은 순간적으로 위협을 느끼며 황급히 말했다. 

"다, 당연하죠...! 남의 비밀을 왜 말해요...!"

그렇게 확신을 얻어낸 마르모스는 안심하고 자리를 벗어나며 하늘을 바라봤다. 

"날이 어두워 졌네... 좀 쉬었다가 할까?"

{체력에는 문제가 없는 거 같다만... 정신적으로 피곤한 건가?}

마이티가 머릿속으로 묻자 마르모스가 답했다. 

{넌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다만... 가끔은 쉬어야 할때도 있는거야. 살아있는 생명체는 기계마냥 움직일 수 없거든. 너희 쪽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다만...}

{그렇군... 알겠다. 그럼... 숙면이라는 걸 취해야겠군. 쉬도록 해라. 적들이 접근하면 내가 상대하지.}

마이티가 잘 생각이 전혀 없는 것 처럼 말하자, 마르모스는 마이티에게 모든 걸 맡기고 잠을 청했다. 

한참 뒤...

"헉... 헉..."

마르모스는 식은 땀을 흘리며 어딘가로 도망치고 있었다. 

정확한 목적지는 없었다. 

그저 엄청나게 두려운 무언가에 쫒겨서 하염없이 도망치고 있을 뿐이었다. 

마르모스가 도망치면서 뒤를 바라보자, 그곳에서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무섭게 쫒아오는 한쌍의 남녀가 있었다. 

한명은 흰머리를 흩날리면서 건블레이드를 들고 있는 여성이었고, 다른 한명은 지나치게 건장한 체형의 늙은 남성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마르모스는 그 두명이 세상 무엇보다도 두려웠다. 

하지만 이상한 위화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마르모스가 알고 있는 그 두 사람은 결코 이런 짓을 하지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저 두 사람이 왜...! 왜 날 쫒아오는 거야...! 왜 날 죽이려고 하는 거냐고...!"

그러던 중 쫒아오던 여자가 건블레이드로 마르모스를 조준했다. 

그러더니...

[쾅!!!!]

"......!!!"

일순간적으로 마르모스의 뒤에서 큰 충격과 함께 엄청난 기세의 푸른 불길이 휘몰아 쳤고, 그 여파로 인해 마르모스는 중심을 잃고 벽에 쳐박혔다. 

순식간에 포위되어 궁지에 몰린 마르모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절규하듯이 말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뭘 했는데!!! 왜 날 죽이려는 거야!!! 당신들은 영웅이잖아!!!"

절규하는 마르모스에게 다가오는 남녀 중에서 여자의 모습이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여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전설의 클로저 알파퀸 [서지수] 였다. 

서지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마르모스에게 말했다. 

"아직... 의식이 남아있는 건가... 이런 **... 이러면 망설여지는데..."

서지수는 건블레이드를 마르모스의 머리에 겨누며 말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어. 사정이 딱한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네가 저지른 짓이 합리화 되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말한 서지수는 자신의 뒤에 있는 광경을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수십구의 시체들이... 그것도 클로저들의 시체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마르모스는 충격을 먹은듯한 표정을 지으며 멍하게 그 광경을 쳐다봤다. 

서지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네... 그럼 지금 네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려나?"

"내... 상태라니... 무슨... 허억!!!"

서지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의아해 하며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고는 이내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마르모스의 몸은 마치... 인간과 차원종이 복잡하게 뒤섞인 끔찍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마르모스는 형용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끄윽!!!" 

그러고는 갑자기 머릿속에 엄청난 고통이 더해지면서 아주 끔직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괴물이 된 자신이 수십명의 클로저들을 학살하는 장면과... 김철수와 미래랑 싸우는 장면... 미래를 죽이는 장면... 이를 본 김철수가 분노하는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묵직한 발걸음이 들려오더니, 엄청나게 익숙한... 매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자는... 내가 처리해도 되겠나?"

걸음 소리는 더욱 가까워 지더니, 이내 김철수의 선명한 모습이 보였다. 

권총을 마르모스의 머리에 겨눈 김철수의 표정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의식이 없을 때... 되도록 빠르게 처리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 했다. 내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면... 미래가 죽을 일도... 네가 고통스러워 할 일도 없었겠지..."

김철수는 미래의 이야기를 하면서 뒤를 흘겨 봤다. 

그곳에는 저수지가 미래의 시체를 끌어 앉고 절규하는 광경이 보였다. 

이를 본 마르모스는 아무런 생각도, 판단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김철수가 자신을 어떻게 할지를 바라보며 두려워할 뿐이었다. 

그런 마르모스를 보던 김철수는 두눈을 질끈 감더니, 이내 결의에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날 너무 원망하지 마라..."

김철수의 말이 끝나는 순간 방아쇠가 당겨졌고, 총알이 마르모스의 머리에 박히는 순간, 그의 몸안에 있는 무언가가 그를 삼키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마르모스는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순간적으로 두려워진 마르모스는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무언가가 마르모스의 손에 잡히더니 힘을 주어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마르모스는 번뜩 눈을 뜨게 되었다.

마르모스의 앞에는 김철수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있었다. 

"안좋은 꿈을 꾼 모양이군... 일단 진정해라."

"허억... 허억..."

마르모스는 겨우 사태를 파악하고 김철수를 놓아 주었다. 

뒤에서는 미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마르모스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무서운 꿈을 꾼거야? 자꾸 아파해서 놀랬어."

"아... 미안... 안좋은 꿈을 꿔버려서..."

그런 마르모스를 본 김철수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일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을 관리하는 것도 신경을 쓰도록 해라. 아무래도 많이 무리한 모양이군."

그런 김철수의 말에 마르모스가 손사레를 치면서 대답했다. 

"아아, 그런 거 아니야. 나 무리한 적 한번도 없어. 이건... 나와 마이티의 문제일거야."

뭐라고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었지만, 마르모스는 본능적으로 아까의 원인이 자신과 마이티에게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애써 상황을 정리한 마르모스는 자신에게 할말이 있는 듯한 표정의 김철수를 보고는 말을 이었다. 

"어... 뭔가 할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네? 너야말로 뭔 일 있어?"

"나를 아는 자를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그에 관해서 너에게 물어보려던 차였고."

김철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순간적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얼버무렸다. 

"어... 그래? 그게 누구길래 나한테 물어보려해? 나보다는 저수지가 더 잘알지 않을까?"

{설마... 전우치를 만나고 오는 길인가?}

마르모스는 김철수의 동태를 빈틈없이 살피며 대답을 기다렸다. 

"저수지 한테도 물어보려던 차였다. 그전에 네가 눈에 띄어서 먼저 질문한 거 뿐이지. 그리고 그자의 입에서 네 이름이 나오기도 했으니..."

"내 이름이 나왔다고?"

마르모스는 더더욱 긴장 하면서 대화를 이었다. 

"정확히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걸 우연히 들었을 뿐이다. 네 이름을 말하면서 뭔가를 생각하더니, 급하게 어딘가로 가더군."

김철수의 대답을 들은 마르모스가 다음 질문을 생각하고 있을 때, 마이티가 마르모스의 머릿속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발견한 기척이 그 녀석인 것 같군...}

마이티의 말이 끝나는 직후, 마르모스는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감각으로 무언가가 처리장으로 접근하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그런 마르모스의 상태를 모르는 김철수는 질문을 계속 이었다. 

"나랑 너랑 비슷한 나이 대의 남자였다. 뭔가 짚이는 거 없나?"

"그러는 너는? 넌 뭔가 생각나는 거 없어?"

마르모스가 역으로 질문하자, 김철수는 잠깐 생각을 해보고 대답했다. 

"아니, 전혀 생각나는 게 없다. 그자는 너처럼 나에 대해서 아는 거 같았다만, 영문 모를 이상한 말만 하더군. 딱 하나 확실한 건... 그 녀석이 내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은 자라는 것 뿐이다."

"흠... 그럼 나도 아는 게 별로 없을 거 같네. 난 네가 그런 짓을 당하기 전밖에 모르니까 말이야."

마르모스는 단 한명의 확실한 용의자를 생각했지만, 능청스럽게 얼버무리며 대화를 마무리 했다. 

{휴... 이 녀석...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네. 그나저나 정말로 의외구만... 그 전우치가 직접 이 녀석을 해치려 하다니... 대체 내가 죽어있는 동안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 지?}

마르모스는 속으로 안도 하면서도 의문을 품었다.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전우치 라면 결코 그런 일을 벌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척이 점점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꽤나 사나워졌군.}

마이티의 소식을 들은 마르모스는 몸을 풀고 그곳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잠도 어느정도 잤고, 질문에 답도 해줬으니, 난 일이나 하러 가야겠다. 자세한 건 저수지 한테 물어봐. 난 바빠서 이만."

김철수와 미래에게 대충 인사한 마르모스는 급하게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뛰어갔다. 

기척이 느껴지는 곳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무언가를 찾고 있는 전우치의 모습이 보였다. 

"그 망할 녀석이 대체 어디에 있는 거 지? 어떻게 이 섬에 들어온 거야? 분명 죽었을 텐데."

"거의 죽어가긴 했지. 하지만, 운명이 내가 아직 죽는 걸 바라지 않았나봐."

마르모스는 자신을 저주하며 섬을 뒤지고 있는 전우치의 뒤에서 능청스럽게 말했다. 

"하핫... 네 가증스러운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될 줄이야... 그날 이후로는 들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목소리를 들은 전우치를 기분 나쁜 내색을 하면서 벌레를 보는 듯한 눈초리로 마르모스를 노려봤다. 

마르모스는 여유롭게 맞받아 쳤다. 

"그러게. 나도 그날 이후로 네 소름 돋는 목소리랑 영원히 작별할 줄 알았는데... 아쉽게 살아서 돌아왔네."

"네 녀석... 대체 나의 맹우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전우치는 분노에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마르모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너희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길래 내부 분열이 일어난거냐? 더욱이 네가 그 녀석을 죽이려 하다니..."

"닥 쳐."

마르모스의 말에 전우치는 차가운 목소리를 냈다. 

"네 녀석만 아니었으면... 내 맹우... 나의 신이 아이들 따위에 휘둘릴 일도... 그런 말을 할 일도... 지금처럼 타락할 일도 없었을 거야! 네 녀석 때문에....... 나의 신이 변했어... 더럽혀 졌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지울 수 밖에 없었던 거고... 나의 신을 죽이는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단 말이지...!"

전우치의 말을 들은 마르모스는 역겹다 못해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와... 전부터 생각한 거긴 한데... 역시 넌... 어휴;;;"

마르모스는 차마 말을 잊지 못 했다. 

전우치는 그런 마르모스를 무시하고 마저 말을 이었다. 

"이게 다... 네 녀석... 너의 그 박쥐 같은 짓거리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너만 아니었으면 나의 신은...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 있었는데... 역시 처음부터 널 믿는 게 아니었어... 아니, 난 처음부터 네 녀석을 믿지 않았어... 하지만... 젠 장...!"

"음......할 말... 다 했냐?"

마르모스는 토가 나올듯한 표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다른 건 그렇다 치는데 말이야... 그 녀석에 대한 건 왜 내 탓을 하는지 모르겠네? 너 설마... 내가 그 녀석이 아이들을 좋아하겠끔 설득이라도 했다고 생각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마르모스의 말을 들은 전우치는 심상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설득하고 자시고 간에... 그 녀석은 원래부터 그랬다는 거야... 단지 네가 눈치채지 않았을 뿐이지... 그 녀석, 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잔혹한 사람은 아니라고? 최소한의 상식은 갖추고 있단 말이야. 단지 이상한 걸 믿었을 뿐이지... 누구처럼 구제 불능의 싸이코는 아니란..."

"헛소리 집어치워!"

전우치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마르모스의 말을 잘랐다. 

"날 혼란 시키려는 수작 같은데. 난 그런 허접한 말솜씨에 속지 않아. 나의 신은 결코 그렇지 않으니까... 누구보다 냉정하고, 잔혹하고, 아름다운 나의 신이 천성은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그딴 헛소리를 내가 믿을 것 같아?"

"하... 믿지 않는 게 아니라... 부정하는 거겠지."

"...뭐?"

"너 같은 녀석들이 골 때리는 게 뭔지 알아?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거야. 겉으로는 자신이 따르는 존재에게 모든 걸 내줄 정도로 믿는 거 같지만, 알고 보면 자신이 딱 원하는 모습 만을 보고 믿으려 한다는 거 지. 그렇게 믿음직스러워 보이던 녀석의 흔해 빠진 패턴이 뭔지 알아? 정작 그 존재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면 그것을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부정한다는 거야. [절대로 그렇지 않다] 라는 말을 지껄이면서 자신이 그 존재를 틀에 가두려고 하지... 그 일의 끝에는 뭐가 있는 줄 알아? 그 존재의 파멸만이 남는거야. 마치... 지금의 너랑 그 녀석처럼."

"헛소리... 집어치워!"

[철컥!]

마르모스의 말을 들은 전우치는 분노에 가득 찬 표정을 짓더니 손에 총을 쥐었다. 

마르모스는 그런 전우치의 모습을 예의주시 하며 말을 이었다. 

"애써 부정하지 말고 잘 생각해봐. 그 녀석의 진정한 모습... 아니, 네가 그 녀석을 죽이기 전의 모습을 말이야... 어때? 그래도 내 말이 틀린 거 같아? 이상한데... 난 어느정도  그 녀석과 얘기하다 보니 그런 모습이 이해가 됐는데 말이야... 오히려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나보다도 더 오랜 친구였던 네가 말이야... 아! 설마... 그 녀석은 널 믿지 못 한 거 아니야? 그래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거고. 그래, 그래서 나한테 드러냈던 거야. 교단 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였던 거 지..."

"그 더러운 입 닥 치지 못해!"

[탕! 탕! 탕!]

마르모스의 도발에 넘어간 전우치는 결국 울분을 표출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마르모스는 빠르게 반응하며 대응했다. 

"나와 나의 신을 모욕하다니 죽여버리겠어!"

"하하핫! 제대로 건드려버린 모양이네?"

마르모스는 현란한 움직임으로 전우치의 총알을 피하며 대치했다. 

{몸 상태는 완벽히 익숙해진 모양이군.}

마이티가 머릿속으로 말하며 뿌듯해 했다. 

마르모스 또한 미소를 지으며 총알을 계속 피했다. 

하지만 전우치는 그 모습에 더더욱 화가 났는지, 곧바로 비장의 수를 쓰기 시작했다. 

마르모스의 눈에서 전우치가 사라지더니, 이윽고 사방에서 불규칙 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총을 연사하기 시작했다. 

마르모스는 머릿속으로 전우치의 움직임을 계산하며 진짜를 구분하기 위해 노력 했지만, 모든 공격에서 살기가 느껴져 자기도 모르게 다 피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마르모스의 움직임에는 쓸데없는 틈이 많이 생겨났고, 반격은 커녕 공격을 피하기도 급급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젠 장! 예전 같았으면 이까짓 살기쯤은 그냥 무시했을 텐데! 지금은 어떤 게 진짜인지도 모르겠어!"

{그렇다면... 내가 나설 차례인 것 같군.}

고군분투 하던 마르모스는 마이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뭔가 좋은 수라도 있어?!"

{내가 전에 좋은 수가 있다고 했었지 않나? 아무래도 지금 그게 나설 때인 것 같다.}

"있으면 빨리 해줘! 이대로 가면 당하겠어!"

{그러면... 잠시 내게 집중해라...}

마르모스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정신을 마이티에게 집중했다. 

그러자, 갑자기 머릿속이 맑아지는 듯 하더니 이내 모든 감각이 곤두세워지며 전우치의 환영과 실체가 감각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마이티가 맞고 있던 오른쪽 눈으로는 전우치의 실제 모습이 보이기 까지 했다. 

"이건?!"

{난 인간을 넘어서 동족들 중에서도 자신의 육체를 가장 잘 다루는 자로 손에 꼽히지... 나의 예리한 감각을 너와 공유 시켰다. 인간들 기준으로 말하면 동물적감각 이라고 하지.} 

"하하핫! 기막힌 능력이네!"

마르모스는 마이티의 능력을 보고 크게 감탄했다. 

{자! 이제 봐줄 거 없이 밀어붙여라!}

마이티가 말을 끝내자, 마르모스는 곧바로 전우치에게 달려들었다. 

전우치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당황하며 대처하려 했지만, 마르모스에게 멱살이 잡히고 말았다. 

"크윽!"

"잔꾀 부리기는!"

"무슨 수를 쓴거야... 갑자기 움직임이..."

비정상적인 마르모스의 움직임에 전우치가 당황을 금치 못 했다. 

그러자 마르모스의 왼손이 변형하면서 마이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겁한 수는, 비겁한 수로 응수해 줘야 하는 법이지."

"무, 무슨!"

"네가 파트너를 죽게 만든 덕분에 나랑 만날 수 있었지... 이 부분은 고맙게 생각한다. 내 이름은 마이티. 한때 나마 전장에서 날뛰었던 야수다."

전우치는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이티와 마르모스의 얼굴을 번갈아서 바라봤다. 

"흐흐흐흐... 하하하하하!"

그러고는 갑작스레 미 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런 전우치의 모습을 본 마르모스는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우습냐?"

"신을 부정하던 이단자가 심판을 받더니, 회개해서 돌아왔잖아! 단지 그게 우스울 뿐이지."

"갑자기 뭔 헛소리야?"

"넌 신을 부정하는 자들의 편이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신의 선택을 받아서 돌아왔고 말이야... 아무래도 그때가... 네가 다시 태어나는 날이었나 보네."

"하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을 그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정말 징글징글 하다."

마르모스의 말이 끝나자 마이티는 그의 왼손을 거대한 칼날로 변형 시켜서 전우치를 겨냥했다. 

"지껄일 수 있으면 더 지껄여봐. 그게 네 마지막 말이 될 테니까."

마르모스의 말을 들은 전우치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핫! 과연 그럴까?"

"파트너 뒤를 봐라."

마이티의 경고를 들은 마르모스가 주변을 둘러보자, 자신들을 애워싸고 있는 차원종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는 강해 보이는 정예 차원종도 있었다. 

"지금 이자를 붙잡고 있는 상태로 저것들을 상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

"젠 장... 설마 이걸 노린거냐? 여전히 능구렁이 같구만."

마르모스는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우치를 팽개쳤다. 

전우치는 약올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가 생각보다 소란스럽게 얘기했나 보네.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유감이네. 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 다음번에 만날 때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기대되네."

"용건 끝났으면 빨리 사라져. 기분 더럽게 만들지 말고."

마르모스의 말이 끝나자, 전우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길을 떠났다. 

마르모스는 몸을 변형 시키며 전투 태세를 갖추고, 포악해진 차원종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위험한 적들은 없었지만, 그 사이에 전우치가 끼어있었다면 어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르모스는 분한 마음을 재쳐두고 빠르게 차원종들을 처리했다. 

잠시후...

그렇게 차원종들을 다 처리한 마르모스는 차원종들의 잔해를 수집한 뒤, 나머지 시체들을 마이티에게 넘겨주고 생각에 잠겼다. 

마이티는 차원종들의 시체를 먹으면서 마르모스의 생각을 조금씩 읽어봤다. 

"그자에 대해서 고민하는 줄 알았더니...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나?"

마이티가 물음을 던지자, 마르모스가 대답했다. 

"어, 그래. 전우치 녀석도 골 때리긴 하지만, 오늘 아침의 일도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도대체 그런 꿈을 왜 꾼 건지... 그것도 너무 실감나게..."

"아무래도 그건... 나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지?"

"확실하다.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잠을 청했더니, 나 또한 비슷한 꿈을 꾸게 되더군."

"뭐라고?"

마이티는 자신이 꿨던 꿈에 대해 마르모스에게 말해줬다. 

마이티는 꿈에서 어느 인간의 집단에 들어가 있었다. 

그곳의 인간들은 차원종을 숭배하며, 힘이 있는 자들끼리 잔혹하게 싸우는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철수와 전우치를 만나서 함께 지내왔다. 

훈련을 받고, 기도를 드리고, 집단에 방해가 되는 인간들을 처리하는 일을 하며 그들과 형식적인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러던 중 외부에서 온 다른 힘이 있는 자들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었고, 결국 김철수와 전우치에 쫓기다가 붙잡혀서 죽게돼는 그런 악몽이었다.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너무나도 실감났기에 헤어나올 수 없었다."

"어... 이거 꿈의 내용이... 어딘가 익숙한데?"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우리는... 서로의 과거에 대한 악몽을 꾼 거 같다. 내가 꿨던 꿈은 네가 과거에 겪었던 일이고, 네가 꿨던 꿈은..."

"네가 겪었던 꿈이고 말이지...... 우리의 몸이 어디까지 합쳐져 있는 거 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는 부분은 왼팔과 오른쪽 다리, 그리고 오른쪽 눈과 오른쪽 두뇌가 있다. 하지만."

"하지만?"

"명확한 부분 외적으로도 내가 영향을 끼치지 않은 부분이 없을거다. 호프만 이라는 자가 네 몸에 손을 많이 댔기 때문에."

마이티의 말에 마르모스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 손을 댔다는 의미가 설마..."

"그자는 내가 너에게 끼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너의 멀쩡한 신체기관 까지도 손을 댔다. 네 몸 속에 들어간 난 그 부분을 고치는 것에 전념하고 있었지. 그러다 보니... 나의 세포를 네 몸 곳곳에 심어놓게 되었다."

"...단단히 꼬여버렸구만.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심각했다니..."

"그리고 미리 얘기할게 있다. 아주 중요한 일이다."

"뭔데?"

마이티는 잠시 고민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내가 전에 잘못하면 너를 집어삼킬 가능성도 얘기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보다 더 명확해지고 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이?"

"나의 확실한 부분만을 변형 시키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그 외의 것... 즉 너의 직접적인 육체를 변형 시키는 것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때는 나의 세포가... 점점 너의 세포를 집어삼키며 영역을 확장하기 때문이지. 네 몸이 변형될 때 마다 넌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거다. 그건 아마도... 내가 널 갉아먹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아하, 그러니까... 내가 강해진답시고 해왔던 일들이... 일종의 자 살행위인 거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러니 앞으로 내가 널 간섭하는 경우가 적어야 한다. 자칫 무리하면 널 해칠 수도 있어. 인간으로 치면 넌...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한부]인 셈이다."

"알았어.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앞으로 조심할게."

심각한 대화를 끝낸 마르모스는 생각이 깊어졌다. 

마이티는 마르모스의 눈치를 보면서 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마이티의 식사를 확인한 마르모스는 복귀하면서도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문득 마이티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도 말이야."

"음?"

"당장에 죽을 위기에 처하는 건... 괜찮지? 아니, 그때는 내가 너한테 부탁하고 싶네. 나 신경쓰지 말고 일단은 살라고 말이야. 그럴 때는... 그래줄 수 있냐?"

"......네가 완전히 포기한 것만 아니라면. 그렇게 해주마."

"핫, 약속했다?"

마르모스는 마이티에게 굳은 약속을 받아내며 처리장으로 복귀했다. 
To be continued.







글쓴이의 말
그래도 꾸준히 써볼랍니다. 
제가 소설 접는다고 얘기하기 전까진 느려도 업로드 할 겁니다. 
2024-10-24 23:36:2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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