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통해 맞이한 나의 생일

Stardust이세하 2021-05-01 7

4월이 되면 나는 자꾸만 악몽에 시달린다. 잠 잘때면 자꾸만 그 날 있었던게 떠오르게 되어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딸~생일 축하해~"

"자, 엄마랑 아빠가 준비한 선물이야."

"우와! 고맙습니다!"

벌써 10년이나 지났다. 어릴적 부모님이 계실때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던 그날이 자꾸만 꿈 속에서 나타난거다. 그리고 선물을 받고 기뻐할때면 엄마와 아빠는 내 곁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엄마! 아빠!"

나는 필사적으로 선물을 들고 달렸다. 하지만 부모님은 멀어져가며 두 분 뒤에는 차원종들이 있으며 그대로 내 부모님을 공격한채 나는 그렇게 꿈에서 깨어났다.

"하아....하아...."

이제는 지겹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이런 악몽 속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었지. 내 방 구석에 놔둔 저 바이올린이 설마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주신 생일 선물일줄은 말이다.

*

"슬비야."

"...."

"이슬비!"

"어....?"

잠시 멍때리던 사이 친구인 은하가 날 불렀다.

"뭐하는거야, 수업 끝났어. 다음 이동 수업해야 하는거 알아?"

"어....그렇구나. 얼른 가자."

"요즘 너 이상한거 알아? 수업때면 가끔씩 졸거나 멍 때리는경우가 많은거?"

"아....그러게....앞으로는 정신 좀 차려야겠어."

내 모습에 걱정하듯 은하는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괜히 내 고민을 털어봤자 이런건 고민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무엇보다 친구한테까지 폐를 끼치는거 같아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고보니 곧 있으면 너 생일이더라."

"어?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아까 아카데미 생일표에 보였더라고."

깜빡 잊고있었다. 최근 아카데미에서는 학생들에 생일을 게시판에 붙여놓는 경우가 있지.

"그래서 말인데, 혹시 가지고 싶은건 없어? 친구 생일인데 뭐라도 챙겨줘야 하는거 아닌가 해서."

"그....그런거 없어. 그냥 내 생일에는 딱히 신경쓰지마."

나는 애써 내 생일을 없애려는듯 말하자 은하는 괜히 신경을 내며 말했다.

"그러는게 어디있어. 너도 얼마전에 내 생일때는 선물 줬잖아. 나도 당연히 보답은 해야지."

"그럴 필요없어! 그냥....챙겨주지마. 오히려 부담 된다고!"

"슬비야...."

나도 모르게 괜히 은하한테 신경질을 부렸다. 순간 내가 무슨짓을 한건가 싶어 은하에게 사과를 했고 은하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렇게 은하와 어떻게든 일을 해결하고 우리 둘은 아카데미 수업이 끝나고 같이 숙소에서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까 괜히 싸워서 그런걸까. 나와 은하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말이 없었다. 일단 나는 뭐라도 말을걸자고 생각해 은하에게 먼저 말 걸었다.

"우리....뭐라도 먹을까? 내가 나가서 뭐 좀 사올게."

"그럴까, 마침 배고프긴 했거든."

은하도 내 말에 동의하듯 우리는 간신히 대화를 하며 나는 바깥으로 나가 간단한 먹을걸 사러 나갔다. 그리고 돌아왔을때는 은하 표정이 조금 어두워 보였는데 나는 은하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은하는 한장에 사진을 내게 보여주더니 나는 그 사진을 보고 놀랐다.

언제 떨어뜨린건지 그 사진은 내가 어릴적 부모님과 함께 생일 파티를 보낸 사진이였다. 나는 다급히 사진을 가져가려고 하자 은하는 사진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 사진....당장 나한테 줘."

"그래, 돌려줄거야. 근데 사진 뒤에 너희 부모님이 네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 말고 또 다른 글이 있던데."

"너랑은 상관없는거잖아. 빨리 돌려줘!"

"부모님과 다시한번 생일파티를 보내고 싶다. 이거맞지?"

은하는 사진 뒷면에 내가 쓴 내용을 보여줬다. 나는 마치 내 비밀이 다 밝혀지듯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하지만 은하는 왜 저런걸 말하는걸까?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인데 저렇게까지 내 일에 관심을 가지는거지?

"....미안해."

그런 은하는 갑자기 나한테 사과를 했다.

"왜....사과를 하는거야?"

"아니, 네가 설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줄 몰랐어. 친구인데, 나는 너한테 생일 선물도 받고 도움 받은것도 있는데, 반대로 나는 해준게 없잖아."

"굳이....그러지마. 내가 이러니까 너한테 말하지 않았던거야."

우리는 괜히 서로 미안한 마음을 가진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분위기는 괜히 다시 어색해졌다. 이건 은하 잘못이 아니다. 쓸데없이 내가 사진을 떨어트리고 이런걸 숨긴 내가 잘못된거다. 하지만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 괜히 쓸데없이 나처럼 자책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야.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으응....조심히 들어가. 은하야,"


우린 결국 숙제 하던것도 제대로 다 하지 못하고 은하는 먼저 집에 가겠다고 했다. 괜히 여기서 더 있다가는 어색하기만 할 뿐 집중도 제대로 되지 않을테니 이쯤에서 헤어지기로 한것이다.


"그럼, 내일 보자."


"응....잘가."


은하가 떠나는걸 나는 계속 바라봤다. 그녀가 내 시야에서 멀리 사라질때까지 나는 한참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줬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부모님이 안계시고 그나마 곁에 있던 유일한 친구와 싸우고 그것도 원인이 생일로 인한 다툼이라니 남들은 생일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고 선물을 받으며 행복해하는 날인데 나한테는 어느새 상처받고 괴로운 기억만 남는 날이 되었다.



*

그렇게 생일이 오는 날까지 나와 은하는 한동안 아카데미에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서로 어색함만 생길뿐 밥먹는거나 단체활동을 할때도 우리 둘은 따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러는사이 시간은 흘러가 오늘도 아카데미에서 보낸 하루는 끝나갔다. 나는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하자 어느새 은하가 내게 다가왔다.


"저기, 슬비야."


"은하야, 왜?"


"아니....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면 우리 집 갈래?"


은하는 내게 다가와 자기 집에 가자며 제안을 했다. 처음에 무슨 의도인가 싶었지만 그냥 나와 화해라도 하는겸 자기 집에 놀러오라는 생각에 나는 은하 집에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한동안 은하집에도 가본적도 없었고 간만에 놀러가는거는거라 딱히 거부하고 싶지도 않았다.


"일단, 음료수라도 마시고 있어."


은하는 집에 도착하자 나한테 마실걸 건네줬다. 그리고 자기는 잠시 어디 나간다는 말과 함께 집에온지 얼마 안되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처음에 당황하긴 했지만 은하는 내가 왔으니 지난번에 내가 먹을걸 사러 간것처럼 은하 본인도 먹을걸 사러 나간건가 싶어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나도 은하는 이상하게 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긴건가 싶어 은하한테 문자와 통화를 했지만 문자는 답장도 없고 전화도 받지를 않았다. 그렇게 있다가 잠시 은하에게서 연락이오자 나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


"은하야, 나 혼자 두고 어디간거야?"


"미안해, 준비할게 있었거든. 이제 집에 들어가니까 잠시 나갈 준비해줘."


은하는 이번에 나도 어딘가 데려가려고 했는지 나갈 준비를 하라고 하자 마침 은하가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눈가리개를 가져와서는 내 눈을 가렸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보여줄게 있거든. 근데 그냥 보여주기는 그래서 잠깐만 내 말좀 따라줘."


그런 은하는 내 손을 잡으며 그대로 바깥으로 나갔다. 나는 앞이 안보였지만 천천히 걸어가는걸 느끼면서 지금 현재 계단을 올라가는걸 알 수 있었다. 보아하니 아직 건물 내부에 있는거 같은데 도대체 어디로 데려가는거지?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은하는 천천히 날 데려오며 말했다.


"다 왔어. 이제 풀어줄게."


은하는 내 눈을 가리던 눈 가리개를 풀어주자 나는 눈을 떴다. 그런데 눈을 뜬 그 자리에 내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보고 나는 크게 놀랐다.


"....생일 축하해, 슬비야."


"이....이게 다 뭐야."


눈앞에 보이는 테이블 위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 반면 기둥을 통해 현수막에 내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씨가 한눈에 보였다. 그 외에도 여러 장식들을 해놓은게 보여 은하 혼자 신경쓴게 한눈에 보였다.


"그냥....그날 너랑 한번 말 싸움하고 나서 신경쓰였거든. 너는 싫어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이렇게라도 너의 생일을 챙겨주고 싶었어. 우린 친구잖아."


"으....은하야...."


은하의 말을 듣고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울어버리자 은하 또한 당황했지만 나 조차도 뜻하지 않게 계속 눈물이 흘러나와 어떻게든 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울게되자 은하는 내 옆으로 와서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켜줬다.


"뭐야, 오늘 주인공인 네가 이렇게 울어버리면 어떻게 하라고...."


"미....미안해....그치만 이런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 받아보는거라 나도 모르게 그만...."


"하긴 그렇겠지. 넌 혼자서 다 참아가면서 살아왔잖아. 그래서 괜히 남들한테 생일 축하받는것도 부담스러워 했을거고 말이지. 근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이제는 네 친구인 나도 있으니까 너는 부모님 말고도 다른 사람들한테도 이렇게 생일을 축하 받는걸 알아줬으면해."


그 말을듣고 나는 결국 울음을 참는걸 포기한채 크게 소리를내며 은하 품에서 울었다. 은하는 이런 내 모습을 처음보자 당황했는지 어떻게든 나를 달래면서 내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울었던 나는 뒤늦게 울음을 그치고 은하가 준비한 요리를 먹으면서 기분을 풀었다.


"이거....네가 만든거야?"



"뭐, 그렇긴한데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 인터넷 보면서 나름 열심히 한건데,"


"아니야, 맛있어! 생각해보면 은하 너 요리 꽤 잘하잖아."


"나는 그냥 만든건데....아무튼 맛있다고 해줘서 고마워. 그럼 케이크도 준비했으니까 슬슬 촛불 붙일게."


은하는 준비한 케이크 상자를 열어 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나는 케이크 위에 촛불이 붙인걸 보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랐다. 어릴때는 엄마와 아빠가 매번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며 생일 축하하는 노래를 불러줬는데 이제는 다시 못볼거 같던 케이크와 촛불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운 기분이였다.


"후우~"


짝! 짝! 짝!


"와아아....생일 축하해."


케이크 위에 있던 촛불을 끄자 은하가 박수를 치며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근데....반응이 좀 그렇지 않아?"


"미안....나 이런거 잘 못하거든."


"혹시....다시한번 해주면 안될까?"


"으으....할수없지. 진짜 이번 한번만이야...."


은하는 괜히 부끄러웠는지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여 다시 한번 내 생일을 축하해줬다.


"우와아아아! 생일 축하해 슬비야!"


은하는 그렇게 평소와 다르게 밝은 톤으로 다시한번 내 생일을 축하해줬다. 괜히 안하던걸 시켜서 내가 다 미안하고 은하도 본인이 한 행동이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숙였다.


"미안, 내가 괜한걸 시켰나봐."


그런 은하는 화제를 전환하려는듯 갑자기 나한테 작은 선물 상자를 건네줬다.


"선물이야."


"선물? 오늘 이렇게 해준것만으로도 나는 괜찮은데."


"생일인데 당연히 선물은 받아야지. 그건 그거고 이거랑 별개야."


"그럼....고맙게 잘 받을게. 한번....열어봐도 괜찮아?"


은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상자를 열어봤다. 그리고 상자 안에는 리본이 들어 있었다.


"리본?"


"그게....매번 똑같은 리본으로 머리 묶은게 보여서, 새로운것도 필요할거 같아서 준비했어. 혹시....마음에 안들면 다른걸로 바꿔도 괜찮아."


"아....아니야! 마침 새로운 리본도 가지고 싶었거든. 그리고 난 정말로 기뻐. 처음으로 부모님 말고 누군가한테 생일 선물 받은거니까. 고마워, 은하야."


그러자 은하 또한 내가 선물 받은것에 기뻐하자 미소를 지었다.


"저 근데....나 부탁 하나만 더 해도 될까?"


"뭔데?"


"그....우리 사진 한장 찍으면 어떨까? 나 오늘 너무 기뻐서 사진으로 우리가 오늘 보낸 생일을 남기고 싶거든."


"하아....사진 찍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그래도....오늘 네 생일이니까 이정도는 해야지. 그럼 카메라 준비할게."


은하는 카메라를 가져와 고정시켜뒀다. 그리고 카메라 시간을 설정하고 준비한 케이크를 한 가운데 놔둔채 내 옆으로 오며 나와 은하는 카메라를 마주보며 웃은채 사진을 찍었다.


"꽤 잘나왔는걸?"


"그러게, 나 이 사진 소중히 간직할래."


나는 오늘 찍은 이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기로 했다. 이 사진이야말로 나한테 있어서 멋진 생일선물이니 말이다. 그리고 은하 덕분에 나는 한가지 깨달았다. 부모님이 안계셔서 나는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큰 착각이였다는걸 내 곁에는 이렇게 생일을 함께 축하해줄 친구가 있다는걸 나는 오늘 맞이한 생일을 통해 알게 되었다.



*



"뭐야? 뭘 보고있어?"


"아니, 옛날 생각나서 말이야. 그때 네가 처음으로 내 생일을 챙겨줬잖아."


나는 은하에게 생일날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은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뭐야, 아직도 이걸 가지고 있던거야? 이 사진 보니까 괜히 흑역사 생각난다고...."


"푸훗....뭐 어때, 나는 아직도 그날 네가 한 말이 생각나는걸? 이렇게라도 해주고 싶었다면서 우린 친구잖아. 하고 말이야."


"아아아....안들려."


은하는 부끄러운 나머지 내가 한 말을 안들으려고 귀를 막으면서 얼버부렸다. 나는 그 모습에 은하가 꽤나 귀여웠고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다 설명하자 은하는 더이상 그만하라며 나한테 부탁했다.


"그래도....나는 진심으로 기뻤어. 고마워, 은하야."


"....그렇게 기뻤다면....나중에 또 해줄게."


"저....정말로....?"


순간 은하는 작게나마 다음번에도 내 생일파티를 해준다는 말에 나는 조금 놀랐다. 처음 은하와 다시 만났을때 변한줄 알았지만 역시나 내가 알던 은하가 맞았다.


"그럼 내년 생일에도 기대할게. 그리고....정말 고마워. 난 그날 있었던 생일은 평생 잊지 못할거야."


"정말....오글거리는 말 잘하네. 푸훗...."


나와 은하는 그렇게 예전에 있던 생일을 이야기 하며 내년에도 예전처럼 멋진 생일 파티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한동안 은하와 떨어져서 또 다시 나는 혼자가 되는거 같았지만 다시 이렇게 재회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있던 생일파티를 우린 이제 만나면서 앞으로는 함께할테니 이제부터 있을 생일은 예전보다 더 멋진 추억으로 만들거다. 그리고 은하 너에게 다시한번 고맙다고 인사할게. 덕분에 나는 그날 너에게 멋진 생일을 맞이 할 수 있었어. 정말로 고마워.



작가의 말


4월 마지막 날을 맞이해서 슬비 생일이라 한번 준비 했습니다.


이번 슬비 생일편은 한번 은하를 통해 슬비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으로


한번 써봤습니다. 또 혼자 지내던 슬비의 생일을 챙겨주는것은 친구인 은하를 바탕으로 아카데미 시절때를 바탕으로


슬비의 생일을 축하해 이야기를 만드는게 어떨까 해서 준비해봤습니다. 늦었지만 슬비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저는 그럼 준비중인 검은양과 늑대개팀에 외전편에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3:36:2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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