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맞이한 생일

Stardust이세하 2021-04-14 4

나는 어릴때부터 혼자였다. 엄마는 내가 태어나고 얼마 뒤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가족으로 곁에는 아빠만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도 매번 내 곁에 있어주시지 않았다. 클로저라서 언제나 사람들을 구하거나 차원종을 처치하러 바깥으로 나갔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이것봐! 오늘 생일이라고 엄마가 옷 사주셨다!"

"우와....진짜 예쁘다!"

"나도 얼마전에 생일이였는데 아빠가 예쁜 인형 사주셨어!"

그때는 내가 초등학생때였다. 반에서는 여자애들끼리 생일날 부모님한테 선물을 받았다며 서로 웃으면서 기뻐하고 자랑을 했다. 누구는 예쁜 인형을 받고 누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다들 자기가 보낸 생일이 행복했는지 떠들고 있었다.

물론 나는 그곳에 끼어들 수 없었다. 단 한번도 태어나서부터 애들은 다 겪어본 생일을 나는 겪지 못했으니 애들이 보낸 생일이 어떤건지 잘 몰랐다. 애초에 내 성격 자체가 어둡고 음침해서 어차피 친구도 제대로 못 사귀었으니 생일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보는게 당연했다.

그렇다고 그 아이들이 딱히 부러운건 아니였다. 어차피 생일같은거 축하받지 못해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었으니 나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치만 결국 집에와서는 아빠한테 말해버렸다.

"나도 생일파티 하고싶어."

"아 그게....아빠가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이번에도 힘들거 같다."

언제나 이랬다. 아빠는 클로저로서 일이 있다며 매번 나를 챙겨주지 않고 그대로 임무에만 나가셨다. 솔직히 이건 한 두번도 아니였다. 지금보다 더 어릴때도 아빠는 매번 같은 말을하며 피하셨다. 화를 내고 싶었다. 왜 매번 그렇게 피하는거냐고 남들은 다 하는건데 왜 나한테는 그런걸 해주지 않냐고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러면 나와 아빠는 서로가 상처입고 힘들어질테니 관뒀다. 그렇게 나는 중학교에 올라갈때까지 생일 파티는 물론 생일이라는 개념이 나한테서 사라졌다.

그리고 또 다시 생일이 찾아 왔을때쯤 어차피 나는 오늘도 평범한 날이라 생각해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루를 보냈다. 이제는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성장하다보니 어릴때와 다르게 아빠한테 같이 생일파티를 하자고 이제는 말도 꺼내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아카데미 시절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서 그 친구와 같이 다니는 날이 많아 오늘이 생일인걸 알게 된 친구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생일 축하해! 은하야,"

"고마워....선물 필요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친구 생일이잖아. 선물을 챙기는건 당연하지."

그 아이는 환하게 웃으면서 나한테 말했다. 그 아이의 표정을보니 이렇게 남한테 선물 받는게 기분이 좋은건지 몰랐다. 그렇게 그 아이와 그날 하루 동안 남들이 생일날에 즐기는걸 다양하게 즐겼다. 재미있는 곳에가서 노는것은 물론 맛있는걸 먹으며 처음으로 제대로 된 생일을 보냈다.

"오늘 재미있었다. 그치?"

"응....덕분에 생일이라는 날 답게 재미있게 보냈어."

"그런데 너무 늦었네. 혜성 아저씨가 걱정하겠다."

그 아이가 한 말에 나는 조금 표정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표정을 풀었다. 물론 내 표정을 보던 그 아이는 무슨 일이 있는거냐고 물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아빠의 관한 이야기를 돌리려고 했다.

"어차피 아빠는 클로저 업무가 중요할텐데, 나 같은걸 신경쓰겠어?"

"그건 아닐거야. 혜성 아저씨도 겉으로는 그래도 속으로는 엄청 미안해 하실거야. 그러니까 너무 혜성 아저씨를 미워하지마."

"딱히 미워하는건 아닌데...."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집이 다른 방향으로 길이 나뉘어지자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 왔다.

"그럼 나는 가볼게. 그리고....내가 괜히 참견하는건지 모르지만 혜성 아저씨랑 잘 이야기 해봐."

"어차피 몇 시간뒤면 생일 지나는데 뭐하러...."

"내가 말했잖아. 혜성 아저씨도 속으로는 널 챙겨주고 싶어 할거라고, 그리고....한번 더 말할게. 생일 축하해. 은하야."

그 아이는 나한테 한번 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그대로 집으로 떠났다. 나도 이제 집에 가자는 생각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집에 들어왔지만 이상하게 집안이 어두웠다. 또한 평소 아빠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자 나는 계속 아빠를 부르며 방으로 들어가 어두워서 불을켰다.

펑! 펑!

"우리 딸 생일 축하해!"

불을키고 들어온 방 한가운데는 식탁에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이 있는건 물론 평소 아빠답지 않게 폭죽을 터트리며 웃으시고 계셨다.

"이....이게 다 뭐에요?"

"어때 아빠가 나름 실력 발휘해서 준비한건데, 그동안 우리 딸 생일도 챙겨주지 못해서 올해는 무조건 생일 축하해주자는 마음에 준비한거야."

나는 갑작스럽게 펼친 광경에 아무말도 못했다. 아니 이럴때는 무슨 표정을 지으며 뭐라고 말해야 하는거지? 기뻐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이제와서 챙겨줬다고 화내야 하는걸까 하지만 어느쪽도 아닌 나는 그냥 가족에게 처음으로 생일 축하 받았다는 말에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자, 자 여기 이러고 있지말고 얼른와서 케이크 초를 불어야지."

아빠는 준비한 케이크를 가져오며 촛불을 끄라고 말하자 나는 일단 아빠 말대로 촛불을 껐다.

"후우...."

"좋아 그럼 우리 딸을 위한 생일파티를 시작할까?"

아빠는 마치 자기혼자 들뜬것 처럼 마치 자기 생일인듯 신나하고 있었다. 일단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식탁에 앉아 아빠와 같이 이야기 하며 준비한 음식들을 먹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동안 아빠랑 이야기를 못해서인지 간만에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반가운 기분은 물론 서로가 몰랐던것을 알아서 어느새 내 입가에도 미소가 생겼다.

"아 맞다, 자 받으렴. 우리 딸 생일 선물이다."

아빠는 깜빡했는지 뒤늦게 준비한 생일선물을 내게 건네주셨다. 꽤나 나한테 주고 싶었던건지 포장이 완벽하게 되어 있어서 나는 포장된 선물을 뜯기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천천히 선물이 담긴 상자를 열어보자 그 안에는 노란색 머플러가 있었다.

"예전에 너희 엄마가 만들던 머플러였다. 네가 태어나면 꼭 너한테 주라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걸 뒤늦게 주게 되었구나."

"엄마가....만든거라고요?"

그 말을 듣고 나는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않고 상자 안에 있던 머플러를 꺼냈다. 오랫동안 보관되서일까 훼손되지 않고 깔끔하게 잘 보관되어 있었다. 그런 나는 머플러를 한번 목에 감아보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냄새가 느껴졌다.

"따뜻하네...."

"어때 마음에들어?"

"응, 최고에요. 고마워요. 아빠, 나 때문에 이렇게 신경써줘서."

내 말을 듣던 아빠는 표정이 밝아지시며 이정도는 당연하다는듯 말하셨고 한편으로 이제와서 생일 파티를 해준것에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앞으로는 매번 다음 생일때부터는 더 멋진 생일파티를 한다면서 혼자 오버를 다 하셨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나도 모르게 들떠서 기대했지만 그날 했던 생일파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고 아빠한테서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못들으며 다시 그때 생일파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 후 아빠는 세상을 떠나며 더이상 내 생일을 축하 해줄 사람이 없었다.


"은하야! 생일 축하해!"


물론 수금원으로서 살게 되면서 그렇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나면서 나는 뒤늦게 알 수 있었다. 아직 내 주변에는 내 생일을 축하해줄 사람이 한명 더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뭐야, 갑자기 그건...."


"뭐긴, 네 생일이라서 준비한거지."


나와 오랫동안 함께했고 나와 다르게 올바르게 성장한 친구인 슬비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슬비는 오늘이 내 생일인것을 알고 내 앞에 케이크를 가져다 주며 마치 그날 아빠가 생일을 축하해주던때와 같았다.


"후우...."


나는 예전과 똑같이 케이크에 있던 촛불을 껐고 슬비는 환하게 웃으며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나는 축하받는걸 듣고는 아빠가 생일 파티를 해주신게 생각나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 들었다.


"고마워, 슬비야. 내 생일 챙겨줘서...."


"뭐야, 갑자기...."


슬비는 내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지만 나는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라도 내 친구가 생일을 축하하며 내가 아직 누군가한테 축하 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을때 분명 아빠는 한편으로 날 걱정했을거다. 그날 아빠는 병실에 누워서 내 생일을 축하해주지 못한것은 물론 약속을 지키지 못한채 나를 놔두고 떠난것에 미안함이 들었을것이다.


뭐 어디까지 내 추측이지만 그래도 우리 아빠라면 분명 그럴거다. 내가 사소한 일에 다치거나 무슨 일 생기면 언제나 제일먼저 다가오셔서 날 걱정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동안 아빠 없이도 생일을 축하받지 못했지만 나는 이미 그날 아빠에게 멋진 생일을 축하 받았어요. 그리고 지금 날 생각해주는 내 친구가 이렇게 웃으면서 내 생일을 축하해줬고 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요. 아빠가 곁에 없어도 내 주변에는 생일을 축하해줄 소중한 친구가 있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너한테도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할게.


"고마워 슬비야. 나의 생일을 축하해줘서."



작가의 말


이번에 은하 생일 날짜를 보고 급하게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분량 및 늦게 작성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은하 생일은 과거에 아버지와 보냈던 생일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고


마지막으로 슬비와 다시 재회한 시점에서 슬비에게 생일 축하 받는것과


은하가 아버지와 보낸 생일을 생각하며 이번 생일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일단 늦었지만 은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아버지가 없어도 슬비가 곁에 있으니 앞으로도 생일 축하 받기를 바란다.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10-24 23:36:2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