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시궁쥐의 화이트데이

Stardust이세하 2021-03-16 3

따스한 오후 한때 주말인 신서울은 오늘도 사람들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평화로운 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신서울 외각쪽과 아무도 모르는 지하 곳곳에서 차원종이 출몰하고 있지만 이를막기 위해 오늘도 클로저가 나섰다.

탕!


"키엑!"


탕!


"끄으으...."


"여기는 김철수, 감찰관 모든 차원종을 섬멸했다.


주말인데도 클로저로서 활동하는 이 남자 김철수는 차원종들을 처치하며 평소처럼 클로저 업무를 하고 있었고 그가 소속한 시궁쥐팀을 관리하는 오세린에게 차원종 처치 보고를 했다.


"죄송해요.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고 일하러 오게해서...."


"신경쓸것 없다. 어차피 딱히 할 일도 없었으니 가벼운 운동을 했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그보다 그 옆에 있는건 뭐지?"


철수는 오세린 옆에 수북히 쌓인 상자들을 보더니 그녀는 이번에 받은 사탕들이라고 한다.


"사탕이라고? 누구한테 받은거지?"


"그게 오늘이 마침 화이트데이잖아요아니라난번에 카페 일 도와줬을때 카페있던 손님들이 택배로 보내주셨어요. 

제가 입은 메이드복 때문에 인기가 많았는지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참고로 미래씨랑 은하씨 루시씨한테 주신 분들도 꽤 많아요."


"화이트데이?"


철수는 오늘이 무슨날인지 구체적으로 이해가 안가자 오세린은 간단하게 발렌타인 답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이나 과자같은걸 주는 날이라고 한다. 그 말을듣자 철수는 지난번에 초콜릿을 나눠준 애들을 위해 자신도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나도 사탕을 구해야 할 것같다. "


"그런가요? 그럼 나가서 한번 골라보는게 어때요? 화이트데이니까 가게마다 사탕은 많이 있을거에요."


오세린의 말을듣고 철수는 신서울 거리로 나왔다. 도시로 나오자 온통 커플끼리 서로 사탕이나 과자를 구입해 나눠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였고 곳곳에 가게마다 진열한 과자와 사탕이 한눈에 띄였다. 하지만 김철수는 가게에 놓인 사탕을 보자 갑자기 머리를 움켜 잡더니 무슨 생각이 난듯 두통에 시달렸다.


"저....김철수씨? 아까부터 안색이 안 좋으신거 같은데....괜찮으세요?"


오세린이 걱정하자 철수는 시선을 돌리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자꾸만 머릿속에서 기억에 남는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화이트데이라고 했나? 남자가 초콜릿 받은걸 보답으로 주는 날이라는거, 내가 주는것도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난 넌 나의 벗이자 형제로서 우정으로 주는거니 받아줘."


"시끄러워....!"


"김철수씨! 왜 그러세요?"


오세린의 외침으로 정신차린듯 철수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철수의 모습을 보자 일단 그를 데리고 그를 데리고 쉴곳을 찾아 이동했다.


"미안하다. 감찰관, 조금 짜증나는 일이 떠올라버렀다."


"혹시....전우치와 관련된 기억인가요?"


"그런거 같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망할 녀석이 오늘같은 날에 내게 사탕을 준 기억이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철수가 표정이 굳은채 머리를 움켜잡자 오세린이 그를 말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시궁쥐팀 김철수잖아요. 오늘만큼은 다른 팀원들에게 발렌타인데이때 받은 초콜릿을 보답하는것만 생각해주세요. 그 남자와 기억은 잊고 말이에요."


"그런가....하긴....지금 나는 김철수라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으니 그녀석과 기억은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철수는 다시 일어서며 기운을 차린듯 아이들에게 나눠 줄 사탕을 오세린과 같이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뜩 가게에 있는 진열대에 놓인 과자와 사탕이 한 묶음으로 되어있는 상품을 보며 철수는 그쪽에 시선이 향했다.


"아, 저걸로 할까요? 요새 인기 많은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보답하는 화이트데이 한정판 세트라고 하던데요."


"이 상품 기억 나서 알고 있다. 미래가 무척 관심 있어했지."

*






며칠전 숙소에 있는 티비를 통해 화이트데이 상품 중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면서 미래는 그곳에있는 상품에서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보답하는 화이트데이 선물세트를 빤히 쳐다봤다.


"왜 그러지, 미래?"


"아니, 저거 맛있어 보여서 과자랑 사탕이 한 가득 들어있다고 하는데 저기 너머에 있는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먹고싶어. 섬에서는 설탕이 귀해서 저렇게 단 음식 먹는것도 힘들었거든. 한번 나도 저런거 먹어 봤으면 좋겠다."


*








철수는 그때 미래가 한 말이 신경쓰였는지 애들에게 나눠줄 사탕을 진열된 화이트데이 선물세트로 정했다. 그렇게 포장까지 완벽하게 하고 사탕을 들고 가는데 숙소 앞에 도착한 철수는 막상 선물을 아이들에게 꺼내려는 것 보다 오히려 선물을 숨겼다.


"왜 그러세요?"


"아니, 애들이 과연 이걸 받으면 기뻐할까 싶어서 고민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거 미래씨가 먹고 싶어 했다는거잖아요. 분명 받으시면 좋아할거에요. 물론 은하씨랑 루시씨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면 안주는것도 예의는 아니니 확실히 주는게 맞겠지."


철수는 오세린을 통해 용기를 얻어 숙소로 들어갔다. 그러자 숙소 안에서는 향긋한 냄새가 나더니 다른 팀원들이 식탁에 앉아 홍차와 같이 케익과 사탕을 식탁에 놓은채 먹고 있었다.


"어서와요. 마침 보스랑 아저씨도 왔으니 얼른 와서 드세요."


"이거, 다 어디서 난거에요?"


"민수현씨가 부산에서 보내주셨어요! 화이트데이인데 직접 전달하지 못해서 이렇게 택배로 보내주셨거든요!"


"근데 이거 생각보다 맛있더라고요. 죄다 비싼 브랜드는 물론 수현 형씨네 집안에서 만든것도 있는데 먹어본 사탕 중 최고인거 같아요."


단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은하조차 맛있다고 평가 할 만큼 은하도 계속 집어 먹었고 루시또한 평소 단걸 좋아했지만 민수현에게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었는지 먹을때마다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맛있어. 이렇게 단거 섬에서 못먹었는데 민수현 덕분에 먹을 수 있어서 기뻐."


심지어 언제나 무표정한 미래도 먹을때마다 미소를 짓는 모습에 철수는 자기가 선물할 사탕이 별거 아니게 된거 같아 더욱 선물을 감췄다.


"근데 아저씨, 손에든건 뭐에요?"


은하가 뒤늦게 알아차리자 미래와 루시도 철수가 손에 든것에 시선을 뒀다.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튼 민수현이 보낸 선물 잘 먹도록 하지."


옆에 있던 오세린 또한 철수의 표정을 보고 말하기 힘들었는지 그녀도 아무일 없다는듯 식탁에 앉아 다른 팀원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서로 과자와 사탕을 먹는동안 철수는 잠깐 바람이라도 쐬러 나간다며 혼자 숙소 옥상으로 나왔다.


"역시, 내가 굳이 선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군."


철수는 자신이 괸한짓을 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후회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은 애들에게 사탕이나 과자를 주면서 기쁘게 할 수 있는 날이라 생각했지만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애들은 어떻게든 선물을 받아 기뻐하는걸 알았다. 그래도 김철수는 만족했다. 자신이 아니어도 누군가로 인해 아이들이 저렇게 즐거워하며 웃었으니 그것만 봐도 그는 만족했다고 느껴졌다.


지이이이잉~~~


그 순간 철수의 휴대폰으로 진동이 울리자 확인해보니 전화를 한 사람은 다름아닌 민수현이였다.


"철수 형, 잘 지내고계세요?"


"나는 아무 문제없다. 그보다 무슨 일이지?"


"그게 여러분들 통해 화이트데이라 과자랑 사탕을 보냈는데 도착했나 물어보려고요."


"그거라면 도착했다. 다들 맛있게 먹어서 기뻐하더군. 그런데 왜 그걸 나한테 물어보는거지?"


철수의 질문에 민수현은 흠칫하자 그는 사실 오세린의 부탁으로 철수를 위로해달라는 말을 전하라고해서 연락한거라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선물한 것들이 민수현의 선물에 묻혔을거라 생각해 철수가 마음이 상하지 않았을까라고 하며 오세린이나 민수현은 철수를 걱정한거였다.


"나는 누가 줬든 상관없다. 그저 애들이 기뻐하는 모습만 봐도 그거면 충분하니까."


"그런가요. 그럼 다행이지만 철수형도 화이트데이라서 다른 분들한테 초콜릿을 받아 보답하는거잖아요. 그러니까 이왕 선물할거면 제대로 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민수현의 말을 듣고 철수도 납득이 간듯 애들에게 적어도 발렌타인데이때 보답으로 선물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철수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 온 선물을 주려고 했다.


"여기 있었구나. 김철수,"


그때 마침 옥상으로 올라온 사람은 미래였고 미래의 뒤를 이어 은하와 루시 그리고 오세린까지 뒤따라왔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있던건 철수가 애들에게 주려고 한 화이트데이 선물 세트였다.


"그걸 어떻게...."


"보스가 말해줬어요. 근데 선물을 사왔으면 그냥 줄것이지 왜 숨기고 그래요?"


"저는 아직 당신이 좀 꺼려져도 선물을 준다면 받을 마음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달콤한 사탕이랑 과자인걸요."


모두가 철수가 사온 선물을 가지고 있는 상황 속 미래는 다가와서 사탕이 맛있었다며 철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민수현것도 맛있었지만 김철수가 사온것도 맛있었어. 그리고 내가 먹고 싶다는걸 생각해서 이렇게 준비해준거잖아. 나는 그래서 기뻐, 섬에서 설탕 쓰기도 아까워 달달한 음식도 못먹었는데 섬 바깥을 나와 민수현이랑 김철수한테 사탕이랑 과자를 받았잖아."


"그건 오늘이 화이트데이니 너희가 예전에 초콜릿을 줘서 나도 준비한거다. 그래도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군."


철수는 미래가 받은것에 기뻤는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너희가 원한다면 앞으로 있을 화이트데이에도 계속 사탕과 과자를 주겠다."


"그럼 나도 매번 발렌타인데이가 찾아오면 초콜릿 만들어줄게. 김철수는 다른건 몰라도 초콜릿은 잘먹는거 같으니까. 감찰관이랑 루시랑 은하도 같이 할거지?"


"하아? 내년에도 또 그 옷입고 초콜릿 만들라고?"


은하는 정색하며 내년에도 메이드복을 입을 생각에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루시는 해맑게 웃으며 초콜릿을 만드는것에 찬성했다.


"넌 그게 재미있었냐?"


"그치만 저는 단걸 좋아하는걸요. 그리고 빵집 일을 도와주다보니 초콜릿 만드는것도 좋아해요. 은하씨랑 오세린씨가 입은 메이드복도 무척 보기 좋았고요."


"으으....어쩐지 부끄럽네요."


"하아....내 인생 최악의 흑역사인데...."


두 사람은 서로 한숨을 쉬거나 그때 일이 보여지기 싫을 만큼 최악으로 생각해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래도 모두 그들한테 있어 소중한 추억이 생긴것이고 지금 이날에도 철수가 멤버들에게 사탕을 나눠준 것으로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난 즐거웠어. 우리 내년에도 또 초콜릿 나눠주자. 그리고 김철수 한테 화이트데이날 사탕을 받는거야. 어때?"


"뭐,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생각은 해볼게...."


"저도 일단은....고려해볼게요."


미래가 모두에게 쳐다보자 은하와 오세린은 어쩔 수 없다는 미래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 모습을 본 철수는 자신한테 있어 화이트데이는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궁쥐팀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앞으로도 애들을 위해 사탕을 나눠줄것을 결심했다.


"김철수, 마지막으로 고마워. 이렇게 맛있는 사탕을 줘서."


미래는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른 팀원들도 모두 철수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렇게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들으며 철수 또한 아까전에 생각난 전우치와 기억은 어느새 잊어 버리고 오늘 있던 화이트데이를 팀원들 덕분에 만들 수 있어 좋은 추억이 생긴것에 철수 또한 감사의 인사를 했다.


"나야말로 고맙다. 너희 덕분에 이렇게 멋진 화이트데이를 준비 할 수 있었으니까."






작가의 말


으음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이번에는 지난번에 썼던 발렌타인데이에 뒷 이야기로


화이트데이를 바탕으로 이어서 준비 해봤는데 막상 쓰면서 이야기가 잘 생각 안나고 계속 수정하다보니 늦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분량도 짧아지게 되었네요.


이번 화이트데이는 철수가 지난번 발렌타인데이때 초콜릿을 받은걸 보답하는 이야기 형식으로 가면서 추가로 이번 발렌타인데이 던전에서


미래가 섬에서는 설탕이 구하기 힘들다는 부분이 나와 사탕도 분명 처음 접했을것 같다는 생각에 그 부분을 따로 추가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일단 분량이 짧지만 나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늑대개팀 이야기에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3:36: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