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소녀 김기태 EP:001 뇌이식 수술

핑핑핑소마 2021-03-15 0




 부산 자치구 센텀시티 외곽의 한 공공진료소.

 "이걸로 일단 목숨은 살렸군."

 중환자 수술실안에서 초록색 수술복을 입은 초로의 여인이 메스를 내려놓는다.
 그 곁에서 조수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로 초록색 수술복을 입고 있는 젊은 청년이다.

 "이걸로 만족했어, 나의 사랑 메리?"
 "만족이라.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내 욕망이 끝이없다는 건 알고 있을텐데, 허버트?"

 청년이 미소를 지으며 수술대에 놓인 환자의 몸을 메스의 칼등으로 마치 쓰다듬듯 쓸어올린다.

 "당신의 수술을 볼 때마다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어.
 인간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인간의 육체를 포기한다는 그 과감한 발상.
 그런 대범성을 볼 때마다 나는 존경하게 돼. 나는, 생의학의 연구자로써 아직도 멀었구나 하고 말야."

 "허버트, 그건 잘못된 견해야. 나는 환자에게 인간의 육체를 포기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어.
 그저 인간의 육체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그에 관해 내 나름의 관점을 지니고 있는 것 뿐이지."

 "인간 육체의 확장이라.
 그건 신의 창을 막아내는 방패나, 전능의 영약까지도 인간 육체... 그 아이들의 일부로 본다는 뜻인가?"

 "후훗, 당신은 아직도 멀었어.
 그 아이들은, 그 도구를 최적화된 상태로 보존하기 위한 홀스터일 뿐이지.
 홀스터의 본질은 그 안에 담은 도구에서 나오는거야. 그 안에 담은게 인간이 아닌데, 어떻게 그 아이들을 인간으로 볼 수 있겠어?"

 "그렇군.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군.
 당신의 관점은 늘 새롭고 짜릿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열린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
 당신이 당신 그대로 있는 한 나는 당신을 계속 사랑할거야, 메리."

 젊은 청년... 허버트가 메스 끝에 힘을 주어 수술대 위에 있는 환자의 하복부를 누른다.
 피부가 메스에 갈라지고 피가 난 순간 환자의 사지가 움찔 움직인다.
 메리는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의식은 아직 회복하지 않았지만 통각에 대한 반사운동 기능은 정상이네.
 깜빡하고 테스트하는걸 잊고 있었어."
 
"이 환자를 살리는 심혈을 기울였으니까 그럴만도 하지.
 하지만 이 상태로는 가장 중요한 테스트를 할 수 없겠는걸.
 총장이 반드시 확인해보라고 한 사항... 
 뇌사한 위상능력자의 신체에 위상력 상실증 환자의 뇌를 이식했을 경우,
 기존의 위상력을 회복할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상실 상태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육체의 원 주인이 지닌 위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인가."

 허버트는 환자의 몸 전체를 덮은 수술보를 벗겨낸다.
 그곳에 있는 것은 다소 까무잡잡한 느낌이 드는 피부를 지닌,
 슬렌더한 몸을 지닌, 깊은 바다를 담은 듯한 푸른 머리의 소녀이다.

 뇌를 이식하는 대수술을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머리에는 절개선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뇌수술을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두발제거조차 행해지지 않았다. 이건 특수한 수술법을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메리 셀리 호프만 박사는 뇌수술을 하기 전 두발제거와 같은 사전 작업을 미리 해둬야 할 필요성을 모르는 것이다.
 그런 번거로운 준비를 하지 않더라도 그녀는 완벽하게 필요한 부위를 절개하고 골격을 분해한 뒤 뇌를 이식하고 봉합까지 처리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세계 최고의 수술실력을 지닌 의사다.

 "지금까지의 가설에 따르면 위상력은 육체가 아닌 뇌에서 나오는 것이니... 
 음, 허버트. 이 환자... 이름이 뭐였지?"

 "뇌쪽을 묻는거야? 육체쪽을 묻는거야?"

 "일단은 육체쪽을 묻고 있는거야."

 "김지민. 나이는 만 18세. 수습요원이라 코드네임은 없군. 위상능력은..."

 "제 3자의 위상능력 흡수 후 충전, 재해석 후 방출.
 배터리 능력자라고 해도 되겠군.
 원래 위상력이란 그 능력을 쓰는 사람의 뇌의 최적화된 회로에서 발현되는거야.
 몸 안에 축적된 타인의 위상력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 환자의 뇌는 조금씩 파괴되어 기능정지라는 결과에 이르렀지."

 "거기까지 알고 있었나. 물어볼 필요는 없었을거같은데."

 "알고 있던게 아냐. 알게 된거지."

 메리가 메스로 스테인리스 그릇을 가리킨다.
 그곳에는 피투성이가 된 뇌가 조각조각으로 잘려 담겨있다.

 "이렇게까지 뇌가 망가지는 일은 드무니까.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유추해볼 수 있는 일이니까.
 어쨌든 이 육체의 위상능력은 적게나마 발현될거야.
 육체에 뻗어있는 신경도 뇌의 일부니까.
 그리고, 그 위상력 배터리 기능이 발현되어주지 않으면 곤란하고.
 안그러면 내가 기껏 살리려 한 환자가 죽어버리잖아."

 메리는 수술대에 누워있는 소녀의 뺨을 쓰다듬는다.
 소녀는 아직 의식이 없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

 "이 환자... 이름이 뭐였더라? 뇌쪽의 환자 말야."
 "아아. 그 뇌의 정식요원 코드네임은 산들바람.
  그리고 그 이름은..."
 
 허버트는 메리의 모성가득한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김기태라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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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차 뉴비 김기태 뭐 저런 재수없는 캐가 다 있지 싶어서
  어떤 놈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다 갓기태라는 키워드를 접함

  갓기태 왜곡물보고 너무 반해버림
  와 나도 갓기태 왜곡물 써보고 싶어
  그렇게 삘받아서 쓰는 갓기태 모에화물임
 

 



2024-10-24 23:36: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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