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1 쓰레기섬 7화 당신은 누군가의 빛이기에

DianBurned 2021-02-28 0

이전화(6화) https://closers.nexon.com/Ucc/FanFic/View?n4ArticleSN=15700

시작합니다.



24년도, 개정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9화 곁에서 빛나줄, 작은 소망


"한기남 아재!!!"
 
"한기남 씨!"

"두 분, 무슨 일..... 아니, 은하 씨!"
 
두 사람의 다급한 목소리에 한기남이 달려왔다. 꿰맨 상처 너머로 피를 흘리는 은하를 보고 잠시 놀랐지만, 바로 은하를 침상에 눕히고 상처를 살펴봤다.
 
"이건....! 보급형 위상관통탄인것 같군요! 얼른 적출을 해야...."

"됐어요... 이런 건 기합으로..."
 
"그런 게 어떻게 기합으로 됩니까? 어서 누우세요! 탄환 적출하겠습니다!"
 
"상처 막은 거 풀겠습니다. 서둘러 적출해주세요."

 
"적출하겠습니다. 잠시만 참으세요."
 

탄환을 적출하기 위한 도구들과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회복앰플들을 가져오자, 자온이 상처를 막았던 실을 해제시킨다.

상처를 막고 있던 실들이 사라지자마자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흘러 넘쳤지만, 한기남은 뭔가 능숙한 손눌림으로 은하의 어깨에서 탄환을 적출했다.

"크흑, 아악..!"

탱그렁
 
적출한 탄환을 버리고 은하의 상처에 회복앰플을 뿌린 후 건네주었다.


"얼른 마시세요. 좀 열화된 앰플이지만.... 없는 것보단 나을 겁니다.이제  나머지는 위상능력자의 회복력을 믿는 수 밖에 없네요."
"상처가 너무 깊어서 낫는데 좀 걸릴겁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 일단 쉴게요."


"그런데 그 남자, 어떻게 뒤를 쉽게 잡은 걸까요? 이동형 능력자는 아니였던 거 같았는데."
 
"정신 조작계."
 
"네?"
 
"제대로 못 봤구나. 그놈, 정신조작계통일꺼야. 내 눈으로 확인하긴 했지만....아재, 혹시 우리 전투 기록한 거 있어요?"

"영상은 없지만 소리를 녹음한 건 있습니다. 안 그래도 그걸로 할 얘기도 있었고요."
"주변 소리는 지우고 목소리만 남긴 겁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미리 정리한 기록 장치를 누르자, 조금 전의 이들이 했던 대화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
 
"시끄러. 그건 우리가 결정할 일이야."

"역시 당신은 말이 좀 많네요. 뜨거운 맛 좀 보여줘야겠어."
 
"............"

""해 볼테면 해 봐.""
 
"일단 여기까지 틀겠습니다."
 
"이건 아까의 대화인데...무슨 문제 있나요?"
 
"이게 뭐 어쨌다는 건데요?"

"바보들. 지금 우리 목소리만 들렸잖아. 그 놈도 실컷 떠들어 댔는데 목소리 하나라도 들린 거 있어?"
 
"그러고 보니....!"


"네. 자온 씨 말대로 여러분은 목소리만 녹음 되었을 뿐, 관리자라는 사람의 목소리는 전혀 녹음 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도 자온씨 생각처럼 관리자는 정신 간섭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워낙에 희귀한 능력이라 저도 한분밖에는 모릅니다. 그것도 잠깐 뵌거지만요."
"그런 능력의 경우 차원종의 정신을 조종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환각을 보여준다거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들어온 아이들이 이전의 기억이 없는건 아마도 관리자의 짓이겠군요. 유니온의 기억소거장치는 엄중히 보관되고 있을테니까요."


"이런 능력이 짜증나는 점은 눈을 마주치면 걸리기 쉽다는 거지. 정말 강한 놈들은 예외지만.... 어쨌든 눈을 마주치면 바로 걸린다는 게 문제지.

"눈만 마주쳐도 걸리는 거라면 그걸 어떻게 상대해요?"

"나야 좀 아프긴 해도 방법이 있는데 너희가 문제지... 아재, 뭐 다른 방법 없을까요?"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조정에 좀 시간이 걸리니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


털컹! 터러러러러------


마을 입구 쪽으로 뭔가 낡은 엔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마침 저기 아라가 오는군요. 유니온의 의료관계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을 테니, 아라한테 그 얘기 들으시면서 잠깐 기다려 주시죠."

"......유니온?"

트럭 한 대가 마을 입구 쪽에 멈추며 시동을 껐다. 그 트럭에서 아라와 처음보는 장신의 여성이 내렸다.

"후. 주변에 깔끔히 정리했더라, 수금원 꼬마... 뭐야, 다쳤어?"

"아! 친절한 반금련 씨!"

"야,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응? 옆의 빨간 형씨는 처음 보네. 누구야?"

"자온이라고 하는데 되게 수상쩍지만, 몸빵 시키기 딱 좋을 거 같은 형씨죠."

"야, 누가 몸빵이야. 자온이라고 합니다. 그 쪽이 밀수업자 반금련 씨죠? 듣기만 해서 말이죠."

곡해된 소개를 하는 은하에게 태클을 걸고 다시 자기소개를 마쳤다.


"맞아. 너도 섬 사람들 돕는 쪽이야?"

"일단은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요? 다 같이 간 걸로 알고 있엇는데."

"아. 그건 우리, 곧 섬을 나갈꺼 같아서 나만 짐 좀 챙기러 돌아온거야, 자온 오빠."


아라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정말로요? 섬을 나가나요?"

"응. 의사 언니가 그랬어. 우리들을 데리고 섬에서 나갈거라고."
"중개인 언니도, 함께 있던 심부름꾼 언니랑 아저씨도 다 그러자고 했어."

"김철수...그 남자가.."

"희망 오빠는 말할 힘이 없어서 말을 못 했지만 내가 그러자고 했어."
"나...잘 선택한 걸까? 나중에 희망 오빠는 괜찮다고 했지만...."

"당연히 잘 선택했지. 이런 곳은, 너흴 아프게만 할 테니. 그러니까 그 선택, 후회 안 해도 돼."

"근데 희망 씨, 많이 안 좋아? 말할 힘이 없다니?"

탈출에 망설이는 아라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와중, 은하가 희망의 몸상태를 물어보았다.


"응....그런 거 같아. 자꾸만 정신을 잃어버려."
"그래도 마지막에 일어났을 때, 나한테 그랬어. 자기한테 연락을 해달라고 말이야."
 
"비둘기로 희망오빠한테 말을 걸어줘. 난 짐 챙기고 있을게. 커다란 가방에 차곡차곡."


"알았어. 이따 보자, 아라야."

자온이 먼저 비둘기를 향해 다가갔다.

이제는 익숙한 손짓으로 빨간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CONNECTING.....CONNECTING....》


《COMPLETE》

연결 표시가 뜨며 화면에 희망이의 얼굴이 나타났다. 

"아, 자온 씨. 다행이네요. 제가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 연락을 주셔서."

"아라에게 들었어. 이곳에서 나간다지?"

"의식을 잃고 있던 사이에 그렇게 결정이 났네요."
 
"잘 됐어요. 이걸로 아이들은 구원 받을 수 있을테니....모두 구원 받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창백했지만 정말로 안도한 듯한,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곧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분명히 관리자는 저희가 나가는 걸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섬의 차원종이 난폭해지고 것도, 독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는 것도 관련이 있겠죠." .
"관리자는 영리하고 잔혹한 사람이니 틀림없이 이중, 삼중으로 덫을 놓겠죠." 

"덫을 치든지 말든지. 우린 살아서 나가면 이기는 거니까."
"그러니까, 너흰 무사히 나가면 뭐하고 싶은지만 생각해. 덫을 뚫고, 너희 살려서 나가게 해주는 건 우리가 열심히 해 줄테니까." 


".....자온 씨. 제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어째서 살아가는 것에 목 매어 하시는 건가요? 단순히 저희를 살린다는 자기 만족이라기엔, 뭔가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으신 거 같거든요"

"........."

희망이의 질문에 한참을 생각에 잠겼던 자온은, 이야기를 들려주듯 조곤히 말하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있었어."

"네...?"

"그 어린아이는 자신의 빛이자 태양이던 사람을 무력하게 잃었지."
 
"태양을 잃은 아이는 많은 이들과의 만남을 가졌지만, 길을 찾지도,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헤메기만 했어. 다시는 그분처럼 태양 같은 밝은 빛을 가진 누군가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의 세상을 계속 어두운 밤으로 만들어 가두어 버렸지."
 
"아이는 자신에게 빛이 더 이상 남지 않은 것일까 무서워하고...울기도 했지. 차라리 스스로를 망가뜨리면 이 밤도 끝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는 자신의 빛, 태양,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그 분이 말씀하신 한 마디를 기억하며 견뎌왔어."


"언젠가 너만의 빛을 만날 거라고. 그러니 자신이 없더라도 내일을 보며 살아가라고."


"아이는 처음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몇 십, 몇 백 번을 곱씹으면서 살아만 갔지. 그렇게 살아가던 아이는 그 날에 들었던 그 말에 담긴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했어."

"간절히 바래고 바래어 언젠가는 닿을 거란 믿음과, 작고도 연약하지만 기적과도 같은 소망인 사람을 찾아 함께 살아가라는 뜻이였지."


"빛이라고 하셨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였던거야. 자신의 빛은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빛을, 마지막까지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을 만나 기대할 수 있는 내일을 함께 살아가라는 뜻이였어. 자신이 없더라도 곁에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외롭지도, 길을 잃지도 않을테니까."


"그 뜻을 그제서야 이해한 아이는 버텨왔고, 버티는 중이지.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서 오늘도."
 
"그 아이는... 그걸 조금 잊을 뻔 했지만, 과거의 아이와 같은 널 두고 볼 수 없어서 그 뜻을 기억해내곤 참견하는 모양이야."

"너의 빛이 언제 와줄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가자. 너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빛 중 하나인 너를 소중히 했으면 해. 그 아이처럼... 너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아이들의 곁에서 길을 비춰주는 빛이, 작은 햇살이 되자. 아이들을 위해 살아. 그러면서 너의 빛도 찾으러 가보자. 그 아이처럼."

오랜 추억을 되새기는듯한 쓸쓸한, 그렇지만 따스한 목소리로 마무리 지었다.

"그 이야기의 아이는...혹시 당신인가요?"

".....그럴 리가. 난 빛 같은 건 필요 없어. 그리고 난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니까, 빛이 내 곁에 올 일은 앞으로도.... 없어."

지온은 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자온 씨..."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나. 건강에 안 좋을라. 나갈 때 대비해서 푹 쉬고 있어. 나도....잠깐 바람 좀 쐬고 올 테니....나중에 또 연락한다."

비둘기의 연결을 종료했다.

복수만을 위해 살아간다라, 그 아픈 아가도 알아챌 만한 거짓말 하기는.

뷜란트가 가볍게 웃으며 말을 전한다.

조용히 있는다 했더니... 간만에 하는 말이 그거야?

가만히 듣다보니 내가 아는 아가의 이야기가 들리길래 말이다. 내 입장에선 제법 그리운 작았던 아가의 이야기니까.

너한텐 그냥 잠시의 유흥에 불과하면서.

글쎄. 그렇지만 제법 그리웠다는 건 진심이란다? 크크. 

....10년 가까히 지냈지만 여전히 널 잘 모르겠네. 

내가 니 산 거의 몇 배이상을 살았는데 쉽게 알 수 있겠느냐....응? 저기 어린 아가 보이네. 나중에 또 연락하마.

뷜란트와의 전음이 끊기자, 앞을 보니 짐들을 정리하는 아라가 보였다. 무언가 무거운 짐을 낑낑 거리며 들려고 하자, 다가가 짐을 살며시 들어주었다.

"아, 자온 오빠, 돌아왔구나. 희망 오빠랑 이야기는 했어?" 

"어. 짐은 다 챙겼고?" 

"응. 이제 희망 오빠랑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고."
 
"근데....괜찮을까?" 

아라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응? 뭐가?"

"이 섬에서 나가는 거 말이야. 예전에 어른들에게 들었어. 이 섬을 나가려고 하면, 섬의 주인이 화를 낸다고."
"화를 내면서,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마구마구 잡아먹는다고."

"그딴 게 섬의 주인이라....이딴 섬에서 주민들이 좀 살아보겠다고 나간다는데 마중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해를 끼친다라.... 주인이 아니라 흉물인데..."

"흉물?"

"대충 안 좋은 거라고 보면 돼. 뭐, 그런 게 나오면 내가 사냥해 주....."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갑자기 땅이 크게 흔들리며 굉음이 울려퍼졌다. 마을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뭐야? 지진?!"

갑작스런 지진에 당황하면서도 주변에 떨어지는 물건으로부터 아라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지진이 끝나자 아라가 무사한 지부터 확인해 보았다. 품 속에 있던 아라가 겁에 잔뜩 질린 채로 떨면서 무언가 중얼거렸다.

"아, 아아...아아아아아...섬의 주인이...화가 난 거야..."

"나가려는 우리를 잡아먹을거야......!"






TO BE CONTINUE.....







안녕하세요!
최근 일이 많아져서 오랜만에 올리네요.
벌써 7화입니다. 처음 쓰기 시작할 땐 막연히 쓰기 시작하고 첫 작이라 맞춤법도 틀리고 어떻해야 유저분들 보기 편할까 고민하면서 수정하고, 내용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중간중간 생략 부분이 많아졌음에도 7화까지 와주신 유저분들, 감사드립니다!
EP.1 쓰레기섬은 앞으로 1~2화 정도 남았습니다. 침식의 계승자는 계속 이어가되, 시궁쥐의 마지막 멤버가 출시되면 그 때 쓰는 에피를 마지막으로 삼으려 합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진, 달려보겠습니다!
침식의 계승자, 잘 부탁드립니다♡
-중간중간 내용을 잠수함패치 하고 있습니다. 한 번씩 달라진 내용 체크도 쏠쏠한 재미가 될지도....?
-완결 외전,흉성도 잘 부탁드려요>ㅅ<
2024-10-24 23:36:1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