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클로저 13화

검은코트의사내 2021-02-23 0

 유니온에서 준비한 보트에 두 사람이 함께 탔다. 겨우 보트 한 척을 준다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베테랑 조종사가 직접 모터보트를 조종했다.

"이 임무는 위험할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는 게 좋을 겁니다."

 조종사는 거친 말투로 트레이너와 티나에게 말했지만, 정작 손을 떨고 있는 건 그였다. 트레이너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가지는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교관님. 교관님께서는 이번 임무에 울프팩팀이 적합하지 않다고 하셨죠?"

"그래. 그들은 아직 완전히 위상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 상태로 이런 임무를 맡길 수는 없어. 녀석들의 무기는 파괴할 지는 몰라도 강도가 심해지면 자연 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

 태평양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면 거대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건 트레이너가 가진 위상력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레이너는 표적이 있는 방향으로 바라본 뒤에 그녀에게 말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너다. 티나."

"네? 무슨 말씀이세요. 교관님. 저는 아직 울프팩 요원님들보다 훨씬 약한데요."

 티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경호원 일을 하면서 그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하는 말이었다. 그들 중 누구도 티나보다 약한 클로저는 없었다. 트레이너의 우수한 제자라고 여겼는데 그는 이번 임무에 자신을 택했다.

"제가 약해서 그런 건가요?"

"강하고 약하고가 문제가 아니다. 티나. 넌 내 훈련에 맞춰서 힘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힘을 조절할 수 있긴 하지만, 더 가까이 접근하려고 한다면 사정거리에 들어와서 보트가 전복될 수 있다. 너도 알다시피 위상력 능력자는 수영에 능숙하다고 알려진 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거다."

 위상력을 각성하면 일반인보다 신체적으로 강해지긴 해도 수영을 잘한다는 건 절대 아니었다. 트레이너는 근접전이 특징이었기에 보트가 무사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원거리전이 특기인 티나가 적합한 일이었다. 

"보트 때문이라고 하지만, 제 위상력으로 정말로 전쟁병기를 파괴할 수 있나요?"

"그런 의문은 너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인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티나가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상부에서 이를 안 좋게 받아들일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트레이너는 티나에게 이런 임무를 맡겼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가능하면 미하엘 총장과 빨리 접촉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니까.

 이번 일에 너무 눈에 띈다면 총장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미래의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면 총장의 계획을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꼬이게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보트는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조종사는 저 멀리 보이는 다스 군단의 전쟁병기가 수중 위에 떠 있는 걸 가리켰다. 겉으로는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돌기둥처럼 보였지만, 정밀하게 살펴보면 포구가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티나. 한 번 쏴봐라."

"네."

 티나는 저격소총을 꺼내 조준했다. 거대한 포구로 되어있는 포구, 총알 한 발로 끝날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교관이 시키는 대로 조준했다.

"음? 티나. 무기를 자동소총으로 바꿔라."

"네?"

 트레이너가 뱀눈으로 주변을 경계하면서 위상력을 방출하면서 말했다. 티나는 영문을 모르며 시키는 대로 자동소총을 준비했다.

촤아! 퍽! 타다당!

 수면 아래에서 뛰어오른 다스 병사들이 보트 안으로 착지했다. 트레이너는 주먹과 발차기로 그들을 쳐냈고, 티나는 소총을 발포해 한 마리씩 정조준 사격으로 벌집을 냈다. 

"이거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보트 아래에 물이 새기 시작했다. 상황이 악화된 걸 안 트레이너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곧바로 사이킥 무브로 포탑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퓽! 퓽!

 수중에서 모습을 드러낸 다스 병사들이 바주카 형태의 무기로 그를 겨누어 발포했다. 분홍색 빔이 끊임없이 트레이너를 향해 날아왔다. 

퍼퍼펑!

 위상력으로 몸을 감싸서 빔을 막아냈다. 공중에 뜬 상태로는 몸을 피하기가 어려웠으니까. 병사들이 발사한 빔이 계속해서 트레이너의 움직임을 막았고, 그의 몸은 그대로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배웠던 수영실력으로 헤엄쳤지만, 다스 군단이 수중에서도 빔을 발사했다. 물의 저항을 무시학고 알아오는 빔 공격에 트레이너는 크게 놀랐다. 티나를 살린 대가로 불러낸 다스 군단이 이렇게 골치 아플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후퇴해야겠군.

 트레이너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보트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절반 이상 가라앉고 있었다. 

"교관님!"

"티나, 수영할줄 아나?"

"네? 아뇨. 저는, 그러니까."

 차마 못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운전사는 비상시에 사용하는 구명 보트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트레이너가 말렸다.

"구명보트는 의미없는 짓이오. 녀석들은 수중에서 활동하고 있으니까.

퓽! 퓽!

 말리는 사이에도 다스 병사들의 발포가 이어졌다. 티나가 대응 사격을 나섰지만, 숫자가 많았다.

"윽!"

 등 뒤에서 노린 빔이 그녀의 어깨를 스쳤다. 트레이너는 두 사람을 곧바로 끌어안은 뒤에 바다로 뛰어들었고, 보트는 그대로 전복했다.

슈아앙!

 트레이너는 빠른 속도로 헤엄치면서 추격하는 병사들에게서 도망쳤다. 그들은 적당히 빔을 사용해서 추격하다가 멈췄다.

"그만 둬라. 더 추격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목적은 포탑을 지키는 거니까. 30분 후에 발포할 테니 제자리로 돌아간다."

 군단 지휘관 명령이 끝남과 동시에 그들이 후퇴했다.


* * *


 어느 섬에 정박한 트레이너는 운전사의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에 티나의 어깨 상처를 살펴보았다. 살덩이 일부가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상처가 쓰라릴 정도였지만, 티나는 애써 괜찮은 척 했다.

"구급상자를 챙겨오지 못해 안타깝군. 설마 그들이 수중에서 모습을 드러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다스 군단은 전생에 없었던 차원종 군단이었기에 그들이 어떻게 나오는지는 알 수 없었다. 특히 분홍색 빔을 사용하는 바주카포형 무기는 대위상병기를 사용하는 베리타 여단의 무기보다 위력이 강력했다. 보트는 전복당하고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들어왔다. 트레이너는 젖은 주머니에 있던 위성 전화를 꺼냈다.

"지부장님. 계획에 조금 차질이 생겼습니다. 다스 군단에 대한 정보를 지금 보고하려고 합니다."

 무인도 조난이지만, 위성 전화였기에 그와 연락이 닿았다. 다스 군단이 수중전을 벌인다는 것과 위상력 능력자의 피부를 녹일 수 있는 무기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클로저들이 위험할 수 있는 강적이라는 뜻. 

어떻게 그 녀석이 다스 군단을 멸종시킬 수 있었던 거지?

 파이몬은 강력한 힘을 가진 용의 군단장이었지만, 다스 군단을 쓰러뜨릴 수준은 아니었다. 외부 차원 내에서 다스 군단의 약점이라도 찾아서 저지른 게 아닌가 생각했다. 티나는 비상시에 가지고 다닌 붕대로 상처를 감싼 뒤에 트레이너에게 다가왔다.

"교관님. 그 분들을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걱정할 거 없다. 울프팩 팀없어도 우리끼리 해결할 수 있어."

"하지만, 지금은 보트가 없지 않아요?"

"걱정하지 마라. 위상력 능력자는 신체 능력이 더 강해지니까 수영 방법만 안다면 장거리 수영도 가능하다.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방법이지만, 지금 상황이 급박하니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트레이너는 티나에게 이해할 수 있는 범위로 설명했다. 그걸 들은 티나는 놀란 얼굴로 만류했다.

"교관님. 그러다가 교관님 몸이 먼저 버티지 못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시나요?"

"걱정하지 마라. 난 오래 전부터 단련된 몸이니까."

 일반인이었다면 태평양을 헤엄쳐서 무인도까지 헤엄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위상력 능력자였기에 가능한 일.

"정말로 가시는 겁니까?"

"곧 돌아오겠소. 몸 조심하시오."

"꼭 돌아오셔야 합니다. 믿고 있을게요."

 조종사의 말에 트레이너는 바다로 들어갔고, 티나는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등에 업혔다. 

"꽉 잡아라. 티나. 빠르게 갈 거다."

"네. 교관님."

 트레이너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에 빠르게 헤엄치며 나아갔다. 운전사는 그 모습을 보며 입을 벌렸다. 마치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모터보트를 보는 듯 했다. 

 보트가 침몰된 장소로 다시 돌아왔다. 트레이너는 포탑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되는 장소, 트레이너는 곧바로 티나에게 지시했다.

"포구에서 에너지가 발생할 때까지 조준해라."

"네."

 트레이너의 등을 밟고 선 티나는 저격 소총으로 포구를 조준했다. 트레이너의 생각대로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한반도 운명이 달려있으니 따질 때가 아니었다. 트레이너는 얼굴을 물 속에 넣어 그들이 오는지 살펴보았다. 아직은 다스 군단이 눈치채지 못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교관님!"

"조금만 더 기다려."

 포구에서 빛이 나오고 있었다. 트레이너는 데이비드가 줬던 동영상을 떠올리며 발사할 직전을 떠올렸다. 티나는 긴장된 얼굴로 호흡을 하면서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

지이이잉!

"발포해!"

푸슝!

To Be Continued......

Chapter.0 프롤로그 (Pro~3화)

Chapter.1 차원전쟁편(4화~10화)

Chapter.2 울프팩편(11화~)
2024-10-24 23:36:1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