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클로저 11화

검은코트의사내 2021-02-17 0

 훈련생 수료를 두 차례 거친 후에 트레이너는 숙소에서 혼자 생각에 잠겼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다스 군단과 전쟁발발로 차원전쟁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애쉬와 더스트가 속한 이름없는 군단과 전쟁을 치르고 있어야 하는데, 다스 군단이라는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자신의 염려와는 다르게 한국 클로저들은 트레이너에게서 배운 대로 활약을 펼치고 있기에 아직은 무사했다. 전세계에서 한국 피해가 미미하다고 해도 아직 방심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제 교관을 그만둬도 되겠지.

 다른 교관들도 이제 예전의 미숙한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그가 없어도 될 정도였다. 트레이너는 휴대폰으로 지부장에게 연락을 걸어 이제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심인가? 마음은 이해한다만 아직 자네가 그만 둘 때는 아니야. 한국이 지금 피해가 미미하다고 하지만, 아직 적응하지 못한 각성자들이 많다고.]

"다른 교관들도 이제 예전처럼 미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저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흠,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되겠나?]

"부탁 말입니까?"

[그래. 맡아줬으면 하는 클로저 팀이 있네. 그 클로저 팀의 교관이 되어주는 게 어떤가?]

 트레이너는 클로저 팀이라는 얘기에 날짜를 확인했다. 분명히 지금 시기에 자신이 맡았던 팀이라면 생각나는 사람은 한정 되어 있었다. 울프팩 팀, 전생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최정예 클로저들로 이루어진 최강 팀이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위상력 능력자를 가르쳐 실전에 투입하게 해 당시 트라우마가 있었던 그를 베테랑 교관으로 만든 자리이기도 했다.

"어떤 팀입니까?"

[울프팩 팀이네.]

 예상한 대로였다. 유니온에서 위상력 잠재력이 높은 클로저들을 모아 만든 팀이 있었다. 트레이너는 지금 울프팩은 어떤 수준인지 생각했다. 전생에서는 울프팩팀이 활약하는 일이 많았기에 유니온 상층부에서 이를 좋게 ** 않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트레이너가 자기 손으로 수료한 수천명의 클로저들이 전국에서 활약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교관들도 트레이너의 방식대로 능숙하게 훈련시킬 수 있어서 훈련생 육성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다른 교관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인물인데 자네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네. 어떤가?]

"알겠습니다. 울프팩팀을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저도 클로저로 활동할 겁니다."

[그래. 알았네.]

 통화가 끊어졌다. 지금은 해외로 나가고 싶어도 못나가는 상황이었다. 항공기나 여객선 운항은 이미 중단되었기에 총본부로 갈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미국도 상황이 안 좋을 테니 유니온 내막을 알려서 시민들에게 충격을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때를 기다려야 하나?"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검은 코트의 사내가 한 말을 떠올렸다. 시간을 되돌려도 선택지라는 게 존재하는 법, 그가 생각하는 건 두가지였다. 울프팩 팀의 미래를 바꾸는 데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총본부로 가서 본격적으로 미하엘 폰키스크를 노릴 것인가? 둘 다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해외로 갈 수는 없어도 유니온 내에서 공중 전함을 만들 시기였으니 그걸 타고 가면 되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군."

 트레이너는 결정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울프팩 팀의 앞날을 어둡게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세하의 어머니인 서지수를 포함하여 훗날 제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끔찍한 불행을 겪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두 번 다시 비극을 겪게 하지 않겠다고 두 주먹을 쥐며 다짐했다.


* * *


 다음 날, 울프팩 팀 작전회의실, 트레이너는 옛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얼굴들을 보았다. 지금은 미성년자 신분인 서지수와 훗날 제이라고 불리는 전준혁, 그리고 베로니카와 지나 그레이스 등이 있었다. 클로저들 중 가장 우수한 위상력을 가진 자들만 뽑았다. 트레이너는 이들을 다시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은 나머지 입꼬리를 올렸다.

"뭐에요? 갑자기 우리를 보고 웃다니. 아저씨는 우리가 우습게 보이나 **?"

 초면에 불량한 태도로 임하는 모습을 보니 서지수가 맞았다. 다른 교관들이 어려워하는 것도 그녀가 흥분하면서 내뿜는 위상력 때문이었다. 제대로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것도 예전과 같았다.

"서지수라고 했나? 위상력을 아무데나 내뿜는다면 차원종이 아니라 네 동료를 죽이게 될 거다."

"뭐라고?"

"오늘부로 울프팩 팀을 담당하게 된 트레이너다! 제군들은 지금부터 내 지시에 절대 복종하도록."

 트레이너는 직접 위상력을 내뿜으며 모두를 긴장하게 했다. 서지수를 제외한 모든 클로저들은 그의 위상력 기운을 느끼며 몸을 움츠렸다. 

"어머, 당신 제법인데? 이번에 쓸만한 교관님이 오셨네."

 그녀도 지지않겠다는 듯이 기운을 더욱 뿜어내면서 맞섰다. 트레이너는 기세 좋은 그녀의 모습에 흐뭇하게 웃었다. 서지수가 자신보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무를 수행하면서 잠재력이 드러난 순간 이후였다. 지금 그녀는 자신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서지수, 너는 나보다 더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 힘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면, 위상력 반응이 낮은 상대에게도 뒤지는 법이다."

"뭐라고? 당신이 날 이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못 믿겠다면 직접 시험해볼 수 있다. 한 번 해보겠나?"

"좋아."

 지수는 살얼음같은 눈빛을 드러내며 트레이너를 무섭게 노려봤다. 트레이너는 그 때와 똑같이 재현한다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트레이닝 룸으로 장소를 옮겨 두 사람이 서로 대치했다. 위상력이 강한 클로저들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써서 만들어낸 훈련장이었다. 다른 클로저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두 사람이 마주하는 걸 보았다. 울프팩 팀 중에서 제일 강한 서지수와 이번에 새로 교관을 맡게 된 트레이너의 대결. 

"무기는 상관없겠지? 교관."

"그래. 편할 대로 해라."

 서지수의 무기는 그 때와 같은 건 블레이드였다. 트레이너는 두 주먹에 위상력을 불어넣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에 지수가 먼저 선제 공격으로 달려들었다.

쾅!

 첫 일격부터 강진을 일으킬 정도의 땅울림을 동반한 폭발이 일어났다. 일격이 한 번 발생할 때마다 연병장의 6분의 1만큼의 규모를 가진 폭발이 일어났다. 트레이너는 그녀의 일격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피식 웃었다. 처음부터 큰 기술로 덤벼드는 건 체력 낭비나 다름없었다. 상대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탐색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지수에게는 그런 게 없었다.

퍼퍼펑!

 건 블레이드의 사격에도 커다란 폭발이 동반했다. 트레이너는 조금도 반격하지 않고 그녀의 연속 공격을 피하기만 했다.

"헉, 헉. 도망만 치실 겁니까? 그렇게 큰 소리 치시더니 겁쟁이마냥 도망가다니, 한심하군."

"정말로 그렇게 보이나? 네 몸 상태가 보이지 않나 **?"

"내 몸은 아직 멀쩡해!"

 지수는 그의 말을 부정했지만, 몸에서 위상력이 나오지 않는 걸 보고 놀랐다. 체내에서 나오는 위상력을 제대로 다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건 블레이드에 더는 푸른 불꽃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 트레이너는 혼란스러워하는 틈을 노려 그녀의 복부에 돌려차기를 시전했다.

"컥!"

"누님!"

 준혁이 쓰러진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트레이너는 이전과 똑같이 재현하는 기분으로 그녀에게 차갑게 말했다.

"위상력은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상력을 사용할수록 체력이 그만큼 소모되는 법이지. 그것도 커다란 기술을 사용할 수록 소모되는 체력은 그만큼 커지는 법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내게 덤벼들다니 한심하군."

"큭."

"넌 나보다 더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 내 훈련만 착실히 잘 받으면 나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어떠냐? 이 정도라면 날 교관으로 인정할 수 있겠지?"

 지수는 준혁의 손을 뿌리치면서 고개를 돌린 채 혀를 찼다.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동료 모두가 결투를 직접 봤으니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트레이너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그때처럼 동일하게 대해줄 필요가 있었으니까.


* * *


 울프팩 팀은 그 뒤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았다. 잠재된 위상력을 먼저 제어하는 법부터 배웠다. 커다란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었으니까.

"먼저 위상력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지. 너희들은 모두 강력한 위상력을 가졌지만, 강한 힘은 또 다른 재앙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우리는 클로저다. 클로저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지켜야 할 사람을 자신의 힘에 휘말려 죽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오늘부터 그걸 가르치겠다."

 트레이너는 먼저 시범으로 위상력을 최소한으로 방출하는 것으로 제어하는 걸 직접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다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클로저는 항상 냉정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을 잃을 수록 허용범위 외에 위상력이 흘러나와 또 다른 재앙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전쟁터와 마찬가지로 클로저들에게도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너희는 그것부터 연습해야 할 것이다."

 훈련생들에게 가르쳤던 방식 그대로였다. 울프팩 요워들은 두 눈을 감으며 감정을 제어하는 훈련을 했다. 트레이너의 어떠한 도발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부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Chapter.0 프롤로그(Pro ~ 3화)

Chapter.1 차원전쟁편(4화 ~ 10화)

Chapter.2 울프팩 편(11화~)
2024-10-24 23:36: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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