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클로저 7화

검은코트의사내 2021-02-10 0

 알람 소리를 들은 티나는 한 손을 뻗어 알람을 끄며 일어났다. 티나는 피곤한 얼굴로 일어나 품에 안고 있는 자동소총을 공간으로 집어넣었다. 항상 수면을 취할 때 화기류 무기를 안고 자는 버릇이 있었다. 전투 중에는 반드시 무기를 손에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트레이너가 항상 말했었으니까.

 세수를 한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억지로 웃었다. 오늘도 힘내자고 다짐했지만, 얼굴은 그러지 않았다. 매일 계속되는 차원종과 전투 때문에 수면 부족이었다. 클로저들이 훈련을 수료하긴 했지만, 한반도에 출현한 상당 수의 차원종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모자랐다.

"교관님도 열심히 하시는데 나도 질 수는 없지."

 트레이너가 이번에 대규모 인원 클로저들의 훈련 책임자가 되었다는 걸 떠올렸다. 실전에서 싸울 수 있는 클로저가 될 수 있게 잘 가르친 베테랑 교관, 그가 없었으면 자기는 이 자리에 없을 거라고 믿었다. 두 개의 도시를 구해낸 교관처럼 자신도 뛰어난 클로저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클로저 요원, 출동하라.

 손목 시계형 무전으로 상부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그녀는 곧바로 전투복으로 빠르게 갈아입고 나갔다. 불만이 가득한 클로저들이 싫증을 내기도 했지만, 그녀는 조금도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차원종이 나타났다는 양재역으로 출동했다. 크리자리드 계열의 차원종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티나가 선봉에 서서 자동소총으로 크리자리드를 격파해나갔다. 다른 클로저들도 각자 무기로 해결해나갔지만, 하나 둘씩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갔다.

역시 수면 부족인가?

 거의 잠을 ** 않고 클로저 임무를 수행했으니 당연했다. 훈련 수료한 인원이 100명 정도였지만, 한반도 곳곳에 나타난 차원종들을 상대로 전부 막아내는 건 어려웠다. 정부에서 이번에 대규모 클로저 육성훈련을 실시하려는 이유였다. 티나는 한 달만 참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지만, 그녀도 역시 수면 부족으로 몸이 휘청거렸다.

푸슝! 푸슝!

 크리자리드 슈터들이 석궁을 일제히 발사했다. 엄폐물에 숨은 티나는 곧바로 스나이퍼로 요격하여 세 마리를 쓰러뜨렸다. 

"**!"

 다른 클로저들이 벌레씹는 얼굴을 하면서 크리자리드 블레이더들을 상대했다. 티나가 해준만큼 그들도 활약하고 있었지만, 하나 둘씩 쓰러져 갔다. 현재 알려진 전사자 수는 34명, 오늘로 더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유니온에서는 곧 인원 보충이 들어올 거라고 했지만, 훈련 수료하려면 최소 4주는 있어야 했다. 인원이 급하지만, 각성자들이 제대로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한 건 차원종보다 더 위험한 법이었다.

 티나는 적진 한 가운데 뛰어들어 폭약을 던졌다. 슈터들이 밀집된 곳에 정확히 떨어졌다. 현재 클로저들에게 위협이 되는 건 크리자리드 슈터, 그녀는 블레이더들은 무시하고 지나친 뒤에 무기를 자동소총으로 변경해서 슈터들을 우선으로 노렸다.

투두두두!

 슈터들과 블레이드의 공격을 피하면서 목표물만 정확히 사격했다. 시야가 약간 흐려지긴 했어도 그녀는 정신을 차리며 공격을 이어갔다. 티나가 슈터들을 해결하자 클로저들은 사기가 올라 블레이더를 마저 처리했다. 근접전에서는 그들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크르라아아아!"

 티나는 크리자리드 무리 하나가 차원문을 열고 있는 걸 보았다. B급 타입인 크리자리드 블래스터, 울음소리를 내며 티나를 가리켜 공격 지시를 내렸다. 티나는 레일건으로 무장한 뒤에 우두머리를 상대로 연발 사격을 했다.

푸슝! 푸슝!

 블래스터의 몸에 3개의 구멍이 생겼다. 추가로 두발을 맞은 뒤에야 블래스터는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실전을 하도 겪다보니 지금은 B급 차원종을 손쉽게 쓰러뜨릴 정도였다. 우두머리와 남아있는 차원종이 전부 죽은 걸 확인한 티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동료들과 함께 돌아가려고 했다.

"제법인데? 설마 용의 군단이 이런 쬐그만 인간에게 당할 줄이야. 인간들 상대로 한심하노라."

 티나는 건물 옥상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사람으로 보이는 형체가 옥상에서 낙하산 타듯이 천천히 내려와 지면에 착지했다. 겉보기에는 회색 피부로 이루어진 사람 장식품으로 보였지만, 검붉은 방탄복처럼 생긴 아머를 착용하고 있는 거로 봐서 적이라는 걸 인식했다.

"당신은 누구죠?"

"짐은 파이몬, 용의 군단의 수장이니라. 인간 소녀여. 그대도 이름을 고하기를 바라노라."

 상당히 위엄이 있는 목소리였다. 파이몬은 허리춤에 있는 검붉은 색의 검을 꺼내들었다. 클로저들은 파이몬의 모습을 보며 얼어붙었다. 티나도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 만나본 차원종과는 다르게 강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티나."

"티나, 조금 이상한 느낌이다만, 그래도 상관없느니라. 그대는 우리 전사들을 상대로 잘 싸워주웠노라. 그러나, 여기까지다. 짐이 나선 이상, 더는 날뛸 수 없느니라. 원래대로라면 짐의 손에 죽어야 하지만, 특별히 자비를 베풀겠노라. 용의 군단을 위해 충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노라. 우리 용의 군단으로 들어온다면 나약한 인간이 가진 힘보다 더한 걸 주겠노라."

 파이몬은 티나가 마음에 들었는지 입꼬리를 올렸다. 티나는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말하려다가 망설여졌다. 클로저로서 사명을 다하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인간의 신체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만약 용의 군단으로 들어와 인간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면 클로저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차원종의 부하로 섬긴다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 법.

"거절하겠어요! 우리 클로저들은 차원종과 싸우는 사명감이 있어요. 죽어서라도 절대로 부하가 되지 않겠어요!"

"호오, 그대는 끝까지 인간으로 남겠다는 건가? 하지만 다른 이들은 아닌 듯 하군."

"뭣?"

 티나는 다른 클로저들이 하나 둘씩 그녀를 앞질러가서 파이몬에게 다가가는 걸 보았다. 파이몬은 두 팔을 벌려 그들을 환영하듯이 반겨주었다.

"지금 어디가는 거야?"

"파이몬, 나약한 우리가 좀 더 강해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거죠?"

"그렇다. 짐은 거짓말을 하지 않노라. 자네들에게는 힘을 줄 수 있다. 대신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하노라."

"안 돼! 넘어가지 마."

 티나는 함정이라는 걸 알고 그만두려고 했지만, 파이몬은 양 손으로 클로저들의 머리를 한 번씩 붙잡은 채로 위상력을 집어넣었다. 그들은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도대체 왜? 우리 클로저는 사람들을 위해 차원종과 싸워야 하잖아. 그게 우리의 사명이고."

"사명감, 사명감! 대체 그 사명감이 뭔데!?"

 티나와 처음부터 전선을 함께 했던 전우가 참다 못해 소리를 질렀다. 티나의 두 눈동자가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훈련을 같이 수료한 절친이 처음으로 자신을 벌레씹은 얼굴로 쳐다보았다.

"왜 그러는 거야?"

"훈련 수료하고 나서 우리는 쉬지 않고 클로저 임무를 수행해왔어. 그런데, 달라진 게 뭐가 있는 거야? 차원종은 계속해서 쉴틈없이 나오고, 우리는 잠잘 시간도 없이 출동해야 하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짓을 해야 하는데?"

 티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수료하고 나서 정식 클로저가 된 이후에는 계속해서 임무 수행만 했다. 아무리 차원종을 쓰러뜨려도 그들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없었고, 임무 수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만 쌓일 뿐이었다.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전우들도 하나 둘씩 전사하니 처음에 의욕이 넘쳤던 클로저들도 지겨울 정도였다.

"얘들아."

 이미 절반 인원의 클로저들이 파이몬의 편에 섰다. 그의 힘을 받은 클로저들은 붉은 눈동자를 드러내며 검게 물든 갑옷을 착용했다.

"파이몬 님께 충성을."

"파이몬 님께 충성을."

 세뇌당한 인형처럼 행동하는 클로저들, 지금은 그를 위한 군단의 일원이 되었다. 티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레일건을 발포했다.

핑!

 탄환이 파이몬의 갑옷으로 튕겨 나갔다. 티나는 다른 무기를 꺼내 그를 공격했지만, 파이몬은 호탕하게 웃으며 공격을 맞아주었다.

팅! 팅! 팅! 팅! 

"하하하하하! 우습구나. 인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니, 겨우 이 정도의 힘으로 짐과 맞서려고 하는 것이냐? 참으로 가소롭구나. 티나라고 했던가? 그대는 굳이 짐이 나서지 않아도 될 거 같구나. 가라. 내 새로운 군단이여."

 군단의 일원이 된 클로저들이 티나를 공격했다. 그녀는 검과 창날을 각각 피해다녔다. 전보다 더 강해진 능력으로 위협했다. 남아있는 클로저들은 티나를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

"티나!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저 우두머리를 쓰러뜨려!"

 파이몬의 말에 흔들리지 않은 클로저들이 자진해서 그들을 막았다. 한 때 동료였던 그들을 쉽게 죽이는 거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마크 정도는 가능했다. 티나는 그들이 군단을 막아주는 틈에 4차원 주머니에서 거대한 무기를 꺼냈다.

"호오, 꽤나 커다란 걸 꺼내는 구나."

 세로가 긴 직사각형 모양의 포문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화기류였다. 푸른색 위상력이 조금씩 포문에 모였다. 파이몬은 그걸 흥미롭게 관찰하다가 발포하는 걸 보고도 가만히 있었다.

쾅!

 티나는 포문에 모인 위상력이 일직선으로 물줄기를 발사하듯이 위상 에너지 탄을 발사했다. 정확히 파이몬의 몸을 맞춰서 폭발을 일으켰지만, 흠집하나 나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보며 경악했다.

To Be Continued...... 

Chapter.0 프롤로그(Pro~3화)

Chapter.1 차원전쟁편(4화~)
2024-10-24 23:36:1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