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의 주인 2장 15화, 얼음성을 향해서

AI미스틱 2021-02-01 0







 제 2의 주인 사태.
 그렇게 명명된 프랑스 파리의 사건은 유럽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자의 관리구역에서 마치 수돗물을 틀어낸 듯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어비스들을 감당하느라 그들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늘새 팀만이 여섯 번째 주인, 하니엘의 세력과 완전한 대립 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아니, 완전하다고 하기에도 쪽팔리겠지.
 힘의 크기는 압도적으로 하니엘이 거대하며, 그에 반해 하늘새는 일개 인간 클로저 팀 뿐.
 며칠에 걸쳐서 계속되는 소모전 끝에, 결국 소모를 견디지 못한 것은 인간, 하늘새 팀이었다.

 “더 이상 침식이 이루어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거라고!”
 -….

 위성에서 찍은 프랑스의 사진.
 그곳에 있는 얼음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더 거대해져가고 있었다. 아니, 결여된 부분이 점차 더 늘어나면서, 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게 더 옳은 말이겠지.
 한 차례 하니엘과 격전을 별여보았던 유주는, 그 당시의 데이터를 기억하고 있었다.
 ‘창공의 우레’는 분명히 그녀의 힘을 뚫었으나, 그보다 더한 힘이 갑작스레 나타나 그녀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지는 그 감각.
 그래, 얼음성의 감각이었다.
 이대로 계속 놔둔다면 얼음성이 전부 전개되는 것도 시간문제, 그렇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파리는 물론이요 프랑스, 나아가 유럽 전체가, 헤카톤케일 시절의 재해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지원도 없이 단일 팀으로 군단장 급 개체에게 덤비는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죽여달라고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유니온 최고의 기술력 중 하나가 깃든 하늘새 2분대를 투입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위험부담이 따르고 있었다.
 애초에, 그 곁을 지키는 두 명의 시종에게조차 패배했던 그 둘이거늘, 프레이 아델 로가 정말 그런 일을 허가해줄 리가 없겠지.
 하지만, 총장의 의견은 달랐다.
 하늘새 2분대의 데이터는 모두 백업되어있었기 때문에, ‘샘플’만 되찾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재건할 수 있으니까.
 거기에, 지금 여기서 그들을 막지 않는다면… 앞으로 펼쳐질 지옥도는 도대체 누가 막는단 말인가.
 하늘새 2분대의 목숨과, 어쩌면 전 세계에 해당할지도 모르는 인구수의 무게를 재어본다면, 누구라도 후자를 고를 일이었다.
 하지만, 프레이 아델 로는 그런 선택지를 고르지 않았다.
 파리의 상황은 파리의 상황. 사람 수백만명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라 해도, 실패한다면 사람 수백만과 함께 하늘새 팀까지 함께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다 해서 그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얼음성 전체가 가라앉는 날엔, 이 세계가 최악의 사건을 다시금 맞이할지도 모르니까.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가는 가운데, 리르가 간만에 보는 기뻐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됐어요, 외부 클로저 팀과의 연락이 됐어요!”
 “외부 클로저 팀과의 연락?”
 “네, 파리와 해당 팀 사이에 두 개의 중계기를 임시로 설치해, 연락을 이어낸 것 같아요.”

 그들이 하는 재밍 방식은 위상력과 유사한 것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무형의 돔을 형성함으로서 일어나는 전파 방해.
 하지만, 이 중계기는 특이하게도 유선으로 이어져있던 터라 전파로만 이루어진 통신만큼은 제어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네… 네, 현재 이곳은 하늘새 팀. 파리 내부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외견만으로도 충분히 개판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안은 좋지 않았다.
 아즈라엘 남매, S급 이상의 개체 둘의 출현과 유럽 유니온 최대의 연구 기관 앙리 연구소 붕괴, 거기에 클론까지.
 붙잡고 있었던 모든 주도권을 빼앗긴 채, 지금은 그저 끌려다니고 있는 신세일 뿐이다.

 “파리 내부로… 아마 들어오는 도중에 격추당할 우려가 있을것이라 판단됩니다.”

 클로저 팀이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게.
 아즈라엘 남매가 이 파리를 장악하고 있었으니까.
 인간은커녕, 기어다니는 개미 한 마리조차도 얼려버릴 극한의 냉기 속을 누비는 두 괴물에게 이길만한 인간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며칠 전이었더라면 얼음성의 영향력이 약해 리버스 휠이 나갔다 온 것처럼 진입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시간만 끄는 거라면, 충분히 가능해.”
 “유주 요원님.”

 단지, 이 둥지까지 오는 시간을 버는 정도는 유주, 아니, 하늘새만으로도 충분했다.
 둘 모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에서 더 최악으로 치닫을 리는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계속해서 가라앉아있는 감정의 단아가, 계속해서 훈련프로그램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불길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걱정하지 마. …만약 두 명이 온다면….”

 그 때에는, 한 명 정도야 잡아둘 수 있겠지.
 일전에 당했던 시절과는 달랐다.

 “두 번 다시… 지지 않기 위해 싸웠으니까.”

 그 목소리에 계속해서 고민하는 리르와는 달리, 결단한 듯 프레이 아델 로가 명령을 내렸다.

 -…하늘새 팀에게 출격 허가를 내린다.

 목표는 외부 클로저 팀의 진입을 호위하는 것.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장 사건에 대해서는 클로저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건만 모두가 그 명령에 수긍하듯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으며, 출격 명령이 내려지자마자 유주가 단아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날뛰고싶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건 이번 작전이 끝난 다음에 해줘.”
 “…….”
 “클로저들을 거점으로 가장 먼저 안내하는건… 너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단아가 답했다.

 “알겠어요.”

 공간을 다루는 능력인 만큼, 그의 이동수단만큼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없었다.
 아주 짧은 시간만 있다면 클로저 팀 전체를 옮길 수 있는 단아의 승낙을 받아낸 유주가 출격하자는 말을 하기 직전, 단아가 그를 붙잡으며 물었다.

 “…어떻게, 돌아오시려고요?”
 “살아서.”

 최근 거점 지역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했건만.
 무슨 변화점이 있었던걸까.
 그에게서부터 퍼져나오는 기이한 기류는, 단아에게 있어 불길함 그 자체였다.


 ─클로저 팀, 홍영.
 한때 하얀이 소속되어있었던 팀이자, 현재에 이르러서는 베테랑 클로저 팀으로,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는 어비스 사태를 진압하기 위한 팀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들이 이번에 프랑스로 오게된 것은 의외의 일로, ‘제 6주인’의 행보로 인식되는 파리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팀 하나로 주인 하나를 견뎌낼 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지만….
 파리 내부로의 통신이 단절되었지만, 그런 파리 내부로의 통신을 이어지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역시, 홍영의 일원이기도 하였다.

 “주인 하나와 S급 차원종 수준의 개체 둘…. 도저히 감당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지 않아.”
 “어쩔 수 없지. …함께 활동할 팀, 하늘새를 믿을 수밖에.”
 “팀을 믿어? 이전에도 우리끼리만 활동한 걸 잊은거야?”
 “그럼 어쩌라고? 이제와서 못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
 “다들 조용히 해.”

 만담이나 다름없는 이야기 속에서, 파리 내부로 들어가는, 무형의 에너지를 감지한 리더가 그리 말하니 순식간에 조용해진 주변에서 리더가 설치되어있는 중계기에 손을 올렸다.

 “과부하된 건 없는 것 같아. 아무래도… 관심도 없었나본데.”
 “관심이 있었다면 우리가 오는 것부터 막았겠지. 어비스를 주우우우욱~ 저번처럼 내보내면서.”
 “내보낸다 해서 막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좀 다물라니까.”

 두 번째 경고에 이르러서는 아예 입에 지퍼를 채운 듯, 뻥끗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 천천히 돔 형태로 이루어진 에너지막─보이지도 않는 그것에 다가간 리더가,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적이 이쪽을 포착했지만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나, 아니면… 지금 당장 제거하기 위해 오고있거나.

 “…어서오세요.”

 하지만 그 둘 모두가 아닐줄 누가 알았으랴.
 황금색 눈동자를 하고 있는 소년이 봉을 훙훙 돌리며 리더를 맞이하고, 이 사태에 리더가 주변을 둘러본 채 소년에게 물었다.

 “어비스는?”
 “다른 팀원들이 막고있을 거에요. 빨리 가도록 하죠. …둥지로.”

 차갑고 어두운 감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분위기에 이끌린걸까, 팀원들이 모두 들어오자, 인원수를 체크한 그는 마치 커튼을 걷어내듯 허공을 주욱 그어내리고서는.

 “이쪽으로.”

 ─그 너머에, 완벽히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조금 엉망이긴 하나, 정원과 빛이 제대로 들어오는 개활지.

 “공간계열 능력자?”
 “어서 가죠. …이쪽이 빨리 끝나야, 저쪽도 빠질 수 있을테니까요.”

 ─콰과과광!!

 푸른 번개가 전력을 다해 내달리는 소음이 고막을 찢을 듯이 들려온다.
 마치 바로 옆에서 번개가 떨어진 듯한 소음의 충격에 깜짝 놀란 홍영의 팀원들에게 소년이 재촉을 하니,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차례대로 그 너머로 넘어가기 시작하고, 커다란 번개가 계속해서 요란치는 마천루쪽을 바라보던 소년─단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으로 끝이라는 것에, 강한 죄악감을 가진 채 귀환했다.

 그리고, 유 주의 현장에서는.

 “무시무시한 파괴력. 번개 능력자가 아닌 화염계열 능력자였다면 최악이었겠군요.”
 “…….”

 그의 전신으로부터 터져나오는 무지막지한 번개의 줄기.
 그 두께는 최소 30cm 이상으로, 평범한 일반인은 물론 위상능력자라 할지언정 감전당하면 즉사할 정도의 압축된 힘이었다.

 “방대한 양의, 형체를 가지지 않은 위상력이 극도로 압축되면서 갖추게 되는 물질적 형태. 인간에게 이만한 양의 위상력이 있다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데… 수술이라도 받으신건가요? 그 사이에.”
 “하겠냐.”

 빠직!
 순간적인 빛과 함께 아즈라엘의 앞에 방패가 전개되었으니, 크게 부딪힌 두 힘은 서로간의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동시에 산화하여 사라졌다.
 아즈라엘은 심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전에 보았던 인간과 똑같은 인간이 맞는걸까, 싶을 정도로 방대한 수준의 위상력.
 위상력이 형태를 가지고 그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압축된 경우는 그에게 있어서도 처음이었기에.
 하지만.

 “그렇게 방출되는 번개들도 결국 위상력의 일종. 파괴력은 집중된 것만 못하니, 장기전으로 간다면 필시 패배할텐데요.”
 “분석력 하나는 좋군.”

 압축된 위상력인 만큼, 그에게 주어지는 부담은 크다.
 아니, 애초에 저정도로 압축된 번개가 벌써 몇 발이나 방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정상적이지가 않았다.

 ‘선천적인 위상력의 양? …비정상적이야.’

 아니, 그 이전에.

 “…전력이, 아닌건가요….”

 그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고, 이렇게 대치할 수 있다는 점부터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결과였다.
 그는, ‘유 주’라는 인간은 그만한 위상력을 뿜어내면서 전력을 드러내고 있지 않았다.
 도대체 유 주라는 인간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노라니, 끝내 결론에 다다른 아즈라엘이 두 손을 양 옆으로 펼치며 말했다.

 “…장래, 주인님의 강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바.”

 ─콰드드드득!!

 그 크기는 얼마일까.
 마천루 절반을 모조리 뒤덮어버릴 정도로 커다란 얼음의 돔은, 그 단단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전함의 주포로도 뚫지 못할 정도의 위엄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내부까지 보일 정도의 투명도는 유리창이라고 의심될 정도의 투명함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끝내 아즈라엘이 힘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공기가 얼어붙고,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폐가 얼어버릴 것만 같은 한기.
 그 두 손 사이에서 펼쳐질 이기적인 힘은, 그 크기부터가 남달라, 얼음성을 떠올리게끔 만들었다.
 그렇다고 유주가 가만히 있었는가.
 그럴 리가.
 이미 얼음의 방벽을 뚫지 못한다는 점에 있어서, 이곳이 ‘투기장’과 다를바 없어졌음을 인지한 유주 역시, 간신히… 전력을 비추기 시작했다.


 “깨졌다….”

 파리 한가운데에 펼쳐진 커다란 돔의 얼음.
 그 형태를 거점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고 있던 하얀은, 그저 그 무식한 파괴력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파괴력인가.
 혹시나 해서 몇 번 긁어보았건만, 흠집만으로 끝나버렸던 그 내구도가, 번개에 의해 무참히 쳐부숴지는 광경은, 재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 이 파리에 나타난… 주인과 아즈라엘 남매를 이은 세 번째 재해.


‡     ‡     ‡


 얼음성의 내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하니엘은 그저 조급함에 손톱을 씹고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커다란 얼음의 돔. 투기장을 의미하는 그곳은 1:1의, 서로 죽고 죽이는 결투장.
 서로가 가지고 있는 힘의 크기에 따라, 그리고 그 전투능력에 따라 적합하게 변화하는 얼음의 형태가 그토록 커다란 형상을 비추는 것은 처음이 아니던가.
 광역기와 원거리를 선호하는 유주와, 대인전과 근거리를 선호하는 아즈라엘임에도.
 서로 상성을 선호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커다란 돔이라니.
 차마 믿기지가 않았으며,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이, 더 믿을 수가 없었다.

 “얼음성의 힘을 끌었는데, 깨졌다고….”

 단지 힘의 응축.
 위상력의 완전 개방…에 가까운 그 형태.
 유 주라는 인간이 평소에 사용하는 위상력의 크기가, 그가 가지고 있는 크기의 수십 분의 일에 해당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말이 안되는 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거기에… 유니온이라는 단체에서 씌어놓은 리미트 덕분에 전력조차 내지 못할 상황일텐데.

 “…무언가 있었다는 걸까.”

 얼음의 돔을 깨부순 그 힘은 재해. 성의 본신에 흠집은 나지 않겠지만, 성의 영향력 내에서 그런 일을 벌인 것부터가 이미 규격 외에 해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현실로 돌아온 아즈라엘이 입을 열었다.

 “…주인님의 힘을 끌어쓰고서는 승리조차 없이 돌아와, 그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됐다, 네가 상대할만한 영역이 아니었다는 것이니.”

 터져나오는 위상력. …유니온의 기록에 있던 그 어떤 인간의 위상력 기록보다 거대하고 강했으니, 자신의, 최소한의 안전을 유지하던 세이프티를 깨부쉈음이 틀림없으리라.
 애초에 리미트라는 것은 위상능력자를 위상력 폭주로부터, 혹은 그 자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일동의 장치에 불과하니, 그런 자기 보호 기재를 부순 이상, 평범한 정도의 선에서 끝나지는 않겠지.

 “다음에 올 때… 죽이면 그만이니까.”

 다음에 올 존재는 누구일까.
 순수함에 상처받은 소년일까, 아니면 나약한 정신을 가졌음에도 친구를 위해 기꺼이 상처받기를 선택한 소년과 소녀인가.
 어느쪽이건, 하찮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뭐, 상관 없나….

 “와라 인간들이여!”

 너희가 비추는 절망이, 곧 그녀를 깨울 열쇠가 되리라.


‡     ‡     ‡


 팀 ‘홍영’. A급 클로저 넷과 B급 클로저 하나로 이루어진 초 베테랑 팀으로, A급 넷 중 둘은 어린 시절의 차원전쟁을 극복한 전쟁 영웅.
 그리고.

 “정말 오랜만이야, 하얀….”

 동시에 하얀이 팀장으로 있었던, 팀장으로서의 자격지심만 있었더라면 S급 클로저가 충분히 되었을 최고의 팀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홍영이 어째서 이곳에 있느냐.
 그들 입장에서는 유 주를 고의로 놓아준 홍영 자체가 눈엣가시나 다름이 없어 분해될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상층부에서는 꽤나 높은 실적을 가지고 있었던데다가 무엇보다 안정된 팀의 밸런스 때문에 홍영에 새로운 팀원을 추가하고, 팀장으로서의 자격이 높은 이를 다시금 세워놓은 뒤 팀 자체는 유지시켜 유럽에서 활동하게끔 만들었다.
 당연하지만 이는 대부분 동아시아에서 활동하던 당시 하늘새 팀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트려놓기 위한 작전 중 하나였으며, 적어도 이곳 파리에 오기 전까지는 꽤 안정적이게 유지가 되어 있었다.
 그런 팀이 다시금 전 팀장을 만나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리가 있을까.
 하지만, 그런 그들을 맞이하는 하얀의 미소는 어딘가 어두워, 언제나 맑은 하늘같았더 ㄴ그녀의 표정과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느냐는 듯, 파이로 키네시스이면서 동시에 현 팀장인 ‘나리마’가 다가가 물었다.

 “팀원이 녀석들에게 당하기라도 했어?”
 “…아니….”
 “그러면 도대체 왜….”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있느냐며.
 그런 의로도 말을 흐리니, 뻐꾸기의 전원이 켜지며 프레이 아델 로가 나타났다.

 -왔군, 우리 유니온의 골칫덩이 중 하나, 팀 ‘홍영’….
 “당신은?”
 -현 유니온 총본부, 의료기술부 총괄 팀장인 프레이 아델 로다. 지금 현재 파리의 총지휘권한은 내게 있지.

 한참이나 프레이 아델 로를 바라보면 나리마는 이윽고 위상력을 피워올리며 물었다.

 “네가 우리 전 팀장을 울린거냐?”
 -오, 이런… 그녀는 울었던 적이 없으니 너무 그러진 말게. 울고싶을 정도로 암울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말이야.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군. 여태까지의 작전 기록은 남아있나?”
 -물론, 전력이 늘어난 만큼, 자네들에게는 기대가 커. …자네들도 알아야할 필요가 있으니, 이에 대해 정보를 나눠주도록 하지.

 그러자, 그는 정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려주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들려고 했던 것이 ‘기적’이라는 것과, 그 기적의 그릇이 현단아의 어머니라는 것만을 제외한 모든 것을.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하늘새 2분대 중 3명이 인질로 잡혀있다는 것까지.

 “…비열하고, 비겁하군.”
 -나는 비위상능력자고, 자네들은 위상능력자. 힘을 가진 자 앞에서 힘없는 자는 한없이 비굴해질 수밖에 없지.

 당연한 순환이자 원리라며 답한 프레이 아델 로는 홍영 팀 뒤에서 다가온 마나에게 물었다.

 -유 주 요원의 상태는?
 “뇌제의 발동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위상력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서 육체 자체에 부담이 갔고요. 몇 시간 뒤엔 멀쩡히 움직이겠지만, 피로는 남을거에요.”
 -그렇군. …작전은 어느정도 짜둔 상태지만, 이대로 이즈라엘과 아즈라엘을 상대로 정면 승부는 너무 불리해. 우리에겐 유 주 요원이 시급한데.

 그러자 자신들은 들러리가 아니라며 홍영의 일원이 나섰다.
 그 일원 역시 번개 위상능력자였기에, 속력에서는 전혀 지지 않노라고 자부했건만, 전투 기록을 살짝만 영상으로 보여주자, 순간적으로 안색이 변하는 모습은 그저 안타깝기 그지없을 뿐이었다.

 -방대한 위상력을 바탕으로 육체에 과한 부담을 가한다. ─일종의 ‘과부하’. 그것도 ‘노심 과부하’ 형태지. 자칫 잘못하다간 노심의 역할을 하는 육체 자체가 붕괴하며 융해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기술.
 “이런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실제로 이론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기술이었지. 우리 역시, 만약 위상능력자의 발전으로 핵분열 수준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라는 의문에 도전해보았지만… 이것을 실현시킨 것은 유 주 요원 하나 뿐. 심지어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출력은 현재의 수 분에 일에 불과했겠지.
 “실제로는 수십 분에 일일지도 몰라요. 유주 요원님의 몸에서 퍼져나온 전격이 얼음 장벽을 깼을 때 측정된 위상 출력은 일전에 보이신 뇌제에 비해 현저히 출력이 높았으니까요.”

 다르게 말하자면, 더 강해지기 위해 본인의 위상력을 더 강하고, 더 많이 담는 형식으로, 그 과한 위상력이 더 이상 몸에 누적되지 못하자 갈 곳을 잃고 터져나가는 것.

 “그것이 ‘전뇌방전’의 상태, 라고 해야할까요.”

 평범한 출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번개가 지나간 자리의 건물 전체에 불이 켜지고 꺼지는 등, 여러모로 말이 안되는 이상현상을 일으키며, 최악의 경우에는 지면을 타고 퍼지는 커다란 번개로 인해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 번개가 떨어지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다르게 말하자면, 맨 하늘에 벼락이 떨어질지도 모른단거죠.”
 “끔찍하군.”

 번개가 가진 전압은 수 억 볼트를 상회한다. ─위상능력자라 해도 맞는다면 즉사일 수준일텐데, 그게 위상능력자 한 명의 기술로 인해 몇 번이고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소리에 끔찍하다며 고개를 저은 홍영의 팀원에게, 프레이 아델로는 이제 재회의 이야기는 마쳤느냐며 자신이 짜놓은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주가 하루만에 일어났을 때.
 피로가 아직 전부 가지 않았음에도 더 이상 파리 시가지를 적들에게 내어줄 수 없다며 당당한 기색을 보인 유주를 보며 프레이 아델 로가 웃었다.

 -이길 수 있겠나? …인류의 재앙에게.
 “아지 못한다면, 내가 이곳에 있을 이유따윈 없어.”

 사람을, 사람의 생명을. 사람이 살아갈 터전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 소중한 곳을 더 이상 더러운 얼음으로 물들이고, 발로 짓밟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에 그리 말하자, 좋은 마음가짐이라며 고개를 끄덕인 프레이 아델 로가, 유주에게 이번 작전의 개요를 다시금 설명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샘플 회수’ 및 ‘제 6주인’과 그 군단 격퇴 혹은 토벌.
 해당 작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살상 행위를 모두 ‘정당방위’로 인정한다.

 -이견 있나?

 어떠한 이견도 없는 가운데, 유일하게 손을 든 이는 세이지 하나 뿐이었다.

 -뭐지?
 “만약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하늘새 2분대 중 한 명을 풀어줘. 그게 조건이야.”
 -…좋다.

 프레이 아델 로에게 있어서는 썩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어차피 제어가 되지 않는 히아 마야를 제외한, 제어코드가 잘 듣는 나머지 두 명 정도야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었다.
 중요한건 그의 목줄을 채워놓을 수 있는 인질 뿐.
 그 사실은 세이지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단편적인 거래를 요청하는 것이겠지.
 거래가 성사되자, 다섯의 하늘새가 날아올랐다.

 하나는 불길을 두르고, 하나는 번개를 두르고.
 하나는 공간을 두르고, 하나는 검은 힘을 두르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특이하게도 하얀 머리카락으로 변색된 채로.

 “누가 시종들을 맡죠?”

 허공을 마치 걷듯이 총총 뛰면서 단아가 묻자, 유주는 뇌제임에도 불구하고 속력을 제어하면서 답했다.

 “…내가 아즈라엘을 맡지.”
 “그럼 내가 그 여자애.”
 “그럼 우리가 본진이군요. …아나는 서포터 해 줘.”
 “…응….”

 유주와 하얀이 그 남매를 맡는 동안 홍영 팀과 동행하는 세이지와 단아가 성으로 접근해 샘플─어머니의 클론과 여섯 번째 주인인 하니엘을 격퇴하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야기만큼이나 잘 풀린다면야 좋겠지만….

 “보인다.”

 얼음성 입구로부터 한참이나 떨어져있는 장소.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새하얀 얼음의 창대를 붙잡은 아즈라엘과 조형된 얼음의 주먹을 허공에 띄우고 있는 이즈라엘을 발견한 유주가, 먼저 가겠노라며 뇌제를 폭주시켰다.

 ─결전기, 뇌제 - 전뇌방전

 ─콰과과광!!

 실로 이해할 수 없는 속력.
 아마 소리조차도 그의 속력보다 느리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의 속력으로 터져나간 그의 몸은 아즈라엘을 붙잡은 채 마천루 너머로 하염없이 떠나갔으며, 그 모습을 보며 당황한 이즈라엘에게 붉은 홍련의 새가 날아들었다.

 ─투쾅!

 커다란 폭음과 함께 시작된 두 전투 소리의 사이를, 홍영 팀과 두 마리의 새는 그저 빠르고 고요하게 지나가기만 할 뿐이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기다리고 있는 군단도 없으며, 막는 군세도 없으며.
 자랑이라도 하듯, 장식이라도 하듯 얼려놓은, 이젠 살아나지도 못할 가련한 생명의 조각상 사이로 천천히 들어가며, 얼음성의 문을 연다.

 “…휘황찬란하군….”
 “그리고… 춥고요.”

 말마따나, 얼음성 안쪽에서 불어닥치는 단순한 기류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온 몸이 얼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 모습에 나리마가 앞으로 나서서 불꽃을 펼치기 시작했으니, 간신히 입구에 닿았을 뿐이다.

 “후우….”

 얼음성 내부의 온도는 영하. 주인의 뜻대로 조절되는 이곳의 온도는 사람을 얼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거기에 갑작스레 나타난 얼음성 내부의 괴수들을 상대하느라고 길목을 틀어막은 채 홍영 팀은 그대로 교전을 시작했다. 여태껏 나리마의 불꽃으로 한기를 막고있었던 그들은 갑작스레 추워지는 한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싶었으나, 금세 적응하고서는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단아와 세이지 주변을 난회전하며 계속해서 막을 형성하고 있는 무형의 공간은 그 한기를 들여보내주지 않은 채, 계속해서 나아가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단아의 모습에 세이지는 그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단방향 회전도 아닌 난방향 회전. 그것도 공간 자체를 뒤트는 일은 아무리 공간 능력자라고는 하나 어마어마한 집중력이 필요할 터.
 그 상황에서 퍼즐처럼 엮여있는 이곳 얼음성을 돌파하는 것은 실로 어렵기 그지없었다.
 또한,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설치된 함정과 방해물들은 닿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위상력을 깎아가며, 착실히 단아의 체력을 빼앗아가고 있었다.

 “형, 차라리 제가….”
 “녀석이 무슨 힘을 사용할지 몰라. …검은 위상력인 네가… 최후의 수단이야.”

 세이지의 의견은 간단히도 기각당한 채.
 단아는 꿋꿋이, 이 성의 정상에서 기다릴 자신의 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콰광!!
 푸른 뇌음이 빗발치며, 어마어마한 굉음이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에, 마천루가 귀를 틀어막고, 하늘의 구름이 서둘러 자리를 벗어난다.
 그래, 그것은 실로 재해였다.
 그러나, 그 재해의 힘은 서로 비등하지 않았으니.
 뇌제로 속도의 우위를 가지고 있는 유주의 움직임을, 아즈라엘은 차마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동시에 농락당하는 것같기도 하였다.

 빠득!
 이빨이 갈린다.

 “인간 따위가….”

 감히… 감히… 감히!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가!!”

 콰드드드…!
 파리가 얼어붙는다. 방출된 전력만으로 파리의 명암을 가르던 그의 힘처럼, 파리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새하얀 얼음 서리를 내뿜으며, 서리의 파도가 온 세상을 얼린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이즈라엘은 생명체의 조형이며, 아즈라엘은 물체의 조형이라고.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즈라엘은 직접 싸우는 것보다는 손에 닿지 않는 처리법을 원할 뿐이고, 아즈라엘은 확실히 상대의 생명줄을 끊어내기 위한 방식을 사용하니까.
 그러나, 조형의 ‘방식’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도 그럴게….

 “빙결계 방출형… 제 주인의 힘을, 정확히 반반씩 나눠 받았군.”

 두 명에게 완벽하게 나눠주는 것은 힘들 터.
 실제로, 부피가 크더라도 그 단단함이 약한 이즈라엘은 작은 무기의 조형에만 신경을 썼으며, 방출에 가까운 일전의 ‘얼음의 감옥’은 이상할 정도로 두꺼웠으니까.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그들에게 힘을 나눴는지는 당연히… 눈에 원히 보이지 않은가.

 “출력 싸움이라면 지지 않아.”
 “인간 따위가!!”

 이제 출력 싸움이 된 이상, 뇌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어진다.
 소모가 심한 뇌제, 전뇌방전의 형태로는 몸의 피로와 데미지만 축적되며, 위상력의 소모만 극대화될 뿐이니까.
 그렇다면 단지, 이 한발에 모든 것을 담는다.
 마치 감싸듯 두 손을 모으니, 그 사이에서 빠직거리며 괴성이 울린다.

 “여기가 종막이다.”

 ─섬멸기, 여섯 갈래 번뇌.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드니.
 불꽃마저 얼리는 서리파도와, 하늘을 지배하는 천둥의 괴성이 부딪힌 순간이었다.







 네, 2월 1일날에야 돌아온 AI미스틱입니다.
 여러 가지 안좋은 소식 끝에서야 간신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이번 2장 15화는 어땠나요? 즐거우셨나요, 의문만이 가득하셧나요, 아니면 하찮다고 여겨질 정도로 한숨이 나오시나요.
 어쩌면 즐겁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저 스스로의 능력이 떨어진 것이라면 몇 번이고 인지하고 있기에, 어쩌면 이 어비스의 주인을 끝날 때가 온다면, 최악의 필력으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다 해서 제가 이 어비스의 주인을 그만둘 이유는 아무것도 없겠죠.
 여러분들의 즐거움을 위해, 그리고 제 즐거움을 위해.

 힘들다고 공지를 올렸을 때, 한 분께서 위로하는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실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이 펜을, 이 키보드에서 손을 놓지 못합니다.
 노래를 듣는다 하더라도, 게임에 푹 빠진다 하더라도.
 망상과 공상, 그리고 소설 사이에서 방황하고 모든 것을 써내리고.
 무엇이든 상상하고, 즐거워하며, 나만의 것을 찾고, 또다시 상상하는 것.

 제게 있어서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무한히 상상하는 것’이 제 삶의 의미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무한한 상상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환희니까요.

 저는, 제가 살아있는 이상, 상상하기를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상상하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은, 제가 더 이상 저로서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이 펜을 놓고, 이 키보드를 놓고.
 이 문서에서 손을 떼고, 이 메모장에서 손을 떼고.
 이 파일에서 손을 떼고, 이 글자로부터 손을 떼고.
 상상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은.
 제게 있어서 죽음이기에, 저는 결코 이걸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즐거움이 아닌, 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글을 적고.
 그 글이 다른 사람이 즐거워할 것이라면 올리고.
 그것으로 누군가 즐거워한다면, 그걸 보며 저는 웃을 것입니다.

 네.

 제게 있어서 건강은 이제 없을지도 모르는, 영원히 멀리 있을지도 모르는 괴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수 년동안이나 같은 약을 먹고.
 수 년동안이나 같은 병에 떨고.
 잠에 들 때마다 내일 아침, 또다시 맞이하는 ‘오늘 밥은 뭘로 먹을까’.
 그 한 마디를 기대하며, 저는 하루마다 잠드니까요.

 그러니까 적어도 상상하는 것만큼은.
 상상하는 것을 그만두는 것만큼은, 제가 죽은 뒤로, 미뤄두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부디 건강을 잃지 않고.
 상상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건강이란,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바라볼 수 없는… 그런 아이니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주세요….



“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
“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
“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 ”

- 우리나라 격언 中 -



재물은 주워담을 수 있고.
명예는 되찾을 수 있으나.
건강은… 다시 돌아오기 힘든, 그런 투정쟁이니까요.
2024-10-24 23:36:1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