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헌터 1화-용의 위협이 다시 한번 시작되다.
pixi 2021-01-21 2
“수고했다. 마지막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치셨으니 이제 곧 폭스 헌터팀의 정식 라이선스가 등록될거야. 그때까지 조금만 대기하도록”
외부차원의 어느 곳, 척력장으로 보호받고 있는 폭스 헌터의 전초기지인 위그드라실에 도착하자 우리 팀의 오퍼레이터인 케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아….이 망할놈의 외부차원에서 어떻게 편하게 쉬냐고. 우리는 언제 내부차원으로 돌아가는거야?”
마지막 테스트가 끝나고 드디어 지구로 돌아가나 싶었더니 도착한 곳이 위그드라실이라니….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척력장 덕분에 위그드라실 안에서는 차원압력을 막아주는 강화복도 필요 없었지만 그대로 저 바깥의 어두컴컴한 풍경은 언제 봐도 꺼림직했으니까.
“애초에 폭스 헌터팀은 유니온의 클로저들처럼 내부차원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외부차원으로의 공격작전을 위해 창설된 팀이다. 저 거대한 병기들을 지구에서 사용하면 지구가 남아나지 않을거다.”
케이는 위그드라실에 정박해있는 기함 델타를 가리키며 말했다. 말이 함선이지, 크기만 5km에 육박하는 거의 요새에 가까운 함선. 저 함선 1대 만으로도 규격외의 S급 클로저들을 제외한다면 유니온의 전력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UN의 과학력의 총집합체, 그것이 우리의 기함 델타였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애초에 우리 폭스 헌터팀은 위상능력자를 포함, 위상력을 이용하는 병기 또한 일체 가용하지 않고 있다. 순수 인류의 과학력만으로, 압도적인 화력으로 차원종을 짓밟기 위해 지구의 과학력보다 2~3세기는 앞서있는 폭스 헌터의 병기들은 도저히 지구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투털대지 말라고. 니 빼고 팀원들은 전부 다음 작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잖아.”
케이가 반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리아, 블라드 아저씨, 엘리스 모두 이미 다음 작전을 위해 자신들의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하아….나도 내 총기들이나 손질하러 가야하나..
“…..점검할 시간도 없겠군. 정식 라이선스를 받자 마자 작전이라니….폭스 헌터팀은 전부 작전 브리핑을 위해 기함 델타로 집합한다. 니가 가서 전달해”
“아 진짜!!!”
투덜거리다가 쉴 시간마저 잃어버린 난 짜증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명색이 UN 직속 팀인데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는 건가 생각하면서…
“마지막 테스트가 종료되고 정식 라이선스가 나온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정규 작전이라니. 많이 급한 작전인 모양이지?”
기함 델타의 브리핑실, 마리아 함장님이 팔짱을 낀 채 케이를 향해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날이 서있다는 것 정도는 거기 있는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위쪽에서도 많이 급한 사항인 모양이라…..자세한 사항은 브리핑을 진행하며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아. 일단 들어보도록 하지.”
차원전쟁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하나인 마리아 할머니의 앞에서는 오퍼레이터인 케이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우리들을 상대할 때의 그 장난스런 태도는 어디가고 잔뜩 긴장한 채로 브리핑을 하는 케이를 보니 뭔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 신서울에서 완전히 괴멸 직전까지 몰렸던 용의 군단을 기억하십니까?”
“그건…..그 뭐냐, 신생 클로저팀인 검은양팀하고 벌처스의 늑대개팀이었나? 그 두 팀에 의해서 괴멸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데미플레인도 독가스로 오염되고 군단이 완전히 와해되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아리아양의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아리아양…?”
“쓸데없는 데 신경쓰지 말고. 케이, 계속 해보게.”
“넵. 군단이 거의 와해되고 데미플레인 또한 오염된 것은 맞지만, 용의 군단 자체가 와해된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신서울 침공이 실패하고 용의 군단의 잔존세력들은 대부분 이름없는 군단의 참모장인 애쉬와 더스트의 휘하로 들어갔다고 추측하고 있었지만, 이 사진을 보시죠.”
케이가 홀로그램을 통해 한 장의 사진을 띄웠다. 이건….
“….안드라스. 용의 군단의 2인자이자 데미플레인의 수문장이었던 녀석이군. 도주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그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던 것 같은데. 외부차원에 숨어있었나…게다가 병력 수도 꽤나 되는 모양이고,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군단의 붕괴는 면한 모양인 것 같군.”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쪽 부근을 자세히 보시면…”
케이가 가리킨 곳을 자세히 바라보자 안드라스 말고도 무언가가 보이는 것 같았다.
“…크리자리드 블래스터? 이 녀석들이 왜?”
크리자리드 블래스터, B+급 차원종으로 거슬리는 녀석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팀이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안드라스와는 달리 이 녀석들은 근근히 목격되고 있는 녀석들이기도 했고…이걸 왜 보여주는 거지?
“……왜 상부에서 급하게 정규 작전을 하달하였는지 알 만하군”
“응? 이게 대체 왜?”
나와는 달리 마리아 함장님과 블라드 아저씨는 꽤나 심각한 표정이었다. 크리자리드 블래스터가 그렇게 위험한 족속이었나..?
“분명 크리자리드 블래스터라는 녀석들 자체가 크게 위협적인 것은 아니야. 게다가 신서울 침공 당시 용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개채들 또한 전부 죽었다는 보고도 있었지. 하지만…..아무래도 전부 죽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군.”
그제서야 뭔가 깨달았다.
“그럼 설마….”
“용의 군단의 2인자인 안드라스가 저렇게 지키고 있다는 것은….용이 될 가능성이 있는 크리자리드 블래스터가 1마리 더 있었다는 뜻이겠지.”
……..그렇다. 용이 될 자질이 없는 크리자리드 블래스터라면 안드라스가 저렇게 지키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저 녀석과 잔존 용의 군단이 지키고 있다는 것은….또 하나의 용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정찰드론을 통한 위상력 측정 결과 이미 단순 크리자리드 블래스터의 위상력 한계치를 한참 뛰어넘었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른다면 곧 용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상부에 결정입니다.”
………급하게 정규 작전이 하달된 것도 이해가 됬다. 용이 되기 전에 녀석을 처치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용으로의 **에 성공한다면 녀석에게 위상력을 이용한 공격은 일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건 우리밖에 할 수 없는 작전이군요.”
“유니온측 또한 클로저 부대를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밝혀왔습니다만….어떻하시겠습니까?”
“…일단 대기하도록. 그 전에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을 것 같군.”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에 대한 작전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공격 작전은….”
“아니, 바로 공격하기에는 너무 위험해. 일단 정찰 작전부터 진행한다.”
공격 작전 브리핑을 시작하려는 케이의 말을 마리아 함장님이 잘랐다.
“하지만….시간이 없습니다! 만약 그러다가 녀석이 **하여 용으로 각성한다면!!”
“….자네는 용의 군단과 전투를 해 본적이 있나?”
“예?”
“차원 전쟁 시절 녀석들의 세력과 몇 번 부딫혀 본 적이 있지. 그 괴물 같은 헤카톤케일 녀석도 그렇지만….저 안드라스 녀석은 헤카톤케일 때부터 계속 용을 보좌해오던 녀석이다. 그만큼 단순 전투력은 A+에 그칠지 몰라도 전략, 전술에 대해서는 꽤나 뛰어난 녀석이지. 이곳이 외부차원이라고 해도 안드라스 같은 녀석이 군단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존재를 이렇게 쉽게 노출시킬리가 없어.”
마리아 함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윗분들이 급한 것은 알만했다. 용의 군단의 부활, 만약 저 군단이 부활한다면 저것들은 다른 차원종들과는 달리 인간에 대한 직접적인 원한을 가지고 침공을 개시하겠지. 한 번의 실패를 토대로 인간을 완전히 절멸시키기 위해 칼을 갈 것이다.
“놈들은 이미 한 번 실패를 경험한 만큼 더 신중하게 준비해올거야. 그렇기에 우리 또한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겨우 정찰드론이 찍은 사진 1장 만으로 폭스헌터팀의 전력을 투자할 수는 없어. 아리아, 엘리스, 유한성. 너희 3명이서 정찰 작전을 개시한다. 델타는 움직이지 않아. 수송선만으로 녀석들의 세력을 염탐하고 빠져나오도록 해라. 할 수 있겠지?”
“Aye aye sir”
나와 엘리스, 그리고 아리아는 곧바로 브리핑실을 빠져나와 장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저번처럼 테스트 도중 차원종들에게 둘러싸여도 기함이 구해주러 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마리아 함장님께서 직접 말씀하셨다. 이제부터는 진짜 실전. 첫 실전부터 군단세력과의 전투라니….
“뭐야, 겁 먹은거야?”
벌써 준비를 마친 아리아가 이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백련 10기가 이미 전투 모드를 가동한 채 마치 한 쌍의 날개처럼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겁 먹을 필요 없습니다. 마스터, 혹시라도 저번처럼 포위되신다면 이번에는 버리고 갈 거니까요.”
엘리스 또한 백팩 부스터를 전개하며 자신의 전용 무장인 AB소드를 들고 있었다. 버리고 간다니….
“걱정마. 포위되든 말든 전부 박살내면 만사 OK잖아?”
[엑소 슈트 가동률 50….70…100%. 육체 강화 활성화.]
[무장 확인…대 차원종 머스킷 킬베로스. 잔탄 30발. 대 차원종 전투소총 마이스터. 잔탄 140발. 대 차원종 매그넘 헌터. 잔탄 8발. 작전 상 추가보급이 어렵습니다. 잔탄을 고려하여 신중히 사용하여 주십시오.]
“폭스 헌터팀 첫 작전이다. 출발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