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의 주인 2장 13화, 재앙과 진실
AI미스틱 2021-01-19 0
부산 항구 어딘가.
피투성이로 이루어져 있는 그곳은, 여태껏 쌓아놓은 시체로 가득했으며, 사람은 물론 차원종도 상당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무언가가 게걸스럽게 시체를 먹고 있었으니.
─우드득, 우직, 뿌드드득….
먹는다는 행위가 그토록 더럽고, 처절하고, 치졸할 수 있는가.
생명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것은 인간도 마찬가지이나, 같은 ‘괴물’임에도 불구하고 괴물을 씹어먹으며 그 힘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먹은 시체의 숫자는 벌써 수천.
일본과 한국에서만 모은 숫자만 수천이니, 중국은 물론이요 아메리카까지 넘어가게 된다면 어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게 될지, 누구나 알게 될 일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이 정도 숫자로도 충분했다.
꽤 고위급 차원종도 모여있었으니, ‘그’의 부활에는 꽤 충분한 역할을 하겠지.
“…크군요….”
“그대가 작은걸세, 피어. 본신에 비하면 저정도는 턱없이 작은 크기지.”
그 크기는 실로 3m 이상. 그것조차 앉아있는 크기였다.
피어를 두 배로 늘린다면 조금이나마 넘을까 싶은 길이에 레비가 ‘오히려’ 본신本身에 비하면 작은 축에 속한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그도 그럴게, 레비라 불린 존재의 본신本身 역시 2m 따위에 속박되지 않는, 커다란 폭군이니까.
크기도 크기지만, 중요한건 그 식성과 흉폭성.
이계의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존재인 그는 단지 이곳 외진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인간들이 다가오지 못할 정도의 존재감을 풍기고 있었다.
‘재앙’. 다가오면 죽는다.
그걸 본능적으로 인지한 인간의 세포는 감히 다가올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딴청을 부리고, 다른 일이 생겼다며 자리를 피한다. 그 흔한 밀매업자도─아니, 애초에 부산에는 밀매업자가 없지만─다가오지 않는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죽음을 모방케하였다.
거기에 먹는 속도는 또 어떤가.
시체의 산이 몇 개였거늘, 그게 벌써 하나로 줄어들 정도의 속력.
단지 한 마디씩 던졌을 뿐인데, 그 남은 산 하나도 절반으로 줄어든 다음이었다.
이윽고 시체의 산이 사라지고 핏물만이 그득히 남게 되니, 그것은 부드득거리며 주먹을 모으더니 이내 일어났다.
그 크기는 실로 5m 이상…. 건물 2층 수준의 크기였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이윽고 자신의 등 뒤에 있다고 여겨지는 피어에게 물었다.
“위대한 별께서는… 어찌 지내시는가…?”
“죽었다 살아나셔도 끝내 군주의 걱정이라… …후훗, 걱정하지 마시지요. 별께서는 순조로이 현신의 준비를 마쳐가고 계시니.”
“현신! 이 불충의 신하가 죽어있을 시간동안 별께서는 현신을 준비하셨단 말인가! 이 무슨 불충! 이곳에서 당장 죽어도 할 말 없을 불충이로다!”
“…그만두세요, 당신을 살리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불충, 불충. 말은 그렇게 하나, 피어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충의가 깊은 자는 없으며, 그만큼 그 역할을 잘 치룰 존재도 없다.
설령 아버지의 대리인인 ‘용’이 있다 하더라도, 그의 충의와 역할은 비교할 수 없으리라.
“되살아나신 걸 감축드리지요,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주인이시어.”
‘아버지’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발음했다.
하지만 피어가 그리 말하니,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는, 이윽고 위쪽 손 하나로 머리를 긁으며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고?”
“모를 만도 하지, 그녀가 태어난 것은 그대가 서거한 이후였으니.”
“레비아탄! 대양을 다스리는 위대한 폭군이 어떤 연유로 이곳으로 넘어왔는가?”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듯싶으니 미리 말해두도록 하지.”
그가 다시 탄생한 것은 식사를 끝마친 이후라는 점을 떠올린 레비아탄은, 곤란해지기 전에 그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침공한 인간계와는 다른 차원이며, 다른 차원이긴 하나 비슷한 차원압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곳의 차원압력은 버티기가 아주 쉽다는 것을.
“즉, 위대한 별… 주군께서는 이곳에서 현신코자 하시는 건가.”
“그런 것이지. …이해가 되었나?”
“이해가 되었네. …오랜 시간, 이 불충한 신하가 죽어있었다는 것도. 그렇다면 레비아탄! 이 자그마한 존재는 누구인가? 작고 여린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몸에 깃든 힘과 존재는 실로 총애받는 자! …혹여 주군께서 들이신 새로운 위성인가?”
그 질문에, 레비아탄은 직접 말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얼떨결에 떠맡아버린, 자기소개에 피어는 붉은 눈을 밝게 빛내며 말했다.
“저는… 아버지께서 손수 빚어 만든 자, 피어라고 합니다.”
“주군께서 손수 만드신 존재! 오오, 이런 무례가 있나. 이 하찮은 존재의 무례를 용서하시게….”
“걱정 마시지요. 아버지께선 당신을 살려내기 위해 온갖 방도를 찾으셨으니, 그 역할을 제게 맡기셨습니다.”
“주군께서 이 불충을 살리기 위해? 이럴 수가… 그토록 오랜 시간 이 어리석은 자는 잠든 채 생각조차 잊었건만….”
“자, 그만. 아버지께선 조용히 이 세상을 관찰하시고, 현신의 때를 기다리고자 하시니 당신께서 해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간단합니다. 이것을.”
피어가 그 말과 함께 꺼내 든 것은 다름 아닌 아머드 특경대의 갑옷이었다.
황색 외견을 띄고 있는 그 모습을 잠시 주의 깊게 바라보던 그는, 이윽고 이를 부득 갈았다.
“그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잿빛’의 냄새가 나는 물건을 내게 씌우고자 하는가?”
‘잿빛’. 그것은 그에게 깃들어있는 하나의 경험이자 냄새.
그 ‘잿빛’에 의해, 그는 한 차례 죽었다.
주인이라 불리면서, 위성이라 추앙받던 그는 이계의 지구를 침공할 시절. 어떤 방식을 통해 일순 힘을 잃은 순간 살해당하여 목숨을 빼앗겼다.
그 육신은 거의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으나, 그 속에서 간신히 발견한 그의 파편은 다행히 삶을 가지고 있어, 이리 부활할 수 있었다.
허나, 역시 그 잿빛의 냄새가 남아있는 것을 받아달라 하는 건 역시 무리였나.
아쉬움에 그 헬맷을 내리니, 레비아탄이 피어를 대신하여 말했다.
“그대가 잿빛의 냄새를 싫어하는 것은 아네. 하지만… 잘 보게, 이것은 잿빛의 것이 아닌, 그것과 같은 곳에서 지내던 ‘벌레’의 파편일 뿐이네.”
“그렇다 하더라도!”
“총애받는 12번째 주인이시어.”
우득.
무언가가 가라앉는 깊은 감각. ─심해의 압력이 재현된듯한 그 압력 속에서, 네 개나 있는 눈 중 하나를 굴려 그곳을 쳐다보니, 은빛을 휘감은 검은색을 드러낸 피어가 말했다.
“이건 권유도, 부탁도 아닙니다.”
─명령.
하지 않겠다면 필요에 따라 죽인다.
그런 살의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몇몇 주인을 제외하고서는 주인 간의 힘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도 그가 이토록 피어의 힘에 신경을 쏟는 이유는 간단했다.
‘별’이 직접 깎아낸 위대한 창조물이면서도, 자신은 아직 부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힘의 1할조차 채 내기 힘든 상황.
어느 쪽이 더 우위인지 말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끝내 받아들이기로 하니, 그 모습에 피어는 걱정하지 말라며 말을 이었다.
“양분이 생긴다면, 당신의 뜻에 따라 먹어도 좋고… 혹은 기르는 것도 좋겠죠.”
어느 쪽이건 좋았다.
그저, 들키지만 않으면.
반면, 독일의 사냥터지기 성에서는 실로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호프만의 체포가 거의 코앞에 놓인 상황에서 들이닥친 ‘자드키엘’이라는 재해는 트레이너의 발목을 묶었으며, 트레이너의 자리가 빈만큼, 클로저들은 호프만의 체포보다는 인공 차원종의 상대를 더 우선시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런 최악의 밸런스는 얼마 가지 않아 멈추었으니.
갑자기 발을 멈춰선 자드키엘의 모습에 트레이너가 뒤로 물러났다.
그는 갑작스레 멈춘 이후, 어느 한쪽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그 모습에 혹시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 긴장하고 있던 트레이너에게 자드키엘이 말했다.
“…이젠 됐다.”
“…뭐라고?”
마치 흥미가 가셨다는 듯 말하는 그 모습에 트레이너가 당혹감을 내비치자, 자드키엘은 그다지 궁금해할 필요성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며 말했다.
“네놈 따위의 상대보다, 차라리 그 잿빛을 직접 잡아 찢어버리는 게… 보다 이득일 듯싶군.”
“그 말은… 우리를 놓아주겠다는 말인가?”
다시금 내밀어진 질문에 자드키엘이 답했다.
“강자여, 그대와 다시 겨루기 위해 짐은 돌아오겠다만… 적어도 그들에게 더 이상의 관심은 없어졌다고 답해주지.”
“이유가 뭐지?”
“그런 것까지 알려줄 이유는 느껴지지 않는군. …이름이 뭔가, 강자여.”
갑자기 이름을 물어보는 자드키엘에 트레이너가 자세를 풀고 말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에게선 더 이상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트레이너라고 부르면 된다.”
“이름은 버린건가. …뭐, 좋다. ‘드래곤’ 이후의 첫 강자여, 다음에 만날 때엔… 서로 목숨을 걸고 싸워보도록 하자꾸나.”
그 말과 함께 지면에서 솟아오른 붉은 괴조와 함께, 하늘을 유유히 날아 사라진다.
간신히 끝난 전투에 숨을 거칠게 내쉰 트레이너는, 그가 사라진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여기 또 지옥 바뀌는 것이 무엇 하나도 없다!づ
실로 안좋은 일이었으니까. ─그가 내비친 힘이, 아직 전력이 아니라는 점은.
현재의 트레이너로서는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 어설픈 핏빛의 칼날로도 호각지세를 이룰 정도였으니, 비록 주변 피해를 고려해 힘을 제어했다고는 해도, 이토록 오래 시간이 끌릴 줄은 트레이너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거지?”
과거에 보았던 최악의 진실.
그보다도 더 최악이 될지도 모르는 ‘재앙’이, 진실이 되어 다가오고 있었음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 ‡ ‡
…당연하지만, 어비스라는 개체의 활동은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움직임이었다.
차원종을 제거해주는 경우도 존재했으나,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으며, 대부분 클로저와의 교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몇 달 전, 그 어비스라는 개체의 정점에 서있는 ‘주인’이라는 개체가 등장한 나라가 또 있었으니.
─부산 쓰레기섬…이 있는 동해를 너머 있는 한 나라.
일본, 교토….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참으로 참혹해, 뉴스로도 영상이 나오지 않았지만, SNS라는게 늘 그렇듯 대부분의 일은 쉽게 그 네트워크망을 빠져나가 세계에 알려진다.
-여긴 이제 지옥과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당연하지만, ‘주인’이라는 개체가 나타나는 곳이면 늘 그렇듯, 지옥이나 다름없는 풍경이었다.
문제는 그것이 일본 역사는 물론이요,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줄 정도로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겨주었다는 점이지.
한동안 한국 내부에서 일어난 ‘헤카톤 케일’ 사건, 도시 전체가 얼어붙는 기현상인 ‘제 1차 주인 사태’ 등,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해 묻혀있었던 일본에서의 사건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 교토에서 정체불명의 ‘녹색 가스’가 발견되어….”
“사상자는 적습니다만, 중독 현상이 심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로는 역대 최고로 판단되어….”
그리고 전문가의 한 마디가 있기를.
“아마… 인류가 여태 경험했던 ‘마약’ 따위와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중독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이 됩니다.”
“인간의 고통을 크게 줄여주는… 마취약과는 비교가 되지를 않죠. 전신마취를 하면 최소한 잠들기라도 하지만, 이 녹색 물질은 그런 것조차 없습니다. 한 번 들이마시면 끝. 전신마취와 다름없는 효과를 가진 채 생활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사람이 녹고 있다고요. 산채로… 그런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이건…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나 다름이 없어요. 저 녹색 가스가 우리 내부 차원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녹색 가스’. 그것은 언제부터인가 교토에 퍼지기 시작한 물질로, 처음에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지만, 점차 그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각자가 인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는 이상한 것만으로는 상관없을 정도로 사람들에게는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녹색 가스를 들이킬수록, 받아들일수록 안정되는 감정과 육체의 편안함, 그리고 쾌감은 마약의 수백 배에 이르렀고, 법으로 제한되지 않은 녹색 가스는 합법적인 마약이나 다름없었기에 모든 시민이 그것에 대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당연히 유니온에서는 해당 가스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그 속도는 그저 느리기 그지없었고, 그 사이, 녹색 가스는 위협적일 정도로 그 세력을 넓혀갔다.
결국, 일본 정부에서는 녹색 가스에 노출된 사람을 강제로 격리, 연구를 진행했으나 금단 현상은 1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났으며, 평범하게 고통을 느꼈다면 멈추었을 행위를 계속한 결과, 두개골이 부서지며 사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끝내 일본 정부는 녹색 가스를 ‘역병’의 일종으로 인식, 교토를 격리 및 폐쇄하기로 하였으며, 현재는 격리벽을 쌓아둔 채 유니온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편안하게 굴러갈 리는 없었다.
일본 역시 차원 전쟁 시절 피해를 입었으나, 그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렇기에 일본 자체에서도 클로저의 필요성을 극도로 낮게 생각하고 있었건만….
“도쿄에 유니온 지정 특S급 어비스, ‘카마엘’이 출현해….”
그 클로저가, 가장 필요할 시기가 다가올 줄 누가 알았으랴.
도쿄에 출현한 커다란 재해, 특S급 어비스 ‘카마엘’. 한때 B급 차원종으로 인식되었던 ‘슬라임’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수백 배, 혹은 수천 배나 되는 크기로 다시 나타나 건물을 집어삼키는 등의 기행을 벌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재해. 일본 행정부는 거의 마비되었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다른 도시에서 행정 처리를 하고 있으나, 그게 오래토록 지속될 리는 만무.
유니온에서 파견해주는 클로저는 물론, 국내의 모든 클로저를 끌어모아도 특S급 어비스 카마엘은 단지 먹고, 혹은 물러서는 등, 마치 사냥감을 조롱하듯이 행동했다.
그리고, 일이 벌어졌으니….
“…일본 내각 총리대신이 일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출입국 금지 상태가 되었습니다.”
‡ ‡ ‡
프랑스 파리….
가장 어비스를 오래 추적하고 쫓아온 하늘새 팀은, 끝내 ‘진실’을 마주할 순간을 앞둔 채, 고난을 겪고 있었다.
“유럽 지부 최대 규모의 유니온 연구소 앙리 연구소….”
그들에게 내려진 지령은 유럽 최대 규모, 앙리 연구소 내부에서 어떤 ‘샘플’, 혹은 ‘데이터 자료’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사실상 거의 파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연구소였으나 프레이 아델 로는 그 사실을 믿지 못하는 듯싶었으며, 결국 들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세이지가 앞장서기 시작했다.
“앙리 연구소는 엘트 라 어스트가 가장 오랫동안 있었던 연구소기도 하죠.”
“그럼 검은 위상력 연구도….”
“그건 다른 곳에서 했지만요.”
앙리 연구소 내부에서 하기에는 연구소 구조가 적합하지 않았다.
검은 위상력에 버틸 수 있을 정도의 내부를 가지고 있어야했지만 현존하는 대부분의 연구소는 그 조건을 채우지 못했으며, 결국 연구소 하나를 신설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현재 존재하는 유니온 총본부 최하층… 그보다 더 아래에 존재하는 ‘흑색의 관’이라 불리는 연구소였다.
그곳에서 세이지는 만들어졌으며 그곳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곳으로 와야하는 이유를, 저는 모르고있어요.”
검은 위상력의 재현은 끝났다. 세이지가 완전한 형태가 된 이상, 그의 목적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근데 어째서 여기서 멈추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걸까. ─어째서, 그는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앙리 연구소 지하에 발을 들이는 순간, 세이지는 무심코 입을 틀어막을 수밖에 없었다.
독한 화학물질의 냄새라던가, 터져나간 잔흔들의 불타오른 냄새라던가.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인간이었던 것들.
그것들은 깨어진 실험관 바깥으로 간신히 몸을 내놓고 있었으며, 몇몇개는 육체가 분리된 채, 몇몇개는 아예 형체조차 갖추지 못한 채였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역겹기 그지없는 모습을 눈앞에 둔 채 세이지가 입과 코를 가리고 있으니, 그 뒤로 내려온 유주와 하얀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건… 심하군….”
단아를 데리고 오지 않은게 정답이었다.
인간을 만들어내고 사육하는 공간, 그게 딱 적당한 표현이리라.
이곳은 그런 장소였다. ─인공적으로 인간을 만들고 유지시킨 채, 만들어내는 그런 곳.
대부분이 유명 클로저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유럽권에서 이름을 날린 A급, 혹은 S급 클로저들로 가득했다.
그 시체의 숫자가 얼마인지. 발 디딜 틈을 찾는 것보다 사람의 살덩어리 찾는 것이 더 쉬울 지경이었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는 않는군요.”
“와본 적 있어…?”
“한 번 왔었죠.”
이 상태라는 걸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못한 채 출동시켰지만.
거기까지 말하니, 문득 의문이 생긴 유주가 세이지에게 물었다.
“네가 받은 명령은 뭐지? 우린 여기서 연구 내용에 관한 모든 자료 및 데이터를 가지고 가는건데.”
“제가 받은 명령…인가요? 크게 다른 건 없어요. 비슷한 거죠.”
“그러면 차라리 우리만 보내는 게 나았겠군.”
어느 쪽이건 결국 세이지도 어린애나 다름없는데.
그렇게 인지하고 있는 유주가 말하니, 세이지는 어느새 연구소의 마지막 문을 열어내었다.
그 안에 비치고 있는 것은, 고친다면 그나마 작동할만한 컴퓨터 몇 대와, 이미 누군가 가져간 듯한 흔적이 남아있는 공간뿐.
텅 빈 허공을 바라보는 것만큼 허망한 일은 또 없으리라. 의미없이 그 공허한 모습을 바라본 유주가 최소한 데이터라도 가져가기를 원하며 컴퓨터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하니, 연구소 내부에선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던 듯, 방에서 나간 세이지는 어둡기 그지없는 복도에서 벽에 등을 붙인 채 앉은 채, 녹화가 진행되던 카메라를 끄고선 괴로운 심정을 토해냈다.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
─다른 누구도 아닌, 단아 형에게. 비록 여기에 있지 않다고 해도,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그리고, 아나 스타피트와 현단아의 2인 1조는.
끝내 이즈라엘과 아즈라엘 남매와 마주치고야 말았다.
“…어비스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쪽이 나왔을 줄이야.”
“결국 주인님의 군단. 주인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체스말에 불과하죠.”
여전히 그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어, 마치 얼음을 대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무슨 말을 해도 물러가지 않을 듯한 각오가 그 눈동자로부터 새어 나오고 있어, 무심코 단아가 물었다.
“무슨 비밀 병기라도 있나?”
“비밀 병기라… 주인님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당신에게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진실?”
인상을 찡그리며 단아가 답하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로 감정이 담겨있는 긍정에, 단아가 봉을 붙잡았다.
‘감정’이 담겨있는 긍정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감정이, 어쩌면 자신의 어딘가를 강하게 찔러버릴 것만 같아서, 두려움이 새어 나왔다.
그 두려움을 읽기라도 한 양, 아즈라엘이 물었다.
“두려우신가 보군요. …유니온의 진실과, 당신의 괴로움을 맞이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인간은 없어.”
─하지만, 거짓 속의 평화를 이룩하는 것만으로는, 인간은 나아가지 못한다.
괴로울지언정, 그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간은 용기를 내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것이니까.
물론, 그 진실의 크기에 따라, 인간의 의지가 꺾이기도 하지만.
“그렇군요. 도련님의 뜻, 잘 알겠습니다.”
아즈라엘 쪽은 아직도 단아를 아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도련님’이라고 부르고 있었으며, 그에 대해 아나 스타피트가 말했다.
“…진실에 대한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너는 가만히 있어.”
“지금 시간부로 현단아 요원의 작전구역 이탈을 권장…”
“내가 확인해야만 하는 진실이라면, 도망가지 않아.”
어쩐지 기계적으로 변화한 아나의 목소리를 중간에 끊어버리니, 그녀는 입을 꾹 닫아버렸다.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조용해진 허공 속에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겠다며 아즈라엘이 길이 비키니,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새까만 머리카락에 검은 동공.
실로 새하얀 피부는 빛을 반사하기엔 충분한 광택을 내고 있었으며, 생각 외로 작은 골격은 그것이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여성인지 남성인지,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이라던지, 피부의 색이라던지.
그딴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단아, 오빠…?”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온 아나 스타피트가,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인지한 것인지 들어올린 고개에서는, 단아가 무언가에 빠져버린 듯한 모습만 비칠 뿐이었다.
하지만, 그 맑은 눈동자에 비치는 단아는 ‘빠져버린’ 것이 아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목도하는, 말 그대로 인외의 것을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이즈라엘 남매는 그가 선택하기를 기다리듯 입을 다문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곳에서, 끝내 유리창 조각이 톡, 하며 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떨어졌다.
그제서야 새어나온 단아의 한 마디는.
“…엄마…?”
네, AI미스틱입니다.
유니온이 감추려고 했던 진실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세계에 알려져서는 안될 일이겠죠.
인간을 복제하는 일은 어쩌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 일에 대한 위험성을 모릅니다.
인격도, 인간성도, 인권도 배제한 채 가축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답게 대해주며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줄지.
그 정답은 아마도 전자에 더욱 가깝겠죠.
인간의 수명을 늘려줄 하나의 수단. ─하지만, 유니온은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더 강한 힘, 더 거대한 전력.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의지를 배제한 인형의 제조.
그리고 이곳, ‘어비스의 주인’에서 그들이 원한 것 중 하나는 기적의 재현.
단아의 어머니는 극히 드문 사례로, 위상력을 각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이 되었습니다.
단아를 임신한 상태이기도 했으며, 당시의 유니온은 고아까지 끌고갈 정도로 격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어머니 현단아의 출생과 그 부모님의 권력을 알고도 임신한 그녀를 끌고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던거죠.
물론 단아의 어머니가 출생이 어떻고, 그 부모님의 권력이 어떻고 하는 것은 아직 프로필을 보여드리지 않았기에 여러분은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실로 충격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아의 어머니, ‘현단아’는 사실상 현재의 단아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해준 인물입니다.
가치관과 성격, 그리고 자신이 살아가야할 목표까지.
단아가 살아온 모든 ‘추구’는 어머니의 유산이면서 그 가르침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그 어머니를 허가도 없이 복제하고, 복제한 것도 모자라 ‘실험체’로 사용하려 했던 유니온은.
단아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 만들까요…?
어쩌면 세하보다, 제이보다, 트레이너보다 괴로운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에 있어서 빛이자 태양이나 다름없었던 사람이, 실험체라던가 복제품이라던가.
클론으로 재생되어서, ‘검은 위상력’을 위해 사용될 소모품이라는걸 알게 된다면.
검은양 팀이라면 어쩌면 김유정의 제지로 무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제지한다고 해서, 나무란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분노라면 정말 좋겠습니다만….
단아는 여태껏 유니온이 보여준 막장적인 행보에 대해 꽤나 관대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하늘새 2분대의 출생이라던가, 혹은 유주와 하얀에 대한 무리한 강행군이라던가.
혹은 같은 ‘인간’인 테러리스트에 대한 ‘살상 행위 허가’라던가.
이 모든 행동에 있어 단아는 유니온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자 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어머니의 복제는 심하지 않았을까요.
괴로운 현실만큼 인간이 빠져들기 쉬운 절망은 없습니다.
단아가 빠져든 절망은, 태양이 사라져 빛 한줄기 존재하지 않는 암흑이나 다름없는 곳.
잃어버린 태양을 두고, 그가 나아갈 곳은 어디일까요….
단아는, 유니온에 절망할까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새를 위해 유니온에 남을까요.
그것은, 이후에 나올 미래에야 알게될… 어느 쪽을 선택한다 해도 맞이하게 될, 철저한 절망이겠죠.
그리고 2장 13화를 기점으로, 옆나라 일본의 현실을 알려드렸습니다.
‘왜’ 일본 소식을 알려주느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선은 ‘어비스’와 ‘이름없는 군단’이 완전 적대적인 상황으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라는 다른 답변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저번 화에 신청하셨던 ‘세이지’에 대한 설정을 밝히겠습니다.
과거 및 배경의 경우, 완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세이지 》
성별 :: 남성
나이 :: 1...6세?
키 :: 142cm
몸무게 :: 33kg
별칭 :: 검은 재앙
좋아하는 것 :: 책, 자연
싫어하는 것 :: 2분대 누군가가 상처입는 일, 운명
위상력 :: 불명
클래스 :: 그라비토
전前 소속팀 :: 유니온 유소년 관리부 산하 하늘새 팀 ‘A급’ 요원
현現 소속팀 :: 유니온 국가차원관리부 징계위원회 산하 하늘새 팀 2분대 정식요원
훈련 결전기 :: 가라앉는 밤하늘
수습 결전기 :: 끝없는 심연으로
정식 결전기 :: 흑색검, 일도양단
특수 결전기 :: 중력세계
상태 :: 원인 불명의 질병(완화 중), 저체중
무기 :: 불명
검은 위상력 개방 전 : 백색 머리카락, 흑색 눈동자
검은 위상력 개방 후 : 흑색 머리카락, 금색 눈동자
죽은 눈, 발목까지 오는 매우 긴 머리카락에 하얀 상하의 의복.
일상 중에는 머리카락을 자색 머리끈으로 올려묶는다.
목에 붕대를 감아둠.
차가워보이는 하얀 피부에 가냘픈 골격을 가져 가끔 여성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손목에는 마름모꼴 팔찌.
목에는 엘트 라 어스트와 찍은 사진이 들어있는 펜던트.
상당히 병약해보이는 모습.
『 성격 』
현실에 대해 하늘새 (전) 2분대 중에서는 가장 잘 인지하고 있으며, 가장 오래된 최초의 개체이기 때문에 가장 책임감을 무겁게 짊어지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이야기 할 정도로 죽음에 무감정하다. 또한 운명을 싫어하고, 그 운명에 괴로워하며, 어떤 면에서는 순응하는 모순적인 존재.
‘연하은’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은인’이라고 생각하며, 그녀와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지 그녀가 내부 차원에 들어올 때마다 몸상태가 갑작스레 좋아지기도 한다.
아나 스타피트가 어른들에게 기대는 것 외에 유일하게 칭찬받고 싶어하는 존재로, 하늘새 2분대 내부에서 가장 성숙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하늘새 2분대에게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어떠한 위험 상태에 빠지게 되면 자신을 스스로 사지에 내던질 각오조차 하고 있다.
어떠한 일이건 죽음과 각오를 언제나 하고 있다.
여린 몸과는 반대로 가지고 있는 위상력의 크기가 너무 강한 나머지 리미트를 두 개 이상 소유하고 있으며, 몸에 축적되는 위상력이 스스로를 해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상태를 두고 자신은 자기만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듯.
- 유니온 평가 -
‘검은 위상력 복제 프로그램’ 최초의 기체. 가치가 높다고 여겨짐.
하지만 가치에 비해 자기 독립성이 너무 뛰어남.
해당 개체에 대한 제어 코드가 필요하다고 여겨짐.
‘검은 위상력’의 일부를 사용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 확인.
해당 개체에 대한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 배제를 허가.
개체의 불복종의 경우, 어떠한 방도를 사용해도 좋다.
개체의 희귀성 및 중요성은 인정하나, 그 이상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 평가 -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실로 아름다운 소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들어진 개체인 탓에 인간적 권리에 대한 배제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불운한 소년.
소년을 다루기 위해 인간은 총칼을 꺼내들고, 온 힘을 다한다.
그러나, 그런 현실이 있기에.
소년은 인간에게 복종한다.
오로지 인간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으로 인해 불행을 맞이하게 된 소년소녀들을 위해.
『 과거 및 배경 』
연하은이 사망하기 전부터 짜여있던 프로그램으로부터 태어난 ‘최초의’ 개체.
최초이자 완성된 개체로서, 처음부터 ‘검은 위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검은 위상력을 가지고 있는것과는 별개로 능력 자체는 검은 위상력이 아닌 평범한 위상력이었고
이에 실망한 엘트 라 어스트는 짜여있던 복제 프로그램을 모두 파기하게 된다.
복제 프로그램이 파기된 이후, 한동안 폐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상력의 능력과는 별개로 무언가가 연결되어있었는지 연하은의 현 상태에 따라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등의 상황을 보였고
이에 대해 흥미를 가진 엘트 라 어스트는 페기를 중단, 그를 직접 교육하며 검은 위상력을 다시 만들어낼 게획을 짜기 시작했다.
연하은 사후, 엘트 라 어스트가 사망하자 갈 곳을 잃어버린 그는 총장의 지휘 아래 유소년 관리부의 일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프레이 아델 로에게 검은 위상력 복제에 대한 건이 넘어가자 그의 아래로 들어갔으며, 프레이 아델 로의 지휘 아래 태어난 수많은 인공 인간들을 맡게 된다.
이윽고 단 네 명만이 남게 된 아이들과 함께 하늘새 팀을 꾸리게 되었다.
하늘새 팀을 맡게 된 이후, 하늘새 팀의, 일종의 제어 수단이 된 그는 명목상으로나마 A급 요원의 자리를 부여받게 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전장을 드나들며 실제로 자리에 걸맞는 능력을 보여주는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비추게 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언제까지고 이어지지는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안 좋아지기 시작한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게 되었으며, 실제로 몇 년 지나지 않아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입원한 이후 하늘새 팀의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병이 낫기를 기원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하늘새 팀 자체는 붕괴할 위기에 처했으며, 이에 따라 세이지는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으니, 하 얀과 유 주가 징계로 인해 하늘새로 넘어오게 되자, 그들과 리-르 앙골라, 마나에 의해 지탱되기 시작한 하늘새 팀의 모습에 무심코 그 모습을 부럽다고 인지했다.
또한 자신이 빠진 자리에 현단아가 들어서면서 그의 모습에서 ‘빛’이 난다는 것을 인지한 세이지는 자신이 돌아갈 곳은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몸이 꽤나 호전되기 시작했으니, 이 시기가 바로 연하은이 내부 차원에 오랫동안 머문 다음의 일─재해복구본부 시기의 일이었다.
이후 하늘새 팀과 함께 파리로 가게된 뒤, 프레이에게서 진실을 듣게되고.
본인이 알고있던 엘트 라 어스트와의 대화와 계획에
그의 진실이 정확하게 끼워맞춰지는 것에 대해 당황하며
운명이라는 것을 점차 인지하기 시작하고
괴로워한다.
그럼, 2장 14화에.
다시금 찾아뵙겠습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