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서브 에피소드 1편 3화 : 마지막 날의 추억과 악몽(하)

서뇨리 2020-12-21 0

[김진형 서브 에피소드 1편 2화 : 마지막 날의 추억과 악몽(중)]과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게임내의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픽션임을 미리 알립니다.
이 소설은 제 소설의 주인공 [김진형]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감성들이 담겨 있어서, 인게임 내의 캐릭터(이슬비, 이세하 등) 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김진형과 가족들은 부산이 고향 이라는 컨셉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최대한 사투리를 표현 하려고 애썼지만, 살리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 점 참고하여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상의 설정오류가 난무할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발견하신 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최대한 수정해서 오류없는 스토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글 내용이 많이 길어서 읽다가 지칠수도 있습니다. 부디 참고하세요;;;









그 뒤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거처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언제올지 모를 구조만을 기다리며, 시간개념을 상실한 체 생존하고 있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시간개념을 상실하기 보단 무의미 하다고 느껴져 굳이 살펴보 지 않은 것이었다.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어느정도 극복한 김진희는 동생들을 챙기며, 그곳의 사람들과 협력하여 생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아무래도 절망적인 모양이었다.


"젠 장! 그래서 온다는 거야? 안 온다는 거야?!"


라디오와 무전으로 어렵사리 소식을 접하던 경찰과 군인들이 화를 삯이지 못하고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대체 언제까지 여기서 죽치고 기다리게 할 속셈이야?! 대형마트에 있으니까, 버틸만해 보이는 가 보 지?"


그들은 이곳에 고립된 뒤로 계속 무전으로 구조요청을 보내 왔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그저 [대기하라] 라는 말 뿐이었다.


아무래도 군부대 에서는 대형마트가 비교적 안전하고, 자원도 풍족하여 버티기 쉬울 것으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참다가 도저히 안돼서 불만을 토로 하다가 들은 내용이 바로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었다.] 라는 말이었다.


"그런 걸 빌어먹을 핑계라고 둘러대는 거냐고, 그 망 할 놈들은! 식량이랑 자원 못 구한지도 꽤나 지났는데!"


이 거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연령대가 있었다.


특히 노약자와 어린아이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몇달씩이나 버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렇게 말하는 지금도 자원수급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


"조만간 끼니 중 일부를 굶게 생겼어... 젠 장, 구조는 언제 오는거야? 대항할 수단을 찾았다며?"


"그게... 그 위상능력자 라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원체 극소수다 보니... 그렇다네요..."


"야, 그래도 이해가 안돼는 게 뭔지 알아?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제외 됐다고 했잖아. 차라리 우리가 많아야 10명 정도면 이해라도 하거든? 근데 우리는 적어도 20명 이상이야!! 아무리 시설에 자원이 풍족해 보여도 그렇지. 이 정도면 적어도 우선 순위의 축에 끼워줘야 돼는 거 아니냐?! 근데 들려오는 대답이 저따구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우리가 구조요청을 한지 한참 지났는데도 계속 빌어 쳐 먹을 우선순위만 지껄이고 있잖아!"


"그냥... 우리보고 포기 하라는 걸 대충 둘러대는 거잖아... 제 기 랄..."


그렇게 불평, 불만을 늘여놓고 있는 와중에 밖에서 순찰을 나갔던 경찰과 군인이 헐레벌떡 들어와 황급히 말을 이었다.


"혹시 라디오 들었어요?! 지금 그 위상능력자 라는 사람과 부대들이 서울을 탈환할 준비를 하고 있대요!"


"뭐라고요?!"


갑작스러운 희속식을 들은 사람들은 서둘러 라디오를 켜고, 주파수를 잡아 소리를 크게 늘렸다.


[서울에 계신 시민 여러분, 조금만 더 버텨주십시오. 곧 한국 클로저 부대들이 대대적인 서울 탈환작전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시한번 알립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의구심 만이 더욱 커졌다.


"뭐, 안심 하라고 시작한 작전 같긴 한데... 저 작전이 시작 된다고 해서, 우리가 곧바로 구조될 거란 보장은 없잖아? 또 이래놓고 몇날 몇일을 질질 끌지 누가알아?!"


"하아... 우리가 쓸데없이 비관적으로 변한건지... 아니면 진짜 희망고문을 하는 건지... 알 수 가 없네..."


감정표현의 갈피를 잡지 못하던 사람들은 그렇게 푸념을 늘여 놓으며 절망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김진희는 자신들을 구조해 줬던 군인을 찾아가서 말했다.


"소식 들었어요? 서울 탈환작전이 시작됐다는 거..."


"아, 예 들었습니다. 구해주는 건 모르겠는데... 일단 작전자체는 사실인 거 같아요."


"네?"


군인은 어리둥절 해진 김진희에게 자신이 본 광경을 설명해 주었다.


"제가 음식 찾으러 좀 멀리 순찰을 나갔을 때 봤거든요... 대규모의 군인들과 초능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저 차원종 인지 뭔지 하는 거랑 격렬히 싸우는 광경을요... 그 광경을 보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라디오로 방송이 들려왔고요."


군인이 그렇게 희망을 가져 보라는 식으로 김진희에게 말했다.


"음... 그럼 일단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런거죠."


김진희와의 대화를 끝낸 군인은 다른 전우와 경찰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거처내에 소식이 전해지고, 사람들은 조용히 숨어서 최대한 버텨 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운명은 그리 순탄치 못 했다. 숨어지낸지 얼마 되지않아 거처에 위기가 찾아왔다.


큰규모의 차원종들이 갑작스럽게 마트 주변에 몰려든 것이었다.


클로저와의 전면전 때문인지, 다른 무언가가 나타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당장에 알 수 있는 사실은 비밀거처가 차원종들에게 들킬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젠 장! 구해주긴 개 뿔!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잖아!!!"


갑작스러운 위기에 봉착한 거처안의 사람들은 절망감에 빠져 버렸다.


아무리 버텨보려 해도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계속 숨어 있기에는 많은 수의 차원종들이 마트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고, 거처를 옮기려 해도 사람들의 규모가 너무 커서 몰래 나가는 것은 불가능 했다.


차라리 싸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경찰과 군인들이 가지고 있는 총, 칼들은 차원종에게 전혀 소용이 없었다.


현재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차원종들이 이곳을 발견하지 않길 빌면서, 언제올지 모를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절망에 빠졌을 때, 갑자기 김진희가 동생들을 재워놓고 경찰들에게 가서 말했다.


"그럼... 구조대를 불러오면 어떨까요?"


"......미안 하지만, 여기있는 군인이랑 경찰들은 어디 갈 수 없어. 여기에 남아서 아이들과 사람들을 대신해 경계를 서고, 식량을 찾아 오기도 바쁜 사람들 이라고... 여기서 인원을 더 빼면... 우리 조차도 힘들어져..."


"그럼 제가 대표로 나가서 사람들을 불러오면요?"


김진희의 말에 경찰과 군인들은 황당 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안돼! 가면 죽어! 지금 이 마트 안에만 해도 괴물들이 얼마나 숨어있을 지 모른다고! 진짜 재정신이야?!"


"괜찮아요! 저 육상부 라서 뛰거나, 구르거나, 오랫동안 움직이는 게 가능해요! 빠르기도 엄청 빠르고요! 제가 다녀올게요. 가서 그 초능력자 들을 불러 올게요!"


사람들은 그런 김진희를 뜯어 말리고 싶었지만, 그녀의 굳센 표정을 보자 차마 그러지 못 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도 생각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용감하게 나서야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김진희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정말 마음 같아서는 대신 가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럼... 결정된 거죠?"


김진희는 그렇게 말하더니, 서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동생들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눈치를 살피며...


그렇게 짐을 싸고 있는 김진희에게 아저씨 한명이 와서 말을 걸었다.


전쟁이 벌어지고, 줄곳 함께 있었던 일가족의 아저씨 였다.


"얘야 꼭 가야되겠니? 이 아저씨가... 대신 가면 안될까?"


"아니에요. 아저씨에게는 지켜야 할 가족들이 있잖아요."


"그건 너도... 마찬가지 잖니... 게다가 넌 아직... 너무 젊어..."


"그만... 괜찮아요. 제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니... 음..."


아저씨는 차마 [지금 행동이 자 살행위] 라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김진희의 희망차고 꿋꿋한 모습을 보자 더욱 말문이 막혀 버렸기 때문이다.


"저희 부모님 일 때문에... 신경쓰이셔서 그런거죠? 그거라면 정말 괜찮아요. 아저씨네 가족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에요... 우리 엄마, 아빠 성격이 너무 선하고, 용감해서... 스스로 선택하신 거예요... 본인 스스로도 알고 계셨을 거예요. 그런데 만약, 아저씨네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희 부모님은 헛고생을 한 게 되잖아요... 저는 결코 그렇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정말... 미안하다... 아무런 보답도 못 해줘서... 정말 미안하다..."


그런 아저씨를 본 김진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답은 이미 해주시고 계시잖아요?"


"응?"


김진희의 말에 아저씨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김진희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때까지 잘 해주셨던 것 처럼... 저희 소중한 동생들... 잘부탁드려요..."


김진희는 그렇게 말하며 아저씨의 두손을 꼬옥 잡았다.


아저씨는 소리없이, 울기만 했다.


그렇게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나갈 준비를 마친 김진희는 마지막으로 자고 있는 김진형과 이누리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이마와 볼에 입을 맞춰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최대한 빨리 다녀올게. 어른들 말씀 잘듣고 있어야 해? 그래도 만약... 누나가 돌아오지 못 하면... 꼭 씩씩하고 밝게 살아야 해... 알았지?"


그렇게 이별을 고한 김진희는 눈물을 훔치며 길을 나섰다.


"잠깐만요!"


길을 나선 순간, 뒤에서 군인이 한명 뒤따라 나왔다.


자신들을 구조해 주었던 그 군인이었다.


그는 최대한 철저히 무장한 상태로 나왔다.


김진희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설마 아저씨도 가려고요?"


"예, 시민을 지키는 건 저희의 당연한 임무니까요!"


그는 호쾌하게 대답했다.


"저는 괜찮으니까, 돌아가세요! 저 생각보다 강해서 문제 없어요!"


"그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냥 제가 개인적으로 신경이 쓰여서 왔을 뿐이에요! 순전히 저 스스로가 선택해서 나온 겁니다! 걱정마세요!"


군인은 김진희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나며 말했다.


"혼자서 가는 것 보단 낮지 않겠습니까?"


"맙소사... 알았어요. 대신 후회하지 마요."


그렇게 서로 합의를 본 일행은 서둘러 길을 떠났다.


길은 전혀 순탄치 않았다.


마트안을 빠져 나오는 데만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바깥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였다.


길이 닿는 곳 어디에서든 차원종이 있었다.


{빨리 가지 않으면 괴물들이 거처를 찾아낼거야... 그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 김진희는 서둘러 이동했다.


최대한 숨어서 가기 위해 좁은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서 이동했다.


덕분에 시간소요는 조금 있어도 차원종에게 들킬 위험은 현저히 적었다.


얼마간 그렇게 길을 찾은 일행은 어느새 날이 어두워 졌음을 깨달았다.


일행은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건물 안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일단은 여기서 하룻밤 자고 일찍 일어나서 이동하죠. 지도를 보니까, 앞으로 골목을 조금만 더 지나면 부대가 전투를 벌이는 길목으로 들어설 수 있어요."


군인이 지도를 보면서 길을 다시한번 체크하고 취침준비에 들어갔다.


김진희도 군인을 도와 취침준비를 했다.


"누우셔도 됩니다. 제가 보초를 서고 있을테니, 편히 주무세요."


군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김진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언제 괴물들이 들이닥칠지도 모르는데... 누워서 편히 잤다간 괜히 위험해 질 수 있잖아요? 게다가... 아저씨도 주무셔서 컨디션 관리 해야죠. 그래야 내일 일찍 움직일 수 있을테니."


"그럼... 같이 벽에 기대서 자도록 하죠."


그렇게 합의한 두명은 서로 벽에 기대서 조금 불편한 잠자리를 가졌다.


그렇게 잠시동안의 숙면으로 컨디션을 회복한 일행은 새벽녘이 되자 일어나서 다시 길을 떠났다.


차원종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이동했다.


중간 중간에 차원종이 튀어나와 들킬 뻔 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넘겨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바쁘게 이동하던 일행은 마침내, 목표한 길목 앞까지 도착했다.


하지만 위기는 그곳에서 닥 쳐왔다.


"젠 장... 괴물들이 길목을 죄다 막고 있어요... 거의 다 왔는데...!"


거리의 입구에는 차원종들이 빼곡히 진을 치고 있었다.


그곳을 통과 해야만 부대와 가까워질 수 있지만, 섣불리 통과할 수 없었다.


길목 뿐만 아니라, 건물 안이나 옥상 등에도 차원종이 없는 곳이 없었다.


도저히... 그들의 자력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었다.


"어떻하지... 더 늦어지면 곤란한데..."


이 상황을 본 김진희는 상당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대한 방법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던 김진희에게 군인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제가 저쪽 반대쪽 길목에서 놈들을 유인할 테니까... 그틈에 진희씨는 저 길목을 지나가서 숨어요."


그 말을 들은 김진희는 곧바로 대꾸했다.


"미 쳤어요?! 당신 그러다 죽어요!"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군인이 곧바로 반박했다.


"우리 중 하나는 어떻게든 저곳을 지나야 해요! 그 방법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아무런 방어책이 없는 당신보단 제가 가는 게 훨씬 낮고요! 이성적으로 생각해야해요.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니까..."


김진희는 반대하고 싶었지만, 군인의 말에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중 하나라도 위상력을 각성하지 않는 이상, 한명은 희생해야만 했다.


그렇게 암묵적으로 합의를 받아낸 군인은 김진희를 숨기며 말했다.


"제가 총을 쏴서 신호를 보내면... 잽싸게 뛰어서 가요. 제 걱정은 하지 말고 있는 힘껏 뛰어요. 그리고... 초능력자를 찾아서 구조를 요청해요. 부탁할게요."


김진희가 계속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자 군인은 애써 농담을 던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안죽을 테니까. 말년 병장이라 경험도 아주 많아서, 잘 대처할 수 있어요. 저런 놈들 가뿐하게 따돌리고 합류할게요! 알겠죠?"


그렇게 말을 끝낸 말년 병장은 조용히 다른 골목을 지나서 반대쪽 길목의 입구에 들어섰다.


그는 상당히 긴장하고 공포에 사로 잡혔지만, 거처에 있던 사람들... 특히 김진희를 생각하며 각오를 다졌다.


"하하하... 이럴 줄 알았으면, 고백이라도 해보는 건데... 후회돼네..."


홀로 쓴웃음을 지은 말년 병장은, 이내 표정을 굳히고 길목 한가운데로 튀어나가 길목을 막고 있는 차원종들에게 총을 연사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당!!!!!!!


"여기다, 이 개 자 식들아!!!"


소리는 그 일대 전체에 크게 울려 퍼졌고, 이를 들은 차원종들은 일제히 말년 병장에게 달려 들었다.


목표 길목에 있던 차원종 들도 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이동했다.


김진희는 이를 놓치지 않고, 길목을 지나서 있는 힘껏 달려갔다.


뒤에서는 계속 총성이 울려 펴졌고, 그 소리를 들은 김진희는 달리면서 눈물을 훔쳤다.


김진희는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쉴새없이 달려 나갔다.


이윽고 밤이 됐으나,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초능력자는 커녕 군인 조차도 발견하지 못 했다.


김진희는 울면서 좌절했다.


"빨리... 찾아야 하는데... 그래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데... 괜히 애꿋은 사람 한명만 위험하게 만들고..."


김진희는 그렇게 자책을 했지만, 어렵사리 생각을 바로 잡고 기합을 넣었다.


"아니야... 좌절할 시간없어. 김진희... 여기까지 온 이상... 반드시 해내야 해... 사람들을 위해서 라도... 동생들을 위해서 라도... 그 군인분을 위해서 라도..."


그렇게 투지를 불태운 김진희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에 들었다.


날이 밝자 김진희는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목에 남아있는 차원종을 피해 이쪽, 저쪽 길목을 번갈아 건너면서 최대한 집중하여 구조대를 찾았다.


그러던 중 김진희가 말년 병장이 희생했던 방향의 길목의 제일 안쪽에 들어서자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확실해? 어젯밤에 구조됐던 군인이 말했던 곳이?"


이야기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김진희의 나이 때와 비슷해 보이는 백발의 여성이 동료로 추정돼는 백발의 남성과 몇몇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확하지는 않아. 빈사상태 였거든... 그저 두서없이 [이곳에 구조대를 애타게 찾는 사람이 있다]고만 이야기 하더라고..."


"흠... 쯧... 일단은 자세한 이야기는 저놈들 부터 처리하고 나서 하자고."


그렇게 대화를 끝낸 사람들에게 어디선가 등장한 차원종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그들은 전혀 당황한 기색없이 즉각반응 하여 차원종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군인들 또한 특이하게 생긴 총으로 지원사격을 가했다.


김진희는 이를 보자마자 기쁘게 환호하며 생각했다.


{저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말하던 초능력자들!!!}


그렇게 겨우겨우 목표를 이룬 김진희는 기뻐 하면서 그들의 전투가 끝이 나기를 기다렸다.


싸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를 확인한 김진희는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황급히 그들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그들의 시점으로 볼 때, 싸움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처리 했다고 방심 하지마! 어딘가에 교묘하게 숨어서 기다리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백발의 여성이 군인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며 말했다.


그때 옆에 있던 동료 남성이 무언가를 발견하고 말했다.


"저건... 사람?!"


동료의 말을 들은 여자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자신들을 향해 빠르게 뛰어오던 김진희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에 숨어있던 차원종도 같이 보였다.


"이런, 젠 장!!!"


여자는 그렇게 외치더니, 있는 힘껏 김진희를 향해 뛰어갔다.


동료인 남자도 서둘러 달려갔다.


그들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본 김진희는 자신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저기요!!! 도와주세요!!! 아직 구조받지 못 한 사람들이 있어요!!! 구해주...!"


푸욱!


끔찍한 소리와 김진희의 복부에서 갑자기 피가 뿜어져 나왔다.


김진희가 자신의 배를 쳐다보자, 배에는 화살이 박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뒤에서 발사한 차원종의 화살이 김진희를 꽤뚤어 버린 것이다.


"...아아..."


기세좋게 뛰어가던 김진희는 외마디의 비명도 지르지 못 하고 쓰러져 뒹굴었다.


한박자 늦게 도착한 여자는 곧바로 김진희를 받아 들었고, 뒤따라 온 동료 남자는 곧바로 차원종에게 달려들어 빠르게 처리해 버렸다.


"의료팀!!! 빨리 의표팀을 불러줘!!!"


김진희의 상태를 확인한 여자는 황급히 뒤에 있던 군인들에게 외쳤다.


이를 본 군인들은 곧바로 무전통신을 연결해 지원을 요청했다.


여자는 김진희의 상처에서 나오는 피를 최대한 막으며 말했다.


"조금만 버텨!!! 조금만!! 곧 의료팀이 올거야!"


"구해... 주세요..."


김진희는 고통을 참으면서, 온 신경을 말을 하는 것에 집중했다.


"저기... OO마트에... 제 동생이랑...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고립되어 있어요... 저는 괜찮으니까... 그들을... 제 동생을... 구해주세요... 제발...우으윽!"


어렵게 구조를 요청한 김진희는 갑자기 피를 토하며,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봐! 아가씨!! 힘빼지 말고 가만히 있어! 곧 의료팀이 올거야! 그때 까지만 버텨!!!"


"구...해...ㅈ..ㅝ..."


김진희는 발작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구해 달라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이윽고 김진희의 시야는 흐려지기 시작했다.


시야가 흐려지고, 과거의 기억들이 스쳐가기 시작했다.


유치원 때의 몇 안돼는 추억들, 동생인 김진형이 태어나는 순간, 갓난쟁이 김진형을 귀여워 해준 기억, 조금 더 큰 김진형과 다투던 기억, 학교에서즐겁게 운동하던 기억, 육상대회에서 우승한 기억, 부모님과 김진형이 기뻐해 준 기억 등등...


온갓 행복한 기억이 스쳐 지나간 뒤, 김진희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죽을 때가, 머지 않았음을.


그렇게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김진희는 다시한번 말했다.


"사람들을... 제 동생을... 구해주세요... 제... 발..."


그렇게 다시한번 힘겹게 구조를 요청한 김진희는 점점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가고,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시야가 새하얗게 변하면서 환영이 보였다.


가족들이...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과 동생 김진형이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따듯한 환영이 눈앞에 보였다.


김진희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 거렸다.


"엄마... 아빠... 진형... 아........."


그 중얼거림을 끝으로, 김진희의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손과 고개를 떨구었다.


자신의 동생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한 김진희는 끝내 숨을 거두어 버렸다.


"젠 장!!!"


김진희를 안고 있던 여자는 분노를 표출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동료 남자가 조심스럽게 김진희의 떠진 눈을 감겨주자, 맺혀있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뒷늦게 도착한 의료팀과 군인들은 상황을 파악 하고는 조용히 들것을 들고 위상능력자 여성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품에 있던 김진희의 시신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가자..."


위상능력자 여성이 동료 남성에게 말하자, 그는 이를 수긍하며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그녀의 무전기에서 눈치없는 통신음이 들려왔다.


[알바원, 알파원. 상황을 보고하라.]


알파원 이라 불리는 여성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무전기를 보고는 한숨을 쉬면서 답했다.


"여기는 알파원. 긴급구조 요청을 보내온 시민의 신호를 확인, 현재 해당 위치에 있는 시민들의 구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게 답했지만, 통신자는 그녀의 마음을 전혀 모르고 눈치없는 말만 늘여 놓았다.


[멈춰라! 우선 목표가 아직 남아있다! 지금 즉시 복귀해 작전준비르ㄹ...]


뚝!


그말을 들은 알파원은 더이상 듣지않고, 강제로 통신을 끊어 버렸다.


"시민구조 보다 고위인사 구조가 우선이다 이거야? 쉘터에 안전하게 숨어있는 양반이 뭐가 우선순위 라는 거야?"


"괜찮겠어 누님?"


동료 남성이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질문했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어차피 이럴거였잖아?"


"그거야... 그렇긴 하지."


그렇게 대화를 짧게 결론 지은 두명은 군인들에게 상황을 이야기 해 준 뒤 길을 떠났다.


"그 시민의 신원이랑 가족정보 좀 알아보고 알려줘. 우린 OO마트에 있는 시민들을 구조해 올게."
To be continued.









참고사항 4가지
첫째. 이 소설은 오피셜이 아닙니다. 클로저스의 배경과 주요 스토리를 참고해서 적고 있을 뿐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인게임 내의 사실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립니다. 당연히 헷갈리시는 분은 없을거라 생각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매화마다 다 적어 놓고 있습니다.


둘째. 김진형과 가족들의 대사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그건 사투리 때문일 겁니다. 김진형은 경상도(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가 입에 베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투리와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제 능력껏 최대한 표현 되었습니다...만 제가 표현한게 완벽할지는 장담 못 합니다...저도 사람인지라...그렇기 때문에 만약 재미를 더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김진형의 대사 때 경상도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를 찰지게 상상하면서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셋째. 늘상하는 말이지만 제가 캐치하지 못한 설정오류나, 오타, 느린 진행도 등에 관한 논리적인 지적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저의 단점을 인지하는 것 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 저의 부족함이 보이시는 분은 부담갇지 말고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외의 논리없는 비평이나 욕설은 최대한 무시 할겁니다...심하면 신고합니다...


이번화 소감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2024-10-24 23:36:0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