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의 주인 < 2장 6화 > : 변두리의 개와 하늘의 새 + 현단아 소개
AI미스틱 2020-12-19 0
종강이 즐겁습니다
햄 볶 하 다 !
며칠이 더 지났을까.
가장 경상이었던─그마저도 배가 뚫렸던─아나가 복귀하고, 또다시 차원종의 출몰 소식으로 인해 출격햇을 때, 일은 갑작스레 발생했다.
“이런 꼬마가 올 줄이야.”
2m를 넘을 것만 같은 거구.
마치 운동선수였던 듯한 우직한 체격에, 눈을 사정없이 갈라,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이마에 X자를 그렸을 흉터. 그 흉터는 귓불까지 내려가 있었으며, 강철이 있다면 오히려 우그러질거라고 여겨질 정도로 탄탄한 근육은 아버지 이후로 처음 보는 밀도였다.
비유를 한다면, 쓰러지지 않는 거목, 혹은 폭포를 가르고 있는 강인한 암석.
푸른 빛으로 변색된 눈동자는 사정없이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회색으로 변색된 머리카락은 잿빛처럼 느껴졌다.
위치는 도시 외곽. 차원종의 출현 소식에, 바깥으로 도망가지 않도록 서둘러 왔건만 온 보람도 없을 정도로 사정없이 헤쳐져 있는 차원종의 시체는, 소재로 다룰만한 부위는 모조리 뜯어져서 내장이 쏟아져 나온 뒤였다.
시체의 산. 피로 아**트를 적혀, 검었던 것이 붉은 기를 띄었으며 산더미처럼 쌓인 차원종들은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온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 세상 사이에 서 있는 두 인간은, 그저 긴장 상태를 유지한 채 몇 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소재를 어느정도 챙긴 듯한 주머니를 옆으로 내던진 남자는, 목근육을 풀더니 이윽고 말했다.
“돌아간다면 적당히 보내주마, 꼬마야.”
그 위압감, 최소한 B급 이상.
단지 말 한마디로 엿보이는 그 우직한 흉상은 거대하기도 거대하였지만, 무엇보다 단단해서 다가가는게 꺼려졌다.
봉을 쥐어잡은 채, 그에게 피식 웃으며 단아가 답했다.
“차원종 잔해는 벌처스에서 알아서 회수할텐데, 가져가서 어디다 쓰려고요?”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나는 일처리를 할 뿐. 너희가 차원종을 처리하는 것이 일인 것과 같은 이야기다만?”
우문이라며 말을 일축시킨 그는, 손에 검은 장갑을 끼기 시작했다.
솟구쳐오르는 적의, 그것은 인간인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살의가 옅은 것이, 유니온 전체를 적으로 돌릴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정식 요원이라면 유니온에서 추적할테니, 적당히 부러트리고 끝내마.”
“…그 말, 책임질 수 있겠어요?”
“아무렴.”
발을 총, 하고 뛰어오르는 순간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아**트가 깨어져나간다.
순식간에 다가오는 그것은 하얀이 보여준 속도에 비하면 느린 편이었으나, 평범한 위상능력자의 영역에서 판단하기로는 매우 빠른 축에 속했다.
말 그대로 육체의 순수 기능. 단련한 만큼 더 강해진다.
갑작스레 다가온 그의 주먹이 닿기 전에 봉을 회전시켜 가드를 올리니, 주먹이 닿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쿠과과광!
‘착탄 지점에 폭발….’
상대의 능력이 뭔지 천천히 알아보아**다.
먼저 달려드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대對 위상능력자 전술 교본에 나와있는 기초였다.
허나, 상대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느낌이었다. 하긴, 저 정도의 강함이라면 충분히 상대를 압도하고도 남을테니.
이윽고 먼지로 가려진 시야 속에서 그 큰 거구를 어떻게 옮긴건지, 소음조차 내지 않은 채 뒤에서 주먹이 날아왔다.
그쪽에 대해서 가장 예민한 위상능력을 가지고 있는 단아였기에 그토록 빠른 반응을 보인걸까. 어깨 쪽으로 날아오는 거권을 팔뚝부터 봉으로 치워내더니, 이윽고 왼 팔을 옆으로 거두어냈다.
그러자 그것까지 예상했다는 듯 푸른 빛을 휘감은 오른 주먹이 나타났으며, 가드를 위해 올린 봉과 마주한 순간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흐음.”
커다란 폭발음, 당연히 들려야 할 그것이 들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커다랗게 일어났을 터인 폭발 자체가, 마치 없었다는 듯 사라졌다.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멀찍이 물러난 남성은, 잠시동안 단아를 바라보더니 인상을 찡그렸다.
“…싫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군.”
폭발음, 그것은 자신의 귓가에 울리던 그 ‘뇌음’을 잊게하고자 단련했건만.
그 폭발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끔 하고자 몸을 단련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아른거리는 그 남자의 번갯소리가 아직까지도 귀에 거슬렸다.
이를 뿌득 간 그가 손을 앞으로 내뻗었다. 그 행동에 단아가 봉을 고쳐답으며 경계 태세를 취하자니 갑자기 주먹을 콱 거머쥐었다.
동시에 무언가가 일어났다.
허공에서 일어난 커다란 폭발. ─그것은 단아도, 그 남자도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무슨….”
“…공간 지각….”
어떤 한 ‘좌표’를 극도로 인식하여, 자신의 위상력을 집중시킨다.
어느 정도 상대의 위상 능력을 파악한 단아가 다행이라는 듯 미소를 띄었다.
만약 그것이 능력의 한계라면, 그는 절대로 단아를 이길 수 없으니까.
‘공간’ 자체를 휘감은 것과 ‘공간’의 일부를 떼어 쓰는 것은 그 차원이 틀리다. 의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온 전신에 휘감은 ‘일그러진 공간’이, 그의 등뒤에 존재했을 터인 공간 좌표를 멀리 밀어냄으로써 인식했던 좌표와는 다른 곳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말 그대로 상위호환 격인 존재를 상대로 싸움을 걸었다. 거기까지 인식한 단아는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그에게 말했다.
“잔해를 다시 돌려놓고 떠나세요.”
그러자 그는 혀를 차면서 중얼거렸다.
“내 상위호환이었나…. 하지만 확실히 그 힘을 다루지는 못하는 모양이군.”
자그마해서 들리지 않아야 정상일 거리였건만, 그 모든 중얼거림을 들은 단아가 답했다.
“그걸 알았으면 이제 포기하고, 잔해를 돌려놓으세요. 벌처스에서 직접 회수할겁니다.”
“그럴수는 없지. 이쪽은 이래봬도 계약금을 미리 받은 상태니까. 특정 차원종 잔해만 가져다주면 배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해준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끌고 돌아가겠습니다.
“그래보던가.”
아무래도 좋다는 듯한 그 반응에 단아가 의문을 가졌다.
이미 승산은 이쪽으로 넘어온 상태인데, 더 이상 감당해낼만한 적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는 자신을 상대하겠다는 건지.
그 의문을 깨부수겠다는 듯, 다시금 아**트를 깨부수며 다가온다. 학습능력이 없는 듯한 행동에 단아가 봉을 휘둘러 거리를 가로지으니, 그 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그는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다급하게 무기를 회수하여 봉대로 그 공격을 막아내니, 갑작스레 전해지는 충격파에 크게 몸이 흔들리고, 데미지를 입은 몸이 비틀거렸다.
“성가신 힘이니 여기서 불구로 만드는게 낫겠지.”
비틀거리는 사이, 해답을 찾았다는 듯 다시금 주먹을 거머쥔 그가 그 흉권을 내지르기 직전.
─쿠르르릉….
뇌음이 울린다.
거리에서 거리로, 유리창을 타고 전해지며, 진동 끝에 닿은 그 뇌음은, 마치 예고장이라도 되는 듯한 살의를 가득 담고 있었고, 동시에 무언가 알아차린 듯 서둘러 주먹을 거두고 발을 강하게 굴러, 도로를 깨부수며 그가 물러난다.
10m, 20m….
동시에 그 사이를 가로지르듯, 푸른 천둥이 용처럼 휩쓸고 지나간다.
그 줄기가 지속되는 것은 몇 초였을까. 한참이나 지속된 천둥에서 울려퍼지는 뇌음은 귀를 멀게 할것만 같았으며, 그 두께는 마치 분노를 나타내듯 잘 자라난 소나무보다도 두꺼웠다.
“…‘재앙을 모는 새’….”
그 남자의 중얼거림이 들린다.
‘재앙을 모는 새’라고 말하는 것은 누구를 뜻하는 것인지 잘 모르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이 번개의 사용자라는 점이었다.
이만한 출력을 오랜 시간 지속시키면서도, 그 광채는 전혀 바래지지 않는다.
전무후무한 힘과 출력을 가진 그는 유니온을 넘어 전 세계에 있어 최고라고 불려도 이견이 없을 ‘번개 위상능력자’.
“오래 기다렸나?”
“…유주 형…?”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약으로 재워둔 채, 출격을 금했던 하늘새의 정식 요원이었다.
그는 번개를 흩어내며 소리를 갈라냈고, 이내 조용해진 근방에 단 세 명만이 남았다.
그 속에서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유주였다.
진지해진 얼굴로, 차원종을 상대할 때에는 한 번도 내비치지 않았던 그 신중한 얼굴로.
“‘지옥의 변견’… 인가.”
누구를 지칭하는 단어인지는 뻔했다.
‘지옥의 변견’이라 불린 그 남자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오랜만이로군, ‘천조’.”
“남사스레 코드네임으로 부르지 마라.”
“너야말로 코드네임으로 불렀지 않았나?”
“그럼, 지금 네놈 꼴이 개가 아니면 개X끼더냐? 변견이면 변견답게 길거리에서 재롱이나 피울 것이지, 어째서 현장으로 돌아온거냐. 이번에는 어떤 주인 놈을 만났기에 이리 겁 없이 구는거지?”
서로 아는 사이인 듯, 처음부터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강하게 나선 유주는 잠시 단아를 흘겨보더니 말을 이었다.
“심지어 이런 식으로 우리 애들에게 상처도 입히고, 살 만큼 살았다는건가?”
“어쩐지 싫은 기억이 떠오르더라니, 네 관리 하의 꼬맹이였다면 처음부터 죽일 각오로 갔을텐데, 아쉽군.”
유주가 오자마자 사뭇 달라진 그의 분위기에서는 살기가 피어올랐다.
마치 만나선 안 될 두 사람이 만난 듯한 상황에서, 단지 바라보는 것 외에는 끼어드는 것조차 할 수 없었던 단아는, 그저 이 상황이 끝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속에서 먼저 ‘변견’이 말했다.
“옛적에 비해 더 출력이 높아졌군. …몸에 좋은거라도 먹었나?”
“네녀석이야말로 10년 전에 비하면 꽤 근육이 붙었군. 헬스라도 다닌거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 돈과 현장 이야기를 하니 떠오르는군. 네가 10년 전에 그 일만 방해하지 않았어도 난 이 빌어먹을 현장에 돌아오지 않았어.”
‘변견’은 개인적으로 짜증이 솟아올랐다.
10년 전, 유니온에서 극비로 취급하던 ‘대 위상능력자 전용 탄환’만 제대로 가져갔더라면, 그는 아마 노후까지 여한없이 써도 남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받을 수 있었을터다.
허나, 그 눈앞을 가로막은 것은 차원전쟁 시절 ‘재앙을 모는 새’라 불렸으며, 당시에 이르러서는 ‘천조’라거나 ‘뇌성’이라 불리우던 유니온의 푸른 번개, 유주였다.
그 시절엔, 한 쪽은 A급 요원이었으나 차원 전쟁 이후 은퇴한 남자였고, 한쪽은 A급 요원에서 더욱 나아가 특수작전관리요원으로 승진한 남자. 어느 쪽이 이겨도 딱히 의문이 들지는 않았다. 결국 어떠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위상력의 출력이었다.
폭포처럼 퍼붓고, 퍼붓고, 마치 무한한 용량의 비처럼 쏟아지는 그 번개를 막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공격은 또 얼마나 힘들단 말인가.
닿지도 못한 채 탄환이 든 케이스를 빼앗기고, 최소한의 배려였던건지 그 자리에서 체포하지 않은 채 유주는 돌아가버렸다.
“내 자존심의 유일한 상처였지.”
적에게 동정받았고, 일처리조차 해내지 못했다.
치욕 그 자체였다. 의뢰인으로부터는 무능하다는 말을 들었고, 적에게는 동정받았으니까.
사실 그다지 무능한 것은 아니었다. 변명거리야 있었으니까.
그 정도로 귀중한 탄환을 옮기는데 호위 클로저도 없을 리가. A급 요원 둘에 B급 요원 넷으로 이루어진 한 ‘팀’이었으나, 그가 가지고 있는 ‘공간 인식’은, 그 당시에 위치 추적기의 역할을 했었다.
한 명씩 각개격파, 상대하기 까다로운 A급 요원은 약으로 해결했으며, 그 결과 일생을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내 돈벌이를 방해하러 온거냐?”
설마 이번에도 만나게 될 줄이야.
그 패배 이후, 그의 번개를 떠올리며 육체를 단련했다.
육체가 단련될수록 보다 강해지는 육체는, 이제 그 당시의 번개로는 상처조차 쉽게 내지 못할 정도로 강해졌다.
허나, 지금 눈 앞에 있는 ‘유 주’라는 인간은, 단련한 육체를 뛰어넘는 출력을 다시금 되새기기라도 하듯, 등장부터가 웅장했다.
그 거대한 줄기를, 그 벼락뭉치를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그러자 유주가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글쎄다, 하지만 우리 애한테 상처입힌 건 그다지… 용서하긴 힘들군.”
“흐음…….”
“하지만 이쪽도 조금의 배려는 있어서 말이지. …유니온에 원하는 일이 있다면, 대화를 요청하고 싶다만?”
“대화라 함은?”
“유니온의 의료기술부 총괄 팀장님께서 직접 신서울에 내려오셨다더군. PMC와의 협력 체계를 마련하고싶다는데, 어때? 길거리의 변견으로 죽는 것보다야, 안전한 집 안에서 멍멍거리면서 우는 반려동물이 되는건.”
마치 비웃는듯한 말에 피식, 실소를 한 ‘변견’이 답했다.
“하겠냐.”
그 대답에 쯧, 하며 혀를 찬 유주가 반응했다.
그는 푸른 번개를 내비치며 여전한 출력을 뿜어내고 있었으나, 눈 앞에 있는 남자를 지금 당장 제어할 자신은 없었으니까.
연속된 출격으로 인해 누적된 피로와 소모. 하루를 쉬었다고는 해도 쉰 만큼 움직인 지금 상황에서 그를 억압할 방법은 ‘뇌제’나 출력 자체로 압도하는 것뿐일텐데.
망설이고 있자니 소형 통신기를 통해 리르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지금은 후퇴해주세요. …유주 요원님의 몸 상태로는 감당하기 힘든 적이에요.”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단아를 흘겨보니, 단아 역시 이해했는지, 봉을 휘둘러 커튼을 걷어내듯 공간을 뜯어내었다.
그 사이로 먼저 사라진 단아를 둔 채 유주가 미소를 내비치며 말했다.
“단아에게 좋은 라이벌이 되겠어, 너는.”
“…네놈은…….”
잠시 3초 동안.
바람결에 흘려진 나뭇잎이 스쳐지나갈만한 시간 동안 아주 짧은 대화를 마친 유주가 천천히 사라지고, 그곳에 남은 변견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자리를 이탈했다.
‡ ‡ ‡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새 2분대 전원이 모두 퇴원할 수 있었다.
그 때 즈음엔 하얀 역시 약 기운이 모두 빠지고 몸 상태가 어느정도 괜찮아져 작전구역에 나갈 수 있었으며, 그 사이동안 연하은은 단지 휘젓고 다니기만 할 뿐이었다.
누구를 찾지도 않았으며, 단지 만나는 클로저들을 적대할 뿐이었다.
마치 자신을 ‘의식하라’고 경고하는 것처럼.
하지만 유니온 상층부는 어떤 일에 아직도 힘을 쏟고있는 것처럼, 연하은의 위험 등급은 좀처럼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만이야, 마나 양. 정말 보고싶었다고.”
“…팀장님…….”
신서울의 재해복구본부까지 직접 행차한 의료기술부 팀장은 다른 일보다도 먼저 마나를 찾았다.
그런 그의 움직임과는 달리, 오랫동안 피로가 누적되어 이틀간 숙소에서 쉬었던 마나는, 돌아오자마자 자신을 격하게 반기는 현 팀장의 모습에 질린다는 듯 자료를 날카롭게 내밀어 목에 가져다 대었다.
“다가오면 찌를 거에요. 피하면 벨 거에요.”
“오, 이런. 이렇게 무섭게 협박하니 다가갈 수가 없잖나, 마나 양.”
“그리고, 저를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경고했을텐데요.”
사납게 돌변하는 마나의 반응에 어깨가 섬칫, 움직인 리르가 헛기침을 하며 그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럼, 어떻게 PMC를….”
“아아, 그렇군. 그쪽이 있었지. …참고로 말하네만, 이미 오기 전에 PMC에 대한 대응지침은 내려왔을걸세. 회의에서 이미 정해진 절차가 있기에.”
“…그럼 팀장님은 왜 내려오신거죠?”
“그야 당연히 마나 양을 보려고….”
“…지금 당장 비행기표를 끊어드리죠.”
“…만은 아니고, 최근 재해복구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내가 직접 내려온 것 뿐일세.”
그리 말한 팀장은 자신의 자료를 올려들면서 말했다.
“민간군사기업 PMC에 대한 대응 원칙으로, 그들은 민간인으로 규정하지 않을걸세. 지금 이 시간부로 PMC는 유니온 체제에 반발하는 테러리스트 집단으로서 대응할 것이야.”
“팀장님, 그 말씀은!”
“마나 양, 자네는 너무 마음 씀씀이가 좋은 것일세. 붙잡은 PMC 직원을 치료해주고 있다지. 하지만, 그 한 명을 붙잡기 위해 클로저는 총에 맞는다거나, 칼에 찔린다거나. 여러 가지 각오를 해야만하네. 우리는 지금 그런 테러범놈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어. 데이비드 사태, 헤카톤 케일은 물론이요, 최근 날뛰고있는 어비스라는 개체까지, 인력을 돌려줄 여유가 없단 말일세.”
“그건….”
“사람을 지키는건 PMC가 아니야. 유니온이고, 클로저일세. 그런 클로저를 상처입히는 PMC에 강경한 대응을 취하기로 결정했어. 마나 의료요원.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알겠지?”
급작스럽게 바뀐 마나에 대한 태도와, 서슬 퍼런 칼날처럼 뒤바뀐 목소리 속에서는 창칼이 날아오고 있었다.
민간인을 지키기 위해 테러범을 규탄하고, 억압한다. 힘으로써 취하고자 하는 이득을, 힘으로 억누르고, 짓밟는다.
그것은 유니온이 PMC에게 향하는 단 하나의 선언.
어쩌면 최악의 경우, 세계 대다수의 PMC와 큰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PMC에 전직 클로저나 미등록 위상능력자가 있다면.”
두 번째 안건은, 위상능력자에 대한 처우였다.
위상능력자가 아무리 있어도, 유니온에는 모자라다.
세계를 모두 관리해야하기에 힘들고, 그만큼 많이 필요한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클로저는 고향을 바라보며 죽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유니온에게는 위상능력자가 필요했지만.
“사살해도 좋다.”
그런 위험한 폭탄을 안겠노라고 선언하는 것보다.
품고있는 클로저를 보호하는 것이, 보다 나은 일이었다.
“이상, 두 가지 원칙 아래 유니온의 모든 팀은 행동하기를 바라네. …징계위원회에 소속되어있는 자네들, 하늘새 팀도.”
하늘새 팀은 징계위원회 산하라고는 하나, 사실상 징계를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닌, 언제든지 징계가 내려지기 위해 존재하는 팀이었다.
손에서 놓는 순간, 어떤 식으로 튈지 모르는 팀이었기에 그 목줄을 붙잡기 위해 징계위원회에 속해있는 것 뿐이다.
“…이제,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지.”
그리고, 그가 내려온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앞으로 하늘새 팀에 내가 동행하게 될걸세.”
“어째서죠?”
“그야, 자네들 팀이 그 어비스라는 놈들과 가장 깊게 엮여있기 때문이지. …보고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그 위험성을 측정할 수 없네. 그리고, 직접 현장에서 보는게 더 확실하기 때문이지.”
─그 외에도,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지위의 여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가 이대로 포기할만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당장 거부한다고 한들, 어떤 방식으로 목을 죄어올지 모르는 그를 상대할 바에야 차라리 가만히 두는 편이 더 나았으니까.
“자, 그럼 일단 PMC의 청소부터 시작하지. … 부탁하네, 리-르 앙골라 관리요원.”
“…알겠습니다. 하늘새 팀, 지금부터 PMC 대응지침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 팀원들 누구도 없다는 점에 대해서.
만약 그들 중 하나라도 있었더라면─그것이 1분대였다면, 큰 반발이 일어났을테니까.
“아, 그리고 한가지 말해두도록 하지. …2분대의 경우, 상대가 인간이라면 출격시키지 않아도 되네. 아이들에게 큰 충격이 될테니까 말이야. 물론, 완전히 만나지 않기는 무리가 있겠지만, 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일세.”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잠시 나와 얘기를 나눌 수 있겠나? 마나 양. 아, 물론 자네가 예상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그러시다면 동행하겠습니다.”
사적인 이야기일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팀장과 함께 마나가 자리를 비우니, 그제서야 다른 작전 구역에서 돌아온 단아와 유주에게 한동안 PMC 때문에 대응원칙이 내려오는게 시간이 걸릴거라며, 우려섞인 목소리로 거짓을 전달했다.
“PMC 대응원칙이 내려오는게 늦어져? …그럼 곤란한데.”
“어째서죠?”
“한참 전에 만난 그놈, 한동안 여기서 날뛸 것 같아서말이지. 예전에 만났던 것보다 더 강해졌다면… 아마 A급 요원도 감당하긴 살짝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군요. 그렇다면 일단 2분대의 출격을 멈추고, 1분대 역시 한동안 체력 소모를 줄여주세요.”
“쉬라고?”
“네. 유주 요원님의 최근 출격을 살펴보았을 때, 출격 간 시간 간격이 많이 좁았습니다. 체력도, 정신도… 마나 요원의 보고에 따르자면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어요. 이 이상의 출격은 의료요원 의견에 따라서 출격을 강제로 중지하겠습니다. 하얀 요원님도 마찬가지고요. PMC 대응원칙이 내려올 때까지, 숙소에서 쉬시면서 출격을 기다려주세요.”
“…어쩔 수… 없는건가….”
“그리고 최근 나타나고있는 어비스들도, 유주 요원님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체력적인 소모가 커요.”
“알았어, 알았다고….”
그가 고집을 꺾는 것은 실로 처음 있는 일이나 다름없었기에, 순순히 순응하는 모습을 차마 믿을 수 없었던 리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유주가 대꾸했다.
“내 상태는…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간단했다.
최근 이곳에서 날뛰고있는 한 명, ‘연하은’이라는 위협이 있는 이상, 그 역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재앙에 대비해야만 했다.
조금의 냉정을 되찾은 듯, 천천히 숙소로 돌아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단아가 말했다.
“─사실은, PMC 대응원칙이라는 거… 이미 내려와 있었죠?”
“…그건….”
“괜찮아요, 아버지가 그랬으니까요. …찾아올 재앙에 대해서는 무지해도, 눈 앞에 놓인 ‘적’은 놓치지 않는게 유니온이라고요. …단지, 알려주기엔 너무 이르기에 그러는 거겠죠.”
그의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말에, 차마 감출 수 없는 비밀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떨구자, 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며 단아가 말했다.
“리르 누나를 믿어요, 그도 그럴게…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리 말하며 단아 역시 거리 속으로 흩어지며 사라지고, 남은 것은 아나 뿐일 때.
이미 단아의 통신이 들어간 것일까. 돌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작전 구역을 후퇴하는 반응이 일어났다.
당연하지만 아나 역시, 전황의 변화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차원종보다 사람이 많이 보이고, 사람끼리 싸우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아직까지 순수할 아이에게, 사람을 쏘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끝내 눈치챈 단아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현실을 말하지 못한 리르는, 앞으로 일어날 재해복구본부의 상황에 대해 암담함을 드러내며 고뇌에 빠졌다.
《 현단아 》
성별 :: 남성
나이 :: 출생(전쟁 당시) -> 18세(1장) -> 19세(2장)
신체 나이 :: 출생(전쟁 당시) -> 18세(1장) -> 19세(2장)
가족 관계 :: 외동. 父 박용태, 母 현단아
생일 :: 7월 11일
키 :: 173cm(1장) -> 174cm(2장)
몸무게 :: 67kg(1장) -> 66kg(2장)
별칭 :: 공간의 지배자
좋아하는 것 :: 어머니, 추억, 2분대 아이들(2분대 소속 시점부터)
싫어하는 것 :: 아버지가 몸을 해하는 것을 보는 것, 2분대 아이들이 다치는 것.
위상력 :: 신체강화, 기류 조종, 공간(유니크)
클래스 :: 룰러(Ruler)
유니온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 :: 미졸업
클로저 조기 양성 프로그램 당시 수치
위상잠재력 :: S+? / 아마 유니크 능력이기에 그런 듯.
위상구현력 :: C-
종합평가 :: C-? / S+?는 측정불능으로 평균치 계산 불가.
소속팀 :: 유니온 국가차원관리부 징계위원회 산하 하늘새 팀 2분대 정식요원
『 성격 』
만사에 긍정적.
모든 세계에 행복을 추구하고, 2분대 아이들이 바라는 행복과 즐거움을 모두 이루어주고 싶어 한다.
스스로 그 행복을 이룰 수 있게끔 하기 위해, 또한 많은 사람들의 삶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해지기를 끝없이 원하며, 그 강함에 닿기 위해 한없이 노력하는 타입.
게임을 좋아하나, 2분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1년을 넘어 10년간 게임 자체로부터 손을 뗄 각오를 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만류하지 않으면 한 번 세운 각오로부터 도망치지 않는 편.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을 좋아하며, 이 성격은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살던 시절에 생긴 성격으로 자신이 사랑받은만큼 다른 누군가를 사랑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자 한다.
스스로가 ‘영웅’의 아들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나, 자신이 그 영웅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내어진 ‘클로저’라는 의무와 직무로서 도망치지 않는 모습을 비친다.
무기 :: 봉
흑남색 머리카락에 황금색의 눈동자.
본래 검은 머리카락과 눈동자였으나 위상력을 각성하면서 자연스레 변화했다.
하지만 흑남색 머리카락인 탓에 검은 머리카락과 크게 바뀐 점은 없는 듯.
(1장 기준) 어깨까지 오는 단발이었으나 (2장 기준) 허리춤 위까지 오는 장발로 변화했다.
현재는 낮은 포니테일을 아나로부터 선물받은 천으로 묶으면서 활동중.
본인이 위상능력자임과 동시에 아버지가 영웅이라는 점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가정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스스로의 눈동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세하처럼 색 렌즈를 끼지 않았다.
요원복
검은 색 바탕에 하얀 선의 테두리, 하늘새의 마크가 오른쪽 가슴께에 새겨져 있으며, 황금색으로 자수를 찍어낸 요원복 겉옷(팔꿈치 위까지 오는겉옷).
내부에는 위상 섬유로 특수제작된 하얀 옆트임 티셔트.
위상 섬유로 특수 제작한 검은 색에 황금 줄기의 자수가 옆으로 주르륵 찍혀있는 검은 와이드핏 팬츠.
짙은 남색 배경에 하얀색으로 발꿈치를 그어내리듯 칠한 신발.
평상복
중앙을 반 갈라서 아래는 검은색, 위는 하얀색인 오버핏 집업후드티.
하의는 갈색 배열의 페이퍼드핏 팬츠.
신발은 하얀 배경에 검은 무늬를 띄는 신발(의외로 브랜드)
《 과거 및 배경 》
차원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였던 당시, 어머니 현단아와 아버지 박용태 사이에서 잉태했다.
10개월동안 어머니 현단아 역시 박용태처럼 위상능력자로 각성하였으나 당시 임신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여 민간인으로 취급, 출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태어날 적에는 한창 격렬한 전쟁 시기였기 때문에 아기 시절에는 아버지의 보살핌에서 떨어져 지냈으며, 전쟁 이후에도 전후 복구를 위해 한동안 아버지의 얼굴을 못보면서 자랐다.
클로저 일로 바빴던 아버지 탓에 어머니와 7살이 되도록 살았다.
가끔씩 집에 돌아오던 아버지를 하염없이 좋아했으며, 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살아왔다.
5살이 되던 날, 위상력을 각성함과 동시에 영웅의 아들이라는 이유-알파퀸과는 다른 방향이기에 가능했다-로 아카데미에 끌려갈 뻔했으나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었고
아버지의 강고한 반대 덕에 집에 남았으며, 이후 평범한 아이처럼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가정집에서 살아왔다.
허나 7살 때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렸고, 아버지인 박용태는 유니온에서의 바쁜 일 때문에 집에 돌아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유니온의 약품을 얻어 계속해서 투병했지만
끝내 호전되지 못한 어머니 현단아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박용태의 품 속에서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비록 어머니 현단아는 죽었지만, 죽기 직전까지도 행복했음을 내비쳤다.
이후 어머니가 늘 입에 달고 살았던 ‘만사에 대한 행복’을 자신이 실천하기 위해 어머니의 이름을 쓰기 시작했으며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개명함으로써 현단아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살아가기 시작했다.
어머니 사후 박용태는 클로저를 은퇴하여 집에서 공허를 벗 삼아 술에 빠져 살았고, 그런 박용태를 두고 실망한 단아는 학교 일에 점차 소홀해지기 시작하며 게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가끔씩 들려주는 아버지의 클로저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클로저가 되고싶었으나 클로저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제지당하였던 경험이 있다.
위상능력자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꽤 배척받으며 자라왔으며
같은 나이대의 위상능력자들은 대부분 당시 사회(2016년)에 완전히 정착된 ‘클로저 아카데미’로 전학을 갔기 때문에 친구가 없는 외톨이처럼 지냈다.
심지어 운동회 때에는 모든 종목 출전 금지라는 제한 때문에 집에서 보내야만 했던 암울한 과거도 존재한다.
이후 특수목적중학교로 들어가 자신과 같은 위상능력자를 만나게 되나, 사람에 대한 극도의 기피 현상─개인기피증에 걸려있는 모습에 실망하였고
특수목적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특수목적고등학교인 신강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사람을 가리지 않고 게임 얘기를 하는 한석봉과 자신과 비슷한 출생을 가진 이세하와 만나게 되었으며
이세하와는 ‘영웅의 자식’이라는 공통된 이유로 상당히 잘 맞는 듯. 게임 이야기에는 항상 빠지지 않으며
공지각 능력이 뛰어나 다채로운 컨트롤도 꽤나 잘해, 게임 측면에선 세하보다 조금 더 잘하는 쪽에 속한다.
세하와 어깨너머로 만나게 된 서유리가 ‘공무원이 되는게 꿈’이라고 말하는 그 말에 본인도 약간의 동질감을 내비친다
이따금 매점에서 빵 같은걸 함께 자주 사 먹으면서 어느 정도 친분은 있는 듯.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새벽 외출이 더 많아지는 아버지의 모습에 걱정을 하기도 하며
새벽 중에 세하와 디스코드로 연락을 하는 등, 도저히 고등학생 같지 않은 생활패턴이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이내 전학 온 이슬비를 마주치게 된다.
이슬비로부터 ‘박용태의 아들이자 위상능력자’라는 점을 들어 검은양 팀의 일원이 될 것을 제안받았지만, 집에서 아버지가 내비친 큰 반대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거부하게 되고
개인사에 따른 클로저 활동 불가에는 이해하는 모양인지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후 세하-유리-슬비가 검은양 팀으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박용태의 실종 사건에 끝내 스스로 클로저가 되기로 결심했다.
게임 페인이지만 하늘새 2분대로 들어가게 되면서 애들 뒤처리가 너무 바빠진 나머지 현재는 한석봉과 이세하에게 대부분의 게임기가 보내졌으며, 본인에게 남은 것은 거의 없다.
실종된 아버지의 자리, S급 요원 수준의 능력을 대신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력가임과 동시에 공간이라는 유니크 위상력 덕분에 단일개체를 상대로는 상당히 강한 면모를 가지는 듯.
어머니가 살아온 인생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어떤 일이라 하더라도 긍정적이게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허나 겉보기와는 다르게 멘탈이 약하며, 정신연령이 또래들에 비해 어리다.
이번 화의 소개 주인공은 현단아입니다.
보다 자세한 과거 이야기는 훗날 서술할지도 모르고, 아니면 박용태, 어머니 현단아의 설정으로 다시 찾아뵙게 될지도 모릅니다.
분명 짧았는데 왜 이렇게 늘어난건진 모르겠습니다. 분명 여러분께 전하고자 했던 단아의 배경 이야기와 자세한 설정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어머니와 함께 7살까지 자라던 단아는, 본인의 현 본명과 같은 어머니가 병에 걸려 천천히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박용태는 유니온에서 내려오는 가혹한 명령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야만 했고
간호 한 번 해주지 못한 채 때때로 어린 단아가 날려주는 사진만으로 자신의 아내가 천천히 말라가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용태는 ‘아내의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임무를 때려치고 은퇴하겠다’며 유니온 상층부에 압박을 넣었고
‘영웅’이면서 뛰어난 요원인 박용태를 포기할 수는 없었던 유니온 상층부에서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존하는 모든 의료 지식을 투자해 그녀를 낫게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유니온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의 병으로 인해 호전되기는 커녕 악화되기만 했고
간신히 집에 돌아왔을 적에는 손 한번 맞잡고, 품에 안기는 것 하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죽는 것마저도, 자신이 맞이한 죽음에 대해 ‘행복했다’며 말을 남긴 어머니의 말에, 언제나, 어떤 일이라도 늘상 행복했다며 자신을 쓰다듬었던 어머니를 잊지 못했던 어린 단아는
스스로의 이름을 어머니의 이름으로 개명하기를 원했고, 그렇게 어머니의 삶을 대신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유니온에서 은퇴했고, 어머니 사후 박용태는 술에 빠져 살게 되었습니다. 첫 등장 시점부터 그렇게 암담한 가정사가 드러난 것은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서입니다.
급조된 설정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본명은 현재 잊혀진 상태로, 단아와 박용태만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용태에 대해서입니다만.
박용태는 어머니 단아의 사후 술에 빠져 살게 되었습니다만 그 기량은 절정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너가 차원 전쟁 이후 천천히 약해진 것과는 달리, 박용태의 전투 능력은 차원 전쟁 시절에 비해 크게 변화한 점은 없습니다.
단지 육체가 살짝 늙고, 술을 마시면서 스태미너가 떨어졌다는 것이 약해졌다면 약해진 점이겠지만요.
훗날 소개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박용태는 나름 애처가였습니다. 로맨티스트이기도 했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재 설정되어있는 캐릭터 중 연하은을 제외하면 아마 단아가 가장 길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2장 6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마음에 드셨나요?
만약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십시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