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 시즌 3 3화. 움직이기 시작하는 관리국의 카운터
pixi 2020-11-28 1
유니온의 신서울지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신서울지부장은 전화기를 통해 들려온 보고에 소리쳤다. 단 1명, 단 1명의 위상능력자로 보이는 한 여자가 무장한 채 친입했다는 보고가 들려온지 겨우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 10분사이에 신서울지부의 클로저들의 전멸했다는 보고가 올라온 것이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총분부나 총장이 있는 독일지부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한 국가의 유니온 거점이다. 수십명의 클로저들이 대기하고 있고 그중에는 A급 클로저들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데….겨우 10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로서는 기껏해야 그녀를 저지하는 것 만으로 벅찹니다. 어서 대피를…..”
“**….당장 날 호위할 준비를 해라! 당장 올라와!”
“하지만….저희가 여기서 이탈한다면 정말로 신서울지부는 전멸입니다!”
“상관없어!! 너희는 내 직속부대다. 당장 올라와!!”
지부장은 호통을 친 뒤 곧바로 전화를 내던지고는 바로 옥상으로 향했다. 항시 헬기가 대기하고 있을 터였기에 밑의 클로저들이 시간을 끌어준다면 자신의 직속부대와 함께 도망칠 수 있었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지부장의 직속부대가 불길에 잔뜩 그을려 시커매진 양복과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너희도 나와 함께 이동한다. 일단 부산으로 내려간 뒤, 그곳에서 재정비를 할것이야.”
“하지만 부산은 반유니온으로 유명한 곳이 아닙니까? 왜 하필 그곳으로..”
“그러니까 니들을 대리고 가는 것이다 이 멍청한 것들아! 무력진압 후 그곳의 있는 병력으로 이곳을 재탈환하면 된다. 그러니까 어서”
“어딜 가려고?”
쿠우웅!!!!!!!!!!!!
지부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푸른 불기둥이 치솟으며 헬기를 감쌌다. 순식간에 녹아내린 헬기 위로 하얀 제복을 입은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네년은…..알파퀸??”
“내가 우리 할머니랑 많이 닮긴 했나봐? 여기서 날 보는 사람들마다 그 소리를 하네”
은빛 포니테일의 머리. 알파퀸 서지수와 판박인 얼굴. 그리고 그녀의 주 무장은 건 블레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
“….아니야, 네년은 알파퀸이 아니야”
하지만 그녀와는 조금 달랐다. 금안을 가진 서지수와는 달리 그녀의 눈은 바다를 머금은 듯한 푸른 청안이었다. 그리고 머리가 순수한 은발이 아닌 약간 분홍빛을 띄는 것 또한 달랐다. 그리고……..알파퀸에게는 염동력과 같은 능력은 없었다.
“맞아. 난 관리국 소속 카운터, 초신성 이세리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싱긋 웃는 그녀의 얼굴과는 달리,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강함은 클로저가 아닌 지부장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주위에 떠도는 6개의 건 블래스터가 머금은 청염의 불꽃, 그리고 하늘에 떠있는 그녀가 들고 있는 검 또한 붉은 홍염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막아….**을 막아!!!”
지부장이 소리치자 그의 직속부대 클로저들이 일제히 이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직속부대의 클로저는 총 10명, 그것도 전부 A급 클로저로 구성되어 있고 그 리더는 S급 클로저였다. 알파퀸과 몇몇 클로저들을 제외하면 한국에서는 최강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부대였다. 하지만….
“중력장 전개”
콰드드득!!!!!!!
그녀가 펼친 중력장에 하늘로 뛰어올랐던 직속부대 중 리더를 제외한 9명은 옥상에 다시 내리꽃혔다. 다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중력장에 짓눌린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그들을 향해 6개의 건블레스터 포신이 움직였다. 푸른 청염이 구체의 형태로 모아졌다. 사람크기까지 모아진 청염의 집속탄이 일제히 바닥에 짓눌린 클로저들을 향해 쏘아졌다.
“일단 9명”
콰아아앙!!!!!!!!!!!!!!!!!
집속탄이 닿은 자리에 푸른 불기둥이 일며 9명의 클로저 전부 불타 바닥에 쓰러졌다. A급 클로저 9명이 순식간에 손도 못 써보고 당했다.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S급 클로저인 리더는 중력장을 이겨내고 이세리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카앙!!!!
“오, 아저씨는 좀 하나봐?”
“이래뵈도 리더여서 말이다. 이 앞으로는 한 발자국도 못 간다!!”
카앙!! 카아앙!!!
연달아 위상력을 머금은 검을 휘둘렀지만 그녀는 한손으로 가볍게 막아냈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닌 시간끌기, 전력을 다해 검을 내리친 그는 이번에도 가볍게 막아낸 그녀를 향해 검을 밀어붙였다.
“흠~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엔 일단 뒤부터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양손으로 검을 쥐고 전력을 다해 밀어붙이고 있는 그와는 달리, 이세리는 여유롭게 한손으로 쥔 검으로 그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세리는 싱긋 웃으며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뒤를 가리켰다. 그 손짓에 리더가 뒤를 돌아보자….
“이런 **….”
6개의 건 블레이드가 청염의 집속탄을 머금은 채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저 밑의 클로저들은 기껏해여 1초, 아까 그 직속부대도 3초 남짓이었는데 아저씨는 무려 10초나 버텼어. 하지만 놀아주는 것도 여기까지. 이제 바이바이~”
콰아앙!!!!!!!!!!!
“크아악!!”
청염의 불기둥에 휩싸인 그는 그대로 옥상으로 추락해 쓰러졌다. 10명 모두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이세리는…
“레일리!! 어서 나와!”
그녀의 검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의 검을 둘러싸고 있던 붉은 홍염의 빠져나와 불사조의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왜! 어차피 싸움은 끝난 거 아니야? 겨우 저런 것들 상대로 난 왜 부르는건데?]
“저 아저씨들 좀 치료해줘. 아니 저 아저씨들 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던 클로저들 전부”
[에????]
그녀의 말에 불사조, 그녀의 검 솔라 코덱스의 제어유닛인 레일리는 당황해하며 날개를 퍼덕였다.
[야. 재생의 불꽃은 그렇게 많이 쓰면 충전도 느려서 한동안 못 쓴다고!]
“어차피 이 세계에서 카운터를 상대할 수 있는 클로저는 거의 없는데 뭐. 내 담당은 신서울지부뿐인데 그것도 끝났고. 그니까 좀 해줘!”
[하아…..뭐 상관없겠지.]
레일리는 한숨을 쉬며 날개를 모으고는 힘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붉은 홍염으로 둘러싸여 있던 그의 날개가 하얀 백색의 불꽃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전신이 하얀 백염으로 둘러싸이자 이윽고 날개를 펼치며 그 백염을 발산했다.
[이걸로 이 일대의 다친 클로저들은 다 회복됬을거야. 뭐 전투불능상태인 건 여전하겠지만…그나저나 너, 저거 안 쫒아가도 되냐?]
레일리는 도망치고 있는 지부장을 가리켰다. 지부장은 숨을 헐떡거리며 계단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하아…뭐 상관없어. 이걸로 신서울지부는 붕괴된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녀는 불타고 있는 신서울지부의 건물을 보며 말했다. 굳이 무언가를 뺏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압도적인 전력차이를 보여주면 될 뿐.
“그나저나 독일지부는 꽤 성가시다고 들었는데….잘 하고 있으려나?”
이세리는 독일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시각 유니온 독일지부
신서울지부를 습격한 위상능력자와 같은 제복을 입고 있는 여성 위상클로저. 그녀는 유니폼과는 별개로 망토를 푹 눌러쓴 채 천천히 독일지부인 사냥터지기 성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이미 신서울지부의 전멸소식을 들은 엘리스 와이즈맨은 그녀를 S급 차원종에 해당하는 위협으로 간주, 궤도 폭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좌표측정 완료!!! 궤도 폭격 개시!!!”
인공위성을 통한 궤도폭격. 우주에서 쏘아내는 고열의 레이저포는 본래 차원종이 출몰한 범위 일대를 지워버리는 말 그대로 폭격이다. 그 화력은 인간 개인이 버틸 수 있는 화력이 아니었다.
“아이기스. 전개”
그녀의 말에 이노베이트 실드. 아이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피하기에는 늦은 것인지, 아니면 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지, 그녀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고열의 레이저포를 향해 묵묵히 방패를 들어올릴 뿐이었다. 이윽고
쿠우우웅!!!!!!!!!!!!
레이저포가 작렬하며 거대한 폭음이 울려퍼졌다. 버섯구름이 솟아올랐고, 그 일대는 이미 고열로 인해 녹아버려 지형이 변해있었다. 저 폭발 속에서 살아남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엘리스 와이즈맨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말도 안돼….”
먼지폭풍이 걷히고 카메라에 잡힌 것은, 조금의 상처도 없이 이곳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방패는 박살나기는커녕 조금의 흠짓도 나지 않은채 그 광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개인이 버틸 수 없는 화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낸 그녀는 천천히 독일지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포탑기동!! 화력투사 개시합니다!!”
우우우웅!
독일지부, 사냥터지기의 성은 차원종의 잦은 출몰 덕분에 요새화되어있는 기지였다. 이는 신서울지부와는 달리 적을 요격할 방어기재가 존재한다는 것, 엘리스 와이즈맨이 포탑을 기동시키자 모습을 드러낸 포탑이 그녀를 향해 포신을 돌렸다. 하지만 그 포신이 불을 뿜기도 전에…
“세크메트. 포탑을 제압해라.”
콰지지지지직!!!!!!!
바닥에서 솟아난 검붉은 쇠사슬과 가시가 포탑을 꿰뚫었다. 꿰뚤린 포탑들이 일제히 폭발하며 굉음이 울려퍼졌다. 그녀는 그저 걸어오고 있었다. 뭐든 할태면 해보라는 듯이 서두르지 않고 그저 묵묵히 걸으며 사냥터지기 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직접 가야 할 것 같고만…”
“방금 전 신서울지부의 클로저들이 전멸했다는 소식 못 들으셨어요!!? 출격을 불허합니다!”
“그래서 궤도폭격부터 포탑까지 총동원한거잖아. 그래도 못 막은거고. 그러면 움직여야지”
“하지만…..알겠습니다. 볼프강 슈나이더. 건투를 빕니다..”
볼프강 슈나이더, 사냥터지기 1분대 소속의 그는 자신의 무기인 검은 책을 들어올려 곧바로 폭주시켰다.
“크으으윽……기껏 해방시켜줬으니까 밥값은 하라고!! 이 빌어먹을 녀석들아!!”
검은 책을 폭주시키자 엘리고스와 벨리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 소환하여 스킬로서 활용하는 것이 아닌, 그 사념을 온전히 소환해낸 엘리고스와 벨리알. 소환된 엘리고스와 벨리알이 거대한 도끼와 두 검을 휘두르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볼프강 자체도 검은 책을 통해 유니크 클로저로서 그 강함은 S급 클로저 상위권에 속할 정도였으며, 엘리고스와 벨리알 또한 생전에는 S급 차원종으로 추측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꿰뚫어라. 미스틸테인”
콰아아앙!!!!!!!
이렇게 순식간에 당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뭐…?”
엘리고스와 벨리알이 그녀에게 근접하기도 전에, 그녀가 쏘아낸 창이 벨리알을 꿰뚫었다. 창을 보고 곧바로 도끼를 휘둘렀음에도 도끼 채로 박살나며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벨리알은 그 자리에서 즉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창을 내던짐으로써 무방비가 된 상대. 엘리고스는 틈을 주지 않고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콰직!!!
뛰어오른 엘리고스의 몸에 4개의 마창, 미드가르드, 무스펠하임, 니플헤임, 펜리르가 연달아 내리꽃혔다. 순식간에 4개의 창에 꿰뚫렸지만, 그럼에도 엘리고스는 몸의 일부가 가루가 되어 소멸하고 있음에도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검은 닿지 않았다.
쿠웅!!!
어느새 그녀의 손에 돌아와있는 미스틸테인에게 꿰뚫려, 온몸에 구멍이 뚤린 채 엘리고스마저 소멸했다. 벨리알과 엘리고스, 둘 다 손도 못 쓴 채 순식간에 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런 **….!!!”
볼프강은 검은 책의 위상력을 끌어내자 검붉은 위상력이 그의 몸을 감쌌다. 검은 책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은 본래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 녀석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그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전능의 영약. 활성화”
퍼어억!!!
“커헉….”
전능의 영약을 활성화시켜, 단숨에 신체능력을 끌어올린 그녀의 주먹이 볼프강의 복부를 강타했다. 검은 책을 폭주시켰음에도 그녀의 주먹은 검붉은 위상력을 뚫고 그에게 치명타를 입혔고, 볼프강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당신들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콰악!
뒤에서 급습한 파이 윈체스터. 시간을 멈춰 단숨에 그녀의 뒤를 잡은 파이는 검을 휘둘렀지만, 곧바로 전능의 영약을 활성화시킨 그녀의 반응속도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본래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급습이었음에도 그녀는 몸을 돌려 검을 쥔 파이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콰아앙!!!!
“크아악!!!”
“….당신들을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땅바닥을 향해 파이를 내리꽃았다. 굉음과 함께 땅이 꺼지며 내리꽃힌 파이 윈체스터가 피를 토했다. 그녀의 시간조작능력은 같은 능력자인 카운터 시간의 마녀를 통해 충분히 겪었었다. 매우 상대하기 골치아픈 능력이었기에 그녀만큼은 확실히 전투불능으로 만든 것이었다.
바로 그때
“아이기스! 무너뜨려!!”
루나의 결전기, 아스트라이아가 작렬하며 아이기스가 그녀를 향해 쇄도해나갔다. 루나를 본 그녀는 잠시 당황하듯 한 타이밍 늦게 방패를 쳐냈고 그 덕에 루나와 함께 온 소마, 새크매트는 볼프강과 파이를 뒤로 빼낼 수 있었다.
“이제 됬어 루나. 이제 저 여자를 두들겨 패면 되는 거……루나? 왜 그래?”
“다…..당신은……”
루나를 보고 당황한 그녀는 본래라면 손쉽게 막을 그녀의 공격을 한 타이밍 늦게 막았고, 덕분에 자세가 살짝 무너지며 쓰고있던 후드가 벗겨지고 말았다. 후드가 벗겨지며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고, 그것을 본 루나는…..
“안나…..?”
벙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어째서 당신이 안나의 모습을 하고있는거야? 진짜 안나인거야???”
루나는 당황했다. 안나는 분명 죽었는데…..물론 사념으로써 자신과 함께 하고는 있지만, 엄연히 죽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눈앞의 여자는……키는 좀 컸지만, 틀림없는 안나. 성장한 안나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