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메인 스토리 6화 : 해피엔딩 따윈 없었다.

서뇨리 2020-11-11 1

소설 관련해서 자료를 찾아보던 도중 제가 전편에서 약간의 설정오류를 냈더군요...
급하게 수정 한다고 좀 늦었습니다...
실컷 썼던 글들이 제 멘탈과 함께 발할라로 여러번 날아가기도 했지만...일단은 그냥 넘어 가기로 하죠...
자세한 사항은 밑에 있는 저의 소감문구를 참고해 주세요.


참고사항 : 김진형의 대사 부분에 가끔식 XX로 표시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김진형이 욕을 하는 부분을 자체 필터링 한 것으로 인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쾌하신 분들은 XX부분을 제외하거나, 순화 시켜서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시겠지만 여러분께 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부분이 여러모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면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김진형은 불타는 마을을 뒤로 하고 갯바위 마을로 돌아왔다.
돌아온 김진형은 곧바로 비둘기로 다가가 통신을 연결했다.
이윽고 모니터에는 상태가 좋지 못한 희망의 얼굴이 비춰 보였다.
김진형은 한숨을 쉰 뒤 말했다.


"제가 뭔말 할지는...아시죠?"


"많이...화나셨죠?"


희망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진형을 쳐다봤다.
김진형은 살짝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많이 화가 났어요...지금은 그러거니와 하지만...제 개인적인 것 만요."


"개인적인 것 만요?"


"저 한테 솔직히 말하지 않은 건 뭐라고 안할게요. 이런 X같은 곳에 있으니 만큼...이해는 한다고요. 하지만 아라에 대한 건 좀 화가 나네요."


"...아라를 힘들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알아요. 아예 이해를 못 하는 것도 아니에요. 어떻게든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었겠죠. 하지만, 배움에도 순서가 있잖아요. 아직 아라에게는 남들을 속이는 방법을 가르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요."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어요. 제가 없어지면...나머지 아이들은 기댈 곳이 없거든요...최대한 많은 걸 아라에게 가르칠 수 밖에 없었어요."


이 말을 들은 김진형의 표정이 사나워지기 했다.


"없어진다...이상한 소리 하시네...죽긴 왜 죽어요? 누가 죽도록 내버려 둔데요? 나가서 치료받고 살 생각을 해야지..."


"......진짜 저희를 구할..."


"구.해.준.다.고!!!!!!! 답답하게 자꾸 그럴래요?! 내가 친구 찾으려고 여기 온 사람은 맞지만, 구해 주려고 하는 것도 맞다고!!! 내가 버린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꾸 왜 그래요?! 불신 좀 그만 하라고!!!"


화를 참지 못한 김진형은 이내 고함을 질렀다.
고함소리는 마을에 울려 펴졌고,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진형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시선을 눈치챈 김진형은 크게 한숨을 쉬며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미안해요...어쩔 수 없다는 거 알지만...아무리 말해도 계속 그러니까...저도 지치네요."


"저야말로...미안해요."


"하아...아무튼 아라한테 꼭 사과해요. 이상한 짓 시키지도 말고요."


"네. 그렇게 할게요."


김진형이 그렇게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 찰나에 희망이 말을 이었다.


"정열씨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자면요..."


"네?"


"예상하셨 겠지만, 저는 윤규원...아니 정열씨를 알고 있어요. 섬에서 직접 본적도 있고요. 이름 그대로 정말 힘차고 정열적인 사람이었어요. 마을끼리 거래를 할 때 자주 봤었거든요. 열정이랑 친해지고 나서는 저희 마을에 찾아 오시기도 했어요. 열정이의 이름을 지어준 것도 그분이죠."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감사하네요. 이제야 좀 속이 시원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그 정열이 라는 사람은 어때요? 아니, 지금은 어디있는지 알아요?"


"지금은 저도 잘 몰라요. 속이는게 아니고, 진짜로요. 저보다도 그분을 잘 알던 열정이 조차 모를 정도로요."


그 말을 들은 김진형의 표정이 멈췄다.
이를 눈치챈 희망은 황급히 말을 이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을 뿐이니까. 안좋은 상황을 단언할 수 없어요. 열정이 말을 들으면 더더욱이요."


"열정이는 뭔가 아는게 있던가요?"


"저보다는 열정이에게 직접 듣는게 더 나을거예요. 이 마을에서는 누구보다도 정열씨랑 친한 아이니까요."


"알겠어요. 열정이 한테 가볼게요."


"저...진형씨."


김진형이 떠나려는 찰나에 희망이 말했다.


"네?"


"진짜 저희를...아니에요. 믿을게요. 진짜로요."


희망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김진형도 웃으며 말했다.


"예...반드시 구해드릴게요."


그렇게 이야기를 끝낸 희망은 통신을 종료했다.
그러고는 조용히 중얼 거렸다.


"진짜로...무사히 구해줄 수 있는지...확신할 수 있는지 물어보려 했는데...더 물어보면 민폐가 되겠지?"


김진형은 곧바로 열정이를 찾으러 갔다.
열정이는 마을 주변을 돌면서 순찰을 도는 듯한 행동을 했다.
그런 열정이를 본 김진형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어쭈~농땡이 안부리고 진짜로 지키고 있었네? 대단하잖아 열정이~"


"정열이 형은 찾았어?"


"아니...아쉽지만 못 찾았어."


"우와...그럼 진짜로 모험을 떠난건가?"


열정이의 의미심장한 말이 김진형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모험이라니?"


"그 형이 마지막에 나한테 그랬거든. 나쁜 놈들 잡으러 모험을 떠날 거라고..."


"처음부터 자세히 얘기 해줄래?"


"언제 부턴가 형이 좀 이상하게 행동 하더라고...처음에 나랑 탐험놀이를 할 때는 엄청 용감 했는데. 어느날 부터는 뭔가 겁을 잔뜩 먹고 있었어. 어딜가든 항상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하고, 내가 부르면 가끔 놀라기도 하고...좀 이상했어."


"그 밖에 다른건 없었어?"


"나한테 이상한 걸 물어본 적도 있었어...이 섬에 있던 거 빼고 다른 기억은 없냐고...무슨 소리인지 아직도 이해 못 하겠지만..."


"(놀란 기색을 보이며)다른 기억?!"


"응, 갑자기 나 한테 섬밖에서의 기억이 없냐고 하더라고...난 섬에서 사는 것 밖에 기억이 없는데 말이야..."


그 말을 들은 김진형은 희망이 기억을 되찾은 사실을 기억해냈다.
이때까지 섬에서 수집한 정보와 함께 생각해 보면 정열이 왜 겁을 먹고 그런 행동들을 했을지 납득이 됐다.
김진형은 정열이 모종의 계기로 희망 처럼 기억을 되찾은 것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섬의 관리자에 대한 것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추측한 김진형은 침착하게 열정의 말을 이어서 들었다.


"그러고는 나 한테 여러가지를 물어보더라고...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아까 기억에 관한거랑...섬의 관리자에 대한거...본적이 있는지, 뭐하는 사람같냐는지...난 관리자를 알지도 못하니까 대답 못 해줬지만...아무튼 그때부터 많이 이상해 진것 같아..."


"모험을 떠난다는 건 무슨 소리야?"


열정은 엄청 신나는 표정으로 최대한 거대한 몸짓을 하며 설명했다.


"정열이 형을 마지막으로 보기 전에 나랑 갑자기 비밀기지를 만들자고 했었어! 형이 모험을 떠날건데, 그러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형이랑 같이 비밀기지를 만들었어. 만들고 나서는 모험을 준비 하면서, 엄청 재밌게 놀았어."


"그 뒤로 그 정열이 형은 진짜로 모험을 떠났어?"


"아마도...떠났겠지?"


"아마도...라니?"


김진형은 의문과 걱정이 석인 표정으로 열정이에게 질문했다.
열정이는 서운해 하면서 대답했다.


"가기전에 마중 나가려고 했는데, 형이 갑자기 급한일이 생겼다 면서 몇일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거든...내가 정열이 형을 마지막으로 본 것도 그때였어..."


"마지막?"


"나한테 이런 편지만 남겨놓고...사라졌거든."


라고 말하면서 열정이는 김진형에게 편지하나를 건내줬다.


열정아! 형은 오늘 예정데로 떠난다!
마음 같아서는 너랑 같이 가고 싶었지만...네가 너~무 어려서 안될 것 같다!
마중 이라도 나오라고 하려다가 형이 너무 바빠서 이렇게 편지로만 남긴다!
열정아! 형이 없어도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 참고로 비밀기지는 이제 열정이 네 꺼다! 이제 다른 아이들을 부르든, 새로운 배를 만들든...다 네 자유다!
말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아무튼...보고 싶을거다! 열정아!


이 편지를 본 김진형의 표정은 살짝 곤란해 졌다.
정열이가 만약 진짜로 윤규원 이라면 상당히 골치아파 진다.
아니라고 쳐도, 곤란하긴 마찬가지 였다.


(하하하...인생 XX...상황 참 그지 같이 돌아가네...아이고 내 팔자야...)


김진형은 그렇게 생각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열정이에게 질문했다.


"혹시...그 비밀기지가 어딨는지 알려줄 수 있어?"


"음..."


열정이는 잠시 고민 하다가 호쾌하게 대답했다.


"응! 형이라면 괜찮아! 이참에 형이 우리대장도 해주라! 모두 좋아해 줄거야!"


라고 말하면서 열정이는 김진형에게 비밀기지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기지의 대장자리를 반강제로 받은 건 덤이었다.
그렇게 비밀기지의 위치를 알아낸 김진형은 윤규원의 행방을 찾는 마지막 여정을 떠났다.
비밀기지에서 모든것이 밝혀질게 분명했다.
어떠한 결론이 나오든, 윤규원과 정열이에 대한 것만 확실히 하면 남은 건 섬의 관리자를 처리하는 거랑 사람들의 구조에만 집중하는 거였다.
그렇게 김진형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를 애써 부정하며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야~쓰레기로 만든 것 치고는 윽쑤로 잘만들었네~"


비밀기지에 도착한 김진형은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쓰레기를 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지저분 하긴 했지만, 그 부분만 제외하고 본다면 생존영화에서나 볼 법한 훌륭한 비주얼의 비밀기지였다.
열정이가 왜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서 표현 했는지 납득할만 했다.


"감탄은 그만! 시간이 별로 없다. 후딱 **보자."


김진형은 비밀기지를 최대한 확실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구석구석 빠짐없이 **보고, 사소한 물건들도 이리저리 살펴보며 최대한 집중해서 조사했다.
그렇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 버튼형 자물쇠가 결려있는 작은 가방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방에는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이 상자를 열 수 있다)는 나름데로 의미 심장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만약에 이걸로 열리지 않으면...이 사람은 윤규원이 아닌거야. 그치?"


김진형은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 거리며 자물쇠의 번호를 윤규원의 생일로 맞췄다.
그러고는 심호흡을 한뒤, 잠금해제 버튼을 당겼다.


딸깍!


쓸데없이 맑은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풀렸다.


"그, 그래! 생일이 같은 사람일 수도 있지! 잘~찾아보면 많다 아이가? 그런 경우!"


김진형은 애써 부정하며, 가방을 천천히 열었다.
가방안에는 책 한권이 들어 있었다.
김진형은 새로운 정보를 찾았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기쁨에 차올랐으나, 책에 적혀있는 문구를 보고는 이내 생각이 멈췄다.


정열...윤규원의 일기장


"...어..."


김진형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 했다.
윤규원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동명이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부정할지.
생각의 갈피를 잡지 못하던 김진형은 일단 내용을 읽어 보기로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딴 위험한 모험은 하지 않는건데...
그냥 호기심이 생겨서 섬의 중심부로 들어가 봤다.
그곳에는 섬의 관리자의 아지트로 추정되는 장소가 있었다.
정말 궁금해서 그냥 들어가 봤을 뿐인데...
우연히 섬 사람들의 관리목록 같은게 있었다.
거기서 내가 알고 지내던 마을 사람들의 정보가 있었다.
그것만 알면 다행인데...내 정보도 있더라? 그걸 보니까 갑자기 내가 모르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어.
순간적으로 불안해 져서 황급히 빠져 나왔지.
***...이럴 줄 알았으면 안들어갔지...


오늘은 섬의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다녔다.
과거의 기억이 있느냐고.
어르신들은 나보고 미 쳤냐고 했고, 아이들은 모르겠단다.
그래...나도 모르겠어...그 목록들을 본 뒤로 내가 미 친것 같아...
어른신들은 행여나 관리자가 알면 위험할 것 같으니 나보고 조용히 닥 치고 있으란다.
일단은 사려야 겠다.


오늘은 이상한 꿈을 꿨다.
익숙하면서도 낯선꿈...아무래도 그때 떠올렸던 나의 과거인 것 같았다.
그냥 개꿈 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난 여기오기 전에는 나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으니...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쁜XX였던 것 같다.
왜 이렇게 애매하게 말하냐고? 내가 사람들을 괴롭힐 때 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내가 괴롭히고 있으면서 말이야...
아무튼 꿈은 거기서 끝이었다. 더 알아볼 수 있었을까...좀 아쉽네.


아무래도 꿈을 꿀 때 마다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다.
오늘은 누군가와 대판 싸우는 꿈을 꿨다.
기억은 안나지만...무지하게 반가웠다.
싸우다가 그 사람이 날 때려 눕혔는데, 전혀 화가나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달까...사람들을 괴롭히는 날 막아줘서...
누군지 알아내고 싶다. 분명 내 인생에서 좋은 사람일 것 같다.


다른 어르신들 처럼 내 몸 상태도 점점 안좋아 지는게 느껴진다.
아직 까지는 그렇게 심한 건 아니지만...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지기 시작했다.
최대한 빨리 대책을 세워야 겠다.


오늘 꾼 꿈에서는 나에 대해 잘알 수 있는 꿈이었다.
나는 과거에 조폭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어린나이에 폭력조직에 들어가서 많은 짓을 저질렀다.
합리화 시킬 순 없지만, 그렇다고 막장영화 만큼 나쁜짓을 하진 않았다.
그런 내 한심한 인생을 구해준 또래의 친구가 있었는데...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쓸데없이 오지랖 넓고, 엄청 똑똑한 여자애랑 같이 다녔고, 야구부 에이스 라는 것 외엔...기억나는게 없다.


오늘은 마을 어르신들이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죽을 뻔 했다.
내가 괜히 섬의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 보니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펴져버린 모양이다.
관리자가 나를 찾는다고 했지만, 어르신들은 간신히 모르는 척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오래살고 싶으면 미 친 짓거리 그만 하라고 욕을 먹었다.
그래도 어르신들께 고마웠다. 덕분에 아직은 살아있으니...


불안감을 해소할 겸, 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비밀기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장소는 쓰레기산에 있는 해변가 근처의 공터다.
그곳은 나랑 열정이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였다.
아마도...섬의 관리자도 이곳을 모를 것이다.
일단은 열정이를 꼬득여서 같이 비밀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암호문을 써야지...관리자가 작정하고 찾아오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꿈에서 그 친구를 다시 봤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내가 잊어서는 안될 녀석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거지같은 내 인생을 구해주고, 나에게 삶을 대하는 자세를 알려준 친구였다.
(뭐든지 당당하고 떳떳하게 행동해라) 이런 말을 해주면서 과거의 나를 받아들이고, 뉘우치면서 새삶을 살아가게 해준 친구였다.
정말 알고 싶다...누구인지...기억해 내고 싶다...기억하지 못하는 내 머리가 원망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일기를 안쓴지 꽤나 지났다. 몸이 점점 더 안좋아지고 있다.
아마도 섬의 독기 때문이겠지...
원래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곳을 떠날 생각이었지만, 지금의 컨디션으론 무리가 있다.
기껏해야 마을의 일을 조금씩 돕거나, 열정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것 밖에...
아프니까 뭔말을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은 여기서 끝내자.


김진형은 다음 페이지를 넘겨서 글을 읽는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

 

김진형...이누리...
드디어 생각났다...그 착한 녀석들...쓰레기 같은 내 행동으로 부터 사람들을 지켜주고, 내가 정신차릴 수 있게 도와주고, 쓰레기 같은 내 인생을 희망속으로 건져준 내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나의 은인들이...드디어 생각났다...
하하하...왜 이제야 기억나는 거야...빌어먹을...
얘네들을 생각해 내자 더더욱 이 섬을 빠져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빨리 나가야겠다.


섬의 관리자가 무서워질 정도로 나를 찾고 있었다.
덕분에 계획이 몇일이나 미뤄졌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거다.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김진형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걔네들을 잊으면 안돼! 잊으면 안돼! 잊으면 안돼!
윤규원 이 XX아 잊어버리면 안됀다고!
기억해!기억해!기억해!기억해!
잊지마!잊지마!잊지마!잊지마!


오늘은 입에서 초록색 거품이 나왔다.
이제 더이상 시간이 없다.
관리자고 나발이고...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진짜 떠나자. 정말로...이번이 마지막이다.
열정이 한테 편지도 써놨다.
이 비밀기지에서 참 재밌게 놀던 애였는데...분명 그리워지겠지?


김진형은 어렵게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혹시라도...김진형 네가 온다면...이걸 봐줬으면 좋겠다...


김진형의 눈에서 점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고개를 치켜들어 애써 눈물을 삼켜보려 하지만, 야속하게도 눈물은 볼을 탁고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김진형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글을 읽었다.


내 생각에는...넌 분명 이 섬을 찾아올거야...그치?
위상력이 있어서 안전하기도 하고...나나 누리 같은 친구가 이런 곳에 갇힌걸 알게되면...넌 분명 누군가가 말려도 올거야...그치? 넌 내 인생에서 나 만큼 골 때리는 또X이 니까 말이지...
일기를 봐서 알겠지만...나를 찾는 건 힘들거야...아마도 여기 없을 테니까...
그러니까...염치 없지만...절친으로써 부탁 한번만 하자.
이 섬의 있는 사람들을...특이 아이들을...구해줘라...클로저 로써...
뭐, 넌 애초에 이런 상황을 보면 무조건 그렇게 할 거란건 아는데...그래도 부탁 좀 하자...
이 편지랑...내가 알려주는 위치에서 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나서는...나한테 미련같지 말고 사람들을 구하는 데만 집중해 줬으면 한다...너라면...할 수 있다 아이가?


라는 글과 함께 어딘가가 표시된 지도가 있었다.
김진형은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듯한 슬픔을 집어 삼키곤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붉은 노을빛이 쓸데없이 아름답게 비추는 해변가에 도착했다.
경치만 보면 정말로 장관이었다. 여유로운 상황이었으면, 인생샷을 남기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김진형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김진형은 해변가 구석에 덩그러니 꽃혀있는 허름한 우편함에 다다갔다.
우편함에는 (정열적인 사나이 윤규원의 무덤?) 이라는 글씨가 적힌 판자가 걸려 있었다.
김진형은 우편함을 열어봤다. 안에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종이를 꺼내서 본 김진형은 힘없이 털썩 주저 앉았다.


아마도...이게 내 유언장이 될 것 같다.
일단은...헛걸음 시켜서 정말 미안하다. 진형아.
최대한 버텨 보려고 했는데...안돼더라...이곳은 상식을 초월한 곳이라서 말이야.
그래도...내가 누구냐! 또X이 김진형의 절친인 쌍또X이 윤규원이야! 최후 만큼은 그 싸이코패스가 바라는 데로 만들지 않을거다!
그래서...어줍짢게 나마 배를 만들어서...이 섬을 빠져 나가려고 한다.
물론, 불가능 한건 나도 알고있어...이런 허름한 배로 가봤자...얼마나 간다고...
말이 탈출하는 거지. 사실은 그냥 죽으러 가는거야. 적어도...이 섬에서 말고 밖에서 죽으려고...
관리자가 원하는 데로 죽을 빠에야...차라리 내가 스스로 묫자리를 만들거다.
지금 네가 보고 있는...노을이 아름답게 비추는 저 아름다운 바다가...내 무덤이 될거다.
이거 보면 아마도 네가 질질짜고 있지 싶은데...울지마라 XX야! 가오 상하고로...
** 윤규원을 이긴 김진형 아이가! 어? NSF팀의 메인타자이자, 클로저 김진형!
우리의 자랑! 울지마라! 울면 내가 귀신돼서 찾아간데이? 어?
진짜로...울지마라...차라리 그냥 웃어! 나 다운 최후를 맞이했으니까!
너도 알다시피 내 버킷리스트다. 자연을 무덤삼아 죽는거...
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진실된 친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나는 충분히 행복하게 죽을 수 있다.
그러니까...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네 말대로 당당한 클로저가 되어줘. 저승에서 지켜볼게.
(알파퀸)을 이을 (알파킹)이 되어라! 그게 내 마지막 소원이다.
이누리랑 친구들 한테도 안부 좀 전해주고! 이누리랑 결혼도 꼭...크흠, 크흠...
아, 그리고 하얀악마를 조심해라...그 XX 완전 싸이코다. 섬의 아이들도...잘 부탁한다. 그 싸이코로 부터 지켜줘...


"아...아아아...으아아아아아아!!!!!!!!"


유언장을 읽은 김진형은 결국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너무 늦어버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섬에 대해 스스로 알아내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친구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줄도 모르고 걱정만 하며 살아온 자신의 과거가 원망스러웠다.
김진형에게는 친구가 많았지만, 윤규원은 특히나 아끼는 친구였다.
그렇기에 더욱 괴로웠다.
심장에 날카로운게 꽃히는 기분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느껴졌다.
그렇게 김진형은 한동안 말없이 울고만 있었다.


몇십분 후


울음을 그친 김진형은 말없이 해변가를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정적속에서 자그마한 파도소리만 들려왔다.
김진형은 멍한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윤규원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래...알았다...네 마지막 부탁...꼭 이뤄줄게...네가 굳이 말 안해도 그럴 생각이었다."


혼잣말을 중얼 거리던 김진형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알파킹 까지는 장담 못 하겠지만...노력은 해볼게...일단 지금은 급한일 부터 처리하자."


김진형의 몸에서 점점 뜨거운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섬의 관리자...하얀악마라 했나? 그 XX로 부터 꼭 아이들을 지켜낼게...그러니까 하늘에서 지켜봐라. 규원아...꼭 해낼테니까!"


김진형은 전의를 불태웠다.
반드시 아이들을 구하겠노라고 윤규원의 무덤에 맹세했다.
이제 개인적인 걱정은 모두 해소됐다.
남은 것은 섬의 관리자를 처리하고, 아이들을 구하는 것 뿐이었다.
To be continued.








참고사항 4가지
첫째. 이 소설은 오피셜이 아닙니다. 클로저스의 배경과 주요 스토리를 참고해서 적고 있을 뿐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인게임 내의 사실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립니다. 당연히 헷갈리시는 분은 없을거라 생각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매화마다 다 적어 놓고 있습니다.

둘째. 진형의 대사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그건 사투리 때문일 겁니다. 진형은 경상도(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가 입에 베어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투리와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제 능력껏 최대한 표현 되었습니다...만 제가 표현한게 완벽할지는 장담 못 합니다...저도 사람인지라...그렇기 때문에 만약 재미를 더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진형의 대사 때 경상도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를 찰지게 상상하면서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셋째. 진형의 대사 부분에 XX로 표시된 부분이 있는데요...위에 적어 놓은 것처럼 진형이 욕하는 장면입니다...물론 여러분께 하는 것은 아니니 절대 오해하지 마시고요...진형의 캐릭터 특징상 화를 참을 수 없으면 그대로 쌍1욕이 나오기 때문에 표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욕부분을 제외하고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혹시라도 마음에 드시는 분들은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읽으시면 더욱 재미있을(?) 겁니다...만약 운영자 분들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 하시거나, 여러모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 될 시 이 부분은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넷째. 늘상하는 말이지만 제가 캐치하지 못한 설정오류나, 오타, 느린 진행도 등에 관한 논리적인 지적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저의 단점을 인지하는 것 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 저의 부족함이 보이시는 분은 부담갇지 말고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외의 논리없는 비평이나 욕설은 최대한 무시 할겁니다...심하면 신고합니다...


이번화 소감
이번화는 이상하게 사고가 많았습니다. 데이터를 몇번이나 날려먹었는지...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을 여러번 당했습니다. 하하하...그 덕분에 늦었습니다. 멘탈이 아파요ㅠㅠ
그외에 설정오류가 있다고 했던 부분은...좀 사소하긴 해서 그냥 넘길까 했는데...개인적으로 좀 찜찜하더라고요...그래서 수정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용은 (김진형 메인 스토리 4화 : 절망과 희망 뒤에 허무함과 불쾌함) 편의 끝내용 입니다.
그리고 대사부분이 이름을 넣지 않는 방식으로 갑자기 바뀌어서 궁금하신 분이 계실가봐 남깁니다. 다름이 아니라 매우 치명적인 단점을 알게 되어서 곧바로 수정하게 됐습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전작들도 수정을 거칠 예정이고요. 불편함을 느끼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즐겁게 감상해 주셨다면 정말 감사하고요. 추천과 조언글, 논리적인 지적글을 남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지적할 만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2024-10-24 23:35:5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